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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1. 1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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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다.

빽빽하게 써 내려간 계획들을 하나씩 이뤄나가는 성취감과 만족감은 어떨까?

그럴듯한 버킷리스트란 것도 없이 하루를 살아내기에도 빠듯한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하고 싶은 일보다 하기 싫어도 해야되는 밥벌이 삶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삶을 살아내고 웃게 하는 것은 일상의 아주 작은 평범함에서 비롯된다. 

요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먼 데 있을 것 같은 버킷리스트 속 행복보다 지금의 소확행을 수첩에 적는다면 행복해질 것 같다.

떠난 후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설레고 행복해지는 여행처럼.

보물 찾기하듯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연습도 필요할 듯 싶다. 

책, '「호호호」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읽었다.

현재 영화감독인 저자가 꺼내본 행복의 기억들을 엿보았다. 

어렸을 때 부터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저자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저자는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고, 태권도를 하고 등등 여러가지를 해보았지만 신통찮다. 

남들과 비교가 되면서 재능이 없나보다 결론으로 마무리되는 삶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일을 계속 벌린다. 내가 지금 행복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되려고 많은 일을 시도한 건 아니었다. 

그냥 좋아하다보니 오랫동안 습관처럼 하게 되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것은 많다.

갑자기 말하려고하니 무엇을 먼저 말할지 우선순위가 헷갈리지만.

좋아하는 것을 말할 때 특히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 

그 목소리를 잠잠히 잠재우는 것은 상대방의 '워워~~' 주의를 받고 기어가는 목소리가 된다.^^;;;

 

누군가 내 도움이 필요하거나 물어볼 때 얘기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음식 이야기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친다.

찬 바람이 스며드는 요즘 같은 날 생뚱맞게 고구마 튀김이 먹고 싶어서 출근 전 이른 아침에 

넓은 볼에 기름 넉넉하게 붓고 튀김가루로 고구마를 노랗게 튀기는 그 바삭함과 노릇노릇한 색깔의 조화...

옆에 선생님이 말하는 동안 이미 입 안에 침이 고였다.

당장이라도 해 먹을 기세로 눈이 반짝반짝~~~

고구마 뿐 아니라 단호박도 튀겨먹으면 포슬포슬 달콤한데... 

따뜻할 때 바로 먹으면 is 뭔들... 안 맛있을까?!

 

 

사소한 얘기들은 말하는 사람과 들어주는 사람의 쿵짝이 있으면 같이 행복해질 수 있다. 

사람마다 좋고 싫음의 호불호도 있고, 그냥 마냥 좋은 호호호도 있다. 

취향과 기호 차이일 뿐 호불호가 줄다리기 할 때 매번 마음의 선택이다. 

선입견 없이 그냥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니 평안해졌다. 

 

책, '「호호호」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 읽다보니 잠깐 잊었던 것들이 생각난다. 

언제 마음껏 웃었지? 마음 한 켠 내어주었나? 나는 말을 잘 들어주나?

감정이 앞서서 욱~하지는 않았는지... 섭섭증 때문에 마음이 쪼그라들지 않았는지...

마음이 불편하면 감정 소모가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른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여전히 커 가고 있다. 

 

저자의 좋아하는 것 찾기는 지금도 여전히 ~ing일 것 같은데.

영화와 드라마, 문구, 완구, 노래방, 여름 등등 그리고 글쓰기까지 첨가되지 않았을까?

나는 어쩌다 내동댕이쳐진 식물들을 다시 볕으로 끌어다놔서 키워봐야겠다.

집에 식물들은 내가 못 키워서인지, 환경이 맞지 않아서인지 시름시름 앓는데

도서실에서는 너무 잘 큰다. 시원찮게 들어와서 꽤 그럴듯한 건강한 식물로.

들르는 사람마다 놀랜다. 너무 잘 키운다고.... 내심 부끄러움이!~~ 아닌데...

그래도 내 마음 준다는 느낌이 좋았다. 

아이들도 자주 찾아온다. 곁을 내주는 내가 편한가보다. 

좋아하니 저절로 사랑스러워 보이는 마법이 통하는 학교다. 

나를 많이 웃게 하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아주 소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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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1. 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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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음으로 덤으로 얻은 것은, 내가 지금보다 조금 더 낫은 사람이 된 것 같다는 것.

낫다는 의미는 내 위주의 삶에서 주변의 사람과 자연, 사물을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나의 내면을 생각한다.  

책 속의 명화(그림)을 본다는 것은 틀에 박힌 생각들을 교정시키는 것 같다. 

아울러 화가는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담았을까?

그림 속에서 삶의 흔적들이 어렴풋이나마 보인다. 

그들의 깊숙한 삶의 깊이를 알기까지 얼마나 많은 책들을 통해 그림을 봤을까?

책「그림의 진심」을 읽었다. 

보는 재미를 넘어서 그림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화가들의 생각들도 읽고 싶기에.

잘 정리된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그림을 본게 아니라 읽었다...

 

 

그림 속에서 시대적 배경을 읽고, 흐름 속에서 탄생된 사조들은 시대의 아이콘이 된다. 

뜨는 사람이 있고, 계승되고 변화된다.

이전과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이 화가들에겐 익숙한 듯 싶다. 

같은 주제와 대상을 그리더라도 표현된 그림의 의미는 상반된다.

화가가 마음을 읽어내기까지는 섭부른 단정은 금물!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화가의 진심에 닿는 일이었다. 

그림이 다시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화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고, 화가를 향한 연민의 마음이 담겨졌기 때문이다. 

 

 

화가들의 자기만의 색깔 찾기가 이어진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은 외면당하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는 자신만의 화법을 구축하고 세상 밖으로 걸어나온다. 

두려우면서도 상기된 긴장감 반 설레임 반으로.

헤르만 헤세의 책 <데미안>에서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내 안의 한계를 부수고 밖으로 나와야하는 일은 위험하고 어렵다.

그렇다고 알 속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알은 잠시 머무는 공간일 뿐이다.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 

누군가와 차별된 색깔과 다름은 쉽게 눈에 띄이고 편견이 자리하기 쉽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길잡이가 되고 참고가 된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어쩌면 화가들의 자부심이라 생각된다.

 

 

누구에게나 위로가 되는 그림 한 점이 있다.

이해되지 않아도 그 그림 앞에만 서면 평안하다는 느낌을 받는....

그림에 대한 많은 책을 읽었지만 역시 그림은 이해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마음 가는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었다. 콕 찝어 이 그림이 위로가 된다라고 말할 수도 없다. 

때마다 그림은 다르게 다가오니깐. 

그림 속 화가의 삶에서 받는 위로가 크다. 그들도 나와 비슷한 성정을 가진 보통의 사람이구나.

이 연대감이 겉으로 화려해보일 수 있는 그들의 삶과 평범한 나를 이어준다.  

화가가 느꼈던 감정으로 그렸던 그림이 다가온디. 말을 한다. 괜찮다고....

 

 

늘 그림을 보면서 시선은 쓰여진 글과 그림으로 쫒아다니기 바빴다. 

아제는 그렇게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글을 읽되, 그림을 더 많이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림의 사연을 알고 나면 화가도 그림도 애틋함으로 다가온다.

잊어버리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림을 통해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부담감으로 읽어내려갔던 그림 읽기가 진정한 그림 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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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0. 2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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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뿌듯하고 좋다. 

반면 함께 일하는 곳의 사람들은 피하는 일이다. 아주 오랫동안.

해야 될 일 자체가 많거나 더 신경쓰야되고 챙겨야 될 일들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꽤 오랫동안 얕게 해왔던 일이지만, 이젠 깊숙하게 들어가야하는 내 일이 되었다. 

이 일로 인해 밥벌이 할 수 있고,  한 개인에게서 만족하며 즐겨하는 일이란 많지 않은 법이니까. 

일상에서 한 우물을 파는 것도 대단하지만, 여러 우물을 파며 그것대로 즐기는 삶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 

개인의 삶에서 자기를 규정하는 수식어가 많다는 것은 재능이 많거나 취미 부자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어슴푸레 꿈에 닿는 일 일수도 있으니 이래저래 좋은 것 같다.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 국어학자가 들려주는 나무, 말, 음악에 관한 정겨운 이야기

책「꿈을 찍는 공방」의 저자 이야기다.  그 삶에 사랑이 듬뿍 느껴진다. 

책 표지와 제목만으로도 소설인 줄 알았는데, 삶의 향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야기였다. 

소설이든 에세이든 다 괜찮다. 누군가의 삶을 엿보면서 내 삶에 아름다움과 밝음이 입혀져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선한 마음의 동기부여가 되니깐. 

이참에 나도 지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이만치의 인생과 삶, 하고 있는 일들 그리고 취미라 부를 수 있는 자잘한 일들.... 조금씩 하고 있구나!

성과를 내어야지 조바심의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들 즐겁게 하는 것도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다. 

전문가처럼 탁월함이란 것, 없어도 되는 그냥 일상의 나와 마주한다. 

 

 

사람은 자기 마음 가는 것에 시간을 붓고 애정을 쏟는다.

식물을 마주하는 내가 식물에 대해 가지는 생각은 물꽂이를 하고 꺾꽂이를 하는 돌봄으로 연결되듯

하나의 고양이 유튜브 채널을 계속 봐왔는데 일상에서 고양이에게 거리낌없이 다가가듯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책을 읽는 행위의 물들임 등등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랑이 책「꿈을 찍는 공방」에 가득 묻어난다. 

그 소소함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나도 경험하는 일이라 친밀감으로 다가온다.

 

첼로를 사랑하는 목수는 나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사회에서는 국어학자로 지역의 토박이말(방언이나 사투리)을 찾아  우리말을 연구하고,

음악에까지 이어지는 그 깊이가 탁월하니 삶을 지혜롭게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구나!

이런 삶을 살아내기까지 기울였던 노력의 흔적들을 생각한다.

나무의 나이테가 아무 의미없이 아로새겨진게 아니듯 사람의 삶도 그렇겠다....

읽으면서 자꾸 마음의 온도가 올라가듯 진심으로 삶을 사랑하는게 어떤건지 뭉클하다.

 

 

많이 웃자, 하늘을 수시로 올려다보자, 무시로 감사하자! 요즘 내 삶의 물들임 주제다. 

삶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과 부담감이 있다. 

함께 있지만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내는 것은....

지금 나는 행복하고 싶고,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기에 함께 있는 그 시간 자체가 선물이기에.

 

학교에서 점심을 먹고, 믹스 커피 한 잔 든든하게 마시고,  배드민턴을 친다.

파아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다. 

늘 앉아만 있는게 습관이 되어 운동 부족이란 것, 머릿속으로는 너무 잘 안다. 

머릿속에 저장된 그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마음껏 웃는다.

저 멀찍이 있던 사람과의 관계도 가까워지고 두터워지고, 감사함은 덤이다.

거창한 꿈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멀찍이 그 꿈은 현실이 된다....

아주 작은 물들임에서부터 꿈은 시작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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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0. 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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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뿌듯하다. 

많은 책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삶을 엿보았고, 동경해왔다.

특히 화가의 그림과 삶의 궤적을 엿보며 알아간다는 것은 또다른 기쁨이다. 

아주 낯설고 생소한 화가 한 명을 알게 되었다. 

천성이 밝은 화가라고 말하고 싶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화가 라울 뒤피(1877년)의 말이다. 그의 그림 스타일을 보면 역시 라울 뒤피스럽다....

여러 화가의 그림과 삶을 함께 읽는 책에서 라울 뒤피를 알았다.

이 말이 얼마나 내 마음에 위로가 되었는지.... 그래서 화가 라울 뒤피의 그림을 더 보고 싶었다.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읽고 나니, 그의 삶이 비로소 조금 이해되었다. 

 

본래부터 천성이 밝은 사람은 없다. 상황 속에서 삶의 무늬는 만들어져간다. 

어떤 무늬를 만들지는 그 사람의 선택이다. 라울 뒤피는 삶에 대한 긍정과 밝음을 택했다. 

그 선택으로 자신을 어떤 정해진 틀과 한계 속에 가두지 않았다.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 것을 했다. 

사람들은 한 가지만 잘 해서 그 분야에 탁월해라고 자꾸 부추긴다. 

그러나, 변화를 무서워하지 않는 라울 뒤피다. 

 

행복을 그린 화가라고 표현하지만, 정작 그림에는 아름답고 기쁜 그림만 남긴 것은 아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그의 그림은 인상파-야수파-입체파를 넘나든 자유로움 그 자체였다. 

어떤 화파에도 속하지 않았으니 그에 대한 평가는 박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그는 그림 뿐 아니라 패션, 장식미술, 도예, 건축, 가구, 공공미술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릴 수 있다면 어떤 도구가 되든지 그의 손에서 작품으로 완성된다.

 

 

확고한 그의 예술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스타일은 그냥 만들어지는게 아니었다. 

라울 뒤피에겐 회화가 기본이다. 기본 위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켜 나가는 것!

모든 삶이 그렇지 않을까? 기본에 충실한 삶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는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라울 뒤피를 보면 주변의 친구들도 다양했다.

자신만의 독자적인 화풍을 추구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개성도 존중해줬고,

예술 활동에 필요한 부분도 쉽게 받아들이고 접목했다.

폐쇄적이지 않은 유연한 사고, 라울 뒤피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라울 뒤피 스타일, 21세기 요즘 코드와 딱 맞지 않을까? 왠지 대박 날 것 같은데...

 

 

뒤피의 그림을 보면 볼수록 끌린다. 가벼운 듯 가볍지 않은 뭉클함이다. 

그림은 진지하면서 스토리가 있다. 화가가 동경하는, 말하고 싶은 그 무언가가 함축되어있다.

선은 가늘되 색감은 밝고 풍성하게, 추억의 한 자락을 이끌어내는 듯...

모든 작품 속에 자신의 스타일을 담아냈다. 

그 시대의 전쟁 중에도 라울 뒤피의 작품을 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을까?

예술가들도 한 시대를 표현하면서 시대적 책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과소평가된 라울 뒤피의 삶을 다시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재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이끌어낸 

작가의 내공이 매번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이 작가를 통해 칼 라르손과 모지스 할머니의 삶과

따뜻한 그림들을 알게 되었으니까. 진심 고마운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소개를 한다는 것은 잘 안다는 것이다. 잘 아는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 속사정까지 아는 것이다.

속사정을 알기까지 얼마나 많이 라울 뒤피와 함께 했을까?

그 시간 들인 과정이 또 작가에겐 얼마나 행복했을까?

행복과 특유의 밝음과 긍정 에너지를 줬던 라울 뒤피였으니깐^^

나도 행복 충만했던 책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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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0. 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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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 여러 세대가 모여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 비춰보면 놀랍다. 

너도 나도 서로 돌아볼 겨를 없이 참 바쁜 시대인데...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집안이 북적였던 적도 있다.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아 오히려 힘이 되었던 시간들은 이제 기억 한 켠이 되었지만. 

단독 세대가 늘었고, 세대 간에 시골과 도시를 경계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저마다 편하고 익숙한 곳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니까. 

분명한 것은 사람들 마음 속에는 소망하는 고향을 품고 있다.

언제나 또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이런 향수로 인해 책과 음악, 영화 등 보거나 들으면서 마음을 달랜다. 

 

《츠바키 문구점》오가와 이토의 책 「패밀리 트리」를 읽었다.

여름방학만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처럼 풋풋함이 곳곳에 펼쳐진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산과 들 동네마다 사방천지 놀이터다.

도시에서는 잘 먹지 않던 자연먹거리들도 많다.

엄마 아빠는 매일 집에서 이것 해라 저것 해라 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데,

시골로 할머니집에 가면 엄마 아빠의 잔소리로부터 해방이 된 것 만으로도 자유다.

밤에 귀뚜라미 소리와 큰 별★들이 검은 하늘을 수놓으며 반짝이는데 아름답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마음에 아름다움이 뭔지 모르고 그냥 다음 날 해 떠서 놀 생각에 들떴다. 

 

 

책「패밀리 트리」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호타카는 산으로 둘러쌓인 작은 농촌이다. 

호타카에서 오랫동안 여관을 운영하며 삶을 꾸려나가는 주인공 류의 증조 할머니 기쿠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여름이 설레고 기다려지는 것은 그녀 릴리가 오기 때문이다. 

류와 릴리의 여름과 성장 이야기를 다뤘다. 

황순원의 '소나기'? 풋풋한 사춘기 시절 소년과 소녀의 로맨스와 비슷해서. 

대자연 속에서 기쿠 할머니의 보호를 받아 자라는 아이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야기와도 닮은 듯.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 외에도 제목처럼「패밀리 트리」 가족나무(가계도)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여름 볕, 가쿠 할머니와 스바루 아저씨의 보살핌 속에서 소녀와 소년은 자란다. 

화재로 인해 가족과 같은 반려견 '바다'는 그들의 따뜻했던 추억과 아프고 슬픈 기억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흘러 살아내고 또 살아간다. 

 

 

자라고 익숙했던 곳을 떠나 각자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풋풋했던 첫사랑의 설렘은 퇴색되어져간다.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서로에 대한 희망과 약속은 어느새 희석되어 소홀하게 된다. 

익숙함과 소홀함은 무미건조한 무기력함을 가져온다. 삶 뿐 아니라 관계에서도.

가쿠 할머니, 반려견 바다 등 서로 함께 공유했던 연결고리가 사라지게 되면 자연스레 멀어진다. 

그럼에도 다시 함께 할 수 있음은 여전히 고향이란 장소가 주는 어릴 적 추억 때문이다.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은 추억을 소환한다.

오가와 이토 작가의 스토리에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홀로가 아닌 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살아가기에 위로가 된다. 

「패밀리 트리」 가족나무(가계도)는 서로를 향해 돌아보라고 촘촘히 연결되어있다. 

누구네 집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데 그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본다. 

느슨해진 관계는 이별과 절망, 부재와 슬픔을 마주하며 기억과 추억을 자양분 삼아 회복된다. 

부침을 거듭하지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글감 삼아 쓸 수 있음에 작가의 내공이 역시나!

특별함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탁월해질 수 있구나....

그런 글을 쓰고 싶은데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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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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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3일차다. 

다가오는 월요일 임시공휴일과 10월 3일 개천절까지 6일간의 황금연휴가 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기간동안 여행 갈 것 같다. 

오랫만에 완연한 가을 색감의 멋진 나날들이니까.

여행 한 번 가려면 비용도 만만찮지만 우선 시간을 내야 한다.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라면 시간도 비용도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만.

가을에 떠난 여행이라... 마음만으로도 이미 설렌다. 

즐거워지고 유쾌해지는 그 마음 때문에라도 떠날 수 있다.

아무런 이유없이 마음이 움직여서 언제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여행이라면 좋지 아니한가!

 

1년 전 이맘때 10월의 멋진 날 제주 여행을 앞두고 설레임 가득으로 준비한 날들을 기억한다. 

가족여행이란 이름으로 일상으로부터 잠시 쉼표를 찍었던 날들.

제주의 공기와 바람, 가을의 색감, 갈대, 바다 등 생각난다.

흔적들이 사진으로 남아서 사진을 볼 때 마다 그 때 함께했던 시간과 장소, 추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모든 여행은 어쩌면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우린 다시 사소한 여행을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행 적금이란 이름으로 3년간 100,000원씩 넣는데, 벌써  1년이다. 

정말 좋았나보다. 

하기사 매번 삶 속에서 짧은 산책도 내겐 여행이다.

여행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지금 머물고 있는 여기와 다른 공기가 드나들기 때문이다.

이름 붙이고 의미 부여하기 나름이니까.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읽었다.

그냥 이유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나보다. 

1년 그리고 가을이 되니 여행 생각이 슬그머니...

기회가 되면 되는대로 일로 또는 자유로이 해외로 떠나 낯선 곳에서의 풍경과 느낌을 담았다. 

각자의 방식대로 여행을 즐기면 되지만 왠지 자유로움이 물씬 느껴졌다. 

패키지 여행이라지만 정해진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 나름 개인의 자유와 휴식이 주어지는

함께 하되 홀로 하는 온전한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친한 사람과 여행은 같이 가되 각자의 시간을 배려해주는 특별한 자유여행이란 점이 좋아보였다. 

성향이 비슷한 잘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여행을 가는 이유겠지. 

작가는 이런 여행을 '어른의 자유여행'이라 부르며 즐거운 여행을 해왔다. 

 

왠지 이런 날에 누군가의 여행기를 통해 여행 감수성을 높여줘야 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선택한 책,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이다. 

10월의 가을이 기대되는 나로서는 어쩌면 매번 이 때 울긋불긋 병을 앓을 수 있겠다.

그럼 여행기를 읽는 시간입니다 라고 자동 알람 설정이 될 듯.

여행 경험이 많이 전무한 우리 토끼가족은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부터 해야겠다.

짧지만 강렬하게 남는 경험들을 자주 해보면 오롯이 즐거움을 찾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해외 여행 경험이 거의 없어서 만약 간다면 자유여행보다 패키지 여행이 먼저 고려대상일 듯 하다.

패키지 여행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예전에는 단체로 모르는 사람들과의 함께하는 패키지 여행은 비용이 싼 반면, 무질서함과 분주함과

별도의 개인 시간 없음이 단점으로 크게 부각되었는데 요즘에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패키지 여행이라도 여행사별로 알차게 구성해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 같다. 

나라별 패키지 여행, 혼자 여행 패키지, 노쇼핑/노옵션/노팁 00패키지 여행, 문화투어, 미식여행, 오로라 패키지 여행 등

여행사별로 짜여진 여행 일정들을 미리 살펴보아 마음이 동하는 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다. 

언젠가 라는 다짐을 해보지만 어쩌면 못 갈 수도 있다. 희망사항일 뿐...

그럼에도 여전히 내 마음 속 오로라는 신비함과 함께 아름다움으로 찐하게 남아있다.  

아이슬란드가 아니라면 북유럽 패키지 여행도 괜찮다.

여행 중에 오로라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내게 있다면 그 시간만으로도 감사하니까.

 

목적을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길 닿는대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난다. 

낯선 곳에서의 환대와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호의가 고마워서 계속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세계는 넓고 그 세계 속에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땅을 밟은 곳에서의 여행, 만난 사람과 먹는 음식, 마주하는 풍경들은 생경하면서도 벅찰텐데...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를 나도 쓰게 될까? 기대를 하며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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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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