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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11 고마워요♥
  2. 2020.12.10 집에 가고 싶어, 우리집 좀 찾아줘~「이상한 손님」
  3. 2020.12.09 나태주, 시간의 쉼표 - 잠깐 쉬어가겠습니다
  4. 2020.12.08 뒤숭숭한 '오늘'
  5. 2020.12.08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산 정신
  6. 2020.12.03 주고, 다시 또 받고^^
2020. 12. 1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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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면 서로의 신호가 안 맞을 때 있다.

풀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면 오해하기도 하고, 얼굴 붉히게 된다.

당연히 내가 맡아서 하는 일인데 내가 모르는 일이 벌어졌을 때 당황스럽다.

중간에서 내 입장이 난처해진다.

일이 많았는데, 어느 정도 일이 일단락 되어졌을 때

다 끝난 일이 다시 수면에 오르고 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이다.

 

저번주 뮤지컬 샘과 통화해 오해를 풀었다.

교무실 행정사 샘과 행정실 샘에게도 말을 했다.

나만 생각하고, 코디샘 입장은 생각지도 못해서 미안하고 생각이 짧았다고.

중간에 전달하지 않고 바로 실행한 점 미안하다고.

좀 서러웠다. 실무도 공지도 내가 다 하는데, 정작 나는 모르고.

이미 원칙인 줄 알고 부모님께 말한 강사샘들은 또 얼마나 난처할지......

끝난 일, 다음번에 이런 일이 안 생길거다.

서로 알았으니까. 지혜롭게 잘 말하고 잘 넘긴 것 같다.

 

 

출근하는 길에 뮤지컬 샘 만나서 학교에 같이 왔다.

저번주 통화에서 선생님께 넋두리?를 풀었고 한 달 동안 힘겨웠던 일들을 말하니

오히려 선생님이 미안해하셨다. 자기가 미안하다고.

오늘은 괜찮냐고 묻길래, 다 지난 일인데 뭘~~ 괜찮지. 다 풀었으니께^^

샘은 수업하러 가고 나는 코디실에 왔는데,

어느새 또 나가서 커피를 사왔다.

내가 더 미안해지는데.....

샘께 톡으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다시 전했다.

내 취향을 이미 알았는지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카멜아또이다.

 

평소에도 뮤지컬 샘이 바른 소리 잘 하고, 참 예쁜데.....

내가 그 때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 일을 마음에 계속 두고 두고 생각했을텐데.....

코디샘이 먼저 풀어주셔서 고맙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마음이 먼저 말한다.

불편한 마음으로 선생님을 늘 볼 자신이 없으니까.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은 속으로 자꾸 쌓아두니까 그렇지.

밖으로 걸러내고 해야하는데.

 

정열의 빨알간 통에 가득 담긴 따뜻한 카멜아또가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뮤지컬 샘의 사랑이 가득 담겨져있어서 그런가!

아..... 미안하고 너무 고마운데, 나는 무엇으로 보답할까?

샘 좋아하는 것 넌지시 물어봐야겠다^^

하늘거리는 스카프 좋아할 듯......

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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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1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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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의 작가의 시선이 머무는 그림책은 따뜻하다.

이야기마다 뭉클하면서 소중한 의미를 넌지시 건넨다.

무슨 일일까? 궁금하면서 기대된다.

눈맞춤, 마음맞춤 하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외로움과 부재, 소통을 다루는 이야기들은 마음 한 켠 아프다.

다 읽고나서 한참 지난 후 뻐근함을 느낀다.

여러번 읽어야 의미가 제대로 전해진다.

 

 

학교 마치고 돌아오면 텅 빈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들이 많다.

엄마 아빠는 어린 아이들을 두고 일하러 갔나보다.

불안하고 속상한 마음들은 오죽할까 싶다.

조금 큰 누나는 컴퓨터 하기에 바쁘고, 심심한 동생은 누나랑 놀고싶은데....

평범한 우리네 일상의 모습이다. 집은 품어주고 따뜻함의 상징인데.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있다.

남매에게 「이상한 손님」이 찾아왔다.

이름은 천달록, 하늘 위에서 살고, 구름이를 타고 왔다는데 구름이는 사라졌다.

빵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는데, 너무 많이 먹었나 심상찮은 방구를 뀌고....

하여튼 정말 이상한 아이다.

 

 

기분이 안 좋아 뻘겋게 얼굴이 변하면 후덥지근해지고,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식히면 눈이 펑펑 내리고....

참 까다로운 손님인데, 정말 집으로 가는 방법은 없을까?

 

달걀이를 찾아야한다. 그래야 구름이를 찾고, 집에 갈 수 있다.

냉장고에 달걀? 무작정 밖으로 나가는 달걀이가 구름을 찾았다?

분홍 솜사탕인데..... 달록이가 솜사탕을 먹더니 온통 사방은 안갯속.

달걀이를 따라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

피곤한 하루, 달록이의 짜증이 극에 달하고

집 안은 천둥번개에다 비가 퍼붓는다.

 

달걀이의 자장가에 달록이가 평안한 단잠에 빠지고 꿈 속으로....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생겼다.

또다른 「이상한 손님」달록이의 형, 알록이가 찾아와

동생 달록이와 함께 무지개 길을 걸으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달록이가 타고 온 구름이는 어디에 있을까?

그 구름이가 있어야 달록이가 다시 놀러올텐데......

역쉬 작가님의 센스~!!!

집 앞 나무에 살포시 올려놓았네. 구름이와 달걀이를.

심심한 아이가 저 나무를 보면 달록이가 놀러온 줄 알겠네^^

알록달록이가 구름이와 달걀이를 찾지 못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서 집으로 간게 다행이다.

 

더이상 아이는 외롭지 않을거야.

컴퓨터 삼매경에 빠진 누나도 바쁘지 않을거고.

이제 무엇을 하든 같이 하면 되니까.

누나도 알록이가 동생 달록이를 애타게 찾아 헤맨 것 보면 느끼는 바가 있지 않았을까?

동생 달록이를 너무 사랑하고 아끼는 형 알록이니까.

심심한 아이에게 「이상한 손님」을 등장시켜 친구를 만들어주는 작가의 마음씀씀이 칭찬해^^

 

떼쟁이 아기 달록이가 먹는 것에 따라, 기분에 따라 날씨가 변덕스러운 것도 재밌고,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 하나가 땅에 떨어져 깨졌는데(죽음)

거기서 달걀귀신(달걀이)이 나온것도 신기방기~

달록이의 짜증이 비를 부르고 잠투정이란 설정도 좋았다.

이래저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친구이다. 책 속 아이처럼^^

 

이 이상한 손님은 처음에 적응 안 될 것 같지만,........ 함께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살포시 든 자리는 표가 나지 않아도 휑하니 난 자리는 표가 크게 나는 법이니까.

알록달록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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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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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신없이 한 바퀴를 돌았다.

다시 한 달이 시작되었고, 어제보다 조금 여유가 생겼다.

시간이 차곡차곡 모아질수록 어제보다 낫은 오늘이 될 것이다.

오늘은 마침표가 아니라, 잠시 쉬어갔다.

시간의 틈이 들어와 나태주 시인이 선물하는 하루하루 365일 쉼의 문장들을 음미했다.

「나태주, 시간의 쉼표」로 꿀맛 같은 오늘 하루를 선물받았다.

 

 

하루 한 페이지 아침에 혼미해진 정신을 깨우면서 시작하기에 딱인데....

시인의 詩와 문장들은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읽어도 너무 좋으니까.

책갈피를 꽂아놓고 오늘은 1월, 내일은 2월, 모레는 9월, 글피엔 12월

마음이 가는대로 읽어도 좋다.

시인의 수많은 詩 중에서 선택되어진 문장들이다.

시의 처음과 끝이 다 수록되어 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잘 선택된 문장만으로도 시인의 언어는 충분히 마음을 동하게 한다.

 

 

특별히 의미있는 3일을 선택해 미리 보았다. 아비토끼, 효진이, 내 생일이다.

좋아요,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 바람 아, 나도 숨을 쉬기 시작했어요 / 지나고 보니 모두가 그리운 일이었다

삶이 늘 하하호호 웃는 일만 있는게 아니지만 바라보는 시선에서 먼저 좋다고 자꾸 건네면 웃을 일이 생기니까.

한 점 바람이 내 머릿결에 닿는 그 느낌, 아..... 비로소 숨을 쉰다. 바쁠수록 더욱 천천히 쉬엄쉬엄~~~

모든 평범한 하루하루가 지나고보니 평범하지 않았다. 그리움이 된다. 기억만 못할 뿐이지^^

나와 우리들을 상징하는 좋은 글귀들을 만나서 기쁘다.

 

 

일력으로 된 달력이 앙증맞게 생겨겼다. 좋아하는 시인이 직접 쓰고 그린 귀한 책인데

읽는 것도 잘 해야겠지만 쓰는 것도 허투루 할 수 없어서 며칠을 고민한다.

휑할까봐 저렇게 있는 멋, 없는 멋도 집어넣는다.

부드러워진 듯 마음에 든다. 연말이니까^^

한 장씩 읽어가며 넘기는데, 그림 뿐 아니라 여백인데도 따뜻함이 전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니 반짝이는 순간순간의 생이 고맙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본 기억이 나지 않는데 혼자 베시시 웃어도 봤다.

어김없이 계절은 오고 가고 자연이 먼저 반응을 하는게 신비롭다.

글로 읽고 있지만 머릿속으로 연상되어지는게 시인의 아름답고 순수하고 예쁜 詩이다.

 

♬ 반쯤 비어 있는 찻잔에 / 흰 구름을 가득 부어 / 마시면 어떨까?

더 많이 비어 있는 찻잔에 / 새소리며 바람소리를 채워 / 마시면 어떨까?

♥---------♥---------♥---------♥---------♥---------♥---------♥---------♥

가을이시여 오늘은 당신하고라도 마주 앉아

녹차나 따습게우려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만들어 내며 마셔볼까 그러합니다.

♥---------♥---------♥---------♥---------♥---------♥---------♥---------♥

하늘을 바라보고 눈물 글썽일 때 / 발밑에 민들레꽃

해맑은 얼굴을 들어 노랗게

웃어주었다.

 

외로움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시들은 '바람'이 전부 하는 일 같다.

시를 골라도 꼭 이런 시만 눈에, 가슴에 들어올까!

매번 희한한 일이다. 그렇지만.... 좋다.

 

 

내가 쓴 글들 중에서도 가을볕과 관련된 글들이 제법 된다.

봄볕과 가을볕 둘 중 고르라면(유치하지만) 나는 무조건 가을볕이다.

바람과 함께 드나드는 그림자 길게 드리운 가을볕은 넉넉함과 보드라움을 안겨준다.

가을 유달스레 힘들었던 날들, 볕이 머리 위로 비추어줘서 고맙던데, 그리고 웃었다^^

 

부분적으로 수록된 詩들을 보니 낯선 詩가 많았다.

많이 읽혀지거나 널리 알려진 詩가 아닌데, 궁금한 것은 못 견디는 성격이라 완성시를 찾아봤다.

시인의 시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6월 21일) 제비초등학교 앞길

조금은 섭한 마음 쓸쓸한 마음

흰 구름한테 주어버리고

때로는 억울한 마음 미안한 마음

나무한테 바람한테 맡겨버리고

돌아오는 가벼운 어깨 호숩은 발길

있는 듯 없는 듯 감자꽃이 웃고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술패랭이꽃들도

손을 흔들었다

 

(10월 8일) 단풍

숲 속이 다

환해졌다

죽어 가는 목숨들이

밝혀놓은 등불

멀어지는 소리들의 뒤통수

내 마음도 많이, 성글어졌다

빛이여 들어와

조금만 놀다 가시라

바람이여 잠시 살랑살랑

머물다 가시라

 

(11월 19일) 눈물나것다

강물이 가다가 흘러가다가

힘이 부치면 여울 복판에

흙을 모두어 여름이면

풀꽃과 벌레들 불러모아 살게 하고

겨울이면 발가락 시린 물새들 또한

찾아와 쉬게 하듯이

 

아직도 내가 좋은 사람

그대 살다가 살아가다가

나도 모르는 지도의 오솔길

그 역시 낯선 번지수 어디쯤

띠풀 엮어 지붕 얽고 살아갈 때

나 어느 날 우연찮게 배낭 하나

달랑 등에 지고 지치고 배고픈

해 저물 녘 길손이 되어 그대

처마 밑에 문득 다다랐을 때

 

집 안에서 번져 나오는 된장국

굴품한 냄새 오래 잊었던

그 냄새 알아차리고 콧물

훌쩍이며 훌쩍이며 눈물나것다

맨 소주에 취해 얼굴 붉힌 노을 빛

건너다 보아준다면 더더욱 눈물나것다.

 

 

시에게 나를 잠시 맡겼더니, 시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괜찮다고, 무탈하게 잘 건너왔다고.....

속으로 투덜투덜대도 시간은 흘렀고 내 마음은 비로소 안녕하다고 한다.

한 해 끝을 향해 달리고 있고, 12월 시간 속에서「나태주, 시간의 쉼표」로 지난 날들 돌아본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평안 속에 거했다. 감사함이 넘쳤고, 기뻤다.

2021년은 올해보다 더 낫을거라고 희망을 품는다.

연하장이 두 장 들어있다. 시인이 직접 그리고 쓰고^^

고마운 분들께 한 해를 시작하면서 보내는 의미의 카드이지만,

나는 저 연하장에다 감사 제목과 소망을 품은 기도를 적고 싶다. 의미있을 듯^^

아울러 내 마음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모난 마음, 불안한 마음들 잘 견뎌주고 둥글게 둥글게 만들어줘서 고맙다!!!

오늘 내 하루「나태주, 시간의 쉼표」대로 잘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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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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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뒤숭숭한 날이다.

아이 학교, 아이 학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번주는 원격 수업을 한다.

학생, 학부모의 불안 해소와 학교의 요구에 의해 학교에 선별진료소가 설치되었다.

해당 학반 학생과 관련 선생님 검사를 실시했다고 긴급 알림으로 문자 들어왔다.

떠들썩했다. 소문은 발이 달렸는지 순식간에 퍼졌다.

아이나 그 가족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낙인찍힐까봐 염려된다.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을테고, 지금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무증상 감염이 많아서

운이 나쁘다면.....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을테니까.

지금까지의 방역수칙을 너무나도 잘 지켜왔기에 더 속상할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학교 수업하는지 문의가 강사샘들을 통해 제법 들어왔다.

불안해서 이대로 보내야될지 괜찮을지 묻기도 했다.

학교 앞 학원들은 오늘 전부 문을 닫았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야될텐데.....

 

어려웠던 일을 한 번 하고, 두 번째 하니 일이 보인다.

그래서 처음엔 힘들었나보다.

익숙하지도 않은 일은 시간까지도 많이 들여야했으니까.

코로나19로 인해 방과후학교 거의 8개월을 쉬고

11월에 시작했으니 한 달 훌쩍 넘었고, 12월 시작이다.

가까운 바로 옆 지역 함안의 한 초등학교는 코로나 와중에도 방과후학교는 운영해왔는데,

어제부터 심상치않아 방과후학교 수업을 중단했다고 한다.

우리 학교는 지금 추이를 살피고 있는 듯 하다.

방과후학교를 어렵게 문을 열었는데....

지금 학교는 여러가지 생각이 복잡할 것 같다.

 

5일동안 멍~하니 있었다.

책도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성경 말씀 읽고 묵상만 했다.

방을 오며가며 식탁 위에 올려놓은 귤만 하나둘씩 가져와서 유튜브로 다큐를 보았다.

더 뒹굴뒹굴 할 수 있는데, ....

밀려놓은 숙제를 하듯 써야 될 리뷰도 있고, 너무 오래 묵혀둔 책도 읽어야해서 정신 챙긴다.

벌써 12월 둘째주다. 아..... 이 2020년 코로나 해도 지나가는구나.

내년에도 계속될지 누그러질지 아직 모르겠다.

지금 계속 어딘가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과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혼자만으로는 안 되고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인데.....

하루 빨리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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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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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으로 부유해졌고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만, 허함이 느껴진다.

물질적 풍성함과 부요함으로 대체될 수 없는 정신적 피폐함이다.

삶의 공허함으로 연결되어진다.

아무리 채워넣어도 느껴지는 허기를 달래려면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할까?

결국은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을 이해하는데서부터 출발하는 인문학이 도움 될 것 같다.

다산 정약용에게서라면 각자의 삶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책  「다산의 사람 그릇」이다.

 

18년 유배지에서 실학자로 잘 알려진 다산 정약용을 만난다.

고등학교 때 국사 시간에 달달 외웠던 정약용의 대표적인 책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당연히 와닿지 않았다. 그냥 외우기만 했을 뿐.

그런데 이 책들의 의미를 다른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다.

다산 정약용의 삶에 관해 폭넓게 마주하게 된다.

제대로 한 사람을 알기까지 책에 담긴 내용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너무 잘 알아서 익숙하다고  화가 '빈센트 반 고흐'도 잘 안다고 할 수 없다.

그 앎이란 것은 곁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배경지식이다.

「다산의 사람 그릇」을 통해서 정약용의 18년 유배생활에서 지식과 지혜의 진귀함을 엿볼 수 있다.

길고 긴 시간 낯선 곳에서 자기를 비우고 겸손함으로 삶을 살아낸 조선이란 한 시대의 참선비를 만난다.

 

--- 백성이 근본임을 헤아리며 다스린 치수의 우임금

--- 최고의 목민관으로 민생을 품어 다스린 정승 부열

--- 백성의 생사고락 시로 함께 풀어낸 귀거래 도연명

--- 백성을 생각 성찰하며 큰 바위에 매일 절한 미불

 

강진 다산초당의 정석(丁石) 바위에 새겨진 글이다.

정약용이 닮고자하는 인물들이다. 그 인물들을 통해 나라를 위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실제 정약용은 관직에 나가서도 탐욕과 부패와 거리가 멀었고, 사사로운 이익을 탐하지 않았다.

오로지 위국과 애민정신이 그의 삶의 모토였다.

 

종교적인(천주교) 모함으로 한 가족이 풍비박산이 되고 뿔뿔이 흩어졌다.

형(정약전)은 흑산도, 정약용은 강진으로 가는 갈림길(나주 율정 삼거리)에서의 서글프고 애닳은 마음.

지어진 다산의 詩와 문장이 서정적인 듯 아픔과 슬픔으로 다가온다.

18년 유배생활은 아이러니하지만 다산학이란 학문적 업적을 일궈낸 문장의 전성기였다.

600여권의 책을 펴냈고 그 책들은 모두 체득한 열매들이었다.

 

특히, 지아비 없이 홀로 남겨진 어린 아이들을 양육해야하는 아내에 대한 연민과 그리움

커가는 아이들에게 아비가 없어도 올바르게 잘 자라게 하기 위해 편지로 참교육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자식에게 폐족 집안이라는 오명을 벗어나는 길이 오직 독서와 학문하는 길밖에 없다며 수많은 편지로

아버지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내가 강진에서 귀양살이하고 있을 적에 병이 든 아내가 헌 치마 다섯 폭을 보내왔는데,

그것은 시집올 적에 입는옷으로 붉은빛이 담황색으로 바래서 글 쓸 종이 대용으로 알맞았다.

이를 재단, 조그만 첩으로 만들어 훈계하는 말을 써서 두 아이에게 전해준다.

다음 날에 이 글을 보고 감회를 일으켜 두 어버이의 흔적과 손때를 생각한다면

틀림없이 그리는 감정이 뭉클하게 일어날 것이다. 이것을 '하피첩'이라고 명명한다.

1810년 초가을에 다산 동암에서 쓰다.

--- 하피첩에 제함 / 다산시문집 제14권 ---

 

이 장면을 읽으면서 잠시 생각해봤다. 아내로부터 한 꾸러미의 보따리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아내가 처음 시집왔을 때 입고 왔던 홍치마를 곱게 싸여있다. 

아내는 볼 수 없는 지아비를 생각하면서 그 속에 넣을 수 있는 모든 정과 사랑을 싸서 보낸 듯.

여기에 뭉클하고 울지 않을 지아비가 있을까?

 

잘못된 사회 제도와 피폐한 백성들의 삶, 관리들의 횡포가 다산의 시와 글 속에 담겨있다.

이런 다산이 양반들 눈에는 얼마나 눈엣 가시일까?

기득권은 한 번 가지게 되면 계속 그 맛에 길들여지게 마련이다.

정조와 정약용의 콜라보 정치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겐 얼마나 위협적이었을까?

200년 전의 정치가 지금도 여전히 재생되어지고 있다.

그래서 변화는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엿부족이다. 다산이 느꼈을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변화와 개혁으로 새 나라와 좀 더 낫은 삶을 백성들에게 돌려주고 싶은데 자신은 끈 떨어진 연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산학의 그 정신이 아닐까!

 

♣ 담을 스치고 있는 산복숭아 나무의 풍경

♣ 문발에 부딪치는 버들가지

♣ 따뜻한 날에 들리는 꿩 우는 소리

♣ 가랑비 내릴 때 물고기 밥 먹이는 일

♣ 단풍나무 잎이 아름다운 바위에 얹혀있는 모습

♣ 못에 비친 국화꽃

♣ 한 언덕 위의 푸르른 대나무

♣ 만 개 골짜기의 소나무 물결

 

다산은 초당으로 거처를 옮긴 뒤 주변 경관을 친구 삼아 자신이 아끼는 풍경 8가지를 골라

'다산팔경사'를 지었다. 아, 이 분 정말 다재다능하구나!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학 등 방대한 지식의 소유자구나.

책 맨 앞 표지에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다산에게 사람을 묻고 인생을 배우다' 의미가 느껴졌다.

미술, 조각, 건축, 토목, 수학, 과학, 음악 등 전 분야에 걸쳐 천재성을 발휘하며 ‘르네상스적 천재’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란 한 인간의 정체성과 맞닿았다는 느낌을 정약용에게서 보았다.

실학자란 이름에 가장 잘 어울리게 삶을 살아낸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다.

시대를 초월한 다산 정약용의 학문과 뜻이 지금 제대로 전해진다면 다산이 그토록 꿈꾸었던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이 정의와 원칙, 법과 공정함, 양심을 자양분으로 제대로 세워져 갈 것이다.

그런 나라가 도래할까?!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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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12. 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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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이 도착했다.

15킬로 한 박스에 빽빽하게~~~

제주에서 갓 딴 땡땡한 귤이다. 실하게 생겼다.

잘지만 껍질이 과육에 딱 붙어있다.

새콤도 하지만 진한 맛이 확 올라온다.

너덜너덜한 귤과는 차원이 다르다.

 

 

크기가 제각각이지만 보기에도 '나, 싱싱해요' 말하는 듯 하다.

오자마자 하나를 꺼내 까먹었다.

툭~ 터지는 과즙에 진하면서 시원함이 감돌았다.

겨울 귤은 이래야지!

 

감을 나눠주신 12층 아주머니께 봉지에 담아 조금 갖다드렸다.

반색을 하시면서 뭐하러 이걸 가져왔어요? 괜찮은데....

저희도 식구가 없고, 귤이 15킬라 많아서 나눠먹으려고 가졌왔습니다.

마음이 넉넉해졌다.

 

 

오후에 문 벨소리에 나가봤더니, 12층 아주머니가 오이를 건네셨다.

밭에서 오늘 따온거라 생김새는 볼품없는데, 그냥 깎아서 먹으면 맛있다고.

아.... 저희는 안 주셔도 되는데, 자꾸 이래 주면 어떡해요?

식구가 적으니 조금만 가져왔어요.

검은 비닐봉지에 들어있는데, 오이향이 가득했다.

너무 싱싱해보여서 그냥 깎아서 톡 잘라 먹어도 정말 맛있을 듯.

저녁 밥상에 2개 껍질 벗겨 씻고 어슷썰기해 새콤달콤 무쳐서 먹었다.

물도 나오지 않고, 아삭아삭 향과 함께 너무 맛났다.

겨울의 오이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특별한 맛과 정을 나눠주셨다.

이젠 무엇이 생기면 함께 나눠 먹을 이웃이 옆에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감사합니다^^

 

 

냉장고에 다시 쟁여놨다.

효진이는 녹황, 나는 그린~~~

이제 마트에서 2개 들이 달고 단 망고를 안 사놔도된다.

너무 달아서 계속 먹으면 안 좋을 것 같다.

저 음료는 너무 안 달아서 좋다.

하루 부족분의 채소와 과일을 조금이라도 배에 채울 수 있으니 괜찮다.

 

이번주 엄마가 또 뭘 준다고 들르라고 하는데,

간 김에 따뜻한 칼국수와 수제비 한 그릇 먹고 와야겠다.

허한 마음을 사람의 정과 온기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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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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