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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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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를 읽으면서 느낀다.

올해로 77살의 시인에게 여전히 사랑은 '풋풋함' 그 자체였음을 확인했다.

나태주 풀꽃 시인의 시집,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

아...... 설레임 가득한 사랑 편지를 받은 듯 미소지어진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 언어를 마음에 품는다!

가슴 언저리에 음절, 단어, 문장이 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마음에 닿는 말이 되고, 노래가 된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그립다. 보내지 말 것을.....

어쩌면 상투적인 이런 표현들,

머릿속에 맴돌던 말들,

그러나, 오늘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말들은

아무렇지도 않은채 무심하게 지나간다.

시간이 지나면 후회가 될 것을....

젊은 사람도 쉬이 건네지 못할 말들을 

70대의 시인은 아주 자연스럽다. 

아.... 이런 감성은 어디 가서라도 못 배울 것 같은데.

말하듯이 시를 쓰고,

같은 것을 보되, 다르게 보는 시선이 부럽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만히 자세히 본다는 그 자체가 좋다. 

발걸음 멈추는 그 잠깐의 시간에 마주하는 풍경에 마음을 줄 수 있다는게

참 감사한 일임을 요즘 많이 느낀다. 

잠깐, 멈춤의 시간에 행복해지기를 빈다.

 

사랑

둘이 눈을 마주 보고 있었다

네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점점 너의 얼굴이 흐리게 보였다

왜일까?

실은 내 눈에 더 많은 눈물이 

고여 있음을 내가 몰랐던 거다. 

 

평범한 언어 속에 뭉클하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말이 詩,

이런 詩를 매일 하나씩 마음에 새긴다면

그 곳이 천국!

 

산행

급하게 올랐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길과

천천히 올랐다가

급하게 내려오는 길

둘 가운데서 내가

선택한 길은

천천히 올랐다가

천천히 내려오는 길

그 길에서 나는

초록색 바람을 만나고 싶고

은빛 새소리 보랏빛

제비꽃을 만나고 싶다

마침내 황토 빛 황홀한

노을에 가슴을 적시고 싶다

저만큼 앞장서 가는 너의

둥근 어깨를 보고 싶었다. 

 

문득, 사랑이란

다른 곳을 보고 다른 방향으로 가지만

마음 맞는 어느 지점에서 

서로를 뭉클하게 알아본다는 것.

따로 또 같이~!

 

그리고....

「네가 웃으니 세상도 웃고 지구도 웃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웃어야겠다. 

웃으면 웃을 일도,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는

평범하지만 신비한 마법의 주문!

그 오묘함을 믿는다^^

 

비 온다. 

풍경이 잠잠하다. 

마음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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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1. 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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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화되었지만, 나의 메모 사랑은 빛난다.

'습관화'란 말 대신 '물들임'이라 말하고 싶다.

시간의 물들임....... 빛바랬지만 소중한 내 삶의 흔적들.

그 삶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책장 한 켠에 시간 속에서 나와 머물렀던 흔적이 고스란히 꽂혀있다. 

30년 이상이 된 노트와 일기장, 파일.......

 

 

어렸을 적부터 할머니 따라 교회를 다녔다.

초등학교 때는 그냥 무작정 마음내키는대로 들락날락했고.

중,고등학교 때는 홀로 외톨이 믿음이지만 신앙생활 나름 열심히 했다.

예배를 드리고, 목사님 설교 말씀 메모를 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에 집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부모님이 자주 다투셨기에 마음이 허해서 날마다 일기를 쓰면서 내 마음을 다독였다.

책을 읽고 정리하고, 신문 사설을 오려 스크랩하는 것도 왜 그렇게 좋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그 때의 나는 평범하면서도 특이했다. 

어쩌면 일상의 소중함을 알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지금도 여전히 메모하는 물들임이 삶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런 소탈함과 평범함을 즐기는 내가 담백하니 좋다. 

 

책「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읽었다. 

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끌렸다. 

그런 사물이 은연중에 내 삶과 내 시간과 함께 했으니까.

한편, 물건과 위로란 단어에 미소가 번지면서 아려오는 이 두가지 마음이란??? 

사람에게서 받아야 될 위로와 표현해야 될 감사가 아닌

물건에게서 받는 감정의 온도가 낯설다.

저자의 애착 물건에 대한 기억이 때론

따뜻하게, 아련하게, 슬프게, 행복하게, 위로로 버무려져있다.

애착 물건이 있음은 회상이면서 추억이다.

좋든 좋지 않았든 어쨌든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또 오늘이란 시간을 살아내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건 분명하다. 

 

 

덩달아 애착 물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끼고 좋아하는 물건들이 생각났다.

과거로 데려다주기도 하고,

현재의 시간과 함께 하면서 소중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이 책 「물건이 건네는 위로」를 통해 소환된다.

 

식물을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탐 낸다. 

기다랗게 자란 잎을 다시 떼어내어 빈 화분에 삽목을 해주고,

반들반들 파릇파릇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보며 뭉클해한다.

손으로 잎을 쓰다듬으며, 예쁘게 잘 자라주었구나! 

그 앞에서 쪼그려앉아 칭찬해주는 내가 있다.

생명을 키우는 일은 사소하지 않다. 

 

나는 알록달록 문구류가 너무 좋다. 

일하는 곳에서 내 눈에 잘 보이는 자리에 늘 있다. 

아이들이 탐 내는데, 다른 것은 아낌없이 줘도 저 문구류는 절대 안 준다. 

7년 동안 방과후학교 업무를 하면서 나와 함께 한 아이들이다. 

아마 몇 년 뒤 다른 학교로 옮기더라도 꼭 가져 갈 나의 애장품이다. 

사람들은 저게 뭣이 그렇게 소중할까? 싶기도 하지만.....

 

책장 가득 책도, 탁상달력도, 향기볼펜도, 5년째 쓴 가계부 등 

모두 내 손에 익숙했고 정 들었던 물건들이다.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새삼 내 삶 속에서 있었던 것 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던

물건들이 합창하듯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었든, 필요에 의해 함께 해왔던 것들인데....

그랬구나....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구나!

모두 저마다의 존재 이유가 있다. 

유무형으로 서로에게 닿는다. 

 

어딜 가든 책 한 권은 늘 가방 속에 넣고 다닌다. 

오래된 습관이자 시간으로 맺은 친구이다.

그냥 맨 손으로 어딜 나간 기억은 없다. 

익숙했지만 소중한 줄 몰랐던 물건을 새롭게 보는 시선이 필요할 듯 싶다.

다정하게 이름 부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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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1. 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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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고 자라는 생명이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호흡하는 생명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특히, 해마다 계절마다  환경이 다른데도 피어나는 식물은 나에게 반가움을 안겨준다.

하나씩 이름을 알아갈수록 더 궁금해진다.

그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눈에 띄이면 이름을 불러준다.

3월, 봄꽃처럼 화안한 아이들을 만나고 그 이름을 불러준 것 처럼

계속 이름을 속으로 되뇌인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도 좋고, 너도 좋으니까^^

만난 식물을 그림으로 계절의 어울림과 함께 표현하면 얼마나 좋을까?

쉬이 잊어버리지 않을텐데.......

내가 그린 식물 그림 들여다볼수록 처음 만났던 그 감흥들을 느낄 수 있을텐데......

새롭거나 애틋하거나 등  [식물과 나]의 만남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스토리가 될텐데.....

그림 그리는 것에 영 소질없는 나를 탓해보게 된 책, 「식물과 나」이다. 

 

식물세밀화가, 들어봤지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직업군이다. 

살아가면서 우리네 개인의 삶과 이어주는 접점이 없으니까. 

이렇게 책을 접하면서 나와의 접점을 찾아간다.

어떤 접점이냐고? 식물에 관심이 있다는 것.

비록 봄여름가을겨울에 피어나는 꽃과 나무, 풀꽃과 들꽃 이름 몇 개 알고 있지만

그 식물에게 이름을 불러줄 수 있음에 관심의 첫 시작이라 생각된다.

언제 어디서 만나도 당황하지않고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는 것....

식물세밀화가는 못 되더라도 식물을 조금이라도 아는 것에 대한 예의라 생각한다.

 

"식물세밀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꽃과 수술의 개수를 일일이 헤아려보거나 자세히 들여다 볼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하며 안을 들여다볼수록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을 깨달아간다.

특별하고 희귀한 존재가 아닌

평범하고 보편적인 존재의 가치와 아름다움도."(78쪽)

 

 

식물세밀화가는 식물의 피고 지는 한해살이와 함께 한다. 

봄여름가을겨울에 피어나는 식물을 유심히 관찰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고, 잎이 돋아나고, 씨앗이 영글고, 뿌리의 뻗힘까지

모든 식물들의 시간에 식물세밀화가가 맞춰야한다.

적당한 때를 넘기면 몇 년을 기다릴 수 있다. 

모든 식물의 생태를 기록으로 남기는 중요한 책임을 맡은 사람이 식물세밀화가란 생각이 든다. 

때마다 식물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느끼는 생명의 오묘함과 신비와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책 「식물과 나」를 읽으면서 나는 내 주변을 자주 두리번거린다. 

내 시선이 닿는 곳마다 식물이 있다.

보는 것 만으로도 좋은데, 키우기까지 한다. 

푸릇푸릇한 식물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그 자체가 좋아서. 

오늘 피고 지는 수많은 들풀과 들꽃이 

맞지않는 척박한 땅에 뿌리내려 환경에 적응하고 반응하면서 

자기의 몫을 살아낸다. 

 

 "우리 집의 사철을 어떻게 꾸밀까 하고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계획을 하는 즐거움에 의욕이 솟아올랐다면

당신은 이미 한 사람의 원예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예대백과>

 

식물세밀화가가 시간을 들여 관찰해서 그린 식물의 기록이 다정다감하다.

다른 식물도감을 펼치지않고도 보는 재미가 있다.

식물의 이름만 알았는데 환경에 맞춰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을 알게 되고,

민감한 기후나 토양의 변화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모습에서 강인함과 애틋함을 본다. 

 

"식물마다 다양한 털을 갖게 된 이유는 식물의 형태만큼이나 제각각이지만,

대개는 스스로 열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지고 먹을 때 따갑고 까슬거리는 복숭아털이지만, 그 털이 식물 스스로 열매를 보호하는

장치라는 것을 알면 무턱대고 싫어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촘촘하게 난 털을 보면 그 털을 뒤집어쓴 식물이 안쓰럽고 가엽게 여겨질 때가 많다. 

식물의 형태는 언제나 그들이 살아온 역사를 말해준다."(113쪽)

 

「식물과 나」책에서 '복숭아털을 만지며' 이 부분이 특히 좋았다.

'복숭아 털' 하면 알레르기로 바로 이어지는 그릇된 편견이었다. 

신의 과육을 보호하기 위한 복숭아털이 없다면 맨들맨들 보드랍고 달콤한

복숭아 맛을 제대로 음미 할 수 없겠지. 이제는 다르게 본다.

조금이라도 흠집 있고, 보기에 안 좋은 열매들은 그 생김새에 이유가 있다.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미워할 수 없는 뾰족가시이다.

 

시간이 안 갈 듯 하면서도 어느새 겨울에 접어들었다. 

활발했던 생장은 멈추고, 안으로 깊숙이 웅크려야되는 시간이다. 

화려하게 피워낸 시간도 있었지만 보통의 날처럼 평범하게 존재했던 시간들이 더 많았다. 

그 평범했던 시간도 충분히 가치있었고, 빛 났다. 

식물의 사계와 함께 내 삶도 잠잠히 생각해본 시간이었다. 

시간이 모여 계절을 보내고, 돌아보니 삶의 흔적이 되었다. 

 

쪼그려 앉아서 작은 풀꽃을 들여다보았던 시간도 생각난다. 

지금은 추워서 땅도 흙도 얼지만.... 그 속에 생명이 여전히 자라고 있겠지.

안 보인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니까.

식물은 자연스레 시간에 그 흐름을 맡긴다. 

나도 시간 속에 내 삶을 맡긴다. 

겨울이지만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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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1. 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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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글을 조금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작가에 대한 로망이 있다. 

쑥쓰럽고, 민망할지라도 자기가 쓴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반면, 일기장에 쓰거나 메모를 하거나 쓰는 것 자체로 즐겨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만의 일상적인 글을 오랜 시간동안 써왔던 사람들.

혹시나 나도 몰랐던 숨겨진 글쓰기 재능이 있었던 것 아닐까?

제 시간에 발아되지 않는 씨앗이 있듯이 늦었지만 글쓰기에 눈이 번쩍 뜨인 사람들.

 

왜 어떤 사람들은 이토록 쓰는 것에 대해 목말라할까?

글쓰기의 매력에 한 발 담그고, 기어코 두 발까지 담근 사람들은 안다.

쓰는 것에 대한 효용을.

아마 있는 그대로의 자기의 마음을 가장 잘 볼 수 있으니까.

취미나 특기라 할 수 있는 분야 중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돈도 거의 안 들면서

나름 아주 다르게 보이는 고상할?수 있는 특별함이랄까?

쓰는 사람들은 계속 쓸 수 밖에 없다.

 

글쓰기에 이력이 붙었다면, 책 쓰기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예전에는 유명한 사람, 돈 있는 사람, 글쓰는 재주가 특별한 사람들이 책 쓰기를 했다.

요즘에는 누구나 상관없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평범한 사람들이 많아졌고,

책을 출판할 수 있는 마당들이 넓어졌다.

출판사에 투고하거나, 신춘문예나 언론사 공모전에 작품을 공모하거나

여전히 레드오션이지만 그럼에도 기회가 된다.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브런치 작가가 되거나, 독립출판을 통해 개성을 표현하거나.

크라우딩 펀딩이나 웹소설에 이르기까지 글쓰기 도구 하나를 가지고 자기만의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은 무궁무진 다양해졌다. 

그럼에도 기본은 '글쓰기'란 무기가 잘 갈고 닦아져 장착되어져야 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고 글 쓰는 사람들에게 책 쓰기에 관한 책은 여전히 인기몰이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어떤 동기부여를 해주거나, 나도 혹시? 라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정답은 아니더라도, 해법은 근접할 수 있으니까 자꾸 그 쪽으로 눈이 쏠린다.

장강명 작가의 「책 한번 써봅시다」이다. 

 

보통 글쓰기에 대한 책은 사뭇 진지하고, 읽기에도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진지하지도 무겁지도 않아요' 라고 말하는 듯....

명랑하고 유쾌한 만화책을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쓰야한다는 방법론보다 작가의 날 것 그대로의 글쓰기 삶이 펼쳐져있다.

어떤 형태로든 제한적이지않고 답이 정해져있지않는 문턱이 낮은 글쓰기라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글쓰기로 책을 내거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을까?!

이 방향이 지금 우리의 독서 문화나 출판 문화가 나아가야 할 적절한 해법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생태계의 다변화, 다양한 개성과 취향, 나이 불문 온오프/언더라운드의 경험 많고 연륜있는

작가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문화는 특별한 계층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같이 향유해야 하는 것이니까. 

 

뭔가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여기를 펼쳐 읽어도 좋고, 건너뛰어 저 글맛이 좋겠다....

에세이, 소설, 논픽션, 칼럼 등 쓰기에 관해 어렵게 돌려말하지 않고 조근조근 쉽게 말해준다.

글 쓰기의 재미를 통해 책 쓰기에까지 이르게 하는 이른바 자전거 처음 배우듯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아주 평범하면서 소박하게.

넘어져도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서 배우는 자전거 타기처럼.

역시나 기본은 탄탄한 글쓰기이다.

지금은 재능보다 자기만의 이야기(history)가 각광을 받는 시대이다.

자기 분야에서 일을 하고,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로 건넬 수 있다면

충분히 책 쓰기 가능하다.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내 이야기도 책이 될 수 있다고?
삶으로 노래하고 마음에 새기고 글로 쓰는 세상이 도래했다. 

 

"쓰는 사람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작가가「책 한번 써봅시다」빌어 책 쓰기를 강조하는 이유이다.

만족감, 기쁨, 평안함 이런 감정들은 오래 남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남으려면 역시나 써야한다는 것.....

글 쓰는 사람이라면 깊이, 함께 공감할 것 같다. 그 기분이란걸!

오랫동안 해왔던 글쓰기를 습관적 물들임과 더불어 기쁘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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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1. 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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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 아니더라도 소박하게 그려진 그림에 눈길이 간다.

카드와 이모티콘, 수첩 등 그려진 그림은 아기자기 마음에 오래 남는다.

삶과 마음의 거리감 차이인가보다.

읽어내야하고 이해해야 될 것 같은 명화와 내 삶 가까이 풍경을 담은 민속화와의 차이~~

왠지 익숙한 느낌의 풍경을 본 것 같다는 것 때문에 친밀감을 느낀다.

책 「내 사랑 모드」이다.

 

 

캐나다의 사랑받는 화가, 모드 루이스의 작품이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림인 듯....

그래, 미국의 모지스 할머니!

그림의 화풍이 소박하니 닮았다.

모지스 할머니는 7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면서 멋지게 삶을 꾸려나간 모습이 생각난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도 따뜻하다. 

 

비슷한 듯 차이가 났다. 

모지스 할머니와 모드 루이스의 그림.

아마 살아왔던 삶의 환경 차이 때문이 아닐까!

그 환경은 오롯이 그림 속에서 표현된다. 

 

 

모드 루이스에 관한 영화 <내 사랑/2016>을 보았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

좋은 계절에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가 보고 싶어서. 

볼만한 영화를 넷플에서 검색하다 내 눈에 띈 영화였다. 

 

 

모드의 그림은 입소문이 났고, 구매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직업 화가가 아니라 그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모드 루이스의 삶,

그림은 살아 움직일 듯 선명하게 마음 속으로 들어오는데,

녹록치않았던 삶으로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 스며든다. 

 

구두쇠 스크루지와 닮은 에버렛도 성격적으로 모난 부분 있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드의 삶에 함께 거함에 있어서는 많이 아쉽다. 

거주하는 집의 환경에 신경써줬더라면 

모드의 행복한 시간이 조금 더 연장되지 않았을까?!

영화와 다르게 책에서 모드의 그림을 보며 사연을 알고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깊어진다. 

 

 

모드와 그의 옆지기가 된 에버렛, 그리고 길가 아주 작은 오두막.

열악한 환경에서 탄생한 모드 루이스의 작품들.

모드 작품 속 영감은 어릴 적 추억과 현재의 삶이 그림의 재료가 된다. 

 

신체 장애를 가지고 있고, 사람과 소통하는데도 힘들지만

그녀 삶을 지탱해주는 그림이 있었기에 가난해도 행복했다.

사람들이 겉으로 판단하는 것과 모드가 느끼는 삶의 행복 가치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모드와 에버렛의 작은 오두막집, 햇살 한 줌 들어오고...

벽면과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스토브, 창문과 출입문, 바깥 벽면에

모드가 그린 그림들이 있다. 

고양이, 개, 사슴, 새와 말, 산과 집, 썰매, 부두, 고기잡는 배, 꽃과 나무, 바다풍경...

특히, 모드가 그린 겨울 풍경에는 하얀 눈과 푸릇푸릇 초록이 공존한다.

겨울에도 꽃이 핀다. 

어렸을 때 마주하던 자연에 따스함을 입혔다. 

 

내성적인 모드의 성격처럼 그림에 사람들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함께 한 남편 에버렛이 모드의 그림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모드에겐 에버렛이 가장 따뜻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인 듯.

모드는 그림을 그리고, 에버렛은 모드의 그림을 팔고.

생선과 땔감을 팔던 에버렛이 모드의 그림을 흥정하고 판다. 

늘 바빠 처음에 가정부를 구했던 무뚝뚝한 에버렛이 살림을 한다. 

에버렛에게 모드는 인생 2막의 시작이요, 로또인 셈이다. 

 

"모드는 자신의 그림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을 예술가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모드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은,

평범한 시골 아낙이 마을의 가을 축제에 내다 팔기 위해

예쁘게 만든 앞치마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

 

오두막집을 자신의 터전으로 기꺼이 받아들였기에

에버릿의 아내라는 사실이 기쁘고, 자랑스러웠던 모드.

안정적이고, 존중받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사실.....

붓 하나만 있으면 만족하는 모드의 삶.

사람들이 누군가를 향해 왈가왈부할 삶이란 것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모든 삶이 자신의 선택이고,

모드는 자기에게서 '좋은 편'을 택했다. 

그래서 겨울에도 꽃이 필 수 있는거다^^

 

내가 가진 것을 보물로 여기고,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아내야겠다.

겨울 눈 속 전나무에도 알록달록 예쁜 꽃이 피었듯이

내 삶에도 꽃이 피기를!!!

 

 

 

 

 

「내사랑(2016)」사랑하려면 이들처럼♥

심한 관절염으로 삶 전체가 불운한 여인이 있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돌봐 줄 사람은 오빠만 남았다. 그 오빠란 사람은 부모가 남매에게 남겨준 집 한 채를 팔아먹었다. 여동생은 숙모에게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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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1. 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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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관절염으로 삶 전체가 불운한 여인이 있다.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돌봐 줄 사람은 오빠만 남았다. 

그 오빠란 사람은 부모가 남매에게 남겨준 집 한 채를 팔아먹었다. 

여동생은 숙모에게 맡기고.

숙모집에서 아무런 의미없는 삶을 이어가는 중에 잡화점에 들른 사람 사이로 

가정부를 구한다는 말을 듣게 되고, 여인은 게시판에 붙여진 구인 광고를 떼어내고

무작정 그 곳으로 간다. 

 

"에버렛 루이스에게 연락 바람"

 

누구에게라도 의지할 곳 없는 여인은 홀로서기를 준비하려고 한다.

가족보다 더 소중할 수 있는 그녀의 소지품, 붓과 페인트는 꼭 챙긴다.

그리고 구인광고를 낸 그 남자, 에버렛의 집으로 향한다.

구부정한 몸으로.

 

 

넷플릭스에서 영화 검색을 하다가 보게 된 영화, 「내사랑(2016)」이다.  소개글에,

"한 여인이 있다. 못생기고 성치 않은 몸, 궁핍한 삶. 그러나 돈을 벌기 위해 당도한 한 남자의 집에서

기적같은 삶을 그려간다. 훗날 화가로 명성을 떨친 그녀의 이름은 모드 루이스.

전 세계를 아름답게 물들인 로맨스 실화."

 

오랫만에 영화를 봤다. 이 영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영상이 아름다웠고, 배우들의 연기가 과하지않고 자연스러워서 좋았다. 

 

 

넓게 펼쳐진 텅 빈 거친 풀밭과 빽빽한 나무숲 옆 도로에 아주 작은 오두막집.

그 곳에 생선이며 땔감나무를 파는 남자, 에버렛이 있다.

에버렛에겐 집 안을 청소해 줄 가정부가 필요했고, 모드에겐 돈이 필요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함께 살아간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모드는 집 안의 벽부터 시작해 계단, 창문, 외벽과 문까지

그림을 그린다. 평범하지만 삶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따뜻한 그림들.

거친 남자 에버렛도 모드를 인정해주고, 둘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랑하는 존재가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에버렛과  바람과 같은 마음이 머물 것 같지 않은 에버렛을

부드럽게 길들인 모드의 순애보적인 사랑 때문에 마음 속 울림이 크다.

 

'부재와 병'이란 상처와 아픔을 가진 에버렛과 모드이다.

분명 성장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한창 사랑 받고 자라야 할 때 충분히 사랑을 받지 못했기에

성격적인 결함과 모난 부분이 있다. 어떻게든 살아내려면 그 모난 부분을 숨겨야 한다. 

표가 나기에 사람과 어울림이 없는 안으로 더 깊숙이 숨을지도 모른다. 

상처가 있는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사람이 된다.

 

"내 인생 전부가 이미  액자 속에 있어요 바로 저기요"

 

모드가 없는 오두막은 더 작아보였다. 

모드가 곁에 없는 에버렛에게 어떤 계절은 더 차고 황량해보인다. 

모드가 없는 오두막에 어둠이 내렸다.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해보이는 모드. 

퉁명스러워도 툴툴거려도 모드가 해달라는 것 다 해주는 자상한 에버렛을 향해

소녀같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모드의 모습에 뭉클해진다. 

 

모드가 가족 중에서 가장 잘 살아낸 인생이라고 모드의 숙모가 말한다. 

사람들의 눈에 에버렛이 모드를 만나 인생 폈다고 얘기하지만.....

삶의 의미를 어디에 부여하고 어떻게 살아내는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모드도, 에버렛도 좋은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 선택에 따라 함께 삶을 일궈내야 하니까^^

진부하겠지만, 사랑은 분명 상황을 이겨내게 한다. 

이 가을에 따뜻한 영화를 만났다.

 

 

[유튜브; Mary margaret O'hara - Dear Darling (Maudie Original Soundtrack) 영화 내사랑 2016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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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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