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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10.09 요즘 결혼식 2
  2. 2023.10.06 「패밀리 트리」풋풋하고도 슬픈 성장 이야기 2
  3. 2023.10.03 반가움과 설렘 그리고 가을빛 in 경주 8
  4. 2023.09.30 추석; 올라가고, 내려오다 1
  5. 2023.09.30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떠나고 싶게 만드는... 2
  6. 2023.09.24 채비하다 2
2023. 10. 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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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의 결혼으로 어제 천안에 올라갔다.

막내 이모의 아들 결혼식이다.

사촌이라고 해도 어렸을 때도 커서도 자주 못 봤다. 

막내 이모와 나이차가 얼마 나지 않고, 사촌간에 나이차가 제법 있다.

아주 오랫만이라 서먹하지만 어른들을 만나 얼굴을 조금씩 익히는 날이 된다. 

 

부산에 엄마랑 큰 이모가 사는 동네에서 관광버스를 빌려 함께 천안으로 올라간다.

예식이 2시 30분 마지막 시간이다.

9시 30분 부산에서 출발해 1시 도착이다.

가을빛이 여물어져가는데, 볕이 나지 않았다.

오랫만의 콧바람, 볕이 환하게 났으면 나들이 기분도 날텐데 아쉬웠다

 

엄마랑 큰 이모 집에 들어가니 엄마 사촌 이모들까지 와 있었다.

얼굴을 꽤 여러번 본 이모들이라 낯설지 않았다. 반가웠다.

큰 외삼촌 작은 외삼촌 , 숙모와 이모부, 사촌 동생들까지 총출동이다.

 

 

 차를 주차한 곳 뒷 들판에 미국쑥부쟁이인 듯 꽃이 하얀 소금밭 펼쳐놓은 양 옹기종기 피었다.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유해 외래종의 습격이지만 그래도 꽃이라 예뻤다.

결혼식으로 모여 다른 지역으로 함께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천안 3시간 35분쯤 소요되는데, 휴게소 한 번 쉰다.

나랑 각별한 이모가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4잔 주문해 차에 가서 함께 나눠 마셨다.

큰 이모가 천안호두과자도 사오고.

역시 휴게소는 먹는 재미다.

 

 

오후 1시 조금 넘어 결혼 예식 장소에 도착했다. 

우리 결혼할 때랑 분위기도 예식 장소도 많이 달랐다.

화려하면서 심플하고 뭔가 젊은 감성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듯.

넓지 않고 아담한데 실내 인테리어가 멋졌다. 특히, 동그란 조명이 눈에 탁 들어왔다. 

 

누구나 인증사진을 찍는다. 

이모들도 자기들 사촌끼리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도 엄마랑 한 컷~!

엄마랑 찍은 사진이 너무 없어서 이젠 풍경 좋은 곳만 가면 사진을 찍게 된다. 

사진찍는 일이 참 낯선데, 계속 찍다보니 자연스레 엄마와 추억을 남긴다. 

 

예식은 주례 서시는 분이 따로 없이 진행된다.

시간도 20분 정도로 빨리 끝난다.

양가 부모님의 인사와 예비 부부 성혼 선언문 낭독, 신부에게 바치는 세레나데 축가? 

요즘의 결혼 트렌드인가 싶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니 결혼식도 빨리빨리 문화가 스며든 것 같다.

개성이 넘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허전하고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한...

이제 부부로서 첫 시작이니 함께 잘 살면 되지!

 

늦은 점심을 부페로 먹었다.

부페 음식은 가격이 센 편에 비해 별로였다. 

마지막 예식 시간이다보니 새로 채워지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 

오히려 부산에서 출발하면서 아침 겸해 먹은 주먹밥과 조미김의 조합이 더 꿀맛♬

부산으로 내려갈 즈음에 어둠이 몰려오고 있었다. 

덩달아 하루 내내 잿빛 가득한 하늘이 밝아졌다. 

모두가 관광버스 안에서 잠을...

먼 길 피곤한 하루였는데 좋았다.

사람 때문에 그런갑다.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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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0. 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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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 여러 세대가 모여 살아간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 비춰보면 놀랍다. 

너도 나도 서로 돌아볼 겨를 없이 참 바쁜 시대인데...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집안이 북적였던 적도 있다.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아 오히려 힘이 되었던 시간들은 이제 기억 한 켠이 되었지만. 

단독 세대가 늘었고, 세대 간에 시골과 도시를 경계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저마다 편하고 익숙한 곳에서 살아가기 마련이니까. 

분명한 것은 사람들 마음 속에는 소망하는 고향을 품고 있다.

언제나 또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이런 향수로 인해 책과 음악, 영화 등 보거나 들으면서 마음을 달랜다. 

 

《츠바키 문구점》오가와 이토의 책 「패밀리 트리」를 읽었다.

여름방학만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처럼 풋풋함이 곳곳에 펼쳐진다.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산과 들 동네마다 사방천지 놀이터다.

도시에서는 잘 먹지 않던 자연먹거리들도 많다.

엄마 아빠는 매일 집에서 이것 해라 저것 해라 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데,

시골로 할머니집에 가면 엄마 아빠의 잔소리로부터 해방이 된 것 만으로도 자유다.

밤에 귀뚜라미 소리와 큰 별★들이 검은 하늘을 수놓으며 반짝이는데 아름답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마음에 아름다움이 뭔지 모르고 그냥 다음 날 해 떠서 놀 생각에 들떴다. 

 

 

책「패밀리 트리」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호타카는 산으로 둘러쌓인 작은 농촌이다. 

호타카에서 오랫동안 여관을 운영하며 삶을 꾸려나가는 주인공 류의 증조 할머니 기쿠 할머니가 있다.

그리고 여름이 설레고 기다려지는 것은 그녀 릴리가 오기 때문이다. 

류와 릴리의 여름과 성장 이야기를 다뤘다. 

황순원의 '소나기'? 풋풋한 사춘기 시절 소년과 소녀의 로맨스와 비슷해서. 

대자연 속에서 기쿠 할머니의 보호를 받아 자라는 아이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야기와도 닮은 듯.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 외에도 제목처럼「패밀리 트리」 가족나무(가계도)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여름 볕, 가쿠 할머니와 스바루 아저씨의 보살핌 속에서 소녀와 소년은 자란다. 

화재로 인해 가족과 같은 반려견 '바다'는 그들의 따뜻했던 추억과 아프고 슬픈 기억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흘러 살아내고 또 살아간다. 

 

 

자라고 익숙했던 곳을 떠나 각자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풋풋했던 첫사랑의 설렘은 퇴색되어져간다. 

영원히 이어질 것 같았던 서로에 대한 희망과 약속은 어느새 희석되어 소홀하게 된다. 

익숙함과 소홀함은 무미건조한 무기력함을 가져온다. 삶 뿐 아니라 관계에서도.

가쿠 할머니, 반려견 바다 등 서로 함께 공유했던 연결고리가 사라지게 되면 자연스레 멀어진다. 

그럼에도 다시 함께 할 수 있음은 여전히 고향이란 장소가 주는 어릴 적 추억 때문이다.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음식들은 추억을 소환한다.

오가와 이토 작가의 스토리에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이어진다. 

홀로가 아닌 서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살아가기에 위로가 된다. 

「패밀리 트리」 가족나무(가계도)는 서로를 향해 돌아보라고 촘촘히 연결되어있다. 

누구네 집의 그렇고 그런 이야기인데 그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본다. 

느슨해진 관계는 이별과 절망, 부재와 슬픔을 마주하며 기억과 추억을 자양분 삼아 회복된다. 

부침을 거듭하지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보통의 평범한 일상을 글감 삼아 쓸 수 있음에 작가의 내공이 역시나!

특별함이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탁월해질 수 있구나....

그런 글을 쓰고 싶은데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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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0. 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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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의 긴 추석 연휴 하루 하루 바쁘게 보냈다. 

연휴 마지막 날 오늘은 집에서 쉼~!

가을이 어느새 몰래 들어와 아침 공기는 차다. 

믹스커피와 사과로 아침을 대신했다.

 

 

어제 아침 일찍 경주로 향했다. 

4년쯤 되었나보다. 함께 신앙생활했던 친한 목사님과 사모님 뵈러.

포항에 사는데 중간 지점인 경주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동안 만날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이번 추석에 연휴가 길어서 얼굴을 봤다. 

점심에 약속 시간 잡아서 아비토끼와 경주 불국사 산책을 했다. 

 

 

재작년에 경주 왔을 땐 울긋불긋 고운 단풍으로 맵시를 낸 풍경에 황홀했던 기억 남아있다. 

아직 가을옷이 입혀지지 않은 경주 불국사다. 

그래도 곳곳에 가을이다. 그리고... 높고 파란 하늘은 완연한 가을의 시작이다.

긴 연휴로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194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멋진 소나무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천년 고도의 사찰이니 모든 나무들도 시간이 고스란히 입혀졌다.

살아낸 세월만큼이나 더 멋지고 당당하고 자랑할만하다.

 

 

위풍당당함이 좋았던 기억으로 남은 불국사다. 

어렸을 때 수학여행으로 와서 볼 땐 더 크고 웅장했는데, 지금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아이였던 내가 어른이 되었다.

수리되고 재건되는 건물에 비해 소나무는 항상 그 자리에서 묵묵히 사람이 오고가며 커 가는 것을 보았을 터...

그 생각에 그냥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함이 올라온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찰에 오면 소망한다.

그 기도제목들이 삶 속에서 모두 평안하기를...

가을 햇살 속에서 영글어져가는 열매들처럼.

 

 

여기에 울긋불긋 단풍들어서 풍경이 좋았는데, 같은 장소 같은 계절에 다른 공기가 입혀졌다.

붉은 가을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답답했던 때, 더욱 각인된 시간의 흔적!

저 나무 사이 오솔길에서 가을과 함께 서 있던 내가 보인다. 

 

 

볕이 좋았고, 하늘이 새파랗다. 

아름답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옴은 이런 자연을 두고 하는 말 아닐까?

그럼에도 불국사 운치있게 구경하고 싶다면 단풍 곱게 펼쳐진 10월 말~11월 초 추천한다. 

 

 

저번에 왔을 때 석굴암 올라가는 길에 차가 너무 많이 막혀 되돌아갔다.

이번에는 석굴암을 보러 갔는데, 너무 차가 구불구불한 길을 막힘없이 잘 올라가서 안심했다.

그런데... 1킬로 정도 남겨놓고 입구에서 거의 30~40분을 기다렸다.

돌아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약속 시간은 점점 다가왔다. 

다행스레 목사님 사모님도 약속 장소 식당에 도착했는데 대기가 있었다. 

 

석굴암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할 곳이 여기저기 있었고 내려가는 차도 많았다. 

아무래도 주차 정리를 하시는 분들이 빡빡하게 답답하게 차를 멈추게 하는게 느껴졌다. 

마음이 급해 후딱 주차하고 낯선 산길을 따라 걸어갔다.

도착해보니 급 실망했다. 

책에서 봤던 웅장한 석굴암은 없었고, 투명 가림막쳐진 석굴암이었다. 

그냥 보고 나와서 허탈했다. 후회가~~~

다음번에는 굳이 기다리면서 올라올 것 같지 않다.

아비토끼도 다신 안 온다고;;;;

 

 

드디어 경주에 온 목적, 목사님과 사모님을 만났다. 반가웠다.

모두가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남았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차도 마시고, 어떻게 지냈는지 근황 토크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밭을 펼쳐놓았다.

 

다시 맛난 저녁 한우를 먹으러 가고, 디저트로 설빙 빙수도 먹고.

가을 분위기 물씬 나고 경주의 밤을 수놓았다.

항상 만나면 반갑지만, 다시 다음을 기약할 땐 마음이 섭섭하고 허전하고.

그럼에도 마음 따뜻하고 통하는 좋은 사람들과 만남을 이어간다는 것은 언제나 유쾌하다는 것!

다음 만남을 기대하는 이유다. 

반가움과 설렘 가득한 하루를 가을 무렵 경주에서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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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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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사흘이 지나가고 있다.

창원-인천 먼 길 오며 가며 했다. 

여행 가고 오는 기분인 듯.

항상 설레고 홀가분한 날들이다. 

먼 길 운전하는 아비토끼는 힘들겠지만;;;

 

28일 목요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연휴 전날 반차를 내고 어시장을 가서 새우와 꽃게를 샀다.

집에 와서 주말에 장 본 음식들을 만들었다.

명절 음식을 챙겨 간 것도 벌써 2년째다.

그냥 내 마음이 편할라고.

 

 

올라가는 여정이라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보다 가는 길은 수월하다.

함안 칠서-창녕-성주-문경-괴산-충주-여주-양평-인천 청라

중부내륙고속도로 쭉 타고 수도권까지.

휴게소에서 잠깐씩 쉬어가면서 거의 6시간 달린다.

그나마 길이 정체가 되지 않아서 다행.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고 곳곳에 노랗게 익어가는 벼 물결들~

구름에 해가 가려지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맑고 고왔다. 

빠르게 지나가는 차창으로 보이는 산들은 언제나 봐도 멋졌다.

아기자기한 고만고만한 산들이.

 

 

인천 시가에서 새벽 5시 되어 나섰다. 

수도권에 차량이 늘어나고 밀릴까봐 항상 새벽에 출발한다. 

이틀간의 짧은 명절 여정에 아쉬움은 항상 부모님 몫이다. 

마음이 짠하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홀가분하고 좋다. 

 

비가 왔나보다.

고속도로가 젖었다. 

구역마다 간간히 가는 비가 온다. 

이른 아침 산에서 안개가 피어오른다.

산안개가 피어오르면 흔치 않은 일이라 더 운치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음식은 못 참지.

이른 아침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것은 거의 우동 아니면 라면이다.

충주휴게소는 그나마 음식 선택의 폭이 넓다. 

장터국밥과 순두부찌개 등 메뉴가 있고

다른 휴게소보다 깔끔하고 음식 맛도 괜찮은 휴게소다.

사과 돈까스가 유명한데,  첫 날 양평 방향 올라가는 길에 먹었다. 

삭아삭 씹히는 사과맛과 향이 좋았다.

새벽 시간인지라 사이드 메뉴가 별로 없다. 

 

일찍 서둘러 출발해서인지 오전 10:30에 집에 왔다.

빨래를 하고, 피곤한지 낮잠 2시간 넘게 잔 것 같다. 

편안한 우리 집에 온 것 맞다. 

 

벌써 추석 연휴 3일이 지나간다.

내일은 아이 고모네 만나 양산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대저 아빠 이발소 들르서 얼굴 보고 음식도 챙겨드리고.

남은 3일간의 연휴도 바쁠 것 같다.

가을이라서 내 마음은 좋아서 붕붕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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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3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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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3일차다. 

다가오는 월요일 임시공휴일과 10월 3일 개천절까지 6일간의 황금연휴가 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기간동안 여행 갈 것 같다. 

오랫만에 완연한 가을 색감의 멋진 나날들이니까.

여행 한 번 가려면 비용도 만만찮지만 우선 시간을 내야 한다.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라면 시간도 비용도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만.

가을에 떠난 여행이라... 마음만으로도 이미 설렌다. 

즐거워지고 유쾌해지는 그 마음 때문에라도 떠날 수 있다.

아무런 이유없이 마음이 움직여서 언제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여행이라면 좋지 아니한가!

 

1년 전 이맘때 10월의 멋진 날 제주 여행을 앞두고 설레임 가득으로 준비한 날들을 기억한다. 

가족여행이란 이름으로 일상으로부터 잠시 쉼표를 찍었던 날들.

제주의 공기와 바람, 가을의 색감, 갈대, 바다 등 생각난다.

흔적들이 사진으로 남아서 사진을 볼 때 마다 그 때 함께했던 시간과 장소, 추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모든 여행은 어쩌면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우린 다시 사소한 여행을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여행 적금이란 이름으로 3년간 100,000원씩 넣는데, 벌써  1년이다. 

정말 좋았나보다. 

하기사 매번 삶 속에서 짧은 산책도 내겐 여행이다.

여행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지금 머물고 있는 여기와 다른 공기가 드나들기 때문이다.

이름 붙이고 의미 부여하기 나름이니까.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읽었다.

그냥 이유없이 몸이 먼저 반응했나보다. 

1년 그리고 가을이 되니 여행 생각이 슬그머니...

기회가 되면 되는대로 일로 또는 자유로이 해외로 떠나 낯선 곳에서의 풍경과 느낌을 담았다. 

각자의 방식대로 여행을 즐기면 되지만 왠지 자유로움이 물씬 느껴졌다. 

패키지 여행이라지만 정해진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 나름 개인의 자유와 휴식이 주어지는

함께 하되 홀로 하는 온전한 여행이란 생각이 든다. 

친한 사람과 여행은 같이 가되 각자의 시간을 배려해주는 특별한 자유여행이란 점이 좋아보였다. 

성향이 비슷한 잘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여행을 가는 이유겠지. 

작가는 이런 여행을 '어른의 자유여행'이라 부르며 즐거운 여행을 해왔다. 

 

왠지 이런 날에 누군가의 여행기를 통해 여행 감수성을 높여줘야 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선택한 책,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이다. 

10월의 가을이 기대되는 나로서는 어쩌면 매번 이 때 울긋불긋 병을 앓을 수 있겠다.

그럼 여행기를 읽는 시간입니다 라고 자동 알람 설정이 될 듯.

여행 경험이 많이 전무한 우리 토끼가족은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부터 해야겠다.

짧지만 강렬하게 남는 경험들을 자주 해보면 오롯이 즐거움을 찾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해외 여행 경험이 거의 없어서 만약 간다면 자유여행보다 패키지 여행이 먼저 고려대상일 듯 하다.

패키지 여행의 경험이 쌓이고 쌓여 자유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예전에는 단체로 모르는 사람들과의 함께하는 패키지 여행은 비용이 싼 반면, 무질서함과 분주함과

별도의 개인 시간 없음이 단점으로 크게 부각되었는데 요즘에는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워낙 많다보니

패키지 여행이라도 여행사별로 알차게 구성해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 같다. 

나라별 패키지 여행, 혼자 여행 패키지, 노쇼핑/노옵션/노팁 00패키지 여행, 문화투어, 미식여행, 오로라 패키지 여행 등

여행사별로 짜여진 여행 일정들을 미리 살펴보아 마음이 동하는 여행을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오로라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다. 

언젠가 라는 다짐을 해보지만 어쩌면 못 갈 수도 있다. 희망사항일 뿐...

그럼에도 여전히 내 마음 속 오로라는 신비함과 함께 아름다움으로 찐하게 남아있다.  

아이슬란드가 아니라면 북유럽 패키지 여행도 괜찮다.

여행 중에 오로라를 만날 수 있는 행운이 내게 있다면 그 시간만으로도 감사하니까.

 

목적을 가지고 여행하는 사람도 있지만, 발길 닿는대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을 만난다. 

낯선 곳에서의 환대와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호의가 고마워서 계속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세계는 넓고 그 세계 속에 거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땅을 밟은 곳에서의 여행, 만난 사람과 먹는 음식, 마주하는 풍경들은 생경하면서도 벅찰텐데...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를 나도 쓰게 될까? 기대를 하며 소망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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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9. 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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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어제 추분,

밤이 길어진 느낌이다.

어둠이 일찍 도착한다. 

기온이 많이 내려갔음을 몸이 반응한다.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온 듯.

논에는 벼들이 한창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볕이 잘 든 논은 추수 할 때다. 

 

 

내일부터 한 주 시작인데, 9월 마지막 주에 추석이다.

마음과 몸이 바쁜 한 주 될 것 같다.

 

명절 채비로 주말에 장을 봤다. 

인천 시가 올라갈 때 음식을 집에서 해가기로.

2곳의 마트를 들렀고, 오늘 이른 아침엔 번개 시장에 갔다.

시부께서 생김치 먹고 싶다고 하셔서 가을배추 한 통 사서 생김치를 담궜다.

오늘 번개장에는 쪽파를 사서 쪽파김치를 담궜다.

자주 조금씩 김치를 계절마다 담궈 먹다보니 이젠 거의 선수가 되었다.

맛있게 잘 담궜다.

 

시모께서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셔서 소고기 장조림을 했다.

여름 휴가 때 음식 장만해서 인천에 올라갔는데,

시모께서 맛있게 잘 드셔서 이번에도 어머님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 

 

추석 전에 조퇴하기로.

아비토끼와 꽃게랑 새우 사러 어시장에 가고, 음식을 만들어야해서.

동태전, 육전, 꼬치전, 잡채, 숙주나물, 도라지+오이 무침, 장조림, 베추김치, 파김치 

수육, 소불고기,꽃게탕, 새우, 토란국 재료 등 따로 준비해 가기로 했다. 

 

손이 빠른 편이라 음식 만드는 것은 내게 별로 큰 일이 아니다. 

음식 식재료 준비하기까지가 일이지.

이사오고 아비토끼 회사 사람들 20명 정도 초대하고 집들이까지 한 것

지금 생각해보니 아찔... 그 땐 우째 했을까 싶다.

참... 겁도 없었구나!

그래서인지 명절 상차림은 왠지 익숙하다. 

채비하려고 스마트폰 메모장에 깨알 글씨 가득이다. 

이왕 할 일이면 허술하게 하고 싶지 않다.

 

 

장 보고 오후에 부산 엄마에게 갔다.

10월에 사촌 동생(막내 이모 아들) 결혼한다고 엄마가 옷 사준다고.

엄마 집 근처 부산대NC백화점에 갔다.

기장아울렛도 있지만 거긴 가격이 조금 센 편이라,

일부러 부산대NC백화점을 선택했다. 

엄마가 사주는 옷이 아니라 딸이 사드려야 하는데;;;;

늘 받기만 해서 미안스럽고 항상 고맙다.

 

계절답게 가을 옷이 많이 나왔다.

엄마와 나는 성향이 비슷하다.

마음에 드는 옷 봤다면 다른 옷은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처음에 본 옷을 사야하는 것.

다행히 돌아다니는 시간을 아꼈다. 

 

저녁은 엄마 집 근처 식당에서 맛있게 먹었다. 

우리에게 맛있는 음식은 늘 익숙한 음식이다. 

그럼에도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얼굴 봄으로 좋다. 

늦은 나이까지 일 하고 고생하는 듯 해서 마음이 짠하지만

건강하게 나름 잘 사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기도 하다.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자주 얼굴 보러 가고, 함께 놀러 가고, 맛있는 것도 같이 먹어야겠다.

자주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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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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