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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한 뼘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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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08 여전히 '새벽 기상'이 어렵지만,... 해보자
  2. 2021.01.02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
  3. 2020.12.30 빈 틈으로 말 걸어오네요, 마음 곁에 두는 마음
  4. 2020.12.24 Happy Christmas; 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
  5. 2020.12.23 늘 뮤지션을 꿈꾸는 삽화가, 장 자크 상페를 만나다
  6. 2020.12.22 여전히 '어른앓이 중'입니다
2021. 1. 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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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을 열심히 세운다.

한 해를 마감할 즈음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늘 겪는 부분이기에 언제부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대신 매일 물들임했던 일들을 계속 해나간다.

딱히 새로운 일을 도모하지 않았지만 연말이 되면 오히려 감사했다고 고백한다.

무탈하고 건강하게 1년을 잘 보내었고,

해왔던 일 속에서 자잘한 기쁨과 행복을 만끽했기에 소박한 감사함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여전히 있다.

얽매이지 않았지만, 시간을 보냄에 있어서 야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침형 인간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늦은 밤을 좋아했고, 무엇을 하든 밤을 즐겨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보통 7시~7시 30분 사이다.

아이 학교 가기 전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주고, 아비토끼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오후에 출근하니까 상대적으로 잠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에 대한 부담이 적다.

오전 8시 이후가 되면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아침의 볕과 바람이 들어오도록 환기를 시키고, 이불 정리를 하고, 방을 닦는다.

좋아하는 믹스 커피와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

책을 읽거나 글을 적는다. 아점을 챙겨먹는다.

오후의 시간은 학교에서 3시간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준비한다.

스마트폰을 틈나는대로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적는 시간이 반복된다.

쓸데없이 멍 때리거나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아주 단조로운 시간이다. 거창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일상을 꽤 만족했고 몇 년 동안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아주 조금은 내 일상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나서부터.

 

제목에서부터 나와 참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 이야기구나 생각된다.

그런데 관심이 간다. 1월 하고도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새해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1년치 내 삶의 어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치열하게 자기의 삶을 살아내고,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롯이 자기를 위해서 시간을 내는구나.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인데,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참 부지런한 사람이 많구나 느꼈다. 밤 늦게 자는 아침 잠 많은 나도 가능할까?

제대로 시도해보지도 않고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라는 섣부른 결정을 내린 내가 의심된다.

요즘 드는 생각,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을텐데....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된다. 새벽 기상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20대 청년 때, 교회에서 4월이면 사순절 기간이다.

5시 특별새벽기도회 가기 위해 일주일 이상 아침을 깨웠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한창 잠이 많았던 때인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일찍 일어났을까?

예배와 연단,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약속.... 이런 거룩한 욕심 때문이지 않았을까?

삶의 동기부여와 어떤 변화를 갈망하는데 있어서 의미있는 도구가 '새벽 기상'이란 생각이 든다.

핑계를 원천봉쇄하고 오롯이 나와의 싸움이니 해볼만하지 않은가.

새벽기도회 가서 짧게 예배를 드리고, 개인 기도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새벽의 어둠이

산 등성이 너머 조금씩 밝아진다. 6시, 다시 잠을 자기에는 참 어중간한 시간이다.

다시 정신을 챙기고, 말씀 묵상을 하거나 책을 읽었다.

몸과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 그 느낌을 안다. 뭔가 좋았다는 것.

나는 새벽과 안 맞는 사람이 아니라, 좋았던 그 느낌을 오래 묵직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어쩌면 3월부터 시작 될 내 삶의 새로운 변화에 맞추려면 워밍업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열하기, 익숙해져가기, 물들임과 루틴....

낯선 변화이지만 일단 시작해보기로 마음은 먹는다^^;;;;

'나의 하루는 5시에 시작됩니다'

주어진 2시간 동안 나는 역시나 제일 먼저 말씀 묵상과 읽기로 시작한다.

6시에는 그동안 아비토끼와 아이 제대로 아침을 챙겨주지 못했는데, 이른 아침을 먹기로.

그럼 아이도 조금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을까? 매일 늦게 자는데.....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니 아침 시간 패턴부터 변화를 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그리고, 밤 10시~11시 사이에는 잠을 잘 수 있도록!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에게 새벽은

극한으로 치닫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충전하는 휴식 시간이다.

새벽 기상은 그 자체로 열심히 사는 방법이라보다 계속 열심히 살기 위한 수단이다. "

 

수단, 즉 어떤 도구를 내 삶에 장착시키느냐가 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말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라면 '새벽 기상'은 무척 매력적인 도구라고 생각된다.

하루 24시간을 살아내면서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었나?

이리저리 눈치 보느라 내게 오롯이 쉬는 틈을 주지 않고, 달음박질하지 않았는가?

새벽은 내가 주도하는 시간, 그 외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하는데,

멋진 말인 것 같아 자꾸 생각 속에 뱅글뱅글 돈다.

내가 주도하는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서 충분히 써도 된다.....

그 시간의 주인장이 되어볼까 싶다^^

알람이 5시에 맞춰진 그 날,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다!

인생의 보너스 타임에 합류하시죠~~

 

나의 매일 최우선 과제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모든 루틴은 이 하나의 목적으로 연결돼 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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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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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한창 핀 계절에 시선은 아래로 아래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앙증맞은 꽃을 만날 수 있으니 땅만 보고 다녔다.

볕 좋은데서 옹기종기 모여 핀 봄까치풀꽃과 민들레, 제비꽃, 광대나물풀꽃, 꽃다지,

돈나물꽃, 주름잎, 괭이밥, 고들빼기꽃, 애기똥풀, 메꽃 등 다양한 색감과 향기를 지닌

꽃들을 보고 검색해 알고, 이름을 불러주었다.

해가 바뀌면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풀꽃들이 이사를 가고, 이사 오기를 여러번

이름을 알아가는 풀꽃들이 더 많아지고, 아래로 향한 내 눈길이 바빴다.

그들의 생명력에 놀라고, 여전히 그 자리에서 묵묵히 피기와 지기를 반복하는 풀꽃으로부터 배운다.

바람과 비와 추위와 더위에 얼마나 흔들리면서 피고 질까?

씨앗을 멀리 넓게 퍼뜨려 한 해의 맡은 일을 다한다.

다음 봄에는 또 다른 자리에서 내가 이름 불러주었던 풀꽃을 만난다.

겨울을 잘 견뎌 다시 피어서 고맙다^^

우리네 삶도 풀꽃의 삶과 비슷하지 않을까?

시간을 잘 견뎌만 주면 꽃은 기어코 피리라~~~

 

생물학적 나이 '마흔'이란 시간의 강을 건너가는 사람들도 수시로 흔들린다.

불혹, 미혹되지 않는다고 말해도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이럴 때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흔들리는대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뿐이다.

산책길을 나선다는 사람도 있다.

거기서 만나는 들풀이 주는 위로가 크다고 말한다. 인정^^

나도 해봤으니까. 지금은 마구 핑계를 대면서 안에서만 뒹굴뒹굴~~~

책 「오늘도 흔들리는 중입니다」읽었다.

 

 

2020년 연말을 보내고, 2021년 새해가 밝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에다 하루 더 덤으로해서 보내는 시간이다.

일요일 오후 4시에 10살 된 아이가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사연인즉, 벌써 4시가 되었는데 아무 것도 한 게 없고 텔레비젼만 봐서 속상해 라고....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이 아이의 사연을 보고, 너무 너무 고개 끄덕여졌다.

너만 그렇겠니? 나도 그래. 아니 오후 1,2시만 되어도 벌써 마음이 불안해져.

무엇을 딱히 한 게 없는데, 황금같은 시간만 야속하게 흐르고 있으니까.

한 해를 돌아보는데도 마찬가지고, 새 해가 시작되었는데도 딱히 일상의 변화가 없다.

그저 주어진 덤의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다는 마음으로부터 들리는 소리가 부담스럽다.

 

이 책은 하루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4시의 아이와

여전히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불안해하는 4학년 7반의 어른아이에게도,

그리고, 그럴때마다 산책길을 나서는 작가의 이야기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길을 걸을 때 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꽃, 풀꽃에게 시선을 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내 마음이 웃었다. 아..... 세상에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의외로 있구나!!!

풀꽃을 만나고 한참동안 보면서 마음이 쉬어간다.

괜찮다..... 좀 늦게 더디 가면 어때? 내 삶의 보폭대로 걸어가면 되지.

 

 

쇠뜨기는 번식력이 강해 아무리 캐내도 그 원뿌리를 제거하지 못하는 걸로 유명하다.

옛 어른들 말씀이 캐다보면 지구 끝까지 간다고도 했고, 하룻밤 새 평양까지 치고 올라간다고도 했다.

3억 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 온 역사가 녹록치 않은 식물.

쇠뜨기를 보면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하다는 말이 딱 맞다.

오래가면, 오래 버티면 강해진다고 쇠뜨기가 내 앞에서 말해준다.

 

고민하는 요즘이었다. 일을 잘 하기보다 일을 수월하게 책임감있게 처리하려고 하는데

바뀔 업무로부터 내 능력이 부족해 해야 될 일들을 잘 처리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파고드니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근심하고 불안해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위로가 되는 것은, 처음이란 시간은 누구나 겪는다.

처음부터 전문가가 되고, 업무를 잘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시행착오를 겪고, 시간이 흐르다보면 어느새 처음의 내가 아니라 처음보다 낫은 내가 되어있다.

뭐든 잘하고 아주 탁월한 사람이 오래 가는게 아니라, 시간을 잘 견딘 사람이 강하다는 말은 들어도

그냥....... 위로가 되는 듯 하다. 아비토끼도 똑같은 말을 했다.

일을 하다보면 한 자리에서 1년, 3년, 5,6년, 10년 그 이상이 된다고.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라고.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뭔가 일을 해낸다고.....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인 경우는 내 삶 주변에 너무 많았다.

학교에서 일을 한지 횟수로 5년이 되었다. 부족하지만,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능숙하게 한다.

그렇더라도 새로이 마주하게 될 환경과 상황에서는 걱정이 된다.

책을 읽고 글을 쓴 지는 횟수로 13년의 물들임, 아무것도 아닌 일 같지만 돌아보면 대단한 일!!!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한지 5년.....

일요일 오후 4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게 아니었다.

 

 

서양 민들레는 다른 동료들이 무성한 곳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잘 살펴보면 어디든 혼자 쌩, 볕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곳에 피어 있다.

다른 식물의 그림자에 가리면 금세 시들어버린다. 그러니 한적한 곳을 찾아 피어나는 수밖에.

가을 하늘 아래 풍성한 은행나무도, 조금 떨어질 곳에 핀 서양 민들레도 함께 빛난다.

굵기도 크기도 사람들의 대접도 인정도 다르지만 결국은 모두 같다.

둘 다 노랗고, 둘 다 흔들리며, 둘 다 반짝인다.

 

모두 때가 있다. 저마다의 빛나는 순간들이 있다.

힘들 때마다 그냥 내 자리에서 또 견딘다. 그리고, 시간이 저만치 가 있다.

견뎠구나! 넘겼구나!

산책길을 나서야겠다. 풀꽃을 만나러~~

움츠러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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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30.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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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람이 분다.

몇 년 만의 추위가 다시 돌아왔다.

요즘 내가 흥얼거리는 노래가 '겨울바람' 이다.

나도 모르게 자꾸 나온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 동요를 흥얼거리면 기분이 좋다.

그 "꽁" 때문에 중독성 갑이다.

어렸을 때 겨울만 되면 부르던 노래를 여전히 기억한다.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어디서 이 바람은 시작됐는지
산 너머인지 바다 건넌지
너무 너무 얄미워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손이 꽁꽁꽁 (꽁) 발이 꽁꽁꽁 (꽁)
겨울 바람 때문에 (꽁꽁꽁)

 

어렸을 때 많이 불렀던 동요는 노랫말이 순수하고 맑다.

많은 아이들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불렀던 리듬감 있는 詩이다.

이런 詩가 지금 좋다니..... 메마르지 않은 내 마음을 칭찬해^^

 

 

책「마음 곁에 두는 마음」이다.

시인이 쓴 생활의 발견이다.  빈 틈을 채우는 세심한 기록이다.

시인의 쳥명한 삶의 흔적을 보고 뭉클했다. 고마웠다.

마음이 왠지 허했는데, 그 빈 마음에 따뜻함 지수가 올라갔다.

아울러 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봤다.

너무 어렵게 쓰고 생각했구나!

한 켠 마음의 감정이 움직이는대로 쓰는게 쉬운 일도 아니었구나!

 

조곤조곤 일기장에 쓰듯 삶의 면면들을 풀어내는 글이 예뻤다.

아이들의 마음이 있었고, 자연스레 말 건네는 다정함이 있었다.

풍경을 보고 사람을 보며 표현하는 마음씀씀이가 시인은 다르구나!

그래서 시인이구나!

 

아, 옥수숫대를 휘청휘청 흔들며 후련하게 쏟아지는 소나기, 안 부럽다.

연보랏빛 쑥부쟁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끄덕, 여보랏빛 가을볕을 연하게 쏟아낸다.

은빛 바람이었다. 날이 거뭇거뭇해지는 바닷가 둑길이었다.

아, 저기 초승달 옆에 개밥바라기!

시인은 책을 읽고 시를 쓰던 젊은 날, 달은 외로운 가슴에 빛이었고 길이었다고 했다.

산수유나무와 두충나무와 수돗가 은행나무가 선생님 대신 마중 나와 서 있던 흙집

아직은 춥다 싶은 밤에 문득 호랑지빠귀 소리가 들려오면 아, 봄이구나! 생각한다.

다시 떼는 발걸음, 논둑길, 밭둑길 억새가 팔을 흔들어 힘을 북돋아주지 않았다면

폭설과 나는 어둑어둑해지는 길에서 다리가 풀렸을지도 모른다.

오후 세 시의 고양이가 운다.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강물은 흐르는 일로 제 몸을 맑고 투명하게 하고,

바람은 미루나무 이파리를 흔드는 일로 자신을 높고 푸르게 한다.

 

다른 산문집과 다른 느낌으로 읽은 책이었다.

마음 곁에 두는 마음은 귀하다.

내 마음이 닿는 곳이라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으니까.

겨우내 앙상한 나뭇가지 위 아슬아슬하게 달려있는 잎새에도 내 마음을 둔다.

비 와서 꽁꽁 얼었고, 소복하게 흩날린 눈의 흔적...

나무 밑동의 쌓인 눈에도 마음을 둔다.

3시의 고양이가 아니라 수시로 눈에 띄는 고양이를 보면서 내 마음을 둔다.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으면 어쩐담? 하고.

시인이 그의 삶을 불러내듯 나도 가만히 내 삶을 살핀다.

돌아보니, 다 고맙다.

2020년 올해는 마음으로 힘든 나날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잘 견뎌냈다. 내 마음에 화이팅!!!

맑고 고운 날, 예쁜 날을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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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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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ry Christmas~♥

오늘 202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이 때에 맞춰 책「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샀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올 여름에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를 읽고

따뜻한 위로를 받았기에 겨울에도 할머니가 전해주는 온기를 느끼고 싶어서 기억해놨다가

이렇게 의미있는 선물을 나에게 준다.

 

 

할머니가 사는 곳은 겨울에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 일들은 절기마다 해야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놀이도 된다.

겨울, 어른이나 아이 모두 즐거운 마을 축제 현장이다.

펑펑 눈이 올 때면 집에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모두 즐긴다.

썰매를 끌고 내려와 하얀 눈 덮인 숲 속 탐방길에 나서거나, 꽁꽁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탄다.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에 쓸 나무를 구하러 가고, 집을 꾸민다.

따뜻하고 포근한 집은 크리스마스를 더욱 설렘으로 기다리게 만든다.

산타할아버지와 썰매 끄는 루돌프 사슴~~

생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진다. 감사한 마음이다.

 

마을의 가장 큰 행사는 겨울 뒤 2월에 단풍나무에서 수액을 받아 시럽과 설탕을 넉넉히 만들어야 한다.

단풍나무마다 수액을 받는 모습들이 인상적이다. 겨울의 가장 중요한 일 같은데,

아이들도 같이 즐긴다. 나무로 차곡차곡 쌓아 불을 지펴서 큰 솥을 올려놓고 집집마다 만드는 풍경이

정겹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진정 즐기는 모습이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속에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넉넉한 웃음 짓는다.

그리운 겨울 날의 추억이 할머니의 어렸을 적 기억의 뭉클한 장면들일텐데,

직접 그림을 그리며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어서 이 또한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76세부터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25여년간 매일 행복한 일상을 보낸 할머니의 인생 제2막, 멋지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면 사람들이 집마다 찾아가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이 노래, 저 노래를 부르면 무척이나 듣기 좋았지요.

그럴 땐 밖에 나가서 뭐라도 챙겨주었습니다.

사탕이나 케이크처럼 아주 달콤한 것들을요.

크리스마스잖아요!

 

청년 때 크리스마스 이브 밤이 되면 교회에서 성탄축하행사를 했다.

한 달 정도 모여서 연습을 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것을 성탄축하행사 때 뽐내었다.

연습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는지^^

그리고 축하행사가 끝나면 부서별로 모여 선물나눔도 하고 게임도 했다.

시간이 되어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 동네를 돌았다. 잠잠히 새벽송을 부르고,

그러면 모지스 할머니의 말씀처럼 뭐라도 챙겨주셨다.

그 먹거리로 교회에 와서 먹고, 얘기 나누고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냈다.

소중한 추억 한 켠으로 데려가주셔서 고마워요, 모지스 할머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한 해가 가고, 단풍나무의 수액을 받아 설탕과 시럽을 다 만들고 나면

어느새 다시 봄~~ 만물이 움이 돋고 생기가 넘칠 때이다.

온통 하얗던 세상이 푸르름으로 옷 갈아입는다.

그리고, 그 때는 또 그 때 행복하고 감사하기를^^

 

「모지스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에 겨울 이야기가 녹아있다.

1,600여점 이상의 그림을 그린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 이야기와 그림들을 더 보고 싶은데, 아쉽다.

다른 멋지고 감사한 날, 다른 이야기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할머니의 이야기와 그림들이 여전히 있으니까^^

 

2020년 크리스마스는 많이 기억날 것 같다. 여느 때와 다른 분위기와 풍경이니까.

그리고 오늘, 나는 이 책 말고도 귀한 선물을 받았다.

이 선물은 비밀~!!! 정말 감사하다.

평생의 선물이 될 것으로 기억할 듯 싶다.

행복하고 감사함으로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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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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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작가 르네 고시네와 삽화가 장 자크 상페 만남으로 탄생된 <꼬마 니콜라>

이야기보다 그림이 먼저 띄었다. 개구쟁이 니콜라 일상의 평범한 사건들이 잔잔한 웃음을 선물한다.

꼬마 니콜라 시리즈를 몇 편 읽어본 후, 삽화가가 궁금해 장 자크 상페의 책들도 눈에 띄면 읽었다.

그림에 관한 책을 읽으면 더 많은 그림들을 들여다보고 싶듯 장 자크 상페의 데생 보는 것이 너무 유쾌하다.

선으로 그린 그림은 스치듯 흐릿하지만 왠지 모르게 웃음짓게 한다. 발랄함이 느껴진다.

특히 장 자크 상페의 데생은 따뜻함도 느껴져서 보고만 있어도 그냥 행복하다.

이렇게 잘 그리고 잘 나가는 프랑스 데생의 일인자로 꼽히는 장 자크 상페가 사실은

뮤지션을 꿈 꿨다는 것은 의외다.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저널리스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 음악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 「상페의 음악」이다.

<상페의 어린 시절> 책을 통해서도 봤지만, 유달스레 음악과 관련된 데생이 많았다.

「상페의 음악」책을 통해서 이유를 알게 된다.

 

 

첫 인터뷰 질문이기도 한 늘 뮤지션이 되기를 꿈 꾸었던 상페였다. 한결같이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

그가 모든 시간을 투자해 그린 그림들은 쪽방의 월세를 내기 위해서였다.

현실을 외면하지도 않고 꿈을 포기하지도 않는다.

음악가는 못 되지만 좋아하는 음악과 뮤지션을 사랑할수는 있으니까.

웃긴 삽화를 그리기 위한 아이디어는 역시나 상페가 사랑하고 부러워한 익명의 아마츄어 음악가들

그림을 그리는거다. 기분에 따라 피아노 연주자, 색소폰 연주자, 첼로, 아코디언 연주자들에게 나름의

경의를 표한다는 상페의 그림에 뮤지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그림이 많은 이유이다.

어렸을 때 듣고 또 들었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재즈와 미국 음악들, 오케스트라 연주의 황홀함....

음악의 쟝르를 가리지않고 음악 그 자체를 순수하게 좋아했던 상페를 만난다.

 

 

상페의 삶에 있어서 음악은 구원자였다. 그리고 상페 옆에는 항상 유쾌한 사람들이 있었다.

작사가, 작곡가와 지휘자, 음악가와 가수 등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림보다 더 해박한 지식을 소유했다.

그 유쾌한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그림 속에 남겼을지도 모른다.

'난 모든 음악가를 다 좋아해요. 하지만 내가 더 선호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지요.'

세상적으로 위대하다고 칭송을 받을만한 사람들도 상페의 평가 앞에서는 초라할 수 밖에 없다.

'난 무슨 위계질서니 서열 같은 건 모르는 사람입니다. 나는 범주 같은 것도 완전히 무시하죠. 그렇게 하는 게 좋아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내가 베르디보다 푸치니를 좋아한다고 하면 나를 비웃겠지만 그래도 난 푸치니의 경쾌함이

더 좋으니 어쩌겠습니까.'

이건 상페의 취향이니까. 그리고 평가는 전문가의 답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 따라 다르니까.

상페의 음악에 대한 고정관념 없는 생각의 유연함이 좋다.

 

 

전설 레이 벤투라, 상페가 세 친구라 부르는 듀크 엘링턴과 드뷔시, 라벨 만으로도 진정 충분히 행복하다는 상페.

그의 소박함이 재즈곡과 클래식에 대한 애정으로 드러난다.

●당신은 음악에 대해서 더 감탄합니까, 아니면 음악가들에 대해서입니까?

¶오랫동안 나는 내가 음악가들을 흠모한다고 주장해 왔죠.

그런데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나는 그게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생각임을 깨달았습니다.

음악이 없다면, 음악가들도 없지 않습니까! ..... 그래도 음악가들에게 약간 더 많은 감탄을 보낸다고 덧붙이겠습니다.

거리에서 어깨에 바이올린을 메고 가는 학생이나 콘드라베이스 혹은 기타를 들고 가는 청년을 볼 때마다

나는 항상 가슴이 찡합니다. 그 젊은이들은 음악을 등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나는 그들이 자기 악기와 씨름하며 보내는 무수히 많은 시간을 생각하게 되죠.

음악가 특히 무명의 음악가들, 아마츄어 음악가들을 그린 상페의 그림에는 슬픔과 왠지모를 짠함이 서려있었구나!

붓터치의 생기발랄함 이면에 음악가들의 고뇌과 번민이 같은 예술가로서 상페도 느꼈을 듯 싶다.

그래서 그림을 통해 그들을 시나브로 응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뭐든 시도해보는 사람들에 대해 크나큰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결과가 천재 수준은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본인이 색소폰 연주자라고 믿는 신사, 쩔쩔매며 악보를 읽어 가는 어린 소녀, 제 키만 한 첼로와 마주보고 있는 사내아이,

이들 모두가 강력하게 내 마음을 뒤흔듭니다.

상페는 1%의 천재성보다 99%의 노력의 힘을 믿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된다.

부족하지만 부단한 연습을 통해 점점 더 낫아지는 기쁨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이다.

음악에 대한 탁월한 재능은 없지만 꿈 꾸는 자, 노력하는 자, 언젠가는 열매가 맺힐거라 기대를 하는 자....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미숙하지만 노력을 하는 아마츄어 음악가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한 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상페, 음악회가 끝나고 객석에는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홀로 오케스트라에

앉아있는 상페, 홀로 거리는 걷는 상페, 무대 위에서 아무도 없는데 연습을 하고 있는 상페,........ 모두가 상페였다.

외로움을 홀로 견디는 것, 삶의 무게를 오롯이 지는 것, 환영받지 못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는 것.....

상페가 바라보는 그림 속 재료들이었다.

 

 

나는 비로소 알게 된 음악가 상페도 좋지만, 데생 작가 상페가 너무 좋다.

그의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삶에 대한 감정들이 다 들어있는 듯 해서 그림을 통해 받는 위로가 크다.

그래서 착각을 한다. 꼬마 니콜라가 장 자크 상페 같다고.... (작가 르네 고시니가 기분 조금 안 좋을 것 같더라도)

의외로 다정다감한 상페를 발견한다.

바이올린 악장을 가리키면서 겸손함을 보여주는 지휘자, 지휘자에게 질세라 공을 제2 바이올린에게 돌리는 바이올린 악장,

첼로 주자들을 가리키는 제2 바이올린 주자, 자기 옆의 또 다른 첼로 주자를 가리키는 첼리스트.....

나는 특별히 선호하는 연주자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서로에게 친절하죠.

제일 윗줄에서 수줍어하는 막내 주자는 언제나 나에게 감동을 줍니다.

상페의 섬세하고 풍성하면서 넉넉한 감정이 그림에 녹아있다.「상페의 음악」은  상페 그 자체의 성정이다.

이런 따뜻한 뮤지션?!을 만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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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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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나 아이나 아프고 나면 부쩍 자란다.

이 때 '자란다'는 말은 신체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는 표현이 아닐까?

앓는다는 것은 오롯이 자기 홀로 감당해야 되는 몫임을 알았다.

타인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결국 내 마음의 문제이다.

 

시누이가 어제 밤 늦게 카톡을 보내왔다.

왠만하면 12시 이전에는 잠들지 않는데, 요즘에는 누웠다 하면 잠이 스르륵~~

겨울이라 책상에 앉아서 책 읽는 일이 불편하다.

바람이 슬그머니 들어오니까 절로 몸은 따뜻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누워서 눈만 멀뚱하니 떠 있으면 심심하니 책을 든다.

역시 책은 최상의 수면제다^^;;;; 그냥 잠 속으로 깊숙이~~

아이 유치원에 책을 한 권 가져가야 하는데 자기가 늘 구매하는 곳엔 그 책이 없다고

사달라고 부탁했다. 예스24 인터넷 서점 이용하는 것 아니깐.

아침에 일어나서 톡 확인하고 바로 검색했더니 책이 있다.

천 원을 더 얹어서 선물 포장과 메시지를 보냈다.

"Merry Christmas,

00과 00이 언제나 건강하고 밝게 예쁘게 착하게 환하게 자라라, 사랑해^^

톡에 '계좌번호 보내주세요.' 하길래 바로 전화했다.

계좌번호는 무슨,..... 외숙모가 조카들에게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

대단한 것 아니지만, 그래도 선물^^

안부를 묻고 시누이의 이런저런 하소연들을 가만히 들었다.

민감하고 예민한 딸 아이 둘 키우기 너무 힘들고,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계속 가만히 듣다가 맞장구치고, 내 얘기도 해줬다.

결론은 하나, 내 자신이 문제인거다.

감정은 예민한거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내 성격이 나를 옭아맸으니 고스란히 아이들에게도 그 영향이 가는거라고.

어렵지만 찬찬히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한거라고 말했다.

내가 내 일상에, 삶에 만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내 감정에 휘둘렸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에겐 조금의 느긋함이 필요하고,

이 때 동안 엄마가 뭐든 알아서 필요한 것 다 해줬다면

이젠 아이들에게는 어리지만 홀로 무엇을 해낼 자잘한 기회가 필요하다.

(식상할 수 있지만)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그 영향으로 행복해질 수 있음을 기억하면 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고.

 

어줍잖게 말은 했지만, 충분히 나의 마음을 시누이가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이해한다고 쉽게 말은 할 수 없지만, 들어준 것 만으로도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나도 미숙하지만, 조금 아주 조금은 어른이 된 듯 했다.

 

 

사회심리학자 직 루빈이 주장한 '기차에서 만난 이방인 현상'이라는 용어가 있다.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심리를 뜻한다.

낯선 이에게 전하는 속마음은 일종의 독백이자 위로를 얻는 방법이다.

 

전화를 끊고 많은 생각이 스쳤다.

나도 효진이 키웠을 때 참 힘들었는데... 우울과 허함이 겹쳐온다.

내 말에 그냥 끄덕여주며 들어주는 어른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그 시간 참 잘 견뎌왔다.

부족한 엄마, 미숙한 어른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와 글 쓰기로 도움 받았다.

10여년 이상 친구로 잘 지내고 있다^^

 

어른에 대해 생각하는 요즘이다.

마침 책 <어른의 무게>를 읽고 있는지라 더 묵직하게 다가왔다.

생뚱맞지만 이런 책이 나오는 이유가 궁금하다.

궁금하지만 또 한 편 이런 생각도 든다.

언제부터 어른인가? 나는 어른인가? 어른답다는게 무엇일까? 어른의 기준은 무엇인가?

만 18세 이상이면 성인이라고 하는데 이 때 부터 어른인가?

주변을 돌아보면 TV나 매스컴을 통해 들여다보면 어른인 척 하는 사람도 많은데.

생각과 행동이 미숙한데, 시간이 찼다고 어른이라 하기에는

마주치는 현실에서의 그 무게와 부담감이 너무 크다.

여전히 어른앓이 중이다.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사회에서 만난 관계들,

어렸을 적 친구들과 가까운 가족과 친척들 사이에서 오고가는 일상적 말투 속에서 매번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준다. 저자가 일상에서 겪은 경험은 우리 모두가 마주하는 아주 사소한 부분이다.

그래서 마음에 가시가 찌르듯 아프면서도 웃프다.  

참 어른 되기가 이렇게 힘든거였구나!

그럼에도 위안이 되는 것은 시간이 그냥 흐르는 것 또한 아니구나!

여러가지 힘들고 어렵고 속상한 일을 만날 때 감정이 즉흥적이 아니라서 좋은 점.

앞뒤 상황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내 마음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배려하게 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 먼저 인정하고 사과하는 마음을 담는다.

그러나, 상대의 잘못에 대해서 좋은게 좋다고 그냥 넘기지도 않는다.

오해가 될 수 있으니 바로 잡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언어가 중요함을 매번 느낀다.

상대를 존중하되 내가 존중받는 것도 허투루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배려'가 어른이 갖춰야하는 중요한 덕목임에 큰 동그라미 하나~~~

 

 

'꼰대'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피하기 어려운 말이다.

이른바 '꼰대질'은 성격과 가치관 차이에서 시작된다.

남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 남이 맞추기 바라는 마음에서 증폭한다.

Latte is horse. 라(나)떼는 말이다...... 씁쓸한 관용어구다.

'어른'과 늘 쌍벽을 이루며 대비되는 말, 꼰대.

역시 이 책에서도 갑질과 함께 많이 인용되어 나온다.

말은 한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한다.

어느새 씁쓸하고 웃픈 자화상을 지칭하는 나이의 언어 '꼰대'라는 말의 의미가 

보듬어주는 언어로 새롭게 지정되었으면 좋겠다.  

말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냄과 동시에 시대에 맞게 늘 '새로고침'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여유가 줄어들고 쉽게 휘청거린다. 옹졸해지고 상처도 쉽게 받는다.

굳이 다시 꺼낼 필요 없는 감정, 흘려보내면 그만인 감정까지 꾸역꾸역 채운 탓에

여유 공간이 사라졌다.

수시로 비워야 할 쓰레기통은 제 임무를 수행한다. 사람의 '감정'통도 마찬가지다.

제때 비워야 타인을 좀 더 넉넉하게 받아들인다.

누군가의 마음, 진심, 배려를 왜곡 없이 받아들이고, 불편한 감정도 희석해 품으려면

여유라는 공간이 필요하다.

오늘도 어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버리고 채우는 중이다.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감정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그냥 시간이 흐른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 나이로 마흔 살, 불혹이라 했다. 미혹되지 않는다고..... 그러나 수시로 흔들고 흔들리는걸.

흔들리면서 참고, 또 참아 그 무게를 이겨낸다. 마음의 무게를.

한 달 전 두려움이 내 마음을 무담시 흔들어댔다.

그 두려움의 정체는 실체가 없는 내가 만들어낸 허상인데..... 한참 앓이를 한 후, 내 마음이 보였다.

마음을 단단히 붙잡는 연습이 매일 필요하다. 어른앓이는 계속 진행형이다.

 

돌이켜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충분하게 단단해지는 과정이 아니었다.

한결같은 자신을 품고 살면서 나약한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무게를 견디는 과정이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을 겪으며 그보다 더 많은 날을 헤쳐 나가려면 쉬이 변하지 않는 자신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한다. 어른의 무게는 결국 마음의 무게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견뎌내는 덤덤함이다.

 

어른이 되기는 어렵고, 매번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내 인격이 동글동글하고 유연해짐을 느낀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어른으로 한 뼘 더 성장했음을 알게 된다.

오늘보다 더 낫은 내일, 내 마음의 텃밭을 잘 가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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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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