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동생의 결혼으로 어제 천안에 올라갔다.
막내 이모의 아들 결혼식이다.
사촌이라고 해도 어렸을 때도 커서도 자주 못 봤다.
막내 이모와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고, 사촌간에 나이차가 제법 있다.
아주 오랫만이라 서먹하지만 어른들을 만나 얼굴을 조금씩 익히는 날이 된다.
부산에 엄마랑 큰 이모가 사는 동네에서 관광버스를 빌려 함께 천안으로 올라간다.
예식이 2시 30분 마지막 시간이다.
9시 30분 부산에서 출발해 1시 도착이다.
가을빛이 여물어져가는데, 볕이 나지 않았다.
오랫만의 콧바람, 볕이 환하게 났으면 나들이 기분도 날텐데 아쉬웠다
엄마랑 큰 이모 집에 들어가니 엄마 사촌 이모들까지 와 있었다.
얼굴을 꽤 여러번 본 이모들이라 낯설지 않았다. 반가웠다.
큰 외삼촌 작은 외삼촌 , 숙모와 이모부, 사촌 동생들까지 총출동이다.
차를 주차한 곳 뒷 들판에 미국쑥부쟁이인 듯 꽃이 하얀 소금밭 펼쳐놓은 양 옹기종기 피었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유해 외래종의 습격이지만 그래도 꽃이라 예뻤다.
결혼식으로 모여 다른 지역으로 함께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천안 3시간 35분쯤 소요되는데, 휴게소 한 번 쉰다.
나랑 각별한 이모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4잔 주문해 차에 가서 함께 나눠 마셨다.
큰 이모가 천안호두과자도 사오고.
역시 휴게소는 먹는 재미다.
오후 1시 조금 넘어 결혼 예식 장소에 도착했다.
우리 결혼할 때랑 분위기도 예식 장소도 많이 달랐다.
화려하면서 심플하고 뭔가 젊은 감성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넓지 않고 아담한데 실내 인테리어가 멋졌다. 특히, 동그란 조명이 눈에 탁 들어왔다.
누구나 인증사진을 찍는다.
이모들도 자기들 사촌끼리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도 엄마랑 한 컷~!
엄마랑 찍은 사진이 너무 없어서 이젠 풍경 좋은 곳만 가면 사진을 찍게 된다.
사진찍는 일이 참 낯선데, 계속 찍다보니 자연스레 엄마와 추억을 남긴다.
예식은 주례 서시는 분이 따로 없이 진행된다.
시간도 20분 정도로 빨리 끝난다.
양가 부모님의 인사와 예비 부부 성혼 선언문 낭독, 신부에게 바치는 세레나데 축가?
요즘의 결혼 트렌드인가 싶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니 결혼식도 빨리빨리 문화가 스며든 것 같다.
개성이 넘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허전하고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한...
이제 부부로서 첫 시작이니 함께 잘 살면 되지!
늦은 점심을 부페로 먹었다.
부페 음식은 가격이 센 편에 비해 별로였다.
마지막 예식 시간이다보니 새로 채워지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부산에서 출발하면서 아침 겸해 먹은 주먹밥과 조미김의 조합이 더 꿀맛♬
부산으로 내려갈 즈음에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덩달아 하루 내내 잿빛 가득한 하늘이 밝아졌다.
모두가 관광버스 안에서 잠을...
먼 길 피곤한 하루였는데 좋았다.
사람 때문에 그런갑다.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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