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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1.26 지리산 너머 겨울의 길목에서
  2. 2022.11.24 국화는 향기를 흩날리고...
  3. 2022.11.23 「집의 탄생」어떤 집에 살고 싶으세요?! 1
  4. 2022.11.18 장 자크 상페의「얼굴 빨개지는 아이」
  5. 2022.11.17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를 안는다「나의 어린 왕자」 1
  6. 2022.11.13 물들어가는... 곱고 아름다워!
2022. 11. 2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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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주말에 엄마랑 아비토끼랑 지리산 뱀사골에 다녀왔다.

30년이란 시간 훌쩍 넘겨 고종사촌 언니를 만나고 왔다.

엄마한테는 조카~~

아비토끼도 처음 만나는 사촌 처형이겠네.

 

 

가을 잎들은 하나둘씩 떨어지고, 바람에 뒹굴어 날아가고.

새들은 분주하게 날개를 퍼득거리며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닌다.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산에는 잿빛의 옷을 갈아입었다. 

도심에서 벗어난 산골은 겨울 초입이다.

 

20대 초반 봄날에 지리산 노고단에 온 적 있다.

걷기가 만만치않았지만 산세가 수려했다 . 

엄마의 품처럼 포옥~~ 품어주는 산이란 걸 비로소 느꼈다.

늘 그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집 마산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뱀사골에 도착했다.

함양과 남원, 경남과 전북에 걸쳐있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갔던 날은 날이 너무 좋았다. 

조금 거리가 있는 산책 온 느낌이었다.

지리산 톨게이트로 빠지지 않고 둘러서 왔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길이고 당연히 친절한 목소리 네비 길라잡이로 왔으니까. 

그래도 눈으로 산골의 지나가는 가을을 깊이 담았다. 

 

탐방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알 수 없다. 

11시 넘으니 단체로 온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초입인데도 산세가 예뻤고, 물이 깊었다. 

여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뱀사골의 깊은 계곡을 찾을까!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작은 돌탑들이 군데군데 있다. 

뱀사골 오는 길목에 굿당도 많더니...

한 해 가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이다.

나의 하나님이 지켜주심에 감사할 뿐~~~

 

 

사촌 언니와 나의 나이차가 9살 차이다.

엄마와는 13살 차이다. 

중학교 때 언니가 울 집 이발소 근처로 이사와서 남동생(사촌오빠)과 살았다.

아빠(외삼촌)가 옆에 있으니 20대였던 언니 오빠도 든든했으리라. 

진주 집에서 살다가 부산의 직장을 찾아 온거다. 

 

늘 언니 오빠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놀러가곤 했다.

오빠는 기타 교본을 펼쳐놓고 기타를 치고, 언니는 늦은 밥상을 차리고.

나는 텔레비젼 삼매경에 푹 빠졌다.

따뜻한 이불 폭~ 덮고.

그 때가 너무 따뜻했고 그립다.

 

 

30년 훌쩍 넘은 시간의 반가운 재회!

언니 얼굴은 그대로였다. 

단지 시간의 흔적만 조금 새겨졌을 뿐....

아들 둘에 시어머니 모시고 잘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 본 형부는 이마에 착함, 선함이라고 써 있는 듯^^

 

언니는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내년에는 사과 밭 옆의 자투리 땅에 포도나무도 심을거라고 한다. 

고구마도, 칡도, 사과즙도.... 

농사 이야기며 살아왔던 이야기, 다른 사촌들 이야기까지

30년간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아직 농한기가 아니라 바빴다.

다음번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일어났다.

가려는데 밥도 같이 못 먹고 미안하다며 이것저것 싸주었다.

사과, 사과즙, 고구마, 사과고추장 등등

박스로 그냥 차에 실어주는데 괜시리 우리가 미안스러웠다.

엄마와 우리가 준비한 봉투를 언니 주머니에 쑤우욱~~

언니는 안 받으려고 손사래치고...

받아야지 우리가 다음에 또 올 수 있다면서 실랑이를^^

 

언니가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어색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언니는 그냥 그 때의 언니, 나는 그 때 보다 더 수다스런 나로 만나니

마음이 괜시리 뭉클했다.

흘러간 시간이었지만.... 시간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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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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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안 먹었는데, 챙겨먹은지 한 달 넘었다. 

점심 먹고 학교 운동장 30분, 7바퀴 돌고 걷기 두 달쯤 되었다.

살은 1킬로 더 찐 듯 한데, 이상하게 기분 탓인지 몸은 좋아진 듯.

뭔가 내 몸이 자리잡아가는 느낌이다. 

 

이상한 11월을 보내고 있는 듯.

겨울 초입에 들어섰고(입동), 살얼음과 땅이 얼기 시작해 점차

겨울 기분이 든다(소설)는 절기도 지났는데

간혹 미세먼지도 뿌옇게 드리워져있고

볕의 따듯함이 봄 같다.

아침과 저녁의 기온차가 나는데

두 자릿수 기온에 매번 옷 입기도 난감하다.

 

오후의 볕이 창문 통해 도서관에 그림자 드리운다. 

점심 먹고 운동장을 돌기에는 너무 좋은 날들이다. 

학교 건물 뒷편으로 길게 돈다.

화단에는 지금 작은 국화꽃이 피었다.

희고 노란 국화꽃에 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한다. 

뒷편으로 돌 때 마다 국화꽃 향기가 진하게 퍼져나가는 듯.

마스크를 했는데도 국화꽃 향기가 진동한다. 

그 향이 너무 좋아서 이 자리 올 때 마다 기분이 좋다. 

끌리듯 마냥 좋다. 

어쩜 저렇게 작은 꽃무리들 속에서 진하게 향기 풍길까?

빠져드는 매력적인 가을이다.

이 국화꽃 향기를 두 손 가득히 담아

선물해주고 싶다. 

 

나뭇잎에게서 오래 시선을 둔다. 

하루가 다르게 색깔 옷 입는 나뭇잎이 떨어진다.

붉은 단풍잎을 보면

밤의 별들이 아침에 쉬려고 내려온 듯

얼떨결 바람결에 단풍잎 하나 떨어지면

반짝반짝 별이 떨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철렁~~~

호기심 많은 내가 가을에 푹~ 빠진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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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2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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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3가지, 의식주 즉 입고 먹고 사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어떤 집에 사느냐는 여전히 삶의 중심에 있다. 

지금 사람들에게 집은 살아가야 할 장소 그 이상이다. 

존재로서의 집보다 소유로서의 집에 그 목적을 둔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집은 투자 가치 그 이상으로 의미를 지닌다.

집은 더이상 유무로서가 아니라 부의 축적을 위한 도구가 되었다.

사람의 정신과 이상이 깃들어야 될 집은 본연의 가치를 상실했다. 

최초「집의 탄생」의미에 대해 생각해봐야 될 시점에 닿았다. 

책 「집의 탄생」을 꽤 흥미롭게 읽었다.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던 처음 사람에게 집은 비바람을 피하고 잠깐 동안 머무는 곳이었다. 

시간이 흘러 정착과 함께 농경이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오랫동안 거주 할 집을 만들었다.

어떤 형태로든 짓고 만들어진 집은 삶의 안정감을 준다.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갖춘 집들은 건축이란 이름으로 자리잡아갔다.

크고 화려한 집은 비용이 많이 들어갔고, 그것이 좋은 집 잘 된 건축으로 과대포장되어 있다. 

이런 집(건축)이 겉으로 보이는 평균치를 높여놨다. 

작은 집의 쓸모는 오늘날 사람들에게 편견을 부추긴다.

시대마다 당대의 많은 철학자, 시인, 화가 등 사유함으로 자신만의 유˙무형의 집을 지어갔다.

자신의 분야에서는 탁월했을지라도 머무는 공간은 소박했던 유명인들의 삶은 울림을 준다.

삶의 품격이란 것은 마음에 품고 있는 순수하고 담백한 인격 그 자체였음을 알게 된다.

 

《도연명의 용슬재,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1평), 센 리큐의 다이안(2평), 마쓰자와 마코토의 최소한의 건축(9평),

안도 다다오의 스미요시 주택(10평) 그리고 승효상의 빈자의 건축은 작지 아니하다. 

작은 건축은 울림이 되어 세상을 덮었다.(157쪽)》

 

 

책을 읽다보니 집의 종류가 많았다. 짓는 집들은 자연환경과 자연스레 연관되어 있었다. 

날씨와 기후, 토양, 나무(산림)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로 지어졌다. 

너와집, 귀틀집, 제주 돌집, 오두막, 움집 등 사는 사람들의 지혜가 집약되어 있다. 

문득 집은 생각(사유)의 발상지란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 하이데거의 에세이 <짓기 거주하기 사유하기>를 현대 건축가들이 자주 인용했다.

 

깊은 겨울밤 

사나운 눈보라가 

오두막 주위에 휘몰아치고

모든 것을 뒤덮을 때야말로

철학을 할 시간이다. 

 

철학하는 사람이 생각으로 쌓은 집은 견고할 수 밖에...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는 곳, 그야말로 자기만의 방 '동굴' 속이다.

사람들은 집에 머무는 시간보다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훨씬 많다. 

집은 쉼의 개념이다. 그래서 개인에게 가장 적절하게 잘 만들어져야 한다.

아무렇게나 보편적 일률적으로 뚝딱 만들어진 집에 살고 있지만,

앞으로의 다시 살아갈 집에 대해서는 진지해지겠지. 

건축 에세이로 많이 인용되는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그늘에 대하여>에서 살고 싶은 집에 대하여 말한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지 않을까?

 

《어느 정도의 옅은 어두움과 철저히 청결한 것과, 모기 소리조차 들릴 듯한 고요함이 필수 조건인 것이다.......

처마 끝이나 나뭇잎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이, 석등의 지붕을 씻고 징검돌의 이끼를 적시면서

땅에 스며드는 촉촉한 소리를 한결 실감나게 들을 수 있다.

어두운 방에 사는 것을 부득이하게 여긴 우리 선조는, 어느덧 그늘 속에서 미를 발견하고,

마침내는 미의 목적에 맞도록 그늘을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154~155쪽)》

 

집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돌아갈 엄마 품 같은 고향이기도 하다.

가난과 식구들의 북적거림이 있는 집이 싫어서 집 떠날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기대했던 도시로 나와 몇 십 년을 보내니 그 곳이 사람 살 곳 못 되는 곳이었구나 하고 늦게나마 깨달아

다시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그 돌아갈 곳 있는 추억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게 집이다.

그래서 집은 더 허투루 지어서는 안되구나! 

생각으로 지은 집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 아닌 주춧돌 야무지게 잘 깔린 반석 위에 세워졌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어떤 집을 짓고 싶으세요? 어떤 집에 살고 싶으세요? 물음에 선뜻 답은 나오지 않는다.

책 「집의 탄생」을 읽기 전에는 막연히 지금보다 더 넓고 깨끗한 집, 주차장 여유가 있는

현실적으로 유용한 편한 집을 생각했는데, 참 특색없고 왠지 옹색하게 느껴진다. 

내 마음과 생각을 따뜻하게 가꿀 수 있는 집을 생각한다. 그 공간이 작아도 괜찮다. 

집에서 건축가, 철학자, 시인, 작가, 화가 등 수많은 예술가가 나왔으니까.

내 집을 짓기까지 생각하기는 계속 진행중~~~ 시간 지나 멋진 집의 탄생을 소망해본다.

집에 대한 생각과 편견이 많이 줄어든 아주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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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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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은 밀어낸다. 비슷하거나 같음은 모이게 하고 무리짓게 한다. 

다르지만 친구가 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함으로 서로 섞일 수 있다. 

프랑스 삽화가 장 자크 상페의 제법 글밥 있는 책,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만났다.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그냥 자연스레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아이나 어른이라 구분짓지 않아도 될 만큼 그림책은 어른에겐 맑고 곱고 순수함을 선물하듯

책「얼굴 빨개지는 아이」도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주인공 마르슬랭 까이유는 아무런 이유없이 얼굴이 빨개진다.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얼굴이 빨개져서 당황스럽다.

남들과 달라서 그 다름을 자꾸 의식하게 되고, 일일이 이유를 설명하기에도 지친다. 

점점 마음의 문을 닫고, 외톨이가 되어간다. 혼자 노는 시간도 많아진다. 

감기 걸리지도 않았는데, 자꾸 재채기를 하는 아이가 있다.

마르슬랭 까이유의 새 이웃, 꼬마 르네 라토였다. 

르네 라토는 매력적인 아이, 우아한 바이올린 연주자, 훌륭한 학생.....

겉보기에 부족함 없이 다 가진 행복한 아이일 것 같은데, 자꾸만 재채기를 한다.

하나님은 공평하시다?^^ 1% 부족한 아이를 마르슬랭 까이유에게 붙여주시다니.....

다 읽어보지 않아도 이쯤되면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는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이유없이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재채기 하는 아이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는 너무 눈에 잘 띄고, 아츄~ 재채기하는 아이는 너무 잘 들린다.

 

 

 

처음에는 서로의 불편한 부분 때문에 끌렸지만, 점점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은

신경쓰지않게 된다. 너와 나 그 자체로 좋은거다. 이런 친구 한 명 곁에 있음은 아주 아주 큰 복이 아닐까!

홀로가 아닌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게 삶이니까. 

 

숲에서 마르슬랭과 르네가 숨바꼭질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얼굴이 빨개지는 아이를 찾는 것과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하는 아이를 찾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운동에 소질이 있고, 시를 잘 읊는 마르슬랭과 바이올린을 잘 연주하는 르네는 서로를 응원한다. 

언제나 어디서나 함께인 마르슬랭과 르네다.

 

그러나, 

이사를 가고 만나지 못한 시간은 흘렀다.

각자의 시간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바쁘게~~~ 그리고 서로에게 잊혀져가는 듯....

 

그리고,

인생은 타이밍이다. 만날 인연이라면 만나게 되어 있다.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처럼.

 

 

그들은 어른이 되어 각자의 삶 속에서 만났다. 남들과 '다름'이 그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어디에서나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재채기하는 아이.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그들은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깐.

멋진 어른으로 만났다. 애틋하고 뭉클한 장면이었다. 

어릴 때처럼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달리기를 했다. 사람들 눈을 의식하지않고.

사람들 눈을 의식하기엔 그들은 너무 멋진 어른이었음을^^

 

《사람들은 우연히 한 친구를 만나고, 매우 기뻐하며, 몇 가지 계획을 세운다. 그러고는, 다신 만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시간이 없기 때문이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며,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살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수많은 이유들로. 그러나 마르슬랭과 르네는 다시 만났다..... 게다가 그들은 아주 자주 만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아무 얘기도 하지 않고도 함께 있으면서 지루해하지 않았다. 

함께 있어도 불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이 있다.

잠잠히 말 들어주는 사람,.... 친구라 부른다. 마르슬랭 까이유와 르네 라토처럼.

나이가 들수록 곁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친구라도 끝까지 남아 함께 할 수 있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런 사람을 기다리기보다 내가 그런 친구가 되기를 생각해본다. 

 

따뜻한 삽화가 장 자크 상페를 기억하면서 그의 책을 한 권씩 생각나는대로 읽어본다. 

어른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아주 센스있는 삽화가 겸 작가란 생각이 든다. 

아이의 순수함을 잃지말라는 어른에게 들려주는 귀한 그림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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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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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가는 시간, 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이런 시간을 만나는 것은 늘 필요하다.

가장 쉬운 접점이 될 수 있는게 심리학에 관한 책이 아닐까!

내 마음에 들어왔던 책은 정여울 작가의 책들이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 [끝까지 쓰는 용기] 등

작가의 많은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느 책 한 권을 만남으로 내 마음을 제대로 터치했다면 

그 작가의 책은 믿고 보는 책이 된다. 정여울 작가가 그랬다.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타이밍에 내 마음을 따듯하게 안아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는 순간만은 내 속의 또다른 나를 챙긴다는 느낌~~~

내 속의 나는 내가 태어났을부터 항상 나랑 함께 다니는 세트였다.

작가는 '내면아이'라 불렀다. 지금 어른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나의 내면아이는 나를 기다린다. 

 

 

상처는 오래 간다. 시간이 지나 옅어지고 아물어졌다고 아무 일 없듯이 퉁~치는게 아니다.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 직면하면 그 상처는 다시 기억된다. 트라우마로 남은거다. 

기억 오류가 생길수도 있다. 나는 기억하는데, 너는 기억 못하는...

어떤 일에 대한 개개인의 받아들임의 문제다.

상처를 때마다 다뤄내지 못하면 내 속 내면아이는 계속 숨는다.

마음 지켜내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정여울 작가의 마음 테라피가 「나의 어린 왕자」를 불러낸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니 차창 너머 가을이 오롯이 펼쳐졌음을 본다.

집에서 학교까지 걷고, 타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땐 아무런 감흥없이 그냥 오며가며 했는데, 지금은 눈에 보이는 많은 부분이 새롭다. 

나도 모르게 내 속의 내면아이에게 말한다. 

'있잖아, 어제 그 일 나 참 잘 참은 것 같아. 만약 안 참고 얼굴에 다 티가 났다면 불편했을거야.

예전의 무난했던 일상의 관계로 돌아가지 못했을거야.'

바로 반응했던 시간과 관계들이 '잠깐 멈춤'이 된다.

나는 지금 내 속 내면자아와의 건강한 관계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이어져간다. 

 

 

작가의 성인자아 '루나'는 내면아이 '조이'를 만난다.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읽고 좋아해왔던 어린왕자를 삶 속에서 마주한다. 

어린왕자와 조종사의 대화는 처음에는 맞지 않았다. 제각각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서로 들어줌으로 마음의 거리가 좁혀진다. 상황이 이해된다. 

 

바쁘게 살아서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 문득,

나를 가장 잘 아는 내 내면의 어린왕자를 만났을 때 처음엔 당황스럽겠지만

그 사정을 듣다보면 나를 거울 보듯이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내면아이와 만나는 시간이다. 나를 더 '나답게' 하는 시간이다.

타인의 인정보다 내가 나를 더 인정하고 토닥거려주고 사랑해주는 시간이다. 

내 삶 속으로 내면아이를 초대하는 시간들이 내 삶 속에서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어린왕자가 보기에 지구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찾고 있는 것은 아주 소박한 것입니다.

어린왕자가 장미꽃 한 송이, 양 한 마리, 여우 한 마리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해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것이 어린왕자의 지혜고, 어른들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살아가는 동안 잃어버린 가치입니다.

진정 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찾아야만 보이는 것'이지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로 소중한 것은, 장미의 보이지않는 눈물처럼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181쪽)

 

 

매사 원칙적이고 곧이곧대로 행하며 삶에 다소 엄격하며 부정적이었던 마릴라가 빨강머리 앤을 만나

잃어버린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났다는 말에 공감되었다. 보듬어주지 않았던 자기의 내면아이를

앤을 가족으로 만나 사랑하고 보살폈다.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나를 사랑해야 진정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음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그리고,

나는, 우리는 모두 그냥 위로받고 싶다.....

 

내 안의 찬란한 빛, 내면아이를 만났고 지금도 만난다. 앞으로도 나와 내면아이는 함께 할거고.

움푹 파인 상처는 잘 아물게 토닥토닥~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야겠다. 

시간이 흘러 상처가 희미해지고 딱지가 앉았을 때... 마음아, 괜찮아졌어!

이제부터 잘 들여다볼게, 걱정 마! 우리는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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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11. 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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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가는 가을에는 

하늘을 봐~!

시선 둘 곳 찾지 못하는 가을이야.

노랗게, 붉그스럼하게, 울긋붉긋~~~

가을의 색감이야.

새들도 보금자리를 찾아 어디론가 날아가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산도 나무도 옷 갈아 입고

바스락거리며 떨어지고 바람에 뒹구르르~~

악양생태공원에 가을 들었네.

 

하늘과 물빛 색감이 파래

볕이 반짝반짝 빛나

봄빛인 줄...

 

 

 

핑크빛 추억 담은 핑크뮬리 세상도 

볕에 황금빛 물결 넘실넘실~~

핑크빛와 노랑 사이에서 흔들린다.

멈춘 듯 시간이 흐른다. 

 

 

 

여러번의 가을을 맞이하고 보냈지만

이토록 멋진 가을빛 처음인 듯.

곱고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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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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