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도서관 볕 잘 들어오는 그림책 가득한 책장 위로 식물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 오면 잘 큰다고 아무래도 소문 난 모양이다^^
아니면 주인장을 잘 만났던가?
그 주인장이 '그냥 볕 좋은데 자리차지하고 물만 잘 줬을 뿐인데요.'
애정이 없으면 아무나 못 키운다고 한 마디씩 거든다.
관심이 있긴 하다. 어쨌든 내 공간에 들어왔는데 죽지는 않아야 되니깐.
게발선인장이다.
교무실 작은 화분에 많은 줄기들이 달려 영양분이 모자란 것 처럼 비실비실했다.
줄줄이 달린 줄기 3개를 뽑아서 큰 화분에 심어줬다.
볕이 잘 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물도 줬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뾰족함이 살아나는 게발선인장으로 돌아왔다.
넓은 곳에 있으니 숨통이 트였나보다.
실처럼 삐쭉삐쭉 나오는데 아마 잎이 될 모양인가보다.
그리고, 어느새 봉오리가 맺혔다.
꽃 필 자리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꽃봉오리가 선명해지고, 조만간 꽃망울 터뜨릴 것 같다.
겨울에 게발선인장의 꽃을 보다니....
더 놀라운 것은 분갈이 한 아이인데.
나에게로 온 식물들의 이런 변화들이 내 눈에 보이니깐 관심이 가는가보다.
책만 있는 공간에 식물이 있고, 꽃이 피고, 볕이 들어오고.
나도 너무 행복한데, 이 곳을 들락날락하는 아이들도 평안하겠지?^^
카랑코에도 내가 자랑하는 나를 흐뭇하게 만드는 식물이다.
빈약하게 심겨진 볼품없는 작은 화분 3개를 한데 모아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고 저렇게 키가 컸으니까.
그리고, 카랑코에도 지금 꽃 필 준비를 하고 있다.
잎들 사이마다 꽃봉오리 맺혔고 키가 커졌다.
주황색 꽃이 필거다.
게발선인장도 카랑코에도 꽃을 피우려고 한다.
자기 자기에서 할 일을 하고 있다.
아주 자연스런 현상인데, 그 흔적들이 아름답다.
겨울의 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엊그제 11월의 눈을 본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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