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가득 가을 하늘 사이로 새들이 줄과 열 맞춰 비상한다.
아파트 사이로 들어갔다 트인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 괜시리 더 멋진 나날이다.
새들은 알까? 그들의 비상이 얼마나 멋진지.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요즘이다.
하늘도 보고, 새도 보고, 구름도 보면서 지나가는 계절을 일부러라도 느끼려고 한다.
기억에 남을만한 풍경이 눈에 들어올 수 있으니까^^
무미건조한 일상에 곱고 따뜻한 색감을 입히고 싶다.
광려천 돌다리를 건너다 살짝 앉은 고추잠자리.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 않는다. 볕에 돌다리가 따뜻한지 꿈을 꾸나보다.
그 꿈 깰까봐 조용히 사진만 찍고 건넌다.
보기 힘든 고추잠자리였는데, 요즘엔 한 여름에도 가끔씩 보인다.
날이 여름과 가을 사이 널뛰기 하다보니 고추잠자리도 혼란스러운걸까?
풀섪에 나비 바람 따라 활짝 날개를 폈다.
요즘 나비도 고추잠자리도 사람이 다가가도 놀라지 않는다.
꽃에 홀렸는지 햇살과 바람결에 가벼운 떨림만 있을 뿐이다.
등 뒤로 바람이 지나가고 볕뉘가 풀섪 사이로 비친다. 보드랍다.
집으로 가는 길 아파트 화단 한 켠에 정겨운 기억으로 남은 꽃 하나가 피었다.
동글동글 까망 씨앗과 분꽃이다.
꽃핀처럼 머리에 꽂기도 했고, 친구들과 소꿉놀이 할 때
알록달록 그릇에 분꽃 씨앗은 아주 그럴듯한 식재료가 되었다.
소꿉놀이 그릇도 국솥부터 시작해서 국그릇, 접시, 뒤집개, 국자까지 다양했다.
자연의 재료로 무엇을 담든 소꿉놀이 그릇은 항상 모자랐다.
친구들도 소꿉놀이 그릇이 있으니 가져와 섞여도 누구 것인지는 다 알았다.
분꽃 까망 씨앗은 이맘때 꽤 인기있는 재료였다.
어릴 때 이렇게 놀았다고 생각하니 아득하니 미소가 번진다.
그렇구나 이렇게 놀았네!
화단에 돌돌 말린 비닐봉지인 듯 검은 물체가 하나 있다.
가까이서 보지 않는 한 누가 검은 고양이라고 생각할까?
9층 베란다에서 스마트폰 끌어당겨 찍어보니... 검은 고양이 네로?다.
햇살도 따뜻하고 땅도 폭신해서 다행이다.
아침 저녁으로 날이 차니 저녁에는 검은 고양이 네로가 없기를 속으로 바랬다.
저녁 무렵 내려다보니 집으로 갔나보다. 또 다행이다.
걷다가 멈춰서 찍는게 일상이 되었다.
내 마음에 들어오는 대상은 아주 일상적이다.
디지털 카메라였다면 어땠을까? 그냥 보고 지나쳤을텐데....
손 안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으로 사진찍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신통방통 놀랍다.
가을에 특히 걷다가 멈춰서 찍는 날들이 많다.
하늘도 자주 올려다보고.
이런 일상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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