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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뼘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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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2.09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일상의 힘! 1
  2. 2022.11.23 「집의 탄생」어떤 집에 살고 싶으세요?! 1
  3. 2022.11.18 장 자크 상페의「얼굴 빨개지는 아이」
  4. 2022.11.17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안는다「나의 어린 왕자」 1
  5. 2022.11.10 「마지막 레벨 업」
  6. 2022.11.07 「아버지의 해방일지」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긍게 사램이제~~
2022. 12. 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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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 남은 12월에는 독서 생활자?로서의 게으름을 만회하려는 듯 책 읽기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역시 내 마음대로 되지않는다. 벌써 열흘이 다 되었는데...

점점 책을 읽는 내 마음의 자세도 흐트러졌고, 책 읽기의 양적 분량도 현저하게 줄었다.

둘러대면 핑계는 많다. 바쁨에서 시작하여 마음의 여유가 없기까지....

그래도 돌아보면 역시나 게으름도 한 몫 했다.

12월 되어 마음이 급해진거다. 책의 권수 채우기에 한참 모자라니까.

책 많은 공간에서 일을 하는데, 오히려 책 읽기를 등한시했다.

나름 독서 계획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한 권의 책을 읽다보면 읽혀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고집은 있어서 손에 줜 그 책을 머릿속에 기어코 구겨넣는다. 

한 번에 2,3가지 일을 함에 있어서 부담을 느끼는거다.

골고루 다른 책도 읽어보면 분위기 전환도 되고, 책의 또다른 재미를 느낄텐데...

시간만 흐를 뿐이다. 숙제를 안 한 느낌?!

읽고 있던 서평단 당첨 책을 잠시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바꿔 읽은 책,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이다. 

 

 

일상 속에서의 기록, 살아가는 이야기다. 

남해의 봄날 출판사에서 찍어낸 책이라 마음이 갔다.

책 선택의 기준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거의 비슷비슷하지 않나싶다.

좋아하는 작가나 책의 표지, 책 제목, 출판사 등 익히 알거나 겉모습을 보고 판단한다.

에세이집은 내 일상과 마음을 들여다보기에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읽기에 부담이 적으니 쉬이 손이 간다. 그렇다고 절대 가벼운 책은 아니다.

모든 책의 기준은 각자 개인이 느끼는 부분이다. 

책을 쓴 작가와 책을 읽은 개인이 합이 맞으면 다음번에도 작가의 작품을 기대한다. 

매니아층이 생긱게 되고, 입소문이 나게 된다.

글 쓰는 작가의 부담이면서 자부심이 아닐까!

 

 

책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일상이 빛을 발한다. 

덤덤하게 써내려간 작가의 삶이 꼭 내 삶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20대에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날아가 예술을 공부하고 만화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홀로 이방인으로서 낯선 땅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보통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거의 20년 가까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글을 쓰고 작품 활동을 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경험!

그래서일까 작가의 그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와 강화에 정착해 

자연속에서 일상을 가꾸는 모습은 그 자체로 행복한 선물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얼마나 흘러가는 시간들이 소중할까?

이방인이 아닌 모국에서 터를 잡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얼마나 예쁘게 보일까?

그리고 눈에 펼쳐진 봄여름가을겨울의 투명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오롯이 느껴지는 자연의 경외감은 어떻고.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은 얼마나 서로에게 든든한 힘이 될까?

남의 삶을 책을 통해 들여다보지만 참 배우는게 많다.

사람과의 관계라든지, 타지에서의 삶이라든가, 동물과 자연에게서 배우게 되는 오묘함 등등.

문득 사람들이 일상에서 살아내는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한번더 느끼게 된다. 

지금 살아있음에 고맙고 감사한 순간들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자연에게서 배우고,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

모두 사소한 일이지만 그 일상이 모여서 든든한 하루, 늘 새 날이 되는거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것은 아주 사소한 일상에 있었다.

그것을 알기까지 또 필요한게 시간이다. 

오늘 나는 안녕한가요?! 

요즘 계속 나에게 하는 나를 깨우는 질문이기도 하다.

 

변화가 필요할 때 과감하게 다른 것도 곁눈질해보는 것도 어쩌면 지혜일수도....

반곱슬의 머리를 늘 칭칭 묶어 올림머리해서 다녔는데,

쫙쫙 매직으로 펴고, 머리카락 찰랑찰랑 휘날이며 다니는 요즘.... 살 맛 난다!^^

나에 대한 자존감, 자심감도 덩달아 뿜뿜 하는 것 같다.

삶의 작은 변화는 답답하고 갑갑했던 내 마음과 생각을 숨 쉬게 한다.

하물며 책 읽기랴.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삶 살아보는 것도 마음의 문제다. 

감사함으로 성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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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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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가지, 의식주 즉 입고 먹고 사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어떤 집에 사느냐는 여전히 삶의 중심에 있다. 

지금 사람들에게 집은 살아가야 할 장소 그 이상이다. 

존재로서의 집보다 소유로서의 집에 그 목적을 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집은 투자 가치 그 이상으로 의미를 지닌다.

집은 더이상 유무로서가 아니라 부의 축적을 위한 도구가 되었다.

사람의 정신과 이상이 깃들어야 될 집은 본연의 가치를 상실했다. 

최초「집의 탄생」의미에 대해 생각해봐야 될 시점에 닿았다. 

책 「집의 탄생」을 꽤 흥미롭게 읽었다.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던 처음 사람에게 집은 비바람을 피하고 잠깐 동안 머무는 곳이었다. 

시간이 흘러 정착과 함께 농경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거주 할 집을 만들었다.

어떤 형태로든 짓고 만들어진 집은 삶의 안정감을 준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집들은 건축이란 이름으로 자리잡아갔다.

크고 화려한 집은 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그것이 좋은 집 잘 된 건축으로 과대포장되어 있다. 

이런 집(건축)이 겉으로 보이는 평균치를 높여놨다. 

작은 집의 쓸모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편견을 부추긴다.

시대마다 당대의 많은 철학자, 시인, 화가 등 사유함으로 자신만의 유˙무형의 집을 지어갔다.

자신의 분야에서는 탁월했을지라도 머무는 공간은 소박했던 유명인들의 삶은 울림을 준다.

삶의 품격이란 것은 마음에 품고 있는 순수하고 담백한 인격 그 자체였음을 알게 된다.

 

《도연명의 용슬재,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1평), 센 리큐의 다이안(2평), 마쓰자와 마코토의 최소한의 건축(9평),

안도 다다오의 스미요시 주택(10평) 그리고 승효상의 빈자의 건축은 작지 아니하다. 

작은 건축은 울림이 되어 세상을 덮었다.(157쪽)》

 

 

책을 읽다보니 집의 종류가 많았다. 짓는 집들은 자연환경과 자연스레 연관되어 있었다. 

날씨와 기후, 토양, 나무(산림)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로 지어졌다. 

너와집, 귀틀집, 제주 돌집, 오두막, 움집 등 사는 사람들의 지혜가 집약되어 있다. 

문득 집은 생각(사유)의 발상지란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 하이데거의 에세이 <짓기 거주하기 사유하기>를 현대 건축가들이 자주 인용했다.

 

깊은 겨울밤 

사나운 눈보라가 

오두막 주위에 휘몰아치고

모든 것을 뒤덮을 때야말로

철학을 할 시간이다. 

 

철학하는 사람이 생각으로 쌓은 집은 견고할 수 밖에...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곳, 그야말로 자기만의 방 '동굴' 속이다.

사람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보다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집은 쉼의 개념이다. 그래서 개인에게 가장 적절하게 잘 만들어져야 한다.

아무렇게나 보편적 일률적으로 뚝딱 만들어진 집에 살고 있지만,

앞으로의 다시 살아갈 집에 대해서는 진지해지겠지. 

건축 에세이로 많이 인용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그늘에 대하여>에서 살고 싶은 집에 대하여 말한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지 않을까?

 

《어느 정도의 옅은 어두움과 철저히 청결한 것과, 모기 소리조차 들릴 듯한 고요함이 필수 조건인 것이다.......

처마 끝이나 나뭇잎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석등의 지붕을 씻고 징검돌의 이끼를 적시면서

땅에 스며드는 촉촉한 소리를 한결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

어두운 방에 사는 것을 부득이하게 여긴 우리 선조는, 어느덧 그늘 속에서 미를 발견하고,

마침내는 미의 목적에 맞도록 그늘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154~155쪽)》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돌아갈 엄마 품 같은 고향이기도 하다.

가난과 식구들의 북적거림이 있는 집이 싫어서 집 떠날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기대했던 도시로 나와 몇 십 년을 보내니 그 곳이 사람 살 곳 못 되는 곳이었구나 하고 늦게나마 깨달아

다시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그 돌아갈 곳 있는 추억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게 집이다.

그래서 집은 더 허투루 지어서는 안되구나! 

생각으로 지은 집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 아닌 주춧돌 야무지게 잘 깔린 반석 위에 세워졌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어떤 집을 짓고 싶으세요? 어떤 집에 살고 싶으세요? 물음에 선뜻 답은 나오지 않는다.

책 「집의 탄생」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지금보다 더 넓고 깨끗한 집, 주차장 여유가 있는

현실적으로 유용한 편한 집을 생각했는데, 참 특색없고 왠지 옹색하게 느껴진다. 

내 마음과 생각을 따뜻하게 가꿀 수 있는 집을 생각한다. 그 공간이 작아도 괜찮다. 

집에서 건축가, 철학자, 시인, 작가, 화가 등 수많은 예술가가 나왔으니까.

내 집을 짓기까지 생각하기는 계속 진행중~~~ 시간 지나 멋진 집의 탄생을 소망해본다.

집에 대한 생각과 편견이 많이 줄어든 아주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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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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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은 밀어낸다. 비슷하거나 같음은 모이게 하고 무리짓게 한다. 

다르지만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함으로 서로 섞일 수 있다. 

프랑스 삽화가 장 자크 상페의 제법 글밥 있는 책,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만났다.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그냥 자연스레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아이나 어른이라 구분짓지 않아도 될 만큼 그림책은 어른에겐 맑고 곱고 순수함을 선물하듯

책「얼굴 빨개지는 아이」도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주인공 마르슬랭 까이유는 아무런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얼굴이 빨개져서 당황스럽다.

남들과 달라서 그 다름을 자꾸 의식하게 되고, 일일이 이유를 설명하기에도 지친다.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외톨이가 되어간다. 혼자 노는 시간도 많아진다. 

감기 걸리지도 않았는데, 자꾸 재채기를 하는 아이가 있다.

마르슬랭 까이유의 새 이웃, 꼬마 르네 라토였다. 

르네 라토는 매력적인 아이, 우아한 바이올린 연주자, 훌륭한 학생.....

겉보기에 부족함 없이 다 가진 행복한 아이일 것 같은데, 자꾸만 재채기를 한다.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1% 부족한 아이를 마르슬랭 까이유에게 붙여주시다니.....

다 읽어보지 않아도 이쯤되면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는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이유없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재채기 하는 아이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너무 눈에 잘 띄고, 아츄~ 재채기하는 아이는 너무 잘 들린다.

 

 

 

처음에는 서로의 불편한 부분 때문에 끌렸지만, 점점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은

신경쓰지않게 된다. 너와 나 그 자체로 좋은거다. 이런 친구 한 명 곁에 있음은 아주 아주 큰 복이 아닐까!

홀로가 아닌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게 삶이니까. 

 

숲에서 마르슬랭과 르네가 숨바꼭질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를 찾는 것과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하는 아이를 찾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운동에 소질이 있고, 시를 잘 읊는 마르슬랭과 바이올린을 잘 연주하는 르네는 서로를 응원한다.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인 마르슬랭과 르네다.

 

그러나, 

이사를 가고 만나지 못한 시간은 흘렀다.

각자의 시간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바쁘게~~~ 그리고 서로에게 잊혀져가는 듯....

 

그리고,

인생은 타이밍이다. 만날 인연이라면 만나게 되어 있다.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처럼.

 

 

그들은 어른이 되어 각자의 삶 속에서 만났다. 남들과 '다름'이 그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어디에서나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재채기하는 아이.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그들은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깐.

멋진 어른으로 만났다. 애틋하고 뭉클한 장면이었다. 

어릴 때처럼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달리기를 했다.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않고.

사람들 눈을 의식하기엔 그들은 너무 멋진 어른이었음을^^

 

《사람들은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나고, 매우 기뻐하며, 몇 가지 계획을 세운다. 그러고는, 다신 만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며,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수많은 이유들로. 그러나 마르슬랭과 르네는 다시 만났다..... 게다가 그들은 아주 자주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도 함께 있으면서 지루해하지 않았다. 

함께 있어도 불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다.

잠잠히 말 들어주는 사람,.... 친구라 부른다.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처럼.

나이가 들수록 곁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친구라도 끝까지 남아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런 사람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그런 친구가 되기를 생각해본다. 

 

따뜻한 삽화가 장 자크 상페를 기억하면서 그의 책을 한 권씩 생각나는대로 읽어본다. 

어른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아주 센스있는 삽화가 겸 작가란 생각이 든다.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말라는 어른에게 들려주는 귀한 그림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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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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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는 시간, 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이런 시간을 만나는 것은 늘 필요하다.

가장 쉬운 접점이 될 수 있는게 심리학에 관한 책이 아닐까!

내 마음에 들어왔던 책은 정여울 작가의 책들이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끝까지 쓰는 용기] 등

작가의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느 책 한 권을 만남으로 내 마음을 제대로 터치했다면 

그 작가의 책은 믿고 보는 책이 된다. 정여울 작가가 그랬다.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 마음을 따듯하게 안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는 순간만은 내 속의 또다른 나를 챙긴다는 느낌~~~

내 속의 나는 내가 태어났을부터 항상 나랑 함께 다니는 세트였다.

작가는 '내면아이'라 불렀다. 지금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나의 내면아이는 나를 기다린다. 

 

 

상처는 오래 간다. 시간이 지나 옅어지고 아물어졌다고 아무 일 없듯이 퉁~치는게 아니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그 상처는 다시 기억된다. 트라우마로 남은거다. 

기억 오류가 생길수도 있다. 나는 기억하는데, 너는 기억 못하는...

어떤 일에 대한 개개인의 받아들임의 문제다.

상처를 때마다 다뤄내지 못하면 내 속 내면아이는 계속 숨는다.

마음 지켜내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정여울 작가의 마음 테라피가 「나의 어린 왕자」를 불러낸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니 차창 너머 가을이 오롯이 펼쳐졌음을 본다.

집에서 학교까지 걷고, 타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아무런 감흥없이 그냥 오며가며 했는데, 지금은 눈에 보이는 많은 부분이 새롭다. 

나도 모르게 내 속의 내면아이에게 말한다. 

'있잖아, 어제 그 일 나 참 잘 참은 것 같아. 만약 안 참고 얼굴에 다 티가 났다면 불편했을거야.

예전의 무난했던 일상의 관계로 돌아가지 못했을거야.'

바로 반응했던 시간과 관계들이 '잠깐 멈춤'이 된다.

나는 지금 내 속 내면자아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이어져간다. 

 

 

작가의 성인자아 '루나'는 내면아이 '조이'를 만난다.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읽고 좋아해왔던 어린왕자를 삶 속에서 마주한다. 

어린왕자와 조종사의 대화는 처음에는 맞지 않았다. 제각각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서로 들어줌으로 마음의 거리가 좁혀진다. 상황이 이해된다. 

 

바쁘게 살아서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 문득,

나를 가장 잘 아는 내 내면의 어린왕자를 만났을 때 처음엔 당황스럽겠지만

그 사정을 듣다보면 나를 거울 보듯이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내면아이와 만나는 시간이다. 나를 더 '나답게' 하는 시간이다.

타인의 인정보다 내가 나를 더 인정하고 토닥거려주고 사랑해주는 시간이다. 

내 삶 속으로 내면아이를 초대하는 시간들이 내 삶 속에서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어린왕자가 보기에 지구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찾고 있는 것은 아주 소박한 것입니다.

어린왕자가 장미꽃 한 송이, 양 한 마리, 여우 한 마리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것이 어린왕자의 지혜고, 어른들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살아가는 동안 잃어버린 가치입니다.

진정 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찾아야만 보이는 것'이지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로 소중한 것은, 장미의 보이지않는 눈물처럼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181쪽)

 

 

매사 원칙적이고 곧이곧대로 행하며 삶에 다소 엄격하며 부정적이었던 마릴라가 빨강머리 앤을 만나

잃어버린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났다는 말에 공감되었다. 보듬어주지 않았던 자기의 내면아이를

앤을 가족으로 만나 사랑하고 보살폈다.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나를 사랑해야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음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나는, 우리는 모두 그냥 위로받고 싶다.....

 

내 안의 찬란한 빛, 내면아이를 만났고 지금도 만난다. 앞으로도 나와 내면아이는 함께 할거고.

움푹 파인 상처는 잘 아물게 토닥토닥~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야겠다. 

시간이 흘러 상처가 희미해지고 딱지가 앉았을 때... 마음아, 괜찮아졌어!

이제부터 잘 들여다볼게, 걱정 마! 우리는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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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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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랑 독서 동아리 축제에서 저학년(1,2학년/3학년)/고학년(4,5,6학년) 구분해 독서골든벨 행사를 마쳤다.

'도전! 책사랑 골든벨 대회'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읽었다.

[상자세상, 지구를 지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 마지막 레벨 업]

 

 

고학년 독서골든벨의 보조진행을 맡은터라 책, 「마지막 레벨 업」을 덩달아 읽게 되었다. 

문고판 독서를 너무 오랫만에 읽었는데, 그림책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늘 그랬지만 문고판 도서는 여운이 오랫동안 남는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함께 진행되는 독서골든벨은 책 읽기를 더욱 고급지게 만든다.

아이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겠고, 상품이 탐나서 열심히 읽고 또 읽었다고 한다. 

진행을 위해 담당 선생님이 문제를 뽑아서 보내주셨는데, 푸는 재미가 쏠쏠했다.

읽지 않았다면 뭔 말인지 했을거다. 

 

 

현실에서 사는게 힘들어 피해 도망가고 싶다면 나만의 유토피아를 만들어라.

그 곳이 가상현실 속 판타지아, 책 [마지막 레벨 업]의 공간적 배경이다. 

게임 속 판타지아에서 만나는 현실 속 선우와 가상 현실에서 사는 원지.

진정한 친구가 된다. 비밀도 공유하고. 

그 비밀은 게임 속 원지가 현실 속 평범한 사람들과 달랐다. 

비에 대한 트라우마, 교통사고, 몸은 죽었고 뇌만 살았다. 

하이드 대표 원지의 아버지, 원지의 친구 세나 그리고 게임중독,....

게임 속에서만 살아야하는 감옥과 같은 공간에서 자유를 원하는 원지,

반면 일상 속에서 친구 관계, 공부를 힘들어하는 선우.

원지와 선우가 고민하는 지점에는 각자 다른 의미의 자유가 필요하다. 

 

 

도서관에 머물다보면 책을 빌리거나 보러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수업 다 마친 후에

도서관에서 조금 머물다 방과후학교를 가거나, 센터나 학원으로 시간 맞춰 나가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게임을 하거나, 틱톡을 보거나, 친구들과 톡을 주고 받는다. 

마치 스마트폰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일상을 점령한 듯 보인다. 

하늘도 보고, 멀리 산도 바라보았음 좋겠는데.... 이 흔한 풍경이 염려된다. 

 

책 「마지막 레벨 업」에서 원지 아빠 하이드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원지 친구 세나의 일상을 파괴했는지 이해된다.

가상 세계에서 영원히 살게 된 제 자식(원지)에게 영원한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게임중독에 빠져들게끔

하이드란 대표 권한을 이용해 게임의 모든 혜택을 주었을거다.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중독에 빠지면 삶이 망가지고 피폐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 딸을 위해서 잘못된 방법을 사용한 나쁜 어른이다. 

선우에게도 그런 접근법을 사용했다. 최고급 게임 장비와 선물을 주고.

하이드란 꿈의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이용한거다. 

 

고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다.

게임중독에 대한 위험성을 환기시키고,

친구 말을 들어주는 것의 소중함과 먼저 다가가고 배려하는 친구 그리고 우정, 

불의한 것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도 북돋아주는 책인 것 같다.

독서골든벨 한다고 아이들이 책을 꼼꼼하게 잘 읽었다. 

완벽할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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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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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모의 딸로 태어나고, 같이 살아가는 동안 부모와 자녀는 얼마나 살갛고 가까울까?

함께 한 시간만큼 부모와 자식간에 모르는 것이 전혀 없는 삶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커 가고 어른이 되면서 나는 내 부모님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것...

이 지점에서 혼란과 당황스러움이 몰려온다. 뭔가 잘못되어가는 느낌이랄까.

부모와 많이 부대꼈던 어렸을 적 시간부터 커 가면서 유대감은 점점 옅어져간다.

부모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데 아이는 멀어져간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자연스레 이해되는 것.

그 막연한 거리감은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으면서 오롯이 다가왔다. 

어릴 적 서로가 함께 행복했던 시간을 가둬두고, 각자의 시간 속으로 흩어져간다. 

부모님은 사는게 바빴고, 아이들은 빨리 커 갔다. 함께 했던 시간과 추억들도 희미하다.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덤덤하게, 뭉클하게, 먹먹함으로, 웃으면서, 따듯함으로 등등 복합적인 감정으로 읽었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첫 문장, 첫 단락인데 휑~ 아린 바람이 들어오는 듯 하다.

사회주의자, 혁명가, 낙인, 연좌제 등등 여러모로 유머라고는 담 쌓고 살아온 아버지 삶에 대한 딸의 평가다. 

그런 아버지가 죽었고, 아버지를 둘러싼 함께 한 인연들이 3일장을 치르는 동안 오며가며 한다. 

아버지 장례식에 오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얽힌 실타래 풀리듯 하나둘씩 나온다. 

한 줄기에 감자가 줄줄이 계속 나오듯....

아버지의 속내와 사정을 통 몰랐던 딸은 아버지의 장례를 통해 진정 아버지를 알아간다. 

그 이야기들이 생뚱맞고 엉뚱하면서도 먹먹함으로 뭉클함으로 다가옴은

아버지의 녹록치않았던 삶을 알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사회의 소시민으로 살아온 시간보다 빨갱이/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힌 삶의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 낙인은 아버지 자신 뿐 아니라 주변의 일가 친적이나 관계있는 사람들을 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배제한다. 

특히, 가난한 빨갱이의 딸은 선택할 수 없는거다. 태어나보니 빨갱이의 딸이었을 뿐.... 먹먹했다...

 

"빨갱이나 그 자식들은 알아서 보통 사람들이 친밀하다고 허용하는 거리를 넘어서 있어야 했다.

그래야 누군가 빨갱이의 지인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당하지 않을 테니까."

 

외동딸이라 많이 아껴주고 무등 태워줬던 무뚝뚝했지만 다정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난다

소심하고 매사 의욕적이지 않고, 현실주의자이면서 무능과 답답함을 겸비한 것 같았던 아버지는 

의외로 사람을 따듯하게 감싸는데는 빨랐다. '사램이 오죽하면 글겄냐. 긍게 사램이제~~'

사람을 이익에 따라 판단하지않고, 이리저리 재단하지않는 아버지였다. 

그냥 그대로 믿으니.... 안일하게 뒷통수를 맞는게 일상이다. 성정이 모질지를 못하다.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사회주의자 혁명가로서 아버지는 이 모진 자본주의 세상에서 나름 잘 살아낸 듯.... 

그래서 딸은 아버지의 삶이 이제는 애틋하게 느껴진다.

 

"빨갱이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저 노인 하나뿐이겠는가.

그게 아버지가 살아온 세월이었다.

경우 바르고 똑똑한 아버지가 21세기인 지금도 누군가에게는 함부로 침 뱉어도 되는 빨갱이일 뿐인 것이다."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아버지는 보통 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해방의 기쁨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까, 다시는 눈 뜰 수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아버지가 죽음으로 질기고 질긴 그 이념과 가치, 신념으로부터 해방되었을까?

억압되었던 마음이 해방되었을까?

이념으로부터 소외되고 단절되었던 마음이 사람으로 인해 회복되었을까?

밀어내지않고 품었던 사람들이 아버지 옆에 있었다. 

 

책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3일 동안 타인으로부터 내 아버지의 기막힌 사정을 듣는 시간이다. 

'오죽하면 글겄냐?'는 타인이 아닌 아버지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너의 마음을 읽고 이해함으로 내 마음도 살포시 얹는 과정이다.

그 이해로부터 얼었던 마음이 봄날의 햇살에 추위가 한 풀 꺾이듯 풀린다.

얽힌 실타래도 마찬가지겠지... 

부모님이 살아온 삶이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었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 삶 전체가 어쩌면 오죽하면 글겄냐? 싶다.....

 

울다 웃었다가 먹먹했다 다시 웃으며 본 책「아버지의 해방일지」 진심 오랫만이다. 

다소 씁쓸한 블랙코미디 그러나, 희망을 줄 것 같은.... 그러면서 넌지시 건네는 말 한마디,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말이 참 좋았다.

일의 상황에 따라 감정 휘둘리지않고 그저 사정이 있겠지.

내 감정도 지키고, 타인에 대한 불편한 마음도 누그러뜨린다. 

아버지와의 친밀감이란 감정은 결국은 회복되지 못했지만, 화해했다. 

아버지의 진심을 알았던 늦은 날들....

 

더 늦기 전에 아빠와 얘기도 많이 나누고 얼굴도 자주 보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이발소 쉬는 날 화요일 아침마다 매일 전화 해서 명지에 자전거 타고 운동 왔다고 딸래미한테 보고한다.

아마 내일도 막내딸래미에게 전화할 것이다. '무슨 일 없제?' 라고 말씀하시겠지.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아빠~~~ 잘 지내고 있지 나는'...

'시간 내어 대저에 한 번 건너갈게.'  짧은 안부 통화를 마친다. 

감사하다. 아직 아픈데 없이 건강하시고, 딸래미 곁에 있어주셔서. 

내 어렸을 적의 살갑고 다정한 말들은 오고가지 않지만, 여전히 아빠가 그 자리에 있어서 고맙다.

 

"나는 그 이전의 날들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아버지가 나를 태우고 미친 듯이 페달을 밟던 어느 가을날이, 

지각인 줄 알고 엉엉 울며 뛰어 들어간 교실에는 가을 오후의 햇살만 고요히 가라앉아 있었다.

낮잠에서 깨어난 나는 다음 날 아침이라고 원껏 곯린 아버지는 잔뜩 뿔이 난 내 손에

햇살처럼 고운 홍옥 한 알을 건네주었다. 이가 시리도록 새콤한 홍옥을 베어 물며 돌아오던 신작로에는

키 큰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산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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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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