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 글씨 아주 아주 오랫만에 써본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으니 35년만인가.
초록색 칠판에 하양/노랑/분홍의 분필과 칠판지우개가 2,3개 나란히 있었다.
일주일마다 번호순으로 2명의 아이들이 한 조가 되어 당번이다.
당번이 되면 수업 마친 후 쉬는 시간에 창문을 열고 칠판지우개 두 개를 겹쳐 털었는데...
이제 그 풍경은 그 때 우리들만의 시간 속으로 사라지고 한 켠의 기억이 되었다.
6학년 때 수업 마치고 집에 갈 즈음에 선생님께서 늘 잊지 않고 우리에게 맡기신 일이 있었다.
다음날 아침에 학교 오면 자습을 해야 하는데, 칠판에 수학 문제를 적어놓았다.
수학 문제를 칠판에 적는 일(판서)을 우리가 했다.
특히 그 일을 내가 제일 많이 했는데... 기억이 선명하다.
올해 학교 도서관 업무를 맡으신 선생님은 새로 오셨고, 6학년 담임이시다.
오랫동안 다른 학교에서도 도서관 업무를 하셔서인지 업무 능력이 탁월했다.
알아서 척척하셔서 교장선생님도 만족하셨고, 무엇보다 나의 부담이 덜어졌다.
도서관에 내 자리가 있으니 대출/반납 업무와 도서관 정리 정돈, 서가 정리 등 하면 된다.
작년에는 달별로 독서이벤트와 상품 고르는 것으로 부담이 되었는데.
그래도 보람되고 많이 배웠던 업무였다.
6학년 선생님(도서 담당)이 이번주 코로나19 양성이라서 병가내셨다.
월요일 아침 아이들 수업은 보결선생님이 오셔서 하면 되는데,
8:40~8:55 아침 자율 시간은 내게 부탁하셨다.
아이들 등교하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6학년 교실에 선생님이 톡으로 보내주신
그 날 수업 시간표를 좀 적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셨다.
35년 전에 쓴 칠판 글씨를 다시 쓰게 되었다.
지금은 초록색 칠판이 아니라 하얀 바탕의 보드 칠판이다.
분필 가루가 몸에 안 좋다고 바뀐걸로 알고 있다.
낯선 보드 칠판 그리고 보드 마카.
칠판에 글 쓴지 오래되어 손가락이 떨렸다.
그럼에도 거침없이 써내려갔다.
써 본 그 때를 기억삼아...
다 쓴 후 멀찍이서 쓴 것을 보니 아..... 괜찮네. 또박또박~~
보드칠판은 모눈종이처럼 선이 긋어져있다.
삐뚤빼뚤 글씨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 때도 6학년, 지금도 6학년 교실에서.
뭔가 뭉클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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