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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9.08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간절한 그리움으로
  2. 2023.09.04 사마귀&나팔꽃, 그 자리가 아닌 듯 거기에 있다
  3. 2023.09.03 모세가 애굽으로 돌아가다/2023. 9. 3. 2
  4. 2023.09.02 고구마 줄기 다듬고 볶음
  5. 2023.09.01 「위로의 미술관」에서 평안한 산책을 했다
  6. 2023.08.28 여름 끝무렵 악양생태공원; 버들마편초&나비 1
2023. 9. 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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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제와 다를 것 없는 오늘이라는 흔한 일상을 보낸다. 

늘 함께 하는 사람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내일도 계속 볼 얼굴들이다. 

그래서 오늘이란 시간과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나 함께 할 것 마냥 오늘이 이어져 내일도 똑같아 그 시간과 그 자리에 계속 머물테니깐.

장밋빛 약속을 하고 기대를 하면서 내일로 미루거나 사랑하고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저마다 각자의 일상이 모여 나름대로 삶을 살아낸다. 힘을 내면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흔한 문장은 비단 삶에서 일 뿐만이 아니다. 

닫힌 마음, 서운한 마음, 사랑한다는 말과 위로의 말들까지 식상할지라도 내 마음이 동할 때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말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 익숙한 말들은 어쩌면 여기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고 가슴에 담아본다. 

 

자연 재해와 사고 소식이 날마다 들려온다. 사람이 다치고 죽고.

재해와 사고 현장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속사정들이 있다.

죽음과 삶 사이에 놓인 전하지 못한 말들은 마음에 맺힌다.

생전에 전하지 못한 말과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먼저 간 이도, 보내는 이도 마음이 평안해질까?!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난 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읽은 한 소년,

그리고 이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그리고 묻힌 사람들의 수많은 사연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공감한다고 감히 얘기할 수 없는 슬픔이 된다. 

 

#탈선 사고 #도힌철도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 #카마쿠라 이키타마 신사의 도리이 #승객 127명 중 68명 사망

#사고 후 두 달 #유령열차 #니시유이가하마 역 유령 '유키호' #사고 전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 승차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의 전반적 내용이다. 

 

[열차 승차 규칙]
1.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2.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3.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4.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전할까?

사랑한다 고맙다 고생했다 미안하다 힘들었지?.....

너무나도 자연스런 말들을 자연스렇게 표현하지 못했던 날들이다.

살면서 가장 힘이 되어주는 말들인데, 익숙해진 일상속에 표현하기 힘든 서툰 말들이 되었다.

자주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속마음을 들여다봤으면 누군가에겐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을까?

홀로 감당해야 하는 그 외로움과 힘겨움을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1인 가구(단독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개인적 사생활 침해받는 것에 민감한 사회이기도 하다. 

감당해야 될 삶의 무게가 늘어나는 팍팍한 요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도 무겁다.  

그 이면에 구석구석 소외된 곳이 있다. 사회적 관심이 세심하게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에서의  마지막 반전이 가슴 깊이 남는다.

.......  [열차 승차 규칙] 3의 예외_ 승객들은 다들 알고 있어, 머지않아 자신들이 사고로 죽는다는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서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려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승객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열차에서 내리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저승이 아닌 이승에서 계속 살아주기를 바랬기에. 

먹먹함으로 읽은 책이다.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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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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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고 비가 자주 와서 아침 저녁으로 시원하다 싶었는데

낮에 다시 32℃가 되는 뜬금없이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습도까지 높으니 체감온도는 더 높다. 

 

매미 울음은 사라지고, 귀뚜라미가 아침 저녁으로 울어대는데.

귀뚜라미가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날아다녀 살포시 잡아 다시 밖으로 내보냈다. 

매미가 방충망에 붙어 어느해 여름에 그렇게 울더니

고추잠자리가 놀러와서 잠시 쉬어가더니

풀섶에서만 볼 수 있었던 초록 뾰족한 사마귀가 방충망에 앉았다.

우리 집은 곤충이 쉬어가기에 마음이 편한가... 참 모를 일이다. 

 

 

척박한 땅에서 식물이 자라는 것도 참 놀라운 일이지만,

왠지 식물과 함께 땅에 있어야 될 곤충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콘크리트 건물에 나타나는 것도 마음이 그렇다. 

생태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곤충도 식물도 헷갈리나보다.

 

저번주에 5년 정도 사용한 스마트폰 물에 빠져서 서비스센터에 갔다.

하루 정도 걸리고, 비용도 제법 들어서

그냥 알뜰요금제 자급제폰 A34를 구매해 상담사를 통한 셀프 개통했다.

기존에 쓰던 유심칩만 꽂아 사용하면 되니 편리하다. 

오프라인 폰 가게가 없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4600만 화소에 끌어당겨 찍는 줌도 10배속이다. 어쩐지....

화면이 뿌옇지도 않고 깨어지지도 않고 좋긴 좋다. 

방충망에 붙은 사마귀 보고 놀랬고, 찍으니 더 놀랬다.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은 별로 탐나지 않았는데, 사진의 선명도 면에서 바꾸고 싶긴 했다. 

 

 

보라 나팔꽃이 풀섶이 아니라 땅 콘크리트 위를 뚫고 피었다. 

초록 이끼 무늬도 펼쳐졌다. 

콘크리트와 식물... 안 어울리데, 그 자리가 아닌데  피어서 매번 놀랍고 뭉클하다. 

자꾸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오니 폰 사진기가 탐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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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3.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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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4:18~26◈

18 모세가 그의 장인 이드로에게로 돌아가서 그에게 이르되 내가 애굽에 있는 내 형제들에게로 돌아가서

그들이 아직 살아있는지 알아보려 하오니 나로 가게 하소서 이드로가 모세에게 평안히 가라 하니라

19 여호와께서 미디안에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애굽으로 돌아가라 네 목숨을 노리던 자가 다 죽었느니라

20 모세가 그의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모세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2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네가 애굽으로 돌아가거든 내가 네 손에 준 이적을 바로 앞에서 다 행하라

그러나 내가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한즉 그가 백성을 보내 주지 아니하리니

22 너는 바로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라

23 내가 네게 이르기를 내 아들을 보내 주어 나를 섬기게 하라 하여도 네가 보내주기를 거절하니

내가 네 아들 네 장자를 죽이리라 하셨다 하라 하시니라

24 모세가 길을 가다가 숙소에 있을 때에 여호와께서 그를 만나사 그를 죽이려 하신지라

25 십보라가 돌칼을 가져다가 그의 아들의 포피를 베어 그의 발에 갖다 대며 이르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

26 여호와께서 그를 놓아 주시니라 그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 때문이었더라

 

하나님의 계속된 설득으로 모세는 애굽으로 발걸음 옮기게 된다. 

 

(18절) ~그들이 아직 살아있는지 알아보려 하오니.... 장인 이드로에게 말한다. 

모세는 하나님의 보내심을 확신하지 못한다.

인도해내기 위해서 보내심. 그들이 살아있는 것을 전제로. 

(19절) ~애굽으로 돌아가라 

*돌아가라: 가다+돌아가다-->명령어로 쓰여짐. 가라~ 돌아가라~ 거듭 사용함. 

강조로 반드시 모세가 애굽으로 돌아가야 한다. 

~네 목숨을 노리던 자가 다 죽었느니라

모세의 두려움의 원인이다. 모세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시는 하나님이시다. 

(20절) 아내와 아들 둘을 데리고 감--> 하나님의 말씀에 신뢰하는 모세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잡아더라: 붙들었다. 

*지팡이: 과거 모세의 양 치던 지팡이다. 이제는 하나님의 소유가 된 지팡이. 

※출애굽의 주체가 모세가 아닌 하나님이시다. 

(21절)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한즉

---> 나는 그의 마음을 완악하게 한 채로 둘 것이다.(내버려둠) 큰 불행이다.

모세의 거절에도 끝까지 설득하심에 은혜이다.

(22절) ~이스라엘은 내 아들 내 장자

-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 출애굽의 상황이 아니다. 아직 애굽의 종으로 있을 때이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믿음의 표시를 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아들이기에 출애굽을 하게 하셨다.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선택이자, 은혜이다. 

(23절) 근동지방의 '장자'는 큰 특혜를 누린다. 전체를 대표한다. 

이스라엘을 반드시 건져내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이자 마음이다.

 

■ 반복된 표현: 18절/돌아가서, 19절/돌아가라, 20절/돌아가는데, 21절/돌아가거든

모세는 애굽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곳에 형제들과 고통받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기에.

하나님의 주권, 하나님의 땅이 회복되어야 되기에. 

※국민, 영토, 주권: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야 하기에 돌아가야 한다. 

믿는 사람 성도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세속적어어야 한다는게 아니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사명으로 이어져야 한다. 

애굽 땅: 검은 땅... 하나님의 백성이 흑암에 살고 있다. 

우리 가정과 직장, 지역이 애굽일 수 있다. 건져내야 한다. 빛 들고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애굽(세상 속)으로 돌아가가기 위해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 은혜가 사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있어야 할 것]

순수한 믿음(하나님의 말씀 따라 행하는)

순종함으로 의심하지 않는 믿음이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아야 한다. 붙들어야 한다. 

내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해야 한다. 하나님을 신뢰하게 된다. 

하나님의 지팡이=모세의 지팡이

*모세의 지팡이는 일상에서 사용했던 지팡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리는 순간 하나님의 지팡이가 된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장자는 둘 이상의 아들 가운데 맏이가 되는 아들이다. 독자가 아니라 차자가 있다. 

차자는 이방인을 염두해 두신 말이다. 동일하게 출애굽의 은혜를 누리게 된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도 되신다. 

※확고한 정체성으로 세상 속으로 담대하게 나아가기를.

 

나의 기도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 많습니다. 그 은혜로 하루 하루 감사함으로 살아갑니다. 

내가 발 딛고 있는 세상 속 가정과 일터 위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 사명으로 감당하는 삶 되기를 기도합니다. 

의심하지 않는 믿음으로 하나님 말씀 따라 순종하는 순수한 믿음 주시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게 하소서.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고한 정체성으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며,

복음을 증거하는 사명 감당케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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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2.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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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텃밭 한 켠에 청소 여사님이 심고 키운 고구마 줄기가 잘 자랐다.

뜯어서 갖다 먹으라고 말씀하셔서 잠깐 시간 날 때 텃밭에 갔다.

7월 말 휴가 전에 한 번 가서 뜯어왔다.

그 때 인천 시가에 고구마 줄기 뜯고 다듬고 볶아서 준비해갔다. 

 

고구마 줄기 김치로도 볶아서도 먹는데, 주로 볶아서 먹는 편이다.

어렸을 때 엄마가 볶아서 반찬으로 자주 해줘서.

고구마 줄기는 쉽게 해먹지 않는 반찬이기도 하다.

껍질을 까야하는 수고로움 때문에.

 

 

텃밭에서 엉킨 긴 고구마 줄기를 뜯고 잎을 따서 손으로 쥐어보니 3줌 정도.

이만하면 단촐한 밥상에 2,3끼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막상 고구마 줄기 껍질을 까면 양이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도 내 손으로 직접 캐와서 껍질을 까고 요리를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긴다. 

 

고구마 줄기에는 많은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소화를 촉진하고 변비 예방에 좋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되어 당뇨 관리에도 유용하며,

비타민C가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된다고 한다. 

식재료 자체가 좋으니 더 말해야 잔소리^^

 

 

고구마 껍질 까는게 귀찮아서 어쩌면 자주 밥상에 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여름 한 철 먹는 귀한 식재료라서 이렇게라도 조금 수고해서 해먹으니 좋다. 

고구마 줄기 뜯어서 갖다 먹으라고 하니 여사님께 감사한 마음도 들고.

 

고구마 줄기, 귀한 여름 별미다. 영양 풍부한 없어서 못 먹는.

고구마 줄기 다듬고 껍질 까고 손톱이 새까매졌다.

흔적을 보여주니 옆에 선생님들도 와, 대단하심! 

껍질 까는게 보통 일이 아닌데, 고구마 줄기 볶음 맛있겠다고 좋아한다고. 

'반찬 집에 고구마 줄기 김치로 많이 나오던데 사드세요' 했더니,

사먹는건 또 아니라고 말하신다. ㅋㅋㅋ 어쩌란 말인지;;;;

 

여름에 밥맛 입맛 없을 때 하얀 쌀밥 물에 말아서 고구마 줄기 볶은 것 밥 위에 하나 올리고.

까아악... 게임 끝났다. 달아났던 입맛 돌아온다. 

우리 할매가, 우리 엄마가 그렇게 먹었던 것을 이젠 내가 먹는다. 

잊혀지지 않는 음식은 머리와 가슴 한 켠 추억으로 남아있다. 

고구마 줄기 볶음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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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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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화가들의 그림을 잠잠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그림을 그릴 때 화가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지만, 사람의 마음 모양은 다 비슷해서...

삶의 수많은 고민과 문제들이 엉켜있을 때 허쩌면 그들도 삶에서 잠깐 물러나

그림으로 위안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화가 뿐 아니라 예술가들의 작품이 다각도로 여러 시선으로 읽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만큼 삶은 어느 누구에게나 쉽거나 순탄하지 않는 것!

읽어내는 그림은 참 어렵다. 그럼에도 가슴에 닿는 것은 그 삶이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화가들의 지극히 사적인 삶을 앎으로 그림을 보게 되면 이해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마음과 마음이 교감하게 된다.

 

뒤피는 평생 즐거움이 담긴 그림을 그렸지만, 그의 인생도 누군가의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린 시절은 가난했고, 작품 활동을 왕성히 하던 시기에는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으며,
노년에는 육체의 고통을 경험했다.
그의 인생은 그림 속 음표처럼 오르락내리락 했고,그가 사랑한 파도처럼 몰아치며 물러서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삶에 미소를 지으며 단조보다 장조를,
우울한 날보다는 눈이 부시게 빛이 좋은 날의 파도를 그려냈다. (126쪽) 

 

기존의 낡은 전통과 관습을 버리고, 정해진 스타일에 갇히길 거부하며,

새로움을 추구하여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던 화가들.

일상의 평범함을 오롯이 그려왔으며 나름 치열했던 삶을 살아왔던 화가들을 만난다. 

책 「위로의 미술관」에서.

그림을 그리는게 힘들텐데 그 힘든것을 왜 계속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남기에 그림을 그린다'.....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말을 새겨본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가 만만찮지만, 시간을 들여 해왔던 노력의 결과(열매)는 헛되지 않음을 잘 말해준다. 

수많은 물들임의 시간 속에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계속 해나감은

그 과정 자체가 현재 내가 살아있음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행복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까?

삶에서 무기력함을 왜 가장 경계해야 되는지 알게 된다.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지만,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라울 뒤피의 말로 인해 삶에 볕이 들어온다. 

 

예술은 사회를 반영한다.
권력의 입맛에 맞게 순응하는 예술도 존재하지만, 시대의 고통과 아픔을 표현하고, 공감하며,
위로하는 예술은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준다. 콜비츠의 삶과 작품이 아름다운 이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쉽게 표현 못하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넘치도록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73쪽)

 

편견없이 바라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뭉클하다.

누구나 그 덤덤한 일상의 주인공이니까. 

많은 것을 가지고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이지만 결핍이 많았던 로트렉의 삶이 그랬다. 

남들과 다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었던 가장 소외되고 낮은 계층의 모습을 작품 속에 담았다.

일부러 미화하지 않았고, 자신의 감정 또한 과하게 이입하지 않는 진실함이 퍽 인간적이라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보니 많은 화가들은 나름 애썼고, 진지했고, 외로웠고, 너무 늦게 빛을 봤고, 휴식이 필요했음을 

그들이 남긴 그림들을 통해 알게 된다. 우리와 다르지 않구나!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거나 찾는다는 것은 모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의 길 대신 어려운 길을 선택해 자기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이유는

틀에 박힘을 거부하고 자기와 자기 작품에 대한 배려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함이 아닐까?

 

 

삶의 순간마다 고비가 있고, 고뇌와 상실감에 힘겨워 할 때 있지만 잘 넘고 견딘다.

결국은 개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것을 붙잡을 때 힘겨움도 건너간다. 

평범한 삶 속에서 나로 오롯이 남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든 무엇을 하든 내가 된다. 

예술가든 평범한 사람이든 자기만의 시간은 꼭 필요할 것 같다.

타인이 아닌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위로받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책「위로의 미술관」을 통해 그냥 좋았다. 잠잠히.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나와 비슷한 삶의 지점에서 느껴지는 위로가 있듯이.

 

책을 통해 제법 많은 미술관 나들이를 했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 깊이 삶을 연민했고

위로받은 미술관 산책은 참 오랫만이다. 

장마도 지났는데 잦은 여름 비로 생각과 마음이 가라앉을 때 많았다.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가을이 스며든 듯...

이런 날에 좋은 책 만나 내 마음이 평온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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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8.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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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지났는데도 한낮의 여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다. 

함주 공원의 연꽃은 다 피었다. 

악양들을 지나 자주 가는 악양생태공원에도 사람들 없을 것 같은데....

역시 주차장에 차량이 2,3대만 덩그러니...

우리처럼 산책 나온 몇몇의 사람들은 저마다 양산을 쓰고 따가운 여름볕과 거리두기 한다. 

 

 

여름 끝무렵이라 매미 울음소리가 더 우렁차게 들린다. 

맥문동이 밭 한가득 피었고, 이른 듯 코스모스가 피려고 한다, 

핑크뮬리 밭은 초록의 하늘거림으로 때를 기다린다. 

사람들이 거의 없으니 조용하다. 

여름의 꽃, 버들마편초가 많이 피었겠지 생각하며 들렀다. 

 

 

여름 가는 걸 아쉬워하는 매미 울음 소리 쪽으로 다가가 나무를 올려다봤다. 

나무에 매달려있는 걸 아비토끼가 봤다. 앗, 신기해! 매미를 실물영접하다니....

줌으로 끌어당겨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보란듯이 날개를 펴서 날아가버렸다. 

맥 빠지는 순간이다. 민첩하지 못했던 나를 탓해본다. 

 

그 대신에 나무 밑동이 아닌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을 발견했다.

색이 화려한데 아무래도 독버섯 같다. 

클라이밍 할 때 잡고 올라가는 홀드인 줄.... 한참을 바라봤다. 

 

 

버섯은 잘라낸 나무의 밑동에서 자라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생명 다한 나무에서도 저렇게 균류가 자리잡고 살아간다.

역시 이동이 자유로운 식물이 이 지구상에서 진정한 '갑'이다.

여름 끝무렵에도 생태공원에는 생명이 움튼다. 

 

 

버들마편초가 핀 들판쪽으로 가니 나비와 벌들이 춤을 춘다. 

버들마편초 꽃에는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꿀이나 향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인기척에 재빠른 곤충들이 꿀을 먹거나 향을 맡느라 사람이 가까이 와도 날아가지 않는다.

버들마편초 꽃에서 꽃으로 옮겨다닐 뿐이다. 분명 취했다. 

혹시나 싶은 마음에 손바닥을 펴서 나비가 살포시 앉기를 바랬지만...

너무 과한 소망이었나보다^^;;; 넌 꽃이 아니얌~~

 

 

순백의 산딸나무 꽃이 진 자리에 빨알갛게 산딸나무 열매가 맺혔다. 

초록 잎들이 무성한 가운데 딸기처럼 영롱한...

 

여름 더위 한가운데서 산책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발걸음 한 이유는 순전히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자연과 마주하고 싶어서다.

계절의 빛깔이 다 다를테니깐.

보고싶은 것만 보고, 오고 싶은 날에만 오면

버들마편초의 나비와 벌도 , 신기한 나무 위 버섯도, 산딸나무 열매도 못 봤을거고.

펼쳐진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마음의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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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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