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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11 광릉숲의 요정을 찾으러~~!
  2. 2021.04.10 먹구름 가득한 날
  3. 2021.04.07 꽃 피우는 일, 보통의 일이 아니다
  4. 2021.04.04 내 인생의 봄날은「오늘」
  5. 2021.04.03 거기에 정원 있었네!
  6. 2021.04.02 봄을 먹다
2021. 4. 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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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에 새 책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보는 기쁨을 맞이한다.
초등학교 도서실이지만 그림책을 좋아하는 나에겐 안성맞춤이다.
2월에 들어온 새 그림책은 꾸러미 그대로 도서실 창문 한 켠에 있었다.
작은 학교이다보니 사서 선생님이 없다.
도서실에서 근무하게 된 내가 방과후학교 업무 뿐 아니라 대출과 반납 업무도 맡았다.
여러 책들이 있었지만 책방과 숲에 관한 책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림책 「광릉숲의 요정」이다.
숲에는 우거진 나무 사이 사이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간다.
어떤 동물들이 살아가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과학자들은 직접 숲에 가지 않고도 알아낸다.

카메라 트랩이라는 사진기를 숲 속 곳곳에 설치해놓는다.
동물들이 움직이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는데, 찍힌 사진은 과학자의 컴퓨터로 바로 전송된다.
과학자가 카메라 트랩으로 찍힌 사진들을 인공 지능 프로그램에 넣으면
프로그램에서는 동물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바로 알려준다.


숲 속 사진으로 야생 동물들을 찾아내는 인공 지능 프로그램은 정말 신기했다.
사물 인터넷의 진화로 삶이 아주 편리해졌음을 느꼈는데..... 획기적이다.
가끔은 카메라 트랩에 눈으로 보고도 이해할 수 없는게 찍힌다.
숲에 사는 요정이라면 이해될까?
호기심이 왕성한 과학자라면 이 부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사실 확인을 해야한다. 휴가를 내어 숲으로 간다.
요정이 아니라 숲에 숨어있는 야생 동물을 관찰하러 간다는 어설픈 나름의 변명으로.
그리고 신기한 경험을 한다.


과학자가 동물로 변한다. 뭔가 그럴 듯 하다. 과학자라서....

느닷없이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났다.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장수하늘소, 삵, 참달팽이,..... 겨울이 찾아와 고라니, 소쩍새, 너구리로 변신!
얼마나 답답할까? 다시 사람이 되기 위해 변신한 동물의 습성을 되새긴다.
생존하기 위해 주변 동물의 도움을 구하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게, 나는 법도 배우고, 울음소리도 흉내내고,....
주변의 환경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팽이가 되니 숲의 향기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구나.
이 꽃향기는 특별하지는 않지만 익숙한 듯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네.
달팽이가 되어서 그런지 이제 숲의 모든 향이 다 특별하게 느껴지네.
참달팽이는 닭의장풀 꽃향기에 반해 그 근처에서 다음 보름달이 뜰 때까지 지내기로 결심했어.
풀잎이 이슬을 머금으면 그 이슬을 마시고 옆에 핀 멸가치 잎을 갉아 먹었어 .
널찍한 멸가치 잎은 참달팽이가 먹기에 딱 알맞게 부드러웠어.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느릿느릿 풀잎 위를 기어가면
여름 숲의 짙은 풀 내음이 섞인 바람이 온 몸으로 전해졌어.'


동물들은 주변의 소리와 촉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구나.
생존 본능이라 그런가보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동물로 변신한 과학자의 모든 감각으로 느끼는 자연 속 탐험이 놀랍도록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는 것과 경험하는 것의 차이라고나 할까! 가히 시청각 교재의 끝판왕~~
<광릉숲의 요정>이 아니라 광릉숲의 숨겨진 순도 100%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한 듯.
자연의 순리대로 숲은 피고 지고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꽃향기가 변신의 열쇠였다.
텐트 속으로 스며든 감미로운 나도개감채 꽃향기를 맡으며 눈을 떴다. 장수하늘소
함박꽃나무의 꽃향기가 그윽하게 퍼지는 밤, 비행을 마치고 어지러움을 느끼며 잠에 빠져들었다. 삵
보름달이 뜨자 삵은 도라지꽃 향기를 맡았어. 노곤함이 밀려오면서 잠에 빠져들었어. 참달팽이
닭의장풀, 패랭이꽃, 용담꽃 향기와 함께 고라니, 소쩍새, 너구리....
꽃이 없는 겨울 숲, 그리고 너구리의 겨울잠, 전설의 꽃은?

환한 보름달이 떠오르자 숲에 쌓인 흰 눈에 달빛이 반사되었어.
쓰러진 채 달빛을 받으며 눈을 뜬 너구리 앞에 두껍게 쌓인 눈을 뚫고 한 송이의 노랑앉은부채가 피어올랐어.
햇빛의 도움도 없이 홀로 차가운 눈을 녹여 머리를 내미는 꽃, 전설의 꽃!

모두 한 밤의 꿈이었다.
과학자는 숲에서 평생 잊지 못할 감각적인 경험을 한 것 같다.
<광릉숲의 요정>은 이 숲의 주인일텐데,
이 숲의 주인이라면 숲과 연결되어 있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들이 아닐까!
그들을 빼고는 요정을 말할 수 없을테니까.
그리고 변신 제대로 된 과학자도 포함해서^^


그림책 <광릉숲의 요정>을 읽고나니, 아이들이 꽤 흥미로워 할 것 같다.
숲에 사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의 종류와 습성과 생태에 대해 조사하는 숙제를 해야 한다면,.....
그리고, 딱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동물로 변했으면 좋겠는가?
아마 온 몸으로 체험하는 좀 스펙터클한 모험을 하지 않을까!
숲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숲의 소중함과 가치, 하늘다람쥐와 동막새처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것의 의미....
결국 숲도 사람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으니까.
역시 그림책은 옳다.
좋은 그림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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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4. 10.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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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데, 날이 서늘하다.

3주 동안 주말에 비가 왔는데, 오늘은 봄볕이 좋았다.

하늘도 맑았고 저 멀리 보이는 산도 연둣빛과 초록빛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꽃샘 추위인가? 

 

 

한 달 하고 열흘째 되는 날,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에 학교 스포츠 강사 선생님이랑 운동장을 3바퀴 돌았다.

처음으로 밖을 나갔다.

그동안 마음의 여유가 참 없었나보다.

학교 운동장 속으로 연초록빛 산이 덜컥 들어온 느낌이다. 

알록달록 건물의 다정함 속으로~~ 포근하게 감싸안아주듯....

하늘에 먹구름이 펼쳐져 있었지만

봄이라 좋았다. 

 

점심 먹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넓은 학교 운동장의 여백을 채워주는 듯.

마음이 평온했다. 

바람이 불지만 봄바람이라 좋았다. 

 

 

 

둥그런 넓은 화분에 꽃이 심겨져있다.

너무 화사하고 예뻐서 찰캭~~~

이름을 불러줘야겠지. 

'오스테오스퍼멈' 아프리칸 데이지 라는데, 이름도 어렵고 생소하다.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국화과인데, 잎도 꽃도 딱 국화처럼 생겼다.

종류도 무려 80개 이상이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상의 꽃이 많아 정원이나 화단에 관상용으로 심는다고 한다. 

꽃말이 원기와 행복, 영원한 사랑

꽃말처럼 사랑스럽게 생겼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듯 하다.

 

 

 

학교 도서실에서 책 <우리 가족이에요> 원화 22점을 한 달 동안 전시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먹구름 가득한 날, 오후에는 도착한 원화의 자리를 찾아줬다.

산 도서관에서 이젤까지 다 빌려주는데, 지금 도서관 정리작업 중이라

원화 전시를 하는 모든 학교에서 이젤 없이 전시해야 된다고 하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나름 괜찮다. 

 

교장선생님께서 원화 전시를 보러 오셨다.

도서관을 자주 찾으시는데 아이들에게 아늑함의 공간이 아니라서 많이 아쉬워하셨다.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즉흥적으로 도서실의 공간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다.

조금만 변화를 주자고 했는데, 일이 커졌다.

순식간에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책장을 옮기고 책을 빼내고 다시 정리하고 청소하고......

바뀐 공간 사진을 못 찍었는데....

다음 주에^^

 

편안한 방과 같은 공간이 있는데, 쿠션을 갖다놓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꽃과 화분을 갖다놓으면 좋겠다고. 

관리하기 힘드니까 조화로....

나는 아이비나 싱고니움, 선인장 등 생화를 갖다놓으면 좋을 것 같다.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려야겠다.

물 주는 건 괜찮다고.

탁 트인 공간에 볕이 많이 드니 생화가 이 공간에 어울리고,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고.

 

아이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 도서실이고, 평안함을 느끼는 공간이 도서실이라면

그 자체로 내가 여기 도서실에 있음이 얼마나 뿌듯한지.... 

사람이 늘 있는 곳에 사람이 들락날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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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4. 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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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아래로 땅 밑으로 찬찬히 보면서 걸어간다.

아주 작은 풀꽃을 만난다.

요즘 가장 많은 피어있는 꽃이 민들레이다.

그리고 보랏빛 제비꽃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그 해의 날씨와 생태 환경에 따라 핀 꽃들이 다른 듯 하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꽃을 보면서 걸으니 차암 좋다. 

 

 

홀로, 같이, 무리지어 핀 민들레를 보니 정겹다. 

너무 익숙하게 잘 알아 식상할 수 있지만,

척박한 땅과 겨울을 견뎌 꽃 피우는 일이 보통 일인가?!

민들레 핀 땅에 큰개불알풀꽃도 피었다. 

봄에 피는 꽃이 하나같이 뭉클하고 대견한 이유다. 

그러고보니 참..... 익숙하다고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에 바쁘고 몸이 고단할 때는 꽃 핀 것도 무관심했는데,

조금씩 여유를 찾게 되니 비로소 보인다.

내가 보이고, 옆에 있는 사람이 보이고, 자연과 사물이 보인다.

여유가 없을 때도 보려는 연습을 조금씩 해야겠다.

눈에 보여지는게 얼마나 좋고 예쁘고 귀한데^^

 

 

누군가의 친절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불편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누군가의 희생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상대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것도

남편이 가족을 위해 묵묵히 길을 가는 것도

아내가 꿈을 접어둔 채 사는 삶도

모두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당연함 속에

자신을 포기하고

나보다 우리가 먼저인 

상대를 위하는 

속 깊은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세상에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묵묵히 견디며

봄에 꽃을 피우는 저 작은 들꽃도

비바람과 고통을 참아 낸 결과입니다

 

우리는 늘

감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 중에서, 당연한 건 없습니다 / 조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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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4. 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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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따스함이 스며드는 위로를 만났다.

봄은 왔지만 여전히 마음과 생각은 봄을 오롯이 맞이하지 못했던 3월,

벚꽃이 비와 바람에 휘날리던 날이 되어서야 마음은 평안해졌다. 

불안과 두려움은 어느새 숨었거나 사라졌다.

그 자리에 봄볕이 스며들었다. 

'내 인생의 봄날은「오늘」' 시작이다.

 

 

 

 

 

 

다음 메일 '따뜻한 하루'에서 보내는 메일을 통해서도 잔잔한 위로를 받는다.

한 번씩 책 나눔 이벤트도 열린다. 댓글을 통해 소통하며 공감한다.

마음이 가는 책의 댓글 이벤트에 참여하고 선정되면 책 선물이 온다.

작년 겨울의 선물인데, 봄에 읽었다.

시간을 묵혀두고 읽었던게 신의 한 수 였을까?!

내 마음과 형편이 고스란히 시인의 詩 속에 담긴 듯 닮았다. 

따뜻하게 감싸주는 봄날의 詩 였다. 

시인이면서 수필가, 캘리그라피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책의 노란 표지 제일 앞장에 내 이름과 예쁜 캘리그라피 글씨로 글을 적어 보냈다.

시인의 친필 사인이라니..... 그 정성스러움과 배려가 돋보였고 고마웠다.

한 사람의 귀함을 아는 시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쓰여진 詩들을 보니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구나!

겨울을 견디고 봄날의 선물, 그 이름은 '따뜻함'

 

 

 

 

 

 

캘리그라피 작가답게 책 속에는 예쁜 꽃 그림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시인의 시선이 담긴 글귀들도 마음에 닿는다.

특별히 마음에 드는 글을 칼라복사기로 인쇄해 코팅용지에 붙여 잘라서

책갈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마음이 답답하고 힘겨울 때마다 보면서 잠깐 쉬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5년 동안 함께 일로 익숙하고 정 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고,

다시 자리를 옮겨 새 사람을 만나는 것은 지금의 내 나이에 낯설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람과의 관계란 이 일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에 소홀할 수 없다.

있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기보다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야되는 부분이다.

나는 여러가지로 처음이고 배워야되는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3월 한 달 동안은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했기에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그 미소가 지금은 자연스레 내 얼굴의 마크가 되었다.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도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런 내 삶의 부분이 이 책 속 詩들과 마주하니 놀라우면서도 뭉클했다. 

 

 

 

 

 

 

5년 동안 있었던 곳에서 함께 했던 몇몇의 선생님과 카톡이나 통화를 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확실히 표가 난다고 했던가. 

내가 없는 빈 자리에 허전함을 느끼는 선생님들의 말이 나로서는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정말 그 곳에서 내가 열심히 했구나. 일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정말 물들임을 잘 했나보다!

그리고 축0선생님의 한 마디가 나를 더 든든하게 해주었다.

'선생님은 여기뿐만 아니라 지금 있는 그 곳에서도 에이스가 곧 되실 겁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서툰데 선생님은 나를 세워주셨다.

사람을 잃지 않았구나! 잘 살았네^^

떠난 빈 자리에 남겨진 허전함, 그리고 묵직하게 전해진 향기.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미소를 보이면 진심이 전해지고 그 곳에 향기가 스며든다. 

이런 마음으로 나는 매일 오늘 하루 살아내려고 한다.

 

 

 

 

 

 

예쁜 마음이 담긴 진심어린 詩들을 한참이나 음미했다.

어제 오늘 낮까지 내린 비雨 그치고,

봄인데 찬 바람이 들어오는 듯 옥수수 수염茶와 함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글을 만나 소소하지만 행복한 주말을 잘 보내고 있다.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

 

옷장을 비웠습니다

비워진 옷걸이 수만큼

마음에 공간이 생겼습니다

 

신발장을 비웠습니다

많은 곳을 다녔던 신발들이

과거 속에 머물러 있어

새로운 길을 못 가는 것 같았습니다

 

책장을 비웠습니다

새로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해˙˙˙˙˙

밑줄 그어진 손때 묻은 책부터

20년이 넘도록 한 번도 펼쳐보지 않았던

책도 있었습니다

 

정리하다 보니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데

여기저기 욕심이 넘쳤음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날은 오늘인데

미련 때문에 버리지 못한 물건처럼

과거 속에 남겨둔 힘들고 아픈 기억 때문에

눈앞에 행복을 못 본 건 아닐까요

 

과거에서 꺼내 

물건을 정리하듯 미련 없이 버리세요

내 인생의 봄날은 오늘입니다

 

책의 제목이자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비우고 채움의 일상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생각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쁜 감정들을 제 때 비우고 처리해야 하는데 계속 끌고 갔다.

그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내 마음과 생각을 갉아먹고 있었다. 

긍정의 감정들을 채울 자리가 없었다. 

오늘을 잘 살아가려면 내 주변과 내 생각과 마음의 정리를 잘 해야겠다. 

 

 

 

 

 

 

어제 힘들었고 그 힘듦을 잘 견뎌내고 넘었다.

다시 똑같은 힘듦의 순간이 온다면 아마 대수롭지않게 여길 것 같다.

본래 처음 마주한 힘듦이 세상에서 나에게 닥친 가장 큰 힘듦이니까.

시간이 약이라고 사람들은 자주 말한다.

내가 힘들 때는 정말 이 말이 제일 듣기 싫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

그 일은 정말 마주한 다른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내게 닥친 일보다 내 마음 속 두려움이 컸던거다.

아마.... 나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새로이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시간이 약이다' 라고 말하지 않을거다. 

벌써 오늘이 지났네. 내일 다시 새로운 날!

오늘,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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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4. 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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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 달 동안 급식실에서 점심 먹고 도서실로 오기 바빴다. 

봄을 느낄 새 없이...

한 달 지난 후 4월 이제사 마음도 몸도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고 일에 완전 적응된 것은 아니다. 

활짝 핀 화사한 벚꽃이 떨어지려는 찰나에 학교 정원을 거닐었다. 

벚나무, 사과나무, 이팝나무, 배롱나무 등 열매를 맺고 꽃을 피워내는 나무들이 있다.

잔디가 깔린 정원엔 쑥이 듬성듬성 볕에서 웃고 있다. 

광대나물, 민들레, 큰개불알풀꽃, 애기똥풀 등 수줍게 피었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마음을 준다. 

 

 

벚꽃이 바람에 휘날리고 내리는 비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지금,

저렇게 나무 아래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곳에 조금의 흔적이라도 남기려고 꽃이 피었다. 

봄이라고 살아 피워내려는 저 생명력에 늘 감탄한다. 

그리고,....... 왠지 뭉클해진다. 

활짝 핀 꽃도 대견스럽지만, 이런 곳에 핀 꽃이 더 짠하게 눈에 들어온다. 

잘 살아내리라 믿는다. 

 

 

한 쪽에선 나무가 푸르름이 짙어져가고 꽃이 피고, 한 쪽에선 나무가 베어졌다.

 베어진 나무 밑동에서 이럴수가! 

철쭉꽃이 그냥 바람에 날아와 떨어진 줄 알았는데, 베어진 나무에 딱 붙어있다.

연분홍빛 아주 예쁘게 피었다. 

나무에 붙어있는게 아닌데...... 저 벚꽃보다 더 놀랍다. 

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칠 수 있는데, 

나는 봄이 되면 하늘 위로 보는 것 보다 땅으로 시선이 내려간다.

자연이 다 키워냈다. 어떤 말이 더 필요할까!

 

 

초여름의 연초록을 연상시키는 푸릇푸릇함이 정원에 있다. 

겨울의 잿빛을 보다가 봄의 하얀 노랑과 연분홍빛에 감탄했는데,

초록의 싱그러움을 만나다니...... 아직, 봄인데^^

사과나무 같다. 탐스런 열매가 저 나무에서 열린다니.

활짝 핀 꽃과 아직 꽃봉오리 터지지 않은 꽃을 보니 마음이 싱숭생숭 좋다. 

돌아오는 이번주에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수줍은 새색시 볼 같은^^

 

 

학교 정문으로 들어오면 위풍당당 서 있는 주목이다. 

아주 오래 된 나무, 멋지다. 

처음 학교 문 열었을 때와 같은 나이일까?

1923년 학교가 설립되었다고 한다. 

그 때 심었다면 거의 100년이 된 나무인데.... 

저 나무처럼 똑같은 나무 한 그루 더 학교 운동장 한 켠에 뿌리내리고 있다.

하늘을 향해 뻗치고 있는 저 나무를 보면서 학교로 들어오면 벅차오르는 느낌이다.

교를 지켜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5년 동안 봄여름가을겨울을 여기에서 보내야 하는데

찬찬히 둘러보고 조금씩 친해지려고 한다. 

 

 

비가 온다.

3주째 주말에 비雨,

봄날이지만 아무래도 집에 있으라는 신호인가보다. 

빗소리만 들리고 조용하다.

봄날의 하루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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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4.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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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이 많이 변했다.

초딩 입맛을 벗어나서 이젠 계절마다 나오는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눈에 담는다. 

맛을 느낀다. 

양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긴다.

겨울을 뚫고 나온 봄의 나물들이다.

저절로 건강해질 것 같은....

 

 

엄마가 준 보드라운 취나물은 아주 여리다.

그리고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고 된장으로 무쳤다.

취나물 향이 진하게 코 끝으로 스친다.

그 강한 쌉싸름함이 겨울을 뚫고 나온 봄의 맛이다. 

 

 

아비토끼 회사 근처 봄의 산책 갔다가 밭에서 발견한 돌미나리.

긴가민가했더니 땅이 촉촉하다. 

돌미나리가 무리지어  있다. 

잎과 뿌리 나오기 전까지 모양을 보면 돌미나리 맞다. 

아직 돌미나리가 어려서 그 중에 큰 것만 부삽으로 캤는데, 한 줌 되는 양이다.

간단하게 튀김가루 묻혀서 돌미나리 튀김으로 간장 찍어 먹었다.

바삭함이 별미였지만, 다시 튀김으로는 먹을 것 같지 않다.

그래도 내가 직접 캐서 해먹으니 음..... 뭔가 뿌듯함?!

아무래도 좀 더 크면 넉넉하게 캐서 나물로 먹어야겠다.

 

 

칼국수집 쉬는 날, 엄마가 운동하는 천川 주변에서 쑥을 캤다고 한다.

캔 쑥으로 멸치 육수 가득 넣고 조갯살도 넉넉하게 넣어 팔팔 끓여 쑥국을 끓여놨다.

가져가라고 한 솥 준비해놨다.

아... 깨끗한 곳에서 여린 쑥을 캐서 그런지 쑥향이 국에 가득했다.

건강함을 먹는 느낌이다.

역시 봄의 맛은 쑥으로부터 느껴진다. 

입맛 없을 때 쑥국에 밥을 말아서 쪽파 김치랑 먹으면 딱~!

 

봄맛을 발견하고 느끼고 캐고 먹는다.

아주 소소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지금, 봄이니 봄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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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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