봄이 왔다. 꽃샘추위와 함께^^
머물고 있는 도서실에 겨우내 꽃이 피었다.
창가 볕이 좋아서 한껏 꽃을 피워 겨울 내내 시간을 보냈다.
봄이 오고 창을 열어놓는 시간이 많아졌다.
활짝 폈던 꽃들은 시들고, 잎이 무성해지고 산발머리가 된 듯.
정리가 필요한 시간이다.
카랑코에 주황,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꽃들로 산발머리 된 아이다.
풍성한 주황 꽃을 피워 겨우내 도서실을 환하게 만들어줬다.
뚱뚱하게 뻗친 가지들을 과감하게 잘라냈다.
숨도 쉬라고 틈을 만들어주었다.
산발머리를 잘 다듬어줬더니 깔끔하게~~~
카랑코에 볼 때 마다 내 마음도 뭔가 시원하다.
뾰족뾰족 교만한? 스투키인데.... 너그러워지고 겸손해진 스투키로 만들어버렸다.
3학년 교실에서 빽빽하게 한 화분으로 자리차지하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자꾸 커가는데 숨 쉴 공간도 없이 빽빽하니 누렇게 변해갔다.
보지 않았으면 그냥 그럴려니 했을텐데....
자주 들락날락 하다보니 눈에 띄었다. 차암... 힘들겠구나!
학년이 올라가고 선생님이 스투키 가져갈래요? 물어보길래, No~~
그런데 도서실에 와서도 자꾸 마음에 걸려 바로 올라가서 데리고 왔다.
창가에 놔두고 물만 줬다가 봄빛 가득한 날 화분갈이를 해줬다.
방은 넓게... 그런데 볼품없는 스투키가 되었다.
아직은 하루 지났을 뿐이라 시간이 지나면 달라져있을 스투키를 기대해본다.^^
교만한 스투키로.
이름을 한참 생각했다. 스킨답서스...
아이비로 검색하고 줄줄이 아는 식물 이름이 뜨는 중에 발견한 스킨답서스.
줄기들이 줄줄이 뻗쳐나와 잘라주고 겨우내 수경재배해서 뿌리 내고.
휑했던 스킨답서스 한 화분에 옮겨 심어줬다.
모양이 참 안 나온다.
그래도 살아주면 다시 쭉쭉 뻗어 풍성해지겠지.
마음을 준 식물들이 도서실에서 잘 자라고 있다.
한데 모으니 크고 작은 많은 화분들...
이제 더이상 데려오거나 늘리지 말아야겠다고 장담할 수 없는 마음의 약속을 한다.
작은 공간에서 초록의 식물들이 살아낸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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