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
2023. 1. 19. 16:29
728x90
반응형

몇 년 전에 한참 세계 곳곳의 유명 서점(고서점, 중고책방 등)에 관한 책들을 몰아서 읽었다.

책 읽기에 물들임을 집중적으로 할 때... 다양한 책들을 만나는 책방에 호기심이 일어날 때.

책들 뿐 아니라 그 책방의 위치나 구조, 책만 파는게 아니라 책방 특유의 문화도 향유하는게 낯설지만 새로웠다.

사람의 걸음과 마음을 끌리도록 만드는 무언가가 있으니 더 관심이 갔을수도.

책방에 대한 책 읽기만으로도 책방의 현재와 미래를 조금은 가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책방이 마을의 터줏대감으로 있기까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알게 된다.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모든 책은 유용해진다 》

 

이 마법과 같은 문장이 지금도 책방에 유효한데...

책방은 지금 탈바꿈하려고 꿈틀거린다. 책방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건물로 세워진 책방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그 책방 대신에 편리함의 정점에 있는 인터넷 서점들이 들어왔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 틈에서 동네 서점도 사람들의 취향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춰 대안이 필요했다.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것은, 관계의 접점이자 소통이었다.

어떤 책방은 변화에 민감하지 못해,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에 부응하지 못해 사라졌다.

반면 또 다른 책방은 살아남아서 여전히 사람들을 머물게하는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

그 공간은 사랑을 넘어 지켜야하는 공간으로까지 되었다.

녹록치않은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책의 연대감을 높일지 고민한다.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모든 책은 유용해진다' 중요성을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한다. 

책방과 책, 작가와 독자들의 거리가 좁혀져야하는 이유다. 책방 주인장의 열정과 방향성이 중요하다.

 

어느 나라든 서점(책방) 이야기는 그 때 읽어도, 지금 읽어도 좋다. 그냥 나도 모르게 좋다. 

호기심으로 읽든, 마음 속 짠함으로 읽든 응원하게 된다. 

아울러 우리 동네에도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책방 주인장의 개성이 문득 묻어나는 책방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오래된 책들 속에서 여행하는 기분이란 어떨까? 고즈넉한 책방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데...

책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를 읽었다. 

 

 

작가들과 문학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브루클린이라는 동네에서 터를 잡고, 작가 겸 번역가로서 애서가로서 

삶을 살아가는 저자는 브루클린 이 동네에 구석구석 가까이 몰려있는 책방들이 궁금하다.

그녀 못지않게  가장 사랑하는 책 친구 딸과 함께 동네 책방을 소개한다. 

책방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그 사연을 듣고서 더 책방을 사랑하게 된다면....

그 애정과 관심이 고스란히 책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에 담겨있다.

집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저렇게 많은 각자의 사연과 개성, 역사가 담긴 책방이 있음에 부럽다.

집 옆에 도서관이 있다면 많이 행복할텐데 그 감정과 같다^^

 

설렘과 놀라움으로 책방에 들어서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첫 감각과 이미지가 궁금하다.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책 냄새 즉 나무 냄새가 훅 들어온 후 눈 앞에 펼쳐진 책들을 보게 된다.

책방에는 책과 함께 꾸며진 소품과 굿즈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 않을까? 책방 분위기?

그 분위기에 한참동안 적응 못하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묘한 끌림!

밖에서만 보면 평범하고 소박함에 거저 그렇게 생각했는데, ... 안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게 되는

보물찾기 시간이 시작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감정이 들었다면 책방을 마냥 기다리는게 아니라 책방으로 찾아가야되는 순간이다. 

 

 

브루클린의 동네마다 책방이 1,2군데 있다면 동네 마실 다니듯이 구경가는 재미는 그 지역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책을 사랑하는 문화가 자연스레 정착이 되었고, 그 문화 속에서 시간을 보낸 작가와 

시간을 보내려는 작가들이 많이 몰린다는 것은 어쩌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책 읽는 것과 글 쓰는 것은 궤를 같이 한다. 

그 지역 사람들이 지켜낸 그들만의 자부심이 아닐까?! 

 

우리나라 책방은 카페와 책방의 합작품이 많다.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다보니 점점 진화한다. 

잘 되는 책방은 비결이 있기 마련이다. 책방 고유의 브랜드는 지키되, 동네 주민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센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를 끌고 호기심을 이끌어 낼 탁월한 비밀 무기가 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3년은 각자도생의 시간이었을 터, 이런 위기 상황은 언제라도 올 수 있으니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며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책방지기들은 말한다. 핵심은 지역사회와 사람을 향한 투자라고 말한다. 

결국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답이다. 

 

¶서점을 찾는 경험은 애플스토어에 들어가거나 핸드폰 같은 기계를 사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이따금 손님들은 무엇을 살지 명확히 아는 상태로 서점에 들어와요. 취향이 확실한 경우죠.

하지만 무엇을 살지 모르기 때문에 서점에 들어오는 겅우도 있습니다.

그들이 서점에서 어떤 책을 만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저는 그것이야말로 문학에 빠지는 흥미로운 방식이라고 봐요.

확실하지 않은 무언가를 찾아 사람들은 대형서점이 아닌 독립서점을 찾죠.

바로 독립서점이 가야 할 방향입니다. (164쪽)

 

커피를 팔지 않아도, 커피를 팔아도 책이 있는 그 공간은 충분히 반짝반짝 빛나는 평안한 공간이다. 

어떤 날 우연히 한 책방에 들어가게 되었다면 그 곳에서 내 인생의 책을 만날지 누가 알까!

그 시간 그 공간에 있을 나를 생각해본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 12. 18:58
728x90
반응형

착해서 손해보고, 착하니까 이용당하고, 착하니까 감당해야한다.......

착함이 더이상 미덕이 아닌 콤플렉스가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과도한 친절은 착한게 아니라 꿍꿍이가 있다는 표현의 다른 말이 되었다.

시대와 나라에 따라 친절과 착함의 의미는 변해왔고 다른 의미로 쓰인다는 말이다. 

호감이나 장점을 부각시키는 반면 어설프거나 어수룩하게 보인다는 의미...

달라도 너무 다른 극과 극의 말이 되었다는게 씁쓸하다. 

말은 그 나라의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하는데, 말을 사용하는 주체(언중言衆)가/이

긍정과 배려가 담긴 말들을 사용하면 그 사회가 얼마나 건강할까?

친절한 태도의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었다.

책 「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제목에서 느껴지듯 부정적인 뉘앙스로 들린다.

읽어보니 너무 착하고 너무 바보 같아서 더 장점이 부각되는게 너무 많은데....

 

 

매일 출근이란 걸 하면서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처음 출근할 때 첫 날의 두려움은 다른게 아니었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내가 맡은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는게 많고, 배워야 될 부분도 많은데.....

배움은 좋은데, 이왕이면 좋은 사람으로부터 배웠으면 좋겠다.

일할 때 합이 맞는 사람, 친절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삶의 큰 선물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부족한 점 많지만 내 삶과 성격에 큰 변화가 감지된다.

처음 1년은 사람에게 힘들었고, 다음 1년은 사람으로 좋았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내가 좋은 사람,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의 변화.....

 

겉보기에 너무 착해도, 너무 바보 같아도 내 중심(마음)만 굳건하면 일도 사람과의 관계도 수월하다는 것.

내가 나를 믿지 못하면 일과 사람과 상황에 휘둘리게 된다는 것.

모든 일에서의 선점은 내 중심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책, 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의 핵심이었다. 

나를 존중할 때 친절은 장점이 된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내가 아니라 자연스레 내 삶에서 착함이 묻어나는.....

그러나, 나를 잃지 않아야 한다. 

 

친절은 타인을 위한 무조건적인 희생을 뜻하지 않는다.

소중한 사람들을 호의적으로 대하려면 먼저 자신을 돌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정서적이고 애정이 담긴 도움을 주겠는가?

친절은 선물이지만 자신을 희생하다가 균형을 잃을만큼 과도한 친절을 베푼다면 너무 친절한 것이다.

 

"자아를 잃어버리기 전에 다른 사람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두어야 합니다.

나치게 에너지를 소모하여 자신이 모습이 희미하게 사라지려 하면, 멈추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다. 넘치는 과도함을 경계한다. 만사가 그렇지 않을까. 어렵다.....

 

♣ 친절한 사람들에 관해 잘못 알고있는 고정관념이 있다. 

- 친절한 사람들은 무엇이든 다 좋다고 한다.

- 친절한 사람들은 자신감이 없다.

-  친절한 사람들은 항상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친절한 사람들은 겉모습만 봐도 티가 난다.

- 친절한 사람들은 절대로 못되게 굴지 않는다.

- 친절한 사람들은 항상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한다.

- 친절한 사람들은 나쁜 관리자다.

- 친절한 사람들은 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다.

- 좋은 사람들이 항상 먼저 간다.

- 친절한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친절한 사람들이란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틀에 딱 맞추기를 부추긴다. 

내가 친절한 사람은 될 수 없으니, 내 기준에 친절한 사람을 향한 눈높이(잣대)는 높아진다.

그에 맞춰진 친절한 사람의 자존감은 낮아진다. 다루기 쉬운 상대가 된다. 

책의 끝맺음은 위에 쓴 내용들과 일맥상통한다.

"딱 필요한 만큼만 친절하자"

홀가분이란 단어는 이럴 때 쓰이는 말 같다.

나를 챙기면서 친절할 수 있는 여유는 삶에서 장점이 된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 5. 20:17
728x90
반응형

누구에게나 자주 사용하는 말들이 있다.

내게 친구처럼 아주 친밀하게 스며든 말, 익숙하다는거다.

친밀하고 익숙한 단어에 내 마음이 들어가면 그 낱말은 생명력을 힘입어

나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따뜻함과 평안을 준다.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더라도 보내는 말에 대해 무담시 고민을 많이 한다.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은 내가 되고, 인격이 되니까. 

 

책을 읽는다는 것은 평범한 보통의 일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하니 저마다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여기에 더해서 책을 읽고, 읽은 책을 정리하고, 다른 일상다반사 글을 적는다고 하면...

꼭 저 먼 나라 사람 이야기처럼 더 많이 놀랜다.

블러그를 취미 삼아 운영한다고 하면 완전 딴 사람마냥 본다. 

그 놀람을 익히 겪어보고 잘 알기에 이렇게 말한다.

'생경하고 참 이상하지요? 무슨 이런 사람이 있나 싶지요?

저도 이상하긴 해요. 근데 그 생경한 일들을 13년째 해오고 있네요.ㅋㅋㅋ'

책 읽는 것도 어려운데, 글까지 적는다고 하니 그들의 입장에선 별난가보다. 

 

바쁠텐데 아날로그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네....

독서 인구가 매번 절벽이라는 현실에 우울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일 뿐,

의외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은둔의 고수들이 많다. 

지금 이 글을 적고 있는 여기 이 공간에서도 대단한 분들의 낱말들은

날개를 달고 사람들에게 어떤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향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물들임은

일상을 다르게 보며, 폭넓게 살아내게 한다. 

독서와 글쓰기의 힘이다!

 

 

어떤 단어(낱말)들은 사람을 다르게 보이도록 한다. 그래서 말을 아주 주의깊게 다룬다.

마음 씀씀이도 그렇지만 말 씀씀이도 중요하다 것 알기에 일상의 낱말들을 깊이 생각한다. 

책「일상의 낱말들」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닮은 듯 다른 우리 주변의 사물과 그 느낌들, 감정에 관한 부분에 대해 4명의 저자들이

각자의 삶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들이다. 저자들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저 낱말들로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면 아마 풍성한 이야기 꽃을 피울 것 같다. 

 

커피 양말 밥 아침 텔레비젼 손바닥 책 바다 장난감 병원

흔들흔들 소곤소곤 게으름 기다림 서늘함 안녕

 

일상의 낱말들은 유,무형의 사물과 동,식물의 이름에서부터 자연의 경계, 인간의 감정까지 아우른다.

열여섯 가지의 낱말들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묘하게 이해되는 지점이 많았다.

사람들마다 참 다른데, 같은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에서 느껴지는 유대감과 편안함이랄까.

아주 흔한 낱말도 어떤 사람이 처한 환경에 따라 그 깊이와 넓이는 다르구나!

낱말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는 추억이 되고, 삶이 된다. 

다시 살아가는 힘이 된다. 평범함이 뿜어내는..... 독서와 글쓰기처럼^^

 

 

내가 가장 많이 말해왔고, 기록했던 낱말을 생각해보니...... 통틀어 삶, 일상, 매일, 하루 

선물과 같은 오늘 하루 반짝반짝 내 삶과 일상에 감사해^^

내 스스로에게 긍정의 언어를 팍팍 날려줬던 것 같다.

언어는 발화되는 시점에서부터 힘을 발휘하니깐.

 

오늘 지금 마시는 커피가 가장 달달하고 맛있고,

구멍 난 양말이라도 내겐 슬리퍼 대신에 구멍 막아 줄 실내화가 있다.

밥은 항상 진심이었고, 아침은 늘 내게 새 날의 시작이었다. 

텔레비젼 안 본지 꽤 오래되었다. 유튜브가 대세~~

이사가면 큰 텔레비젼 사야겠다던 아비토끼의 태세전환이 빠르다.

텔레비젼 안 보니 버려야겠는걸.

꺼칠한 손바닥은 나름 삶의 훈장이라던데 자꾸 핸드크림을 준다. 

성격이 급해서 찬 물로 뭐든 빨리 씻어야 직성이 풀리니 핸드크림은 왠걸?

까칠함을 끝까지....

책은 친구, 산과 바다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바다^^

세뱃돈 받으면 바비인형 드레스와 종이인형을 모았던 내 어릴 적 따뜻했던 시간들,

성형외과와 쌍커풀 수술을 해야만 했던 이유와 부산 광복동의 유명했던 그 병원.

매번 흔들흔들 흔들렸던 불안함과 소곤소곤 말 크지 않게.....

게으름의 줄다리기에서 매번 졌지만 그래도 좋았음에.

여름과 가을 어디즈음의 서늘함이 들어와서 얼마나 마음이 설램 가득했던지...

안녕, 다시 만나자!^^

 

익숙했던 낱말들에게서 좋았던 기억이 많았나보다. 웃음이 난다.

내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내가 또는 누군가가 힘을 얻는다.

생경하게 보였던 일들이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흘러야하고, 마음을 줘야한다.

흩어진 낱말들, 아프고 힘겨운 낱말들도 손 잡아줘야한다. 

그 낱말들이 내 것이 되었을 때

삶은 반짝반짝 빛난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2. 30. 14:12
728x90
반응형

도서관 말만 나오면 왜 이렇게 생기가 돌지? 수다를 떨고 싶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내 일상의 시작과 마침이 도서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에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 도서관과 책이 있는 곳에 감사하게도 내가 있다.

배우면서 나를 가장 나답게 해주는 곳이다. 

우연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다. 

나를 성장시키는 곳 도서실에서 방과후실무원이 책 대출과 반납 업무, 도서실 관리를 하고 있다. 

집에서 거실이 식구 모두 한 자리에 모이게 하듯 가장 문턱이 낮은 곳,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곳... 도서관이다. 

책 「도서관은 살아 있다」를 읽었다. 

부제로 "도서관은 도시의 거실"이라고 적혀있는데, 책을 다 읽고나서야 그 뜻을 이해했다.

 

미국에서 도서관 사서로 근무했던 저자의 도서관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사진 하나 없는 활자로만 된 투박한 책이지만 날 것 그대로의 도서관 이야기가 담백했다.

타국에서 동양인으로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것에서의 힘겨움과 적응하기까지의 어려움이 담겨있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줄 수 있음에 보람을 느꼈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 

저자와 비교할 수 없지만 내가 도서실에서 하고 있는 업무와의 접점과 공통성 때문에 이 책에 대한 애정이 있다. 

 

 

검색을 하면서 대출 가능한 책의 유무를 확인하고, 찾는 책이 있으면 덩달아 좋고

십진분류표에 따라 책을 정리하고, 원하는 책을 바로 찾아줄 수 있어서  뿌듯함을 느꼈고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이용자(아이들)가/이 읽은 책에 대해 얘기를 들으면서 대화의 물꼬가 트이고

훼손된 책을 보면서 나도 반성하게 된다. 같은 책을 읽게 될 다른 이용자들의 기분을 생각하게 되니까. 

장서 점검과 폐기를 올해 여름방학 때 진행했다. 낡고 오래된 책, 읽지 않고 자리차지만 하는 전집류들 위주로.

도서실에 1만권 이상의 책이 등록되어 있는데, 거의 2,3천권의 책을 폐기했다. 

한 해 2번 도서를 구매하기에 도서 폐기를 해야지 서고 관리가 된다. 

서가는 한정되어 있는데 책은 넘쳐서 정리가 되지 않으면 안 되니 폐기와 구매는 함께 진행될 수 밖에 없다. 

도서관에 신착도서로 들어왔더라도 한번도 읽혀지지 않은 소외된 책들도 있다.

글밥이 많다는 이유로 문고판 도서가 예쁜 그림책에 밀려나고 있다.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아주 좋은 책들이 많은데 인기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오래 된 책이 되어서 그냥 폐기된다. 안타깝다.

반면 단행본은 차고 넘친다. 여러 권 신청해서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읽게 된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외국의 도서관에서는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연체수수료를 받았다고 한다.

시간을 그냥 넘긴 사람도 있지만 사정이 있어서 반납을 못하게 된 경우도 있는데... 

그 연체수수료 부담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도서관에 발길을 끊는다고.

돈 때문에 사람들이 도서관에 오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는 도서관은 있으나마나한 곳이 된다.

그래서 좀 똘똘한 사서들은 일부러라도 연체료를 깎아주거나, 받지 않았다고 한다.

사서들의 사소한 행동들이 도서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연체된 일수만큼 책을 빌릴 수 없다.

책의 날 행사 때 도서관마다 아주 오랫동안 연체된 사람의 연체를 풀어주는 은혜?를 베풀기도 한다. 

돈이 아닌 책으로 시간으로.... 꽤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용자는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데 조금의 부담을 느끼고, 결국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소한 배려가 될거니까. 

학교에서도 아이들 책을 연체하면 그냥 연체를 바로 풀어준다.

안 그래도 책 잘 안 읽는 아이들인데 도서관으로 발길마저 뚝 끊어지면 안 되니까. 

학교 도서실은 책도 읽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잠시동안 쉬어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도서관도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변모.... 그러나, 모든 변화가 달갑지는 않다.

좋은 부분은 받아들이되, 더 피폐하지는 않아야 되니까. 

전자책이 편하고 쓸모있게 잘 구축되어도 종이책의 자리에 쉬이 안착되지는 않을거라는 점이다.

 

나는 공공 도서관에 가입했다. 그리고 그 때문에 (대개는 일과 관련된) 종이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손에 책을 들고 종이를 읽어나가는 일을 내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금세 알아차렸다. 

-데이비드 색스,《아날로그의 반격》-

 

여전히 도서관은 스마트하고 핫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사람의 안내가 필요하다. 

도서관 공간의 활용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지역사회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복합 공간으로서의 활용도 좋지만, 공공 장소로서의 기능과 본질은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변하는게 아니라 나이들어간다. 나이듦의 그 자리에서 변화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드신 분들의 도서관 이용률이 훨씬 높다.

효진이가 학교 옆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아이는 그리고.... 도전을 느끼는 것 같다. 저 연세드신 분들도 열심히 하는데... 동기부여도 되고.

아날로그 도서관이 왜 건재해야하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세대별 맞춤으로 도서관으로의 변모는 꼭 필요할 듯 싶다. 

 

 

학교 도서실에서 내 업무 아닌 다른 업무로 일하지만, 일상에서 도서관 이용자로서의 삶도 살아내고 있다. 

직접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않지만, 스마트한 앱의 도움을 받아 집 옆에 있는

작은 도서관을 통해 책을 빌린다. 읽고 싶은 책은 타관대출로. 

그렇다보니 저렇게 4권의 책 출처가 다 다른 도서관에서 왔다. 

사정이 저렇다보니 기다림이란 시간이 필요하고, 반납 기일은 지켜야하고,

집 옆 작은 도서관으로 책을 찾아갈 때도 맡겨놓는 시간이 있으니 그 때를 잘 맞춰야한다. 

도서관 이용자로서의 기본은 타인을 향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집 거실을 드나들 듯 오며가는 도서관은 내 삶의 소중한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꿈 꾸는 자기만의 방이 있을텐데, 도서관은 모든 사람에게 허용되는 제한없는 자유로운 방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 곳이다. 도서관은 살아 숨쉰다. 삶의 친밀한 공간이다. 

친해지면 그 삶까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누구나 도서관 여행자가 될 수 있다.

 

책 까다롭게 고르지는 않는데, 좋은 책을 만난다는 것은 선물이자 행복이다. 

이 책, 「도서관은 살아 있다」이 그렇다. 

도서관은 한 번 발 들여놓기가 그렇지, 첫 발 디딤 이후엔 발 끊기가 힘들거다^^

삶이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2. 21. 15:37
728x90
반응형

그리운 날이면... 편지를 쓰고,

그리운 날이면... 시를 쓰고,

그리운 날이면... 그 곳을 찾아간다.

그리운 날이면... 그 음식을 먹는다. 

누구나 마음 속에 그리움 하나 품는다. 

어찌할 수 없는 그리움 때문에 그 속에 시간을 품어 삶으로 녹여낸다. 

화가가 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린 것처럼 그림은 자기 본연의 삶의 원형이다. 

시인도 작가도 많은 예술가들도 그리움을 소재로 자기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었다. 

나태주 시인이 한 마을에 사는 동갑내기 이웃 화가의 그림을 보고 시를 지었다. 

임동식 화가★나태주 시인의 콜라보 시화집「그리운 날이면 그림을 그렸다」이다. 

 

쓸쓸한 날은 그림을 그리고

외로운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 그리움 1 ♥---

 

마음에 닿는 시를 읽으면 뭉클해지는 것은 그림도 함께여서 그 따뜻함이 좋아서이다. 

이웃인 임동식 화가의 그림을 보고 나태주 시인이 왜 엄지 척으로 치켜세웠는지 알 것 같다.

그림과 사람이 일치한다. 그림 따로, 사람 따로인 채로 삶이 분리되지 않는다. 

그림 속에 그 사람의 삶이 녹아있다. 그림과 닮은 사람이다. 최고의 칭찬이 아닐까!

나태주 시인의 유명함도, 그의 시도 임동식 화가의 그림에 묻힌 느낌?!^^

그림이 마치 살아서 말 걸어오는 듯 생생함으로 다가온다. 

마치 그리움이 주제인 듯 화판 가득 그리움이 묻어있는 것 같다.

시집 들고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게 낯설다. 

낯설면서 느낌 좋은 것!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만나지 말자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지 말라면 더욱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

그것이 인생이고 그리움

바로 너다.

---♥ 그리움 2 ♥---

 

예쁜 수선화 꽃밭에 숨어있는 어린 강아지를 엄마 강아지가 잃어버린 줄 알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

아주 나이 많은 나무에게, 고개숙인 꽃에게 아주 정중하게 인사하는 모습,

긴 고민과 망설임 끝에 고향 땅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고목에 여름의 비와 겨울의 눈이 내리고 서려있는 모습,

늙은 나무에 봄빛이 앉아있고, 강물에 비친 붉은 노을빛 그림자....

강과 밭의 풍경, 봄비 내리고, 바람 씌는 날, 별빛이 쏟아지고.

살고 있는 마을의 모습과 어디든지 이어지는 길들의 모습은 뭔지 모를 애잔함과 그리움을 남긴다.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고 싶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 안부 ♥---

 

 

그림에 마음이 갔지만, 역시 나태주 시인의 시도 시인답다. 시와 닮은 사람이다. 

이토록 따스함이 묻어나는 시화집이라니^^

오늘은 이 곳에 눈 대신 비가 온다. 

겨울비 치고는 제법 스며듦이 많은 비다. 

눈 앞에 펼쳐진 산에는 온통 회색빛이다.

눈밭에 나무가 굴렀나 싶을 정도로 수묵화 풍경 가득이다. 

보이는 풍경이 그림이고 시다. 

아마 지금쯤 이웃인 화가와 시인은 서쪽 지방에 사니깐 만나서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거나,

눈 내리는 풍경을 그림과 글에 담겠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가까이 오래도록 함께 산다는 것은 선물과 같다. 

그림과 시, 얼마나 탁월한 조합인가!

화가와 시인은 각자의 그림과 시로 통한다. 

동시대의 사람으로 같은 시간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 의미있다. 

눈 대신 비 오는 날, 그리움에 한발짝 다가가본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2. 19. 22:38
728x90
반응형

검은 하늘에 영롱한 별 하나만으로도 아름답다.

별 하나가 누군가의 이야기라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별은 품고 있을까?

그 별★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하나에 시와  하나에 어머니....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 담긴 애틋함과 뭉클함처럼.

별빛처럼 반짝이는 이야기를 만난다는 것은 얼마나 복될까?!

스웨덴 외레브로 17살의 소녀 레니와 영국 글래스고 83살의 할머니 마고,

그 둘의 특별한 인연은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난다. 

 

생물학적 나이차를 넘어 마음이 통하면 둘도 없는 다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레니와 마고 둘의 나이를 합치면 100이다. 레니와 마고의 세대차이는 전혀 없다.

어른이라고 다 아는 것은 아니고, 아이라고해서 마냥 어리지는 않다. 

충분히 서로에 대해 이야기가 통하고 공감하게 되면 친구가 된다. 

살아온 환경과 시대는 다르지만 왠지모르게 끌리는 사람이 있다. 레니와 마고처럼.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이다.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듯 하다. 아쉽고 시린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것 같은.

 

 

시간을 건너뛰어 마고의 83년이란 삶, 레니의 17년간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레니와 마고가 만난 글래스고 프린세스 로열 병원 '로즈룸'에서의 그림 수업.

한 사람을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기까지 어쩌면 그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이란 안개가 빛에 의해 말끔하게 걷혀지는 것처럼.

 

그러나, 녹록치않은 긴 시간을 살아온 마고의 이야기는 가슴 한 켠 아린다.

마고의 시간에 비해 짧은 삶을 살아온 어린 레니의 삶 또한 보통의 삶은 아니다. 

태어나고 사랑받고 사랑하며 생사의 기로에서 상실하고 떠나고 떠나보내고, 가슴앓이를 하며

몸과 마음이 내 맘대로 할 수 없어 아프기까지 한다면....

살아온 지난 날보다 앞으로의 살 날들을 두렵게 만들기도 한다.

살아갈 날들이 제한적이라면 마음은 피폐해지고 조급하게 된다.  

자기도 모르게 뾰족가시처럼 날이 서서 곁을 내어주지 못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잠잠히 보아주고 들어주는 한 사람이다. 

부재와 외로움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레니에게 마고가, 아서 신부님이 그랬듯이. 

 

레니와 마고의 삶은 서로가 지난 날들의 삶을 그린 100장의 그림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상처와 아픔은 시간이 흘러도 잘 아물지않는다.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사랑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이다.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은 얽힌 관계의 실타래를 더 늦기 전에 하나씩 하나씩 풀어낸다. 

83세의 할머니와 17세의 소녀가 회복되고 치유되는 과정이 놀랍고 아름답다. 

 

오늘 내가 한 행동들(작은 친절, 부드럽게 호응하는 말투, 선한 마음 등)에 대해 생각한다.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나의 내일을 만든다. 

식물에 물을 주고, 볕을 향하도록 하는 것, 영양분이 고루 가도록 죽은 잎은 떼어주는 것...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소홀함없도록 최선을 다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정현종/방문객 中)이란 것을 매 삶에서 적용해본다. 

사람에게나 사물, 동식물에게도 곁을 내어준다는 것은 결국 나도 너도 살리는 일이다.

살아간다는 것과 살아낸다는 것,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 모두를 포함한 단어 '사람(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게 되는 책, 「레니와 마고의 백 년」이다.

반응형
Posted by 빗살무늬햇님

google-site-verification: google3339f54caf24306f.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