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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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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푸른 밤의 적막함, 별들의 향연, 시시때때로 울리는 풀벌레 소리 그리고 

밤빛을 환하게 수놓는 반딧불이..... 시나브로 자연이 주는 평안함이다.

이런 평안함만으로 단순히 시골을 동경하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것은 현실이니 평안함 이면의 불편함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하고.

그럼에도 시골에서의 삶에 마음이 계속 기울어있다면 가야한다. 

 

갓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한창 키울 때 시골보다 도심의 생활에 익숙하다. 

아이가 커가면서 조금씩 시간이 흐르고, 다른 한 켠에 부모님의 삶이 보인다. 

늘 위풍당당 든든해보였는데 어느새 허리가 굽었고, 불편한 다리가 눈에 보였다.

살아온 세월의 흔적은 얼굴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어렸을 땐 부모님의 안전하고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잘 자랐는데,

지금에서야 아....... 이젠 부모님의 노년과 함께 해야겠구나!

딱딱한 콘크리트처럼 녹록치않았던 당신들의 삶이었는데,

보드라운 흙땅을 밟으며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비토끼랑 요즘 늘 하는 대화가 부모님과의 함께 사는 삶이다.

양쪽 부모님을 모시는게 아니라, 그냥 함께 살고 싶다.

당신들의 노년의 삶에 함께 하고 싶다. 

볕 잘 드는 시골에 집을 짓고, 소일거리로 텃밭을 가꾸고

소담스레 건강한 밥상을 함께 먹고, 따뜻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으며....

그 곳이 꿈 꾸고 계획하는 시골에서의 삶이다.

만화로 잘 버무려진 [철수 이야기①②]를 보니 마음이 더 기울어져간다. 

 

6살 해수의 시골 할아버지와 할머니 집에서의 유년시절이 포근, 따뜻하게 담겨졌다.

아이의 울음과 웃음소리가 귀한 시골, 조용한 곳에 아이가 있다.

때마다 사방팔방 돌아다니는 아이는 하루하루 지루할 틈이 없다. 

해수가 시골에서 재밌게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음은 멍멍멍~ 이름하여 '철수' 덕분이다. 

6살 해수가 주인공이 아닌 해수 친구 [철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이를 키우기에 많이 불편할 것 같은 시골에 대한 편견이 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시골이 아닌 도시로 많이 나간다. 

요즘은 굳이 도시의 삶을 고집할 필요가 있나 싶어 다시 시골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

호불호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시골에 대한 인식도 변해간다.

편안함과 풍요로움보다 건강과 평안을 위한 선택도 한 몫 한다.

 

 

 

#1

학교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빠져나갈 즈음에 들리는 '삐약삐약삐약~~'소리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박스 속에 노오란 병아리들이 뒤뚱뒤뚱 삐약삐약~~ 자꾸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어쩌다 탈출했으면 다시 박스 속으로 넣는 아이들.

이 때는 작은 손들이 엄청 빠르다. 

그 솜털같은 병아리가 귀여워서 떡볶이 사먹을 돈으로 병아리 한 마리를 산다. 

누른 봉투에 넣어 기분좋게 집으로 가지고 온다. 

물론 엄마의 잔소리는 덤이다. 

박스를 구해다 병아리 안식처를 마련하고 물과 모이를 따로 준다. 

밤이 되면 날이 차다. 병아리 소리는 여전하지만.....

그 다음날과 글피.... 해가 떴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집 앞 파밭 한 쪽 흙에 살포시 묻어준다.

 

#2

여름의 푹푹 찌는 더위에 장마까지 그리고 태풍 하나...

먹구름이 까맣게 드리운 하늘처럼 울상이다. 

후두둑 비가 양철 지붕을 때리고, 우우웅 바람 소리 포효할 때....

이불을 얼굴에 뒤집어쓴다. 무....섭.....다

바람 소리에 다 날라갈까봐. 오즈의 마법사 첫 장면처럼.

아빠가 스티로폼 상자에 심어놓고 키워놓은 오이며 고추를 창고에 들인다.

꽃대 늘 피워 예뻤던 군자란도.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에 빈 화분이 널브러져있고,

고무대야랑 빗자루 쓰레받기가 멀찍이 어느 집 앞에 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풍 지나간 자리에 파아란 하늘에 구름 둥둥,

볕이 나왔다.

별 것 아니었어! 해수의 말이 진짜다.

이런 추억 한 자락은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유년시절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텐데.... 

소중하고 아련한 추억이 되었다. 내게도.

 

 

[철수 이야기]는 추억을 자연스레 소환한다.

지브리사에서 1991년에 제작한 '추억은 방울방울'의 지금의 나와 그 때의 나를 만난 것처럼.....

알록달록 예쁜 장면들이 아닌 흑백 그림에 칸칸이 담긴 만화 속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지금의 어른이 된 내가 힘들 때,

찾아갈 수 있는 비빌 언덕(사람이든, 사물이든, 자연이든, 장소이든...)이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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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 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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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로 만든 요리는 먹을 때는 좋은데, 소화가 잘 안 된다. 

사람마다 체질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요리하기가 수월하고 간단한 이유로 한 끼 식사로 기꺼이 먹는다. 

한 끼로 면을 먹더라도 재료의 질을 생각하며 그럴듯하게 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 그릇 면」 속에 담긴 시간과 정성을 먹는다. 

 

작년에 받은 서평단 당첨 책이었는데, 이제서야..... (미안, 죄송 꾸벅요^^;;;;) 리뷰 적어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대신, 정성들여 리뷰 썼습니다. 잘 봐주셔요!

 

 

면 요리 가리지않고 너무 좋아하는데, 늘 면 요리를 하면 기본으로만!

물론 모든 것은 기본에서 출발하고, 기본이 제일 중요하지만 때때로 다르게 먹고 싶을 때 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오늘의 내 기분에 따라.

그렇다고 특별하게 먹으려고 재료를 사다 보면 시간이 훨씬 지나

나의 관심에서 떠나 냉장고에 뒹굴거리다 버리기 일쑤였다.

한 번 해 먹고 두 번은 잘 먹지 않아서. 

남은 식재료를 다른 요리로 활용할 수 있을텐데.......

오로지 그 요리에만 올인하는 한결같은 스타일이 못 미덥다. 

 

 

우리네 집 냉장고에는 특별한 재료보다는 평범한 보통의 재료가 늘 있다. 

특별한 재료가 없어도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도 「한 그릇 면」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호박, 양파, 버섯, 어묵, 파, 무 등 여러 종류의 국도 끓여먹는다. 

밥과 먹고 남은 국으로도 국수(면)과 같이 곁들여 끓여 먹으면 특별한 맛을 경험한다. 

 

얼마 전 겨울 방학 때 교감, 교무부장 선생님과 함께 식당에 갔다.

국수집인데, 우리가 자주 집에서 끓여먹던 얼큰한 소고기국에 국수가 풍덩!

늘 국밥으로 먹었는데, 특별한 감칠맛과 새로움이 느껴졌다.

집에서 늘 해먹었던 국인데 면과 함께 먹을 수 있구나!

충분히 그럴듯한 「한 그릇 면」이었다. 

 

 

면 요리는 쉬우면서도 쉽지 않다. 정성이 들어가고, 기본이 중요하다.

멸치와 다시마, 무와 파 등 여러가지 재료로 우려낸 육수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비단 면 요리 뿐 아니라, 국와 찌개, 전골 요리에도 두루두루 사용한다.

우러낸 육수는 음식의 감칠맛에서 차이가 난다. 

 

직접 뽑아낸 면도 제철 식재료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참외를 얇게 저며내서 국수면으로 만들줄이야.....

면 요리와 어울림있는 장아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시간의 숙성 속에서 익어간다. 

 

 

부산 이모네 칼국수 집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잔치국수와 칼국수, 수제비를 맛본다. 

엄마가 끓여준 면 요리라서 더욱 맛있다. 재료가 소박한데도.

집에서는 아무리 같은 재료이고, 육수를 만들더라도 이 맛이 아니다. 

아마도 손맛과 불의 세기, 분위기 때문이리라.

 

 

맛을 똑같이 흉내낼 수 없지만, 같은 재료로 내 입맛에 맞는 면을 만들 수 있다. 

어느 집에나 있을법한 재료로.

참치나 돌나물로 특별한 물국수로, 봄향 가득한 새콤달콤 비빔국수로.

집에 있는 사과와 양파를 갈아서 매실청 또는 요즘 대세인 유자청으로

초고추장을 바로 만들어야 될 듯.

군침이 돈다.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국수 부침개는 어떤 맛일까? 특별히 더 궁금했다.

면으로 부침개를 만들다니....

면도 다른 채소(당근,양파,버섯 등)와 똑같이 어울리다니.

면도 좋아하고 기름진 전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꼭 요리해보고 싶은 메뉴이다. 

 

인스턴트 라면의 변신이 새로웠다. 늘 분말 스프 넣고 끓여먹었던터라. 

어쩌면 라면이 「한 그릇 면」으로서의 재발견이 아닐까!

분식과 함께 먹는 곁들임 라면이 아니라, 독립적인 라면 가게도 있으니까.

육수를 사골육수로 우려내거나, 귀한 식재료를 넣어 라면에 특별한 맛을 내거나. 

가지조림으로 만든 라면을 보고 놀라워한다. 

 

 

자극적이고 감칠맛이 사실 입맛을 돋우고, 맛있다. 

'골뱅이구이 비빔면'과 '김치 볶음우동'은 비빔면과 볶음우동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남은 재료로도 얼마든지 다른 음식을 만들 수 있으니까. 

 

미리 만들어둔 (유자청)초고추장 양념장만 있으면 골뱅이 대신 우삼겹으로 충분히 

소면과 비벼비벼~~ 맛 낼 수 있지 않을까. 본 게 있다고.....

김치 볶음밥 대신 볶음면으로. 예상되는 맛이다.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면 요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 책 「한 그릇 면」읽으면서 엿봤다.

눈으로 즐겼지만, 충분히 면 요리의 향연에 빠져들었다. 

 

멸치와 다시마로 육수 만들어서 냉동고에 조금씩 소분해 저장하기!

초고추장 제법 많이 만들어서 유리병에 담아놓기.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 식초, 매실청 또는 유자청, 참기름, 통깨)

식재료 함부러 버리지 않기(냉장고 파 먹기!)

처음 만든다고 놀라거나 쫄지 않기.

책 「한 그릇 면」 그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책하지 않기. ㅋㅋㅋ

무엇을 만들어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는 때론 실험정신이 필요하다^^

눈으로 보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입맛에 맞는 간이라면 그 음식 OK~~~

 

이상, 이 책 「한 그릇 면」 읽고 나름대로 정리해봤다.

요리는 많이 해봐야한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맛있는 면을 만든다면 충분히 한 끼 훌륭한 식사가 된다. 

오늘은 뭘 먹지?가 아니라, 오늘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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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2. 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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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꼭 가보고 싶은 곳.

그리고 태국 치앙마이의 소소한 골목 여행으로 목록 하나 더 채운다. 

아이슬란드는 조금은 아득한 '언젠가는' 포함된 듯 하지만,

치앙마이는 한 뼘 더 가까이 '언제라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행지도 마음 먹기에 따라 갈 듯 못갈 듯 막연함이란 차이가 나는구나!

늘 여행기록을 담은 책을 읽으면 생기가 돋는다.

여행자의 그 곳에 나도 어느새 가 있는 듯 빠져든다.

그 순간만은 막연함을 이리저리 재단하지 않고 꼭 가야하는 곳으로 품는다.

대리만족일지라도 좋은거다.

 

그림을 그리는 부부 화가의 여행기록, 책 [여행을 기억하다]를 읽었다.

읽었다기보다 비밀스레 훔쳐봤다? 그림일기였으니까^^

대개 여행 기록을 담은 책은 아주 고화질의 사진이 담겨있어서 눈을 즐겁게 하는데,

이 책 [여행을 기억하다]는 그림일기로 태국 치앙마이 여행기록을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뭔가 더 사적이고 가깝고 내밀하게 다가왔다. 

마냥 여행지를 거창하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조곤조곤 이야기하듯이......

더 설레고 벅차고 가보고 싶은 곳이 되듯이.

친근하고 친절한 여행 기록이었다. 

아......  사진이나 글이 아닌 그림으로 기록해 책으로 만들고 읽혀진다는 것은,

참 다정스럽구나! 그림 잘 그리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재능인지..... 부럽다. 

 

 

그림 그리는 부부는 2015년을 시작으로 치앙마이를 다섯 번 여행했다고 한다.

우리 같으면 올해는 여기, 내년에는 여기..... 이런 식으로 해마다 여행지를 달리했을텐데.....

같은 곳을 5번씩이나 여행을 한다.... 왜? 그 곳이 너무 좋아서겠지. 

단순한 대답이 나온다. 

보통의 경우 나서고 돌아오는 여행은 대체적으로 짧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한 곳을 깊이있게 여행한다는 것은 어렵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유명한 유적지나 입소문 난 곳 위주로 여행하기 마련이다. 

진정한 내 여행이라 할 수 없다. 돌아보면 사진만 남은.

그래서일까 그림 그리는 부부의 태국 치앙마이의 여행이 꽤 가슴 벅찬 의미로 다가온다. 

다른 곳에 있어도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않은 그런 느낌이랄까. 

이방인인데 낯설지않은.

내가 머물고 있는 그 곳을 사랑하게 되는게 여행의 첫 출발점이 아닐까!

 

 

여행중인데, 꼭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여행지의 골목을 다닌다.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며칠이 지나면 여행을 한다기보다 내 집처럼 편안한 곳이 되지 않을까!

재래 시장을 가면 아마 생동감이 가장 잘 느껴질 듯 하다.

여행지에서의 삶과 사람을 가장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니까.

연중 열대 기후인 태국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열대 과일을 구할 수 있다.

신선한 과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

가까운 곳을 걸으며 눈으로 보고 음식을 두루 맛보며 즐기는게 진정 여행이지 않을까!

이방인이지만 현지인처럼^^

 

 

 

한 달이란 여행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림 그리는 부부처럼 묵을 숙소를 정해놓고

머물고 있는 동네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 

예쁜 카페와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 검색하지 않고 걸음 닿는대로 만나는 음식집 등

얼마나 가슴 벅차고 흥미로울까! 

혹시 이런 여행을 가슴에 품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 [여행을 기억하다] 추천한다. 

부산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여행이다.

그래서 나도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꿈꿔본다^^

 

 

바쁘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여행했던 기억이 없다. 

여행을 간다는 것은 때론 즉흥적이어야 한다. 

이리저리 재면 평생 여행을 못 간다.

시간만 흘렀다.

어디론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희박해진다.

붕~ 떠올랐던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은 사라지고,

다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간다. 

재충전과 쉼의 의미로 생각해본다면 일상에서 여행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아는데.....

한껏 마음이 부풀어올랐는데..... 아이들 말로 코시국이다.

우리, 떠날 수 있을까?!

 

오랫만에 느낌 좋고, 따뜻하고, 당장 떠나고픈 마음 들게하는 여행기를 만났다.

기억하는 여행이라면........ 오래 뭉클하겠다!

그 뭉클함이 그리워서 다시 그 곳을 찾아가겠지.

컨트리 로드(country roads) 가사의 그 고향처럼 그리운~~

 

 

John Denver - Take Me Home, Country Roads (from The Wildlife 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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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2.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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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보고 싶은 나라 있어요? 묻는다면, 

별빛이 환상적인 꿈의 나라 북유럽의 아이슬란드 '오로라' 보러 가고 싶어요^^

남은 내 삶의 시간 속에서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슬란드가 속한 북유럽 그 자체가 환상적인 곳으로 내 마음 속에 각인되어있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내 마음과 생각 고스란히 평안함에 이를 것 같은.

처해진 현실과 다른 곳을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겨울의 눈꽃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도시들.

나라마다 특별한 기후는 그 나라의 생활과 문화에 영향을 준다.

특히, 북유럽의 삶은 정반대의 기후와 시간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주었다.

한창 유행했던 북유럽 스타일이란 삶의 방식은 늘 바삐 쫒기듯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편안함을, 일상 속에 소소한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왜 사람들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에 환호하는지 이해된다. 

다양한 빈티지 그릇과 앤틱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집을 꾸미는 그 자체가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성취감과 만족감의 표시이자,

내 삶이 업그레드 된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보상심리와 마찬가지 아닐까.

당당하게 내 삶의 주인으로서. 

점점 사람들은 북유럽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삶의 질과 정신의 만족을 위해

모자라거나 부족하지않게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균형있는 삶을 찾으러 나설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삶이 천천히 정착되고, 소소한 행복이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쩌면 이런 평범한 삶 속에서의 행복은 거창하지 않은데, 우리는 늘 방황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해서 저 멀리, 더 멀리 행복 찾으러.

삶이 피폐하고 궁핍하거나 결핍에 처해본 사람 대부분은

조그만 것에도 감사하며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안다. 

이런 일상 속 작은 행복을 그린 스웨덴 국민 화가, 칼 라르손을 만났다.

책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이다.

 

 

북유럽 스웨덴 출신, 1853년 출생.....

앗, 네덜란드 대표하는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출생 연도와 같다.

19세기 후반 유럽 미술 화풍과 칼 라르손의 그림이 자연스레 매치되었다.

고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인데 그림 속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가난과 불우했던 가정사로 늘 어두웠던 삶이였지만 화폭에는 밝음과 긍정의 에너지가 담겨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과 이야기를 일기를 쓰며 다독이는데, 칼 라르손은 그림과 함께였다. 

불우했던 가정에서 살아내야했고,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까지 생각해야했던 화가의 힘겨웠던 지난 날들,

그래서일까 칼 라르손은 평범한 가정에서의 평안함을 원했다. 

어쩌면..... 위험하지도 위태롭지도않은 안정감은 사람을 살아내도록 한다. 

같은 화가 출신 카린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집을 떠났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돌아온 아버지를 받아들이기까지,

그런 아버지를 무던하게 대했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 병약해진 아버지의 노년의 시간들 등

화가의 화폭에 담긴 그림들은 한결같이 따뜻했다. 그래서.... 왠지 더 뭉클하고 짠하다는 것. 

힘들었을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방황을 늘 곁에 함께 했던 어머니가 잘 다독여줬을거란 생각에

삶의 처해진 환경에 누구와 함께 하느냐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울러 이런 가정사를 딛고 새 가정을 최선을 다해 꾸려나가는 화가의 모습이 퍽 인간적이란 느낌!

칼 라르손과 카린의 아이들은 자유분방해 보인다.

한 가정에 아이가 태어나면 그 자체가 감사이고 축복이다. 

아이 태어난 기쁨으로 인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를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기념한다.

독립적이고 개성이 모두 다른 아이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아비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19세기 후반에 이런 자상한 아버지라니..... 지금 시점이라면 모를까?

 

 

북유럽에서 겨울이 길다는 것은 집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레 가족들과 마주하며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어릴 때 아이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모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부모가 열심히 일을 하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 

 

칼 라르손의 그림에 특히 많이 나오는 책 읽는 풍경이 인상적이고 좋았다. 

북유럽의 기후와 삶, 그리고 교육과 가치관에 대해 자연스레 연결이 된다.

속도가 아니라 아이의 삶의 과정 속에서 함께 한다.

카린은 엄마가 항상 책과 함께 하는 것을 봐왔기에 카린도 독서를 즐기는 자연스런 그 모습에

아이들이 당연한듯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 많이 부럽다.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지금 아이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다면 부모의 영향도 있겠지;;;;;

나도 반성!^^ 다행스레......

책 읽고, 글 쓰는 모습을 아이에게 띄엄띄엄 보여줘서 한결 마음 놓임에 홀로 위안해본다. 

 

 

칼 라르손의 그림을 보면 자연스레 스웨덴의 집 구조가 독립적이면서 또 같이 연결되어 있다. 

공간의 활용도를 가구의 배치나 소품 등 적절하게 이용하는 모습 속에서

이케아(IKEA)의 모든 디자인이 칼 라르손의 손에서 시작되었다는 말,

지나친 말이 아니라 쉬이 수긍이 간다.

 

칼 라르손의 그림에서 스웨덴의 생활방식을 엿볼 수 있음에 행복했다. 

동경하고 '언젠가'를 꿈꿔왔던 북유럽이니까. 

아울러 화가들의 삶과 작품을 들여다보는 일에 흥미를 느껴

예술가의 사적인 이야기와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에 관한 미술 에세이를 쓰고,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발품 팔아 여행하며 완성도 높은 한 권의 책을 씀으로 이렇게 지금,

읽는 것과 보는 즐거움까지 준 작가가 고맙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필요한 거라곤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뿐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칼 라르손의 집이 아닐까!

작업실에서, 주방에서, 침실에서, 거실에서...... 시시때때로 삶을 함께 하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다. 

평범하고 소박하다. 흔히 보는 일반 가정의 모습이다.

그러나, 때로 어떤 가정과 어떤 사람들은 이런 평범한 부분조차 누리지 못한다. 

비단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이 있기에. 

행복한 집과 가족에 대한 소망이 컸던 칼 라르손의 결핍이 채워졌다. 

칼 라르손의 그림을 보면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삶에서 크게 와닿는지.....

감사함은 아주 작은 일상에서 자주 표현되어져야 한다. 

2021년 한 해를 보내는 시간의 중간에서, 행복해졌다.

 

릴라 히트나스에는 칼과 카린 가족들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무더운 여름날 행복하게 물놀이를 하며 웃던 소리,

추운 겨울날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며 흐느껴 울던 소리,

나른한 주말 오후 스르륵 잠든 순간,

일요일 오전 가족 모두 교회에 가는 시간,

크리스마스면 이웃들을 모두 불러 파티를 하던 소리, 

이 집에는 모두의 인생이 압축되어 담겨 있다.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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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2. 1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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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참 바빴다. 지금도 그렇고.

모르면서, 알고서도 바빴다.

새로운 업무, 계획에 따라 정해진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느라 바빴다.  

바쁘면서 시간은 흘렀다.

내 마음이 어떤지도 잘 알면서 모른 척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정신 챙겨보니 12월이다.

여전히 나는 해야 할 일 속에 있다.

나의 탁상 달력은 언제나 챙겨야 될 일로 깨알처럼 빽빽하게 적혀있다. 

그나마 한 달의 첫 주는 숨 돌릴 틈 있고.

3월 첫 출근부터 쓰기 시작한 수첩에는

하루가 멀다고 하루 하루 적어갔던 업무들이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다. 

나의 보물과 같은 노트이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업무를 했는지 미주알 고주알 다 적혀있다.

선생님들이 지나가면서 힐긋 보고 놀랜다.

완전 꼼꼼하다고.

어떻게 지금까지의 업무가 다 적혀있냐고.

'이렇게 하지 않으면 매번 다시 묻기를 반복해야하는데....

같은 일인데 자꾸 물으면 상대방이 짜증날 것 같아요.'

아...... 메모, 생각해보니 내가 잘하는 일이었다^^

 

 

 

낯선 곳에서 3월부터 지금까지 꾸역꾸역 일을 해왔다.

처음에는 몸과 마음이 함께 피폐되어가더니, 지금은 몸보다 마음이 지쳐간다.

일은 점점 익숙해졌는데, 마음 한 켠은 계속 여유가 없다. 

그 마음 한 켠 틈에 뭔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야하는데..........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저 이 시간마저 후딱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덩달아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적는 것도 공백이 생긴다.

나를 너무 내팽개쳤나?!

한 해가 저물어가는 즈음에 나를 생각하게 되다니........

'연희야, 너무 했네.' 혼자서 투덜거려본다. 

 

들꽃과 풀꽃, 집에서 돌보는 식물에게는 관심과 애정을 듬뿍 주더니

정작 나에겐 무관심했음을 고백한다.

나에게도 바람, 볕, 물 등등 필요한게 많은데....

힘들어서 시들시들한 잎도, 아직 틔워보지 못한 새순도 있는데.......

매일 조금씩 나를 가꾸는 마음 씀씀이가 필요할 것 같다. 

1cm 시리즈, 정말 재밌게 읽었는데 그 작가의 책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읽을수록 생각이 깊어지고 괜시리 마음이 좋아지는 책이 있다. 

의지를 솟구치게 할 정도로 실행력 '갑'으로 만들어주는 책을 만났다면 횡재했다. 

그러나..... 어쩐담...... 언제든 달달할 것 같은 내 마음이 뭉클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고장났나?

감정의 메마를 정도로 나란 사람이 변했나?

책에 대한 내 취향이 변했나?

바빠서 만사 귀찮고, 마음의 여유가 없나?

밑줄 긋고, 좋은 구절 메모도 했을텐데...........

나란 식물에 대한 '셀프가드닝'은 공감되지 않은 이유로 실패!

내 마음이 붕붕 뜨기까지 아무래도 시간이 흘러야겠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래도 내 마음을 챙기기위한 셀프가드닝은 필요한 법.

라면을 좋아하는데, 자주 먹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라면 먹는 횟수를 줄이기로.

엄마가 면역력 강화와 근골격계에도 좋고, 골다공증 예방 등에도 좋다고

흑염소 엑기스를 보내줬다. 잘 챙겨먹어야겠다.

한 팩 어제 마셔봤는데, 속이 부글부글했지만 본래 그런갑다... 하고 마신다. 

물을 자주 마시지 않았는데, 생각날 때마다 마신다.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늘 피곤해 피부가 까칠해져야하는데, 피부가 보들보들해진 느낌~

힘겨웠음에도 긍정적으로 마음 컨트롤을 자주 했나보다. 

 

 

일은 힘들지 않는데, 사람이 힘들다. 

방과후학교 업무 외 도서관 업무, 다른 업무도 복합적으로 맡다보니

일을 익히기까지 고생을 좀 했다. 담당 선생님과 합이 맞지 않았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하는 일들 모두 꽤 꼼꼼하게 처리하는 중이고,

담당 선생님은 입지가 곤란하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늘 겸손했고 배려하며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넬 때,

담당 선생님은 쎄~하면서 교만한 느낌이 들었다. 

자기 일은 잘 하지 않으면서 말은 그럴듯하게 하는.....

자기 섭섭한 것만 알고 다른 사람 불편하게 한 것은 모르는 사람.

'겸손하되 당당한 사람이 되는 것' 이 말이 내게 오히려 위로가 되었다. 

겸손함과 당당함에서 나오는 인격이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나를 가꾸는 마음씀씀이다. 

 

-내가 마트의 비닐봉지도 아닌데/146~147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내가 마트의 비닐봉지도 아닌데,

모두가 내 마음에 들 수는 없다. 그 사람이 갓 구운 빵도 아닌데,

누구에게나 맞는 다용도 비닐봉지가 되려 노력할 필요 없고,

맞지 않는 사람을 나에게 맞추라 강요할 필요 없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풀이 죽지 말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 때문에 날이 서지 말라.

감정 낭비, 시간 낭비, 나를 낭비하지 말라.

가장 상처 줄 수 있는 말을 고민하지 말고,

일부러 길을 돌아가지 말고,

SNS에 주어 없는 글을 올리지 말고,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입맛을 잃거나 

잠을 설치지 말라.

언젠가 끊어질 관계에 에너지를 쏟지 말라.

시간은 정리를 잘한다.

시간에게 맡겨라.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와 나에게 중요한 일,

내 몸과 마음의 에너지는 그런 곳에 쓰는 것이다.

관계는 선택과 집중,

나를 길바닥에 놓아도 되는 비닐봉지가 아닌

새로 산 가방처럼 대해주는 사람,

갓 구운 빵 냄새처럼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서로 잘 맞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다 보면

관계는 더 윤택해질 수 있다. 

관계는 숫자가 아닌 깊이다. 

 

 

나름  서툴지만, 나는 지금 잘 하고 있다.

어제 그토록 공감했던 말들 지금은 내 마음 곁을 내줄 수 없지만

다시 뭉클해질거라고 기대한다.

내 마음에게 시간을 내어주는게 지금 내게 필요한 셀프가드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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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2. 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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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까지 총 6년이란 시간동안 방과후학교 코디로 학교로 오며가며 했는데.

3월부터 방과후실무원이란 이름으로 학교로 첫 출근을 했다.

2~3시간의 잠깐의 시간이 아니라 교직원으로.

방과후학교 업무 자체는 낯설지가 않은데, 내게 새로이 부여된 이름과 또 다른 업무들은 낯설기만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하고 고민하면서 보낸 시간이 흘러 12월이 되었다.

이 낯선 환경에서 그럭저럭 잘 적응해왔다.

무엇보다 얼굴도, 성격도, 개성도 제각각인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층으로 항상 오며가며 했는데도 잘 몰랐던 다른 교실, '도움반' 교실.

그 곳에는 1학년 수0이와 4학년 명0이 6학년 중0가 있다.

특수교육 대상자로서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을 오며가며 수업을 받고 있다.

장애 학생이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경우도 낯설었고,

특수 학급이 일반 학교에 있는 경우도 드물었던걸로 알고 있는데....

새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구나!

하기사 올해 학교에서 받은 연수 중에서 장애 인식의 개선에 대한 온라인 연수를 들었다.

학교 교직원들은 해마다 필수적으로 이수해야하는 연수인 것으로 안다.

연수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너무 몰랐구나 하는 무지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조금 불편할 뿐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는 인식에서부터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넓혀가야 될 듯 하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내가 보고 싶은 면만 보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좋은 점, 불편한 점도 봐야 한다. 즉 장애인 개인의 결함과 강점을 함께 보는 것이

진정으로 장애인의 개개인성을 인정하는 길이 아닐까 싶다" (92쪽)

 

특수학급(도움반), 특수교육 대상자(들꽃), 특수교사, 통합교실, 일반교사 그리고 부모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처럼

서로 함께 같이 소통하면서 장애학생을 잘 키워내고 있는 노력의 결정체, 

한 특수교사의 특별한 수업 이야기, [이토록 명랑한 교실] 이다. 

특수학급을 이끌어가면서 만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 같은 아이들,

들꽃처럼 흔들리지만 꺾여지지않는 아이들로 키워내려는 선생님의 희망 담긴 이야기.

매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 매일 속에서 밝고 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만난다. 

가늠이 되지 않는 아이들, 울고 속상하고 웃고, 뭉클하고....

들꽃처럼 환한 아이들을 통해 선생님은 배운다. 

자기만의 속도로 자라는 아이들이기에 믿고 기다려주기를^^

 

"정말 할 수 있는게 없을까? 아니면,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충분하게 주지 못했을까?
물고기에게 하늘을 날아보라고 할 수 없듯이, 비장애 학생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뭔가를 하게 하면

장애 학생이 할 수 없는 것이 맞다. 그러나. '이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처럼 장애 학생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주면 장애 학생도 할 수 있다. 

사실 이 세상 모든 일, 별 것 아니다. 다만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좀 더 많이 넘어지겠지만, 괜찮다.

좀 더 많이 일어나면 된다. 그럼 언젠가 해낸다. (153쪽)

 

우리 학교 도움반에 4학년 명0이는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다.

말이 어눌하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얼마나 재잘재잘 얘기도 잘하는지......

금요일 학교 수업 다 마치고 도움반에 있다가 방과후학교에 수업받으러 간다.

도움반 선생님이 급한 일 있거나, 조퇴를 하면 1시간 정도 도서관에 있다가 가는데,

처음에 도서관 왔을 때 어눌하지만 말이 빠른 명0이의 말을 알아듣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귀를 쫑긋하고 아는 단어들이 나오면 맞장구를 치고, 못 알아들으면 가만히 듣는다. 

내가 명0이의 말을 알아 듣는데도 시간이 이렇게 걸리는데....

통합교실에서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소통하고 수업을 들어야하는

명0이는 얼마나 답답하고 어렵고 힘겨울까!

늦어도 괜찮으니 찬찬히 듣고 알아가기까지가 힘들지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없어질 것 같다. 통합교실에서는....

시간과 사회 속에서 길들여진 어른들만큼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이들에겐 진하지 않으니까.

얼마든지 희석되고 옅어질 수 있다. 

 

"어린이의 시선에서 통합교육은 어떤 의미일까? 

어린이들에게 통합은 세계와 세계가 만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세계가 만나는 것. 그래서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

그 세계에서 즐겁게 노는 것이다. 

장애는 극복해야 할 것, 약한 것이 아니라 그냥 개인의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231~232쪽)

 

도서관에서 하는 수업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4학년 전통놀이 시간이다.

아이들이 너무 자연스레 명0이와 함께 한다.

계기 수업을 할 때 6학년 아이들은 아무때나 소리지르는 중0에게 아무런 거리낌없이

'중0, 선생님 말 잘 안 들려. 그러니 조용~!' 말한다. 

보건수업 때 1학년 수0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1학기 때 조용하고 얌전했던 수0이는 어디로 갔을까?^^

발표도 먼저 한다. 똘똘해졌다.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하는 수업과 교실,

그 교실에는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 따뜻한 아이들이 있었다.

 

[이토록 명랑한 교실]은 특수학급에서 아이들의 눈과 마음을 수시로 맞추려고 노력하는

선생님의 땀과 눈물, 결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장애 아이들에게 언제라도 비빌 언덕이 되고 싶은 선생님.

천천히 서두르지않고 하나씩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간다. 

힘들지만 보람을 느끼면 그것이 뭉클해서 그 힘든 일을 또 하게 된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을까?!

이토록 명랑한 교실이 있었다니.... 참 귀하다. 

아이들 때문에.....

12월 추웠던 몸과 마음에 따뜻한 불이 지펴졌다.

아이들이 다시 보인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매번 고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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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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