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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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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초를 잘 키우지 못하는 편이다.

처음에 꽃이 우리 집에 오면 정성 한가득 물도 잘 주고 볕 좋은 곳에 놓는다.

뭐든 과하면 안 되는데... 나는 처음부터 너무 과하게 애정을 준다.

어느 순간 우리 집의 화초는 시들해진다.

무심하게 게으름도 필요한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누가 예쁜 화초를 준다고 하면 시무룩해진다.

나의 첫 애정과 열심이 부담스러워 다시 시들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희안하게도 학교는 집과 사정이 다르다.

3월에 화초가 도서실에 좀 많이 들어오게 되었다.

나는 원하지않는데 도서실에 자꾸 들여놓기를 원하는 선생님이 계셔서....

부담스러우면서 참 많이 당황했다. 

결국 키우는 몫은 내 담당이라서....

혹여나 화초가 자라는데 영 아니면 괜시리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봄꽃이 도서실에 들어와 공간이 환한 것으로 타협?을 봤다.

내 공간에 들어온 이상 내가 책임지기로^^

 

이미 스웨디시아이비를 키우고 삽목하면서 보는 즐거움까지 누려봤기에 화초 키우기는 어렵지 않다.

특히, 학교 도서실은 집과 환경이 달라서 화초가 쑥쑥 잘 크는 편이다.

창마다 볕이 잘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작년 봄에 활짝 예쁘게 핀 주황 카랑코에 3개가 들어왔다. 

화무십일홍이란 말이 있지만, 카랑코에는 열흘이 아니라 좀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었다.

붉게 활짝 핀 꽃들로 인해 도서실이 더 화사해졌다.

보는 즐거움을 이 꽃이 선물해줬다.

 

1년이란 시간 속에서 화분갈이도 제대로 해주지 않고, 물만 주고 볕만 쬐었는데.....

생명이 긴지 그 허술한 화분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다.

봄 꽃 피고, 여름 꽃 떨어지고 잎이 무성해졌고,

가을에 키가 쑥쑥 자라면서 꽃대 올라오고 다시 꽃이 피었다.

그리고 겨울 지나 다시 3월의 봄,

아이들 장난에 화분이 떨어지고 흙이 쏟아지고 꽃대도 만신창이가 되었다.

내가 어떻게 키워냈는데 이런 생각하니 속이 상했다. 

그래도 어쩌랴... 아이들 장난에 뭐라 할 수 없고.

 

 

만신창이가 된 허접한 화분에 계속 물만 주고, 꽃이 피고 진 자리와 꽃대를 잘라주었다.

카랑코에의 키가 다시 작아졌다. 작년에 처음 도서실에 온 화분처럼....

헉.... 근데 며칠 지나고 저렇게 다시 꽃이 피려고 한다.

도서실 앞쪽 정원으로 나갔다. 큰 화분과 꽃삽 들고.

카랑코에 작은 화분 3개를 한 화분에 옮겨 심었다.

텃밭 겸 정원에 호스가 연결되고, 흙도 있어서 바로 옮겨 심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흙을 넉넉히 화분에 넣고, 적당하게 거리를 두어 튼튼하게 보기좋게

카랑코에 3개를 1년만에 드디어 화분갈이해줬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좁은 화분에 흙도 부실하고.

물도 넉넉히 주니 잎들이 싱싱하게, 화사하게 웃는 것 같다. 

밀렸던 숙제 하나를 해결한 것 같다. 

 

카랑코에 뿐 아니라 지금 도서실에 있는 화분들 모두 반짝반짝 빛난다.

푸르름이 짙어간다. 

아무래도 화초 키우는데 똥손은 아닌갑다.

집에서는 환경이 안 맞나? 도서실에서는 잘 크는데....

잘 키운다고 소문나서 자꾸 화초를 가져오면 어떡한담?

단호하게 NO 할까? 아니면....

단호박으로 YES 하는것 아닐련지?!

모르겠다. 키워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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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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