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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18 두번째 눈雪 오고
  2. 2021.01.17 일용할 '설렘'이 있다면 '나이듦'이 나쁠 것 같지는 않아요^^
  3. 2021.01.16 바빴지만, 나를 생각하는 시간!
  4. 2021.01.09 100여년 전의 위로가 담긴「비에도 지지 않고」
  5. 2021.01.09 창에 눈꽃
  6. 2021.01.08 여전히 '새벽 기상'이 어렵지만,... 해보자
2021. 1. 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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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불지 않는데, 찬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다.

올해는 땅에 서리가 내렸는지 아침마다 길에 물기가 있다. 그리고,

비가 아니라 눈이 온다.

해가 바뀐 후 두번째 눈雪이다. 흩날린다.

여긴 눈 예보가 없었는데.....

내 느낌이 맞았다.

꼭... 눈이 올 것 같은 공기!

출근하는 사람들에겐 반갑지않은 손님이다.

여기서는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낮인데도 어둑어둑하다.

 

채용신체검사 결과를 봤더니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빈혈기가 있다.

결과 상담을 하는데, 피 검사를 한번 더 해보고 철 결핍성 빈혈인지 보고

철분 섭취 여부를 결정하자고 하신다. 기준범위보다,

철 수치가 낮고, 철 포화도 수치가 낮다.

철결합능 수치가 높고, 불포화철결합능 수치가 높다.

FERRITIN 수치가 낮다.

결과적으로 철 결핍이다. 철분제를 먹어야 된다.

 

 

철분제 검색을 하고 적당한 것을 구매했다.

식 중간이나 식후 / 하루 1알 / 60캡슐 들어있다. 두 달 분량이다.

철분제 뿐 아니라 이제 건강보조식품(복합 비타민제) 먹어줘야 되는 시간인가보다.

그냥 밥심으로 거뜬할 줄 알았는데......

몸은 그런게 아니었나보다.

조금 우울해졌다.

그래도 넉넉하게 건강하게 버텨준 내 몸이 고맙다.

 

 

날이 추웠다가, 다시 풀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눈송이도 흘날렸다가 바람만 쌩~~ 불기를 반복하고 있다.

해가 바뀌고 얼마나 추웠던지 세상에나 광려천이 얼었다.

코로나로 인해 방콕만 하던 아이들이 광려천으로 다 나온 듯 하다.

얼음 위에서 논다.

동장군의 기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신 난다^^

아이들이 제일 안쓰럽다.

 

바람이 들어온다.

흩뿌리다 사라지는 눈을 보니, 쌓이지는 않겠다.

그래도 밤에는 기온이 더 내려가니 걱정 된다.

이대로 길이 얼어버리면 안 되는데.....

서리와 비, 눈 겨울이 제대로다.

까치는 어느 나무 위에서 자꾸만 울어댄다.

반갑고 귀한 손님이 오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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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1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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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어른'이란 단어와 담백한 '나이듦'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

47Km로 달리고 있는 지금, 나는 어른으로 잘 살아가고 있는지. 

어른이란 반열에 오르려면 이제 나이로 명함 내밀 수 있는 부분은 없다는 것을 안다.

걸맞는 행동과 생각이 담백하고 성숙한 '나이듦'의 화관이라는 것을 느낀다. 

그만큼 참 어른되기는 힘들다. 

성숙한 어른이 되기에 함량미달 이겠지만, 곁을 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소박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설렘으로 '여전히' 하고 싶다.

매일 똑같은 일상이지만 그 삶 속에서 늘 내가 하던 일을 몇 년이 지나서도 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여전히 식지 않았다는 뜻이다. 

'설렘'이란 감정으로 일상을 채운다면 나이는 분명 숫자에 불과하겠지.

이런 설렘으로 늦었지만 다시 남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분들이 있다.

칠곡 문해학교 한글 교실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다.

 

 

어렸을 적에 집이 가난해서, 여자란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쳐버린 할머니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한 가정을 이루고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살아왔던 지난한 삶들.

글을 알지 못해 정작 바깥 세상의  재미있는 일들을 경험해보지 못했던 날들.

반면에 또 글을 알지 못해 앓이를 했던 날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무지는 흠이 아닌데, 할머니들은 안으로 안으로 숨기고 싶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글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문을 두드렸다. 

글을 적고 익히면서 할머니들은 삶의 설렘과 기쁨을 회복했다.

마음 고생했던 날들이 보상을 받은 듯 그렇게 적고 또 적었다.

 

 

할머니들의 글은 소박하고 순수하고 담백했다. 태곳적 언어를 만난 듯......

삶에서 건져올린 살아있는 말 같다.

우리는 글을 자꾸 치장하려고 하는데, 할머니들의 글은 팔딱거린다.

정말 여기도, 저기도 詩다.

삶 곳곳에 시가 보석처럼 박혀있다.

지난날 아프고 힘겨웠던 삶의 흔적들이다.

 

아이들 소풍을 따라갔다

학부모 게임이 있을 때면

보물찾기를 했다

 

돌 밑에 숨은 종이 한 장을 찾았다

꼬깃꼬깃한 종이를 펴 보았지만

거기 쓰인 글자를 읽을 수 없었다

 

선생님께서 보시고는

괜찮다며 그냥 상품을 주셨다

부끄러운 마음에 상품을 받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다

 

글자를 아는 지금은

아이들이 벌써 다 커버려

이제 더 이상

보물찾기할 기회가 없어져버렸다

 

김순옥, <보물찾기> 중에서

 

 

엄마는 정말 공부가 하고 싶단다

-김영숙-

 

거제도 아들네 집

예쁜 손주 봐 주러 왔다.

 

벌서 한 달

내마음은 온통 복지관에

다 가 있다.

 

고민 고민 몇 번이고 생각 끝에

아들 내외한테 말했다.

엄마가 공부하러 가면 안 되겠니?

 

며느리가 묻는다, 무슨 공부냐고

사실대로 말했다.

아들 며느리

온 식구가 눈물바다가 되었다.

 

아들은 마음이 아픈지

가슴을 치며 엉엉 운다.

나도 실컷 울었다.

 

아들이 말한다.

공부하러 가시라고

 

미안하다 아들아,

이 엄마는 정말 공부가 하고 싶단다.

 

이 시가 바로 지금, 막 공부를 시작한 할머니들의 마음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늦게나마 배운다는 것이 이렇게 벅차다는 것을.

살아온 날들 보다 살아갈 날들이 짧겠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설렘과 기대가 있음에.

나라가 이런 곳에 재정을 더 많이 투입해서 배움의 때를 놓친 어르신들을 위해

배움의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급격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만큼 노년의 삶이 좀 더 육체적 정신적으로 윤택해지고 낫아지면

고령화로 야기되는 복잡한 문제들을 풀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진 <칠곡 가시나들> 그 뒷이야기, 책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 대답을 해주는 듯 하다.

인생의 설렘이 있다면, 삶이 재미없지는 않을 것이다.

나이듦이 우울하고 싫지는 않은 것이라고.

 

칠곡 할머니들을 보면서 부모님을 생각해본다.

젊었을 때도 열심히 일 하셨는데, 지금도 계속 일 하시고 계신다.

지금 삶이 재밌을까? 평안하실까? 어떤 설렘과 기대가 있을까?

삶의 빈곤은 여전하지만, 자식으로서 별로 도움은 못 되지만......

'노년의 삶이 평안하시면 좋겠다' 기도하며, 이래저래 살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부모님이 내 곁에 계셔주셔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무탈하고 건강하시기를 늘 기도한다.

 

 

그냥 말 하듯이 툭 던지는 글들이 마음 속에 들어온다.

어디에서 배운게 아닌데.... 그 단순하고 솔직함과 더불어 나이라는 숫자까지 더해졌다.

무늬만 詩가 얼마나 많은데. 곰삭은 글맛은 나이를 포함한다는 것을 알았다.

글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힘겨운 삶을 보상받은 듯.... 따뜻함과 뭉클함이 느껴졌다.

제대로 나이듦에 대해서 배운다.

 

할머니들에게 배웠어요. 재밌게 나이 들기 위한 준비 1단계는 두려움을 떨치는 것이로구나.

나이가 들수록 두려움은 굳은살처럼 박혀서 점점 더 떼어내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럴때마다 손을 달달 떨며 한 글자씩 완성해나가던 할머니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태어나 처음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가던 순간을 떠올리면 감금연 할머니의 정겨운 목소리가

마음 속에 들려오겠지요. 재밌게 나이 들고 싶다면 무서워하지 말라고.

두려움을 떨쳐야 설렘이 시작되고 세상이 재밌어진다고.

 

뭔가를 배우기 전의 근거없는 두려움과 익히고 알았을 때의 설렘이 교차하는 삶을 살고 있다.

두려움은 delete키를 가차없이 누르고, 설렘은 매일 insert키로 충전해야겠다.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과 뭉클함, 설렘을 늘 생각하며

내 마음을 든든하게 세워나가야겠다.

내 삶도 칠곡 문해학교 할머니들의 삶처럼 감사함으로 설렘으로 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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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1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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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지 엊그제 같은데, 보름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다.

작년 연말쯤 부터 갑자기 익혀야 될 업무들도 있어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른 채.....

정신을 챙겨보니 3번째 주말이다.

낯선 한파가 지나갔고, 다시 포근한 겨울인 듯 다가왔다.

 

책 읽기도 글 적기도 꽤 익숙하지 않다.

조금의 기대와 실망이 교차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그런 시간들~~~

평소대로 해왔던 일들을 또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다.

 

 

톡에서 나를 축하해주는 폭죽을 마주했다.

그냥 베시시 웃음이 난다. 고마워^^

잠시 부모님 생각이 났다.

고맙습니다. 이 땅에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요.

모나지않게 둥글게 둥글게 참 잘 키워주셨습니다. 

 

효진이가 카뱅 계좌로 아빠에게 쿠폰을 보내주고,

아비토끼는 퇴근해 케익을 사왔다.

끓인 미역국으로 맛있게 밥 먹고, 케익의 촛불을 껐다.

 

 

사모님이 예쁜 이모티콘을 메시지와 함께 보내주셨고,

착하고 예쁜 동생 쏭이가 케잌 쿠폰을 선물로 보냈다.

아직 2021년 새해 안부 인사도 못 나눴는데,

이렇게 덜컥 보내주니 많이 미안하고 고마웠다. 

 

어떻게 2021년을 잘 보내야할지 생각을 해본다.

'그냥 하던대로'가 정답이다.

대신, 내 마음 아프지않게 내가 나를 배려해주는 시간이 되기를!

과도한 열심으로 욕심을 부렸던 날들이 많았기에 조금 지쳤었나보다. 

남을 신경쓰고 배려했던만큼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내 마음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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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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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이 주는 보편성이 있다.

인간에 대한 고찰과 함께 인간을 향한 연민과 위로는 시대를 초월하기도 한다.

특정 시대에 인정받지 못한 작품이 시간을 넘어 후하게 평가를 받기도 한다.

시대적 상황과 궤를 같이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표적 동화 작가이자 시인인 미야자와 겐지가 1931년 11월 3일에 작성한 미발표 유작詩

「비에도 지지 않고」이다.

 

 

詩를 쓴 배경을 들여다보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일본은 제국주의와 전체주의가 팽배했고

시인은 그 소용돌이 속에서 가난과 굶주림은 일상이었고, 삶의 테두리에 암울함이 드리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삶에 동요하지 않았고, 불안해하지 않았다.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했다.

 

~비와, 바람, 눈보라,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건강한 삶과 욕심없는 절제의 삶, 낙천적인 삶을 추구했다.

관계에 대해서 돌아보았고, 소박한 삶을 영위해나갔다.

동서남북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도와주고, 같이 아파하고 걱정했다.

바보라 불려도 올곧은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시인의 소망이 감동이다.

 

자기 것을 챙기기에 바쁘고, 타인을 돌아보기엔 여유도 관심도 없는데.....

이런 바보 같은 사람이 옆에 있다면 우리는 이용하기 바빴을텐데...

씁쓸하면서 마음이 황량해진다.

외따로 외로운 여기 이 섬에서 외로운 사람이 아닌 이런 순수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밝고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비장함이 느껴지는 제목과 달리 책에 그림과 색이 덧입혀지니 멋진 그림책으로 재탄생되었다.

그림은 우리나라 동화작가 곽수진,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왠지 더 뿌듯함이^^

시대를 넘어서서 시인의 시와 동화 작가의 그림이 조화롭다.

작품이 어떤 매체와 만나 덧입혀지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많이 다르구나.

시의 행과 그림 속 주인공이 다 달라서 내 이야기인 양 모두의 이야기를 듣는 액자 소설을 만나는 것 같다.

그림의 색감이 어둠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어둠은 밝음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듯.....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그림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비를 막아 주는 우산 안에 달팽이와 고양이 나비가 있다. 꽃들도.

세상의 연약한 존재들, 비에도 지지 않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우산이 있다면

언제든 그 속으로 잠깐 피해서 쉬어가기를...^^

우산을 넉넉히 건네주는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는 시인의 바람이 잘 표현된 것 같다.

 

조금만 불편해도 답답해하고, 아무것도 아닌 것에 불안해하고, 덜 가진 것에 대해 불평하고

남과 비교하고, 남의 시선에 마음이 쓰이고, 감사하지 못하고, 형식에 치중하고,

배려하지 못한 모난 마음들이 불쑥 불쑥 올라올 때 100여년 전의 위로가 담긴,

미야자와 겐지의 「비에도 지지 않고」를 늘 곁에 두고 읽고 다시 읽으면서 마음에 새겨야겠다.

진정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깨닫게 한다.

거창하지 않은 詩라서 더 담백하고, 큰 울림으로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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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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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 산 속에서 햇살이 퍼지고

아직 고요한 아침이다.

겨우내 찬 바람과 공기는 구름을 밀어내고 있다.

텅 빈 파란 하늘만 서늘하다.

비가 왔는지 눈이 왔는지 궁금해 창을 열려고 하는데,

얼음~!!!

 

창에 무늬가 새겨져있다.

눈雪 결정이 다이아몬드처럼 알알이 박힌 듯

옅은 햇살 속에서 빛난다.

문을 열면 따뜻한 공기와 찬 공기가 부딪혀 녹아 흘러내릴 것 같아

한참동안 가만히 보았다.

땡~!!!

 

햇살이 나를 비춘다.

창에 물방울이 뚝뚝 맺혔다.

마치 아무 일 없듯이.

태곳적 눈雪을 보았다.

햇살을 배경으로

찬 도화지에 육각형 눈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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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1. 1. 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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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한 해의 계획을 열심히 세운다.

한 해를 마감할 즈음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늘 겪는 부분이기에 언제부턴가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대신 매일 물들임했던 일들을 계속 해나간다.

딱히 새로운 일을 도모하지 않았지만 연말이 되면 오히려 감사했다고 고백한다.

무탈하고 건강하게 1년을 잘 보내었고,

해왔던 일 속에서 자잘한 기쁨과 행복을 만끽했기에 소박한 감사함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여전히 있다.

얽매이지 않았지만, 시간을 보냄에 있어서 야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침형 인간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늦은 밤을 좋아했고, 무엇을 하든 밤을 즐겨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보통 7시~7시 30분 사이다.

아이 학교 가기 전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주고, 아비토끼는 아침을 먹지 않는다.

오후에 출근하니까 상대적으로 잠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에 대한 부담이 적다.

오전 8시 이후가 되면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아침의 볕과 바람이 들어오도록 환기를 시키고, 이불 정리를 하고, 방을 닦는다.

좋아하는 믹스 커피와 함께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

책을 읽거나 글을 적는다. 아점을 챙겨먹는다.

오후의 시간은 학교에서 3시간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준비한다.

스마트폰을 틈나는대로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적는 시간이 반복된다.

쓸데없이 멍 때리거나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아주 단조로운 시간이다. 거창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일상을 꽤 만족했고 몇 년 동안 습관이 되었다.

그런데, 이제 아주 조금은 내 일상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고나서부터.

 

제목에서부터 나와 참 다른 시간 속에서 사는 사람 이야기구나 생각된다.

그런데 관심이 간다. 1월 하고도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새해니까.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1년치 내 삶의 어떤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치열하게 자기의 삶을 살아내고,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롯이 자기를 위해서 시간을 내는구나.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인데,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참 부지런한 사람이 많구나 느꼈다. 밤 늦게 자는 아침 잠 많은 나도 가능할까?

제대로 시도해보지도 않고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라는 섣부른 결정을 내린 내가 의심된다.

요즘 드는 생각, 누구나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을텐데....

읽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해가 된다. 새벽 기상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20대 청년 때, 교회에서 4월이면 사순절 기간이다.

5시 특별새벽기도회 가기 위해 일주일 이상 아침을 깨웠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한창 잠이 많았던 때인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일찍 일어났을까?

예배와 연단, 하나님과의 만남을 위한 약속.... 이런 거룩한 욕심 때문이지 않았을까?

삶의 동기부여와 어떤 변화를 갈망하는데 있어서 의미있는 도구가 '새벽 기상'이란 생각이 든다.

핑계를 원천봉쇄하고 오롯이 나와의 싸움이니 해볼만하지 않은가.

새벽기도회 가서 짧게 예배를 드리고, 개인 기도를 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새벽의 어둠이

산 등성이 너머 조금씩 밝아진다. 6시, 다시 잠을 자기에는 참 어중간한 시간이다.

다시 정신을 챙기고, 말씀 묵상을 하거나 책을 읽었다.

몸과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지고 맑아지는 느낌, 그 느낌을 안다. 뭔가 좋았다는 것.

나는 새벽과 안 맞는 사람이 아니라, 좋았던 그 느낌을 오래 묵직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어쩌면 3월부터 시작 될 내 삶의 새로운 변화에 맞추려면 워밍업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예열하기, 익숙해져가기, 물들임과 루틴....

낯선 변화이지만 일단 시작해보기로 마음은 먹는다^^;;;;

'나의 하루는 5시에 시작됩니다'

주어진 2시간 동안 나는 역시나 제일 먼저 말씀 묵상과 읽기로 시작한다.

6시에는 그동안 아비토끼와 아이 제대로 아침을 챙겨주지 못했는데, 이른 아침을 먹기로.

그럼 아이도 조금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을까? 매일 늦게 자는데.....

이제 중학교 3학년이니 아침 시간 패턴부터 변화를 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그리고, 밤 10시~11시 사이에는 잠을 잘 수 있도록!

 

"사람들은 내가 무언가를 더 하기 위해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에게 새벽은

극한으로 치닫는 시간이 아니라 잠시 충전하는 휴식 시간이다.

새벽 기상은 그 자체로 열심히 사는 방법이라보다 계속 열심히 살기 위한 수단이다. "

 

수단, 즉 어떤 도구를 내 삶에 장착시키느냐가 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말이 아닐까.

이런 의미에서라면 '새벽 기상'은 무척 매력적인 도구라고 생각된다.

하루 24시간을 살아내면서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있었나?

이리저리 눈치 보느라 내게 오롯이 쉬는 틈을 주지 않고, 달음박질하지 않았는가?

새벽은 내가 주도하는 시간, 그 외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하는데,

멋진 말인 것 같아 자꾸 생각 속에 뱅글뱅글 돈다.

내가 주도하는 시간만큼은 나를 위해서 충분히 써도 된다.....

그 시간의 주인장이 되어볼까 싶다^^

알람이 5시에 맞춰진 그 날,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 날이다!

인생의 보너스 타임에 합류하시죠~~

 

나의 매일 최우선 과제는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모든 루틴은 이 하나의 목적으로 연결돼 있다.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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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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