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TV로 봤던 명작만화의 그리움이 읽음으로 더 깊이 와닿았다.
빨강머리 앤, 소공녀 세라, 알프스 소녀 하이디, 작은 아씨들........
예쁜 만화들이라 3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기억이 난다.
화면에 보이는 그대로 주인공들은 책에서도 자연스레 형상화가 된다.
그래서일까? 글 속에서 그녀들을 만났는데 전혀 낯설지 않았다.
걸 클래식 컬렉션으로 선물용/소장용으로 엮어져 나왔다.
♥♥♥-----♥♥♥ 빨강머리 앤 / 작은 공주 세라 / 하이디 / 작은 아씨들 ♥♥♥-----♥♥♥
daum 메일 '따뜻한 하루'에서 매일 가슴 따뜻한 편지를 받는데, 한번씩 도서증정 이벤트를 한다.
작년 겨울에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삶과 관련된 뭉클한 이야기였는데, 관련한 댓글 이벤트였다.
당첨된 5명에게 선물로 [걸 클래식 컬렉션] 을 보내준다고 했다.
갖고 싶었던 선물이라 정성을 다해 댓글을 달았는데 당첨되었다.
너무 의미있는 선물이라 행복했고 고마웠던 시간으로 남아있다.
시간은 흘러 겨울에는 <작은 공주 세라>를 먼저 읽었고, 봄빛이 다가올 즈음에는 <하이디>를 읽었다.
봄을 맞이한 완연한 4월에는 <빨강머리 앤>을, 그리고 봄을 보내고 여름이 들어오는 이맘때 읽은
<작은 아씨들> 너무 좋아서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에 반 년의 시간을 보내고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읽은 「작은 아씨들」은 사실 945쪽이나 되어서 마음에 부담감이 덜컥~~~
다른 책들의 2,3배 쪽수를 자랑하기에 천천히 읽어도 된다는 마음의 작용이 컸다.
읽어야 될 책들이 있었기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그래서 밤 바람이 스며드는 조용한 시간에 책을 펼쳤다.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정리해야만 다음 책 읽기로 넘어가는 성격이라 괜찮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줄거리가 워낙 유명하고 어렸을 때 TV로 봤던 장면들이 머릿속으로 재생되는데 희석되지 않아서
4,5일 밤의 시간을 노닐며 다 읽었다. 느낌은?
만화로 봤을 때랑 책으로 읽었을 때랑 확실히 감흥이 달랐다.
10대 한창 호기심 많은 아이에서 40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는데,
그 시간 간격 만큼이나 생각과 마음의 깊이가 같을 수 없지.
분별력도 있고, 배려심도 있는 어른이 되었다.
책 속 예쁘고 사랑스런 네 자매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내면이 깊이가 있어서 또래들보다 훨씬 성숙해보였다.
서로를 깊이 생각하고 사랑하며 배려하는 부분은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알게된다.
가족 내 흐르는 신앙(믿음)적 깊이는 그들 삶을 이루고, 인격의 중요한 부분이다.
가난한 삶 속에서 더 가난한 이웃들을 보살피고, 절제되고 소박한 삶을 살아낸다.
자매들의 성격은 모두 다르지만, 다름을 알기에 깊이 배려한다.
아픈 마음과 상처난 마음들 속으로 울지만 엄마(마치 부인)는 알고 있다.
성향이 다른 자매들을 엄마는 가슴으로 보듬어 안는다.
억지로 간섭하거나 그 삶에 끼어들지 않는다. 필요한 조언은 하되, 그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어리지만 책임감있는 사람으로 커가기를 바란다.
가족의 소중함이 잘 녹아있는 작품이다.
부모가 살아왔던 삶의 영향이 골고루 자매들에게 투영된다.
자연의 묘사와 의상과 장신구, 음악과 미술, 문학 등 여러가지 쟝르들을 통해서 19세기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풍습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아울러 가진 자들이 어떻게 부와 지위를 잘 사용해서 도덕적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지
(노블레스 오블리주) 자매들이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가난은 불편할 뿐,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말이 그들의 삶에 인 박힌 듯 살아내고 있었다. 고난이 왔을 때, 진정 가족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행복할 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마치家의 가훈은,
어느 삶에든 얼마만큼 비는 내리는 법,
어느 정도는 어둡고 쓸쓸한 날들이 있게 마련이네.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우의 시 「비 오는 날」에서 인용-옮긴 이)
인내를 배우고, 덤덤해지는 법도 배우고, 더 사랑하고, 감사하고^^
개인적으로 마치 집안 둘째 '조'가 마음에 든다.
사치스럽지 않고 매사 당당하고 솔직하며, 동생 베스를 향한 다정함과 따뜻함이 눈에 들어왔다.
성격 좋고, 내숭떨지도 않고, 무엇보다 글쓰기와 책읽기를 좋아하는 문학소녀라서 .
자매들 중 가장 촌스러운 듯 한데 그게 또 조의 털털함의 매력 같아서 좋다.
가난하지만 지적이며 마음 따뜻한 바에르 교수를 선택한 조의 사람 보는 안목을 보면 역시.....
그녀다워서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인물 중 왜 둘째 딸 조를 좋아하는지 그 느낌 아니깐^^
조는 이 작품을 쓴 루이자 메이 올컷의 분신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음..... 쉬이 매치가 된다. 그리고 이 작품 속 자매들과 그들이 좋아하고 즐겨하는 일도 작가의
삶과 가족관계에 다 관련이 있다고 하니깐 음.....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지만, 개연성이다. 확실치 않으나 뭔가 있을 것 같은, 본 것 같은 그런 것....
삶에서 마음이 힘들 때, 무언가를 변화를 주고 싶은데 쉬이 되지 않을 때,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작은 아씨들」을 읽으면 삶과 마음에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에게 좋은 책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내 감정에 도움을 주는 책이 아닐까?!!!
그런 좋은 책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특별히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좋은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충분히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음 한 뼘 책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에 잘 버무려낸 詩&이야기하다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0) | 2020.05.28 |
---|---|
낭만적인 밤이예요,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요」 (0) | 2020.05.26 |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뽀송뽀송 내 마음~ (0) | 2020.05.19 |
「할매들은 시방」시 짓고, 그림 그리고 두근두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0) | 2020.05.18 |
「새는 건축가다」놀랍다, 새들의 둥우리들 (0) | 2020.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