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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7.12 다시, 움트다!
  2. 2023.07.10 작고_외롭고_빛나는「어린이의 말」
  3. 2023.07.09 마산도서관 나들이♬ 1
  4. 2023.07.08 풋고추 된장 무침으로 여름입맛 up~!
  5. 2023.07.07 어제는 땡볕, 오늘은 장대비
  6. 2023.07.06 살아줘서... 고맙다!
2023. 7. 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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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꽃이 예쁘게 화려하게 핀 작은 자줏빛 화분을 옮겨심었다.

흡사 카랑코에랑 비슷한데, 카랑코에와는 종이 다른 식물이었다. 

꽃은 떨어졌고, 잎만 무성해서 다음을 기약하리라 하고 옮겨 심었는데...

점점 시간은 흘렀고, 잎이 시들어갔다. 

결국은 말라서 버려야 할 것 같아 아예 신경쓰지 않았다.

그래도 키운 꽃이라 아무리 시들었다해도 다른 꽃화분이랑 가까운 곳에 놓여있어서

다른 꽃화분 물 줄 때 같이 물을 줬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이렇게 잎이 바짝 마르고, 죽은줄만 알았는데....

다른 한 켠에서는 살아나고 있었다.

제법 푸르고 굵은 잎이 작고 약한 가지에서 삐쭉 움트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봄에 새싹 돋아나듯.

 

하루만에 잎이 저렇게 커질리가 없다.

물은 일주일에 한 번 주는데, 저번주에도 저 꽃나무 가지에는 아무 일 없었다.

버려야겠다고 계속 마음만 먹고 미루고 또 미뤄었는데....

시간을 미루고 내 게으름이 오히려 식물을 살렸다니... 아이러니다.

 

 

어제 내 눈에 초록잎이 들어왔다. 

긴 장마가 계속 진행중이었고, 볕 나는 날도 별로 없었는데... 피워내다니!

밝은 창가에 놔두고, 매일 아침 출근하면 창문 열고 환기를 시켜 공기를 씌어줬을 뿐인데.

일주일에 한 번 물 주고.

살아난 식물이 너무 신기하고 대견해서 계속 보고 또 봤다. 

 

아무래도 신통방통하다. 

식물을 키우고 기르는 것에 별 관심없지만, 내게 온 것은 허투루하지 않는다.

그런 성향 때문인지 집에서는 너무 과한 애정에 오히려 죽는데...

학교에서는 내 손길 거친 식물은 다 살아났다. 

식구까지 불어서 화분갈이까지 해줬다.

 

자세히 살펴보니 원 가지에 초록잎이 될 눈들이 있다. 

다시금 내 마음이 뭉클해지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기대된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생명이 움트는 것을 보면 그냥... 행복해진다.

생명이 붙어있어서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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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7. 1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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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도 외로워요. 그럼에도 빛나요! 

아이라고 해서 마냥 해맑게 웃는 건 아니예요.

아무런 걱정 근심없는게 아니예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른이라고 해서 늘 지혜로운 건 아니예요. 

실수하고 넘어지고요. 마음이 쉽게 흔들려 아프기도 해요.

눈물도 나요. 어린 아이 마냥....

아이도, 어른도 나이를 따지기 이전에 다 같은 사람이니깐요.

 

누구에게나 삶(일상)의 무게가 있어요.

그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요.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지혜롭고 따뜻한 사람을 만난다면 삶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질까요?

부족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답니다. 

 

 

가끔은 아이의 말을 통해 솔직하지 못한 내 감정이 들킨 것 처럼 뜨끔하기도 합니다. 

그럴 땐 얼릉 딴 말로 돌리거나 대충 얼버무리기도 합니다. 얼마나 부끄러운지...

아니면 괜히 화를 내기도 하지요. 어린데 뭘 아느냐고...

혼자 있는 시간이 오면 곰곰히 생각해요.

아... 참 많이 부족하고 경솔한 엄마구나!

나이를 떠나, 모녀 사이가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서의 인격적인 관계가 필요하구나...

보통의 일상 속에서 아이를 통해 배우는게 참 많은 것 같아요.

 

작고_외롭고_빛나는「어린이의 말」책을 읽었지요.

엄마와 아이의 일상의 언어(대화, 말)를 통해서 엄마가 아이를 알아가는거예요.

아이들은 상상 이상으로 탁월하고 기발하면서 순수함으로 상상력을 뿜는 말을 구사하지요.

그 말들을 자세히 잘 들어줬어야 했는데, 대수롭지않게 그냥 넘긴게 많이 아쉬워요.

지금도 늦지 않았지요.

고등학교 2학년, 어린이는 아니지만 늦게 철 든 엄마가 이제사 딸의 말을 잘 듣는 편입니다. 

 

 

아이들의 언어는 시詩처럼 영롱합니다. 별이 밤에 밝게 반짝이는 것 처럼.

그 반짝임은 꼭 아이들이 수다를 떠는 것 같습니다.

말마다 별을 뿜어 그 자리를 밝고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은?!

그냥 보는것만으로도 사랑스럽고, 좋더군요.

우리와 있으면 너무 조용한데, 친구들과 있으면 폭풍수다와 함께 웃음으로 대동단결해

웃음소리가 아마 담장을 넘어갈거예요.

 

엊그제 주말에 친구네 가족이랑 오랫만에 만나 저녁을 먹었어요.

친구는 유쾌함이 여전하더군요. 신랑과 딸(효진이랑 동갑내기)은 시간이 흘렀어도 조용~~~

초딩 6학년 아들이 있는데... 놀랬어요. 완전 수다쟁이였죠.

그런데 친구가 조금 부럽더군요. 친구같은 다정한 아들이 있어서요.

친구의 아들은 나와 코드가 맞았는지 계속 질문을 하고, 나는 답을 맞추고....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잠깐 틈 사이로 엄마 아빠들이랑 같이 얘기하는 중에도 아이는 나만 보더군요.

질문을 하고 얘기를 하고 싶어서 기회를 엿보는 것 처럼요.

감정에 충실한 아이의 솔직함이 드러나더군요.

 

 

질문하는 아이, 그 질문에 대답하는 어른... 이것은 이 성향의 아이에겐 놀이였어요.

관심있는 분야 혼자 노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즐겼더니 진심 행복해보였고, 활짝 웃었거든요. 

 

부모니깐 내 아이를 잘 안다고 자부합니다. 

잘 아는 것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아주는 것은 정말 다르거든요.

아이와 말이 통하는 부모라면 서로가 행복할 것 같아요.

아이의 말을 잘 듣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작지만, 외롭고, 빛나는 어린이의 말은 아무것도 허투루 들을 수 없답니다^^

 

어린이가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뾰족 서있는 마음(ㅣ)이  누워 평평해져야(ㅡ)함을 알았습니다. 

엄마로서, 어른으로서, 조금 더 성숙해지기를 원하는 한 사람으로서 되돌아보게 되는

오랫만에 가슴 뭉클하고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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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7. 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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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가 왔다. 

광려천川 물이 불어나 풀들이 물에 가라앉아 살랑살랑~~

비는 안 오는데, 습도가 높아 많이 덥다. 

 

예배를 드리고, 늦은 아침을 먹고, 경상남도교육청 마산도서관에 갔다.

효진이가 수행 과제물 도서관 가서 해야 한다고.

예전부터 효진이랑 도서관 나들이를 가고 싶었는데...

오늘 같이 가게 되었다. 룰루랄라~♪♬♩

 

집 앞에서 시간 맞춰 259번 버스 타면 마산도서관 있는 곳에 바로 내린다. 

버스를 타지만 가기가 편한 곳이다.

아비토끼랑 효진이 데려다주면서 잠깐 들렀다. 

도서관 치고는 작은 듯 했는데, 안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다. 

드디어 오늘은 함께 왔다. 

 

 

우리차 타고 올 때는 몰랐는데 마산도서관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이었다.

그래도 그다지 높지 않은 곳에 도서관이 자리잡고 있다.

평소 걷기 싫어하는 효진이는 힘들다고 아우성^^;;;;;;

효진이 뒤에서 등을 밀어줬더니 편하다고 까르르~ 웃으면서 올라간다. 

 

올라가는데 아주 오래된 큰 나무가 잘려 허리 아래쪽만 남았다. 

무심한 듯 사람들은 올라가는데,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나...

도대체 저 나무는 왜 잘렸을까? 병 들어서 잘랐나? 사람들 보행에 불편하니깐 잘라냈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더 신기한 것은 나무 밑동에 자리잡아 핀 버섯들이다. 

 

 

화려하지 않은 그냥 단순한걸로 봐서 독버섯이 아닌 듯 하다.

또 모르지 안 화려해도 독버섯인 경우도 있으니까. 

죽은 참나무 뿌리 근처에서 기생하는 그 귀하다는 부채꼴 모양의 영지버섯도 있지 않은가!

 

효진이는 아~~~무 생각없이 바위 아니가?

아이야, 바위 아니란다. 나무란다. 죽은 나무지만 버섯까지 피었네!

내 눈에 이런 사소한 풍경은 너무 잘 보인다.

남이 거들떠보지 않는 것을 본다는 내 눈이 보배라고 항상 생각한다.^^

 

도서관에 들어가니 의외로 좋았다. 

다른 시립도서관보다 뭔가 자유분방하다는 느낌?!

경상남도교육청 산하 도서관이라 그런지 도서관 특유의 딱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열람실과 책 읽는 공간의 구조가 좋았다.

탁 트임이 좋았고, 책상과 의자의 종류도 다양했다. 

1인, 2인, 여러 명이 책 읽거나 과제를 할 수 있는 공간은 깔끔한 듯 아늑함!

책만 읽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약속 장소로도 그냥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

특히 의자가 편했다. 

 

거의 5시간 30분간 책 읽었다.

너무 조용하지 않은 적당한 소음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도서관에 오는 이유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도서관 특유의 분위기가 좋다.

다시 오고 싶은 공간이다.

 

도서관 근처 편의점은 10분 정도 걸어야한다.

점심 즈음에 효진이랑 편의점에 가서 컵라면과 삶은 달걀을 먹었다.

편의점에서 먹는 컵라면은 역시 엄지 척~!

 

비가 올 듯 말 듯 계속 하늘은 잿빛이다. 

마산도서관 나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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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7.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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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어느해보다 많이 오는 올해이다.

날씨에 따라, 비 오고 덜 오는 강수량에 따라 제철 채소의 작황은 달라진다. 

작년 여름에는 가지가, 올해는 오이와 고추 양이 많다. 

비가 자주 오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간다. 

학교 텃밭에서 딴 가지와 상추, 오이, 감자, 고추를 조금씩 얻어 먹었다.

상추와 풋고추, 오이 맛에 푹 빠져들었다. 

 

빨갛게 먹음직스런 찰토마토를 먹으라고 주시더니...

풋고추를 또 나눔하셨다. 

교무부장샘 어머니께서 직접 기르고 딴 농약 안 친 무공해 고추다. 

아비토끼는 회사서 저녁까지 먹고 오는 날이 많고, 효진이는 채소를 멀리하고,

그나마 나는 여름 채소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냥 먹기에는 많이 주셔서 어떻게 해먹을까 고민하다가...

풋고추 된장 무침이 생각났다. 

고깃집 가면 장아찌 뿐 아니라 아삭고추된장무침도 밑반찬으로 나온 곳 있던데,

그 맛은 기름진 고기의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깔끔함? 맛있었다. 

 

 

풋고추 된장 무침은 별다른 양념 레시피는 없다. 

풋고추 2줌 정도 씻어주고, 꼭지 떼어내고, 총총총 먹기 좋을 크기로 썰어준다.

따로 양념장을 만들지 않았다. 그냥 손대중으로 바로 비볐다.

된장 크게 2개, 고추장 크게 1개, 매실청과 참기름 한 번 크게 돌리고, 요리당과 설탕,

통깨로 마무리해서 일회용 비닐장갑 끼고 버무려준다.

먹으면서 간 보고,  모자라는 양념은 첨가하면 된다. 

 

고기 먹을 때 쌈장으로 쌈 싸먹고 그 위에 마늘, 고추 또는 장아찌를 곁들여 먹었는데.

그 쌈장과 고추의 조화로움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 

풋고추가 많아서 풋고추로 된장 무침을 만들었지만, 아삭이 고추로 많이 하는 듯...

청양고추로 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껏~!

 

입맛 없는 이 여름에 물로 밥 말아주고,

한 숟가락 위에 살포시 풋고추 된장 무침 하나를 얹어주면... 게임 끝~!

어렸을 때 여름, 할머니가 왜 저렇게 허술하게 한 끼를 드시나 싶었는데.

허술한 음식이 절대 아니었다. 추억의 음식이자, 따뜻한 음식이란 생각이 든다.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 고추 별미였다. 

풋고추 본연의 여름 맛이 깃들었다.

겨울에 태어난 아이는 여름이 싫었는데, 여름의 음식 때문에 여름이 좋아졌다. 

귀한 맛들을 알아가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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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7. 7.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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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땡볕, 오늘은 장대비

어제는 32℃까지 오른 땡볕이었다. 

오늘은 하늘이 뚫린 듯 굵고 거친 장대비가 내렸다. 

같은 하늘 아래 시간차를 두고 구름이 걷히거나 머물거나...

밤이 지나고 폭염과 물폭탄이 연달아 진행되었다.

이래저래 놀란 어제와 오늘이었다.

 

 

#어제 퇴근길, 뭉클해진 마음

너무 더워 머리를 만져보니 뜨거웠다.

퇴근길에 버스에서 내리니 더위가 아스팔트를 달구고 있었다.

32℃의 폭염과 마주했다.

그늘도 없는 뜨거운 볕에 숨이 막히고 얼굴은 저절로 주름졌다.

 

신호를 기다리면서 뒤따라 내린 어르신이 양산을 폈다.

슬그머니 내 옆으로 오시더니 양산을 씌워주셨다.

'앗, 괜찮아요. 쓰세요' 했더니,

'오늘 왜 이렇게 볕이 뜨거운지 별일이네'  말씀하시더니,

검은 양산으로 내쪽의 볕을 더 가려주셨다. 

 

마음이 뜨거운 뙤약볕이 아닌 따스해졌다. 

기분좋은 따스함과 뭉클함?!

신호가 바뀌고 '감사합니다' 얼릉 인사하고 횡단보도를 건넜다. 

마음 따뜻한 분을 만났다. 

뙤약볕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룰루랄라~♬

발걸음마저 가벼웠다. 

 

 

#오늘 퇴근길, 물 세례 촤아아악~~

먹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아침 출근하면서 베란다 창을 다 닫았다. 

큰 비가 올 것 같다. 

오전 11시 이후 장대비가 내렸다. 

솟구치듯 콸콸~~~

순식간에 운동장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베란다 창 잘 닫았구나!

 

퇴근하면서도 여전히 비는 솟구쳤다. 

운동화에 물이 다 들어왔다.

도로 저지대에 물이 많이 고였다. 

3차선으로 쌩쌩 달리는 차들이 조심할리 없다. 

물웅덩이의 물을 치면서 튕기고...

신발은 이미 젖었고, 바지에까지.....

신발과 옷처럼 몸과 마음까지 너덜너덜해진 날!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여름 일기다.

놓지마! 정신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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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7. 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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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돌보고 다시 심어주는 일이 재밌다.

학교에 와서 스웨디시 아이비를 키우고 다른 화분에 옮겨 심었던 계기가 되어

봄에 카랑코에 작은 화분 3개를 한 화분에 모아 심기까지 

나란히 꽃 피고, 잎이 초록으로 잘 자라는 것을 보니 괜히 뿌듯하다.

이젠 다른 화분에 심겨진 꽃들이 시들고, 잎이 무성해지고, 누렇기까지해서

틈틈히 누런 잎들을 시시때때로 잘라주고 있다.

누렇게 변한 큰 잎들에게 양분이 다 가서 새로 돋아나는 잎들이 잘 자라지 못함을 알기에.

 

 

병설유치원 폐원을 해서 작년에 도서실로 데리고 온 아이들이다. 

교장선생님께서 보시고 관리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고 하셔서.

관리까지는 아니지만, 물은 때맞춰 줄게요^^

그나저나 호기심 많은 나도 이 아이들 이름을 모르겠다.

이름을 불러주고 싶었는데...

 

볕이 안 드는 곳에 놔두고, 물은 생각날 때 조금씩 주면 된다.

자랄 것 같지 않고, 얼마 못 갈 것 같은 아이들이었는데...

키가 많이 컸고, 가지들도 옆으로 뻗어나갔다. 

제 몸이 버거워 옆 친구에게 붙어 한 몸 지탱하고 있다.

그냥 놔두면 서로가 힘들까봐 벽에 붙여놨다. 

편하라고....

 

가지가 똑~! 부러져서 살 소망이 없는 아이도 있었지만,

저렇게 옆 공간에 다시 심어주었다. 

나무 젓가락을 지지대로 삼고, 서류철 할 때 사용하는 검정끈으로 묶어줬다.

넘어지지말라고.

생명이 대단한게... 저렇게 해줬더니 푸릇푸릇 살아있다!

심지어 더 잘 커 간다.

 

 

중간 가지에서 지탱하기가 힘겨워 2개가 똑~! 부러졌다. 

작은 화분이 있어서 나무 젓가락 하나를 반으로 잘라 지지대를 만들고 심었다. 

서류철 검정끈이 잘 지탱되도록 힘을 발휘한다. 

 

몇 일 지나고 보니 저 작은 화분에 잘 뿌리박아 크고 있다. 

가지에 잔털(수염?)도 났다.

아마 다른 잎들이 삐죽 자랄 것 같다. 

 

아... 살아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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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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