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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7. 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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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하면 항상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이 떡볶이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고, 어떤 재료를 넣더라도 자기만의 떡볶이가 된다.

주말이면 친한 교회 동생들을 불러서 수다꽃을 피울 때 먹거리가 빠지면 섭섭하지.

떡볶이와 라면, 찐만두 조합으로 뚝딱 만들어냈다.

군만두가 아니라 찐만두? 달고 맵고 짠 음식 속에 찐만두는 담백하면서 자극적인 맛을 중화시켜준다.

무엇보다 아빠와 늘 자주 해먹었던 음식인지라 군만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어떤 날에는 집에서 조금 걸어가면 분식집이 있는데, 거기서 튀김과 순대를 사서 떡볶이 라면과 함께 먹었다.

떡볶이를 분식집에서 사왔던 기억은 별로 없다. 멸치육수를 내어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

지금은 비릿한 멸치육수 대신 맹물에 이것저것 다 가미된 자극적인 어느 프랜차이즈 떡볶이를 흉내내고 있다.

떡볶이...... 자연스레 수다스러웠고 재미났던 그 때 주말 오전이 생각난다.

'언니야, 뭘 이렇게 또 많이 했노? 연희야, 뭔데..... 하여튼 부지런하다니까.'

다 먹고 난 후 냉동실에 넣어둔 하드(아이스크림 바)를 꺼내 먹는다. 빨갛게 달아오른 입을 씻어야되니^^

무엇을 할까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그 사이에서 신앙과의 조화.....

달고 짜고 감칠맛 나는 빨간 떡볶이를 먹으면서 우리는 함께 있으면 좋았고 위로받는 시간이었지만

모두가 간 뒤 허허로이 홀로 되는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이도 학교 앞에서 파는 떡볶이 맛에 길들여져있다. 쭈욱쭉~ 늘어나는 치즈 떡볶이는 아이들 입맛과 취향에 맞다.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주는 떡볶이는 이제 칭찬받지 못한다. 편의점에서 파는 떡볶이는 신세계다.

모짜렐라/체다 치즈만 냉장고에 있으면 된다. 아이도 자기만의 레시피로 이젠 떡볶이를 즐긴다.

느릿하게 음식을 해먹는 수고로움 대신에 전화 한 통이면 바로 무엇이든 배달되는 빠름과 편함에 익숙해져있다.

본연의 떡볶이보다 다양하게 첨가되는 떡볶이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사람들의 입맛을 따라잡으려고 애쓴다.

그래도 떡볶이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반복되고 재생된다.

재밌는 추억이 되기도 하고 아프면서 씁쓸한, 쓸쓸한 기억이 되기도 한다.

떡볶이에 대한 저마다의 기억을 담은 10편의 이야기가 있다. 책「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분홍빛 겉표지와 빨간 속표지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남들은 떡볶이에 대해 어떤 기억(추억)을 가지고 있을까?

 

 

떡볶이에 대한 각각의 에피소드가 신선했다. 떡볶이에 대한 소재가 친밀해서 더 재밌게 읽은 것 같다.

특히 '떡볶이'가 화자인 이야기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 <떡볶이 초끈이론>은 오롯이 떡볶이 입장에서

쓰여져서 먹는 입장에서 뭔가 모를 경건함과 예를 갖춰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떡볶이란 이름을 얻기까지 그들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그들의 운명이 갈라지는지 다소 엉뚱하면서 흥미로웠다.

시간을 넘어(타임머신) 떡볶이의 맛이 얼마나 경이롭고 중독성이 있는지 재미있게 버무려낸 이야기는 정말 기발한 듯 싶다.

<좀비와 떡볶이> <서모라의 밤>은 마약 떡볶이와 중독의 의미가 충분히 =의 의미로 쓰일 수 있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떡볶이를 처음 먹어 본 사람의 반응은 다양한데, 호불호가 없을 정도로 떡볶이는 시간을 거슬러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이었다.

임금이 불로초를 찾는게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떡볶이를 구해오라 하고, 좀비가 득실대는대도 든든하게 지켜주던

울타리에서 추방자로 내쫒기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원재료 구하고 떡볶이를 만드는 위험을 감행하는 것은 오로지 맛있는 것을

먹겠다는 것은 결단이었다. 떡볶이 단짝 친구인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라면의 그 맛은 또 어떤가?!

떡볶이와 라면을 절묘하게 같이 등장시키는 작가의 말 센스에 크크큭 웃음이... 세상에 둘이 먹다가도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일 터, 중독성 짙은 음식을 찾고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사소한 욕심이 삶에 아주 작은 균열을 일으킬 수 있구나 생각했다.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 <유라TV> 이야기는 씁쓸한 맛이었다. 삶을 아주 쓸쓸하게 만드는.

먹고 싶은 것도 내 마음대로 선택해서 먹지 못하는 눈치를 봐야하는 삶과 안 좋아하는데 어쩔 수 없이 해야만하는 보여주기식

상황에서의 딜레마를 안고 있는 이야기이다. 요즘 먹방 유튜브가 대세이다. 누구나 궁금한 알고 싶은 컨텐츠를 개발하기보다

반복이다. 많은 유튜브들이 같은 장소에서 찍은 영상이 계속 올라온다. 새로운 정보가 아닌 같은, 차별성이 없다.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먹기 싫은 것을 먹어야 하고, 아이들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한다.

누가 얼마나 더 자극적인지 경쟁하는 것 같다. 돈이 바짝 몰리는 순간을 위해서.

대학에서 교수가 되기 위해 석,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하지 못한다. 눈 밖에 난다는 것이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서 가장 무서운 말이 된다. 기껏 떡볶이인데도, 곁가지로 먹는 튀김조차도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만 존중된다.

생각해보니 아주 사소한 '튀김 1인분만 주세요' 할 때 우리는 그 튀김 1인분이 담아주는 사람 마음대로였다. 우리의 선택이 아닌.

누구나 오징어 튀김, 고추 튀김, 김말이, 채소 튀김 등 선호하는게 있는데 '오징어 튀김 중심으로' 말하기엔 용기가 필요한가보다.

'싫습니다.' 이 한 마디의 의미가 삶을 얼마나 다르게 살아가게 하는지 생각이 많아진 이야기들이다.

학교 앞 떡볶이집 아줌마가 다른 친구들은 7개 주고, 나는 6개만 준다. 설마 먹는 것 가지고.... 아니겠지 하면서도 부아가 난다.

매일 그러니깐 치사한 줄 알면서도 확인해본다. 이 떡볶이집 아줌마가 같은 반 아이 엄마라는 소문이 있던데 혹여나 장난기 많은

내가 상처 준 아이가 있는지, 그 아이가 엄마에게 다 말했는가?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어쨌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다른 아이가 되어본다. 나만 6개 주는 그 떡볶이 때문에...... 첫 이야기가 나를 미소짓게 했다. 당근이쥐라.

다른 것도 아니고 가장 좋아하는 떡볶이 갯수가 다른 아이보다 매일 적은 것은 신경질 나는 일이지.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 대해 적어 발표하는 시간, 아이는 '떡볶이 아줌마'를 칭찬했다. 분명 반에 아줌마 딸이 있어서 아줌마에게

오늘 발표로 잘 말해줄 것 같아서. 발표도 안 하는 아이가 발표왕도 되다니...그 떡볶이가 뭣이라고.

발표 후 떡볶이는 다른 아이보다 1개 많은 8개가 되었다. 우훗~~ 효과가 있었는지..... 그런데 그 다음 날, 다시 떡볶이는 6개.

도통 알 수 없다. 도대체 떡볶이 아줌마 아이는 누구인가? <컵떡볶이의 비밀>이 밝혀졌다.

떡볶이 아줌마는 자기 딸 제일 힘들게 하는 아이에게 소심한 복수를 한거다^^ 선생님이셨다니......

읽은 이야기들 중에서 아프고 안타까운 이야기가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 이다.

웃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낯선 곳에서 살아내기 위해 웃어야 했고, 그 웃음이 뭇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날개를 달아주었지만

그 웃음 때문에 죽었고,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에겐 웃음 헤픈 사람으로 낙인 찍혔다.

그렇다고 해서 살인한 청년의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데, 기사는 앞다퉈 포장을 한다. 사랑받지 못한 청년의 순정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했고 웃었고 잘 대해줬는데, 떡볶이 청년은 혼자 다르게 특별하게 생각했나보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내가 먹는 떡볶이는 쌀떡과 밀떡의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소화가 잘 되어서 쌀떡을 먹고, 어떤 사람은 옛날 떡볶이의 추억이 생각나서 밀떡을 먹는다고 한다.

쌀떡이든 밀떡이든 빨간 떡볶이는 다 군침돈다.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나는 매운 떡볶이를 못 먹는다. 순식간에 얼굴 빨개지는 것을 견딜 수 없다.

곁들여 먹을 튀김 1인분만 주세요. 특히 오징어와 채소 튀김 중심으로요^^

순대는 빠져도 된다. 대신에 어묵은 옳다. 국물과 함께.

나에게 추억이 깃든 떡볶이, 다음에 언니와 동생들 오면 분식 한 상 차려줘야겠다.

채소뜸뿍 납작만두도 곁들여서. 튀김 보다 내가 잘 하는 전으로 특별구성해서.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 갈까? 2학년이 아닌 모두 4학년과 5학년으로 만나니 이젠 혼자가 아닌

오순도순 가족이란 이름도 함께 등장하겠네. 헤어질 땐 더이상 외롭지 않겠다.

10편의 떡볶이에 대한 이야기 구성이 좋았다. 비슷한 기억과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유리되는

이야기들이 아니고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같은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한 사유도 폭넓은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좀 많았던 지점은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 / p77>에 나온다.

   어쩌면 단 한 번도, 저를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나는 무엇을 선택해야 가장 행복할 것인가, 어떠한 선택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인가,
   하는 고민이 없는, 마치 모든게 정해진 메뉴판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나는 나의 메뉴판을 가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모든 공간에서 우리는 개인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아가고,
   혹은 타인에게 그 공간의 욕망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을 강요합니다.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무디어지고 어느새 유령이 되고 맙니다.

 

떡볶이 맛이 떡볶이 맛이지. 뭐 다른 맛이 있겠나?

비단 떡볶이만이 아니다. 모든 음식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매일 똑같은 듯 같지 않은 삶이 듯, 기분과 분위기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순한 맛을 먹는 나도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서 매운 맛을 덜컥 시켜 먹을 수 있다.

삶이 어쩜 그래요...... 하면서.......

다양한 음식 속에서 무엇을 먹을지 자주 선택 장애를 겪지만 먹는 그 자체가 삶의 즐거움을 준다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어떤 사람의 소울푸드는 삶을 감사함으로 살아내는데 도움이 된다.

오늘 하루종일 비 오는데, 뜨끈한 어묵 국물에 단짠 떡볶이가 땡긴다. 대파 크게 썰어넣고.

비 와서 나가기 귀찮지만, 나만의 뚝딱 레시피로 만들어볼까!^^

빗소리와 튀김 냄새가 어우러져 내 발걸음 멈추게 할 수 있다.

그러면 오늘은 떡볶이 보다 튀김에 진 날이다.

떡볶이에 튀김이 아니라 튀김에 곁들일 떡볶이도 같이 사야되는 날이다.

나의 떡볶이 레시피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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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7. 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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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집 안 공기는 좀 찬데 휑하지 않음은,

봄날의 분홍빛 하늘하늘~ 표지가 참 예쁜 책을 만나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보다.

마음이 설렌다. 어떤 책일까? <누구도 혼자가 아닌 시간>

책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위로받는다는 느낌이 이런걸까?

함께 있으면서도 순간순간 찾아오는 외로움이란 감정, 그렇다고 홀로 있고 싶지도 않은 마음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삶에 균열을 만든다. 이런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다. 심하게 오랫동안 아프다.

특히 자기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동굴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날들과 자주 마주한다.

10대 때 性 정체성 문제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 못할 나름의 개인 사정이 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두꺼운 담을 쌓고 산다.

그 오랫 동안의 침묵의 시간을 깨고 나온다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는 20대 중반이다.'게이'란 사실에 대해 오랜 시간동안 우울감과 불안, 자학과 걱정,

패배주의적 사고에 시달리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너무 우울해 생을 다 끝내버릴까 하는 비이성적인

생각도 했고, 사사로운 이익 문제로 이용당하고 부당하게 대우받기도 했으며, 연인과 헤어지고 망가진 채

버려지기도 했다는 아픈 상처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져있다.

한편, 자신의 무난하지않은 삶에 대한 죄책감을 떨쳐버리려는 노력들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이 책은 상처로 점철된 한 사람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위로라고 생각되었다.

젊지만 참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을 살아낸 그의 고백과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현재 자기의 삶을 돌아보면서, 글쓰기를 통해 감정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마음들을 엿보았다.

마음을 깨끗하게 한번에 정리하고 비워내기란 어렵다.

한창 사춘기 시절에 어린 소년이 性 정체성에 대한 문제로 힘들어할 때, 감당할 무게감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더 빨리 도피하는 법을 배웠는지 모르겠다.

그 때 옆에 누가 있어서 그냥 이야기를 들어주었다면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을텐데.....

아이는 너무 일찍 혼자 되는 법을 알았고, 철이 들었다.

 

 

완벽한 치유의 공간에 살고 있지만, 자주 행복하지 않아서 부끄럽다는 그의 고백에 대해 생각했다.

누구나 가슴 한 켠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개인에게도 완벽한 치유란 있을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아문다고 하지만 다 낫았다고 말할수 없는 것 처럼.

많은 것을 소유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 '부끄러움'이란 단어를 여기에 붙일 수 있을까?

행복하지 않은 것은 수치스런 것도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마음의 문제였다.

불완전한 사람이기에 평안해지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다.

이 책은 그 내면의 마음을 읽어 내려가는 일기장 같다.

은밀한 비밀을 책을 통해 공유하고 싶은 것도 자기와 같은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거라고

생각하기에 어떻게 하면 소통되지 않은 마음의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책을 읽어가면서 솔직하게 혼란스러웠다.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닌데......

그냥 책 제목과 앞 표지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쓰여진 글들도 좋을거야 하며 기대했는데 빗나갔다.

20대 중반의 일찍 어른이 된 어엿한 CEO이면서 잘 나가는 작가이며 강연자, 그리고 그의 삶을 매번 힘겹게

했던 성 소수자로서 삶과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커밍아웃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이 힘겨워했고 고민했던 삶의 편린과 이후의 자아를 찾아가는 노력들을 엿본다.

찍은 사진과 글과 詩를 통해 참 잘 견뎌왔음을 느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기에 얼마나 일상적인 삶을 그리워했을까?

숨겨야 하므로 늘 가면을 쓴 채 다녀야 했던 그 마음이 오롯이 느껴진다.

'원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다가 오랫동안 내 자신을 잃게 돼.'

이 말이 주는 무게감에 대해 생각했다. 각자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가?

그럼에도 다른 그 누구가 아닌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위로가 되기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안젤름 그륀 신부님의 책 <삶을 배우는 작은 학교>에서

   자아를 읽어버리기 전에 다른 사람과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어두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에너지를 소모하여 자신의 모습이 희미하게 사라지려 하면 멈추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자신의 목소리에 따라 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끌려다녀서는 안 됩니다. 
   깊숙이 내면이 이끄는 방식대로 사십시오.

자신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한다는 것을 저자는 알았고 건넨다.

그 목소리가 이제서야 안심이 된다. 그도 글을 쓰면서 회복을 했나보다. 나름 노력을 많이 했나보다.

 

읽으면서 내 생각을 적었다. 그리고 또 오지랖 넓게 짧게 나에게 하고 싶은 말도 적었다.

마음이 끌리는 문장에서 한참동안 머물렀다. 짧게 줄을 긋고 내 마음의 안부도 물어본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마 저자도 그랬을 것 같다.

혼자가 아니라서 괜찮다. 괜찮아 질 것이다 라고^^

   자기 자신과 지금 하는 일을 믿고 계속 나아가라.
   중간에 나타나는 퍼즐 조각을 줍고 지식을 쌓고 배워가면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결국 도착해야 할 곳에 도착할테고, 뒤돌아보면 완성된 원이 보이면서 이상한 길로 돌고 돌아온
   이유를 깨달을 것이다. (222쪽)

이 구절이 나에게 지금 가장 의미있는 위로 같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하루 하루의 물들임이란 행위들이 언젠가는 꽃을 피우리라.

의외로 나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다. 괜찮지 않은 하루가 6번이더라도 1번의 하루 속에서

내 마음이 위로받고 행복했다면 다시 돌아오는 무미건조한 6일의 일상들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이란 방은 의외로 소심해서 늘 잘 살펴봐줘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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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7. 1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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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 산인 도로에는 지금 배롱나무 꽃 피었다.

양산 통도사 가는 길에 화려하게 붉음이 도드라졌던 배롱나무 꽃이 생각났다.

여름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씀바귀인지 고들빼기인지 구별이 잘 안 되는 꽃도 피었다.

계란꽃이라 불리는 '개망초' 지천으로 피었다.

해마다 화단에 피는 꽃들이 다르다.

작년에는 제비꽃이 그렇게 피더니, 이젠 괭이밥 풀꽃이 자란다.

키 큰 여름꽃 해바라기도 피었다.

 

 

5일동안 비가 왔다.

양은 많지 않았는데, 지루하게 계속 내렸다.

아무리 비를 좋아하더라도 우울해질 듯 싶다.

오늘 아침에 맑아지더니 하늘 구름이 서서히 걷혀서 맑고 깨끗한 파란 얼굴이 보였다.

집 안의 문들을 활짝 열었다.

밝은 공기 집 안 가득 들어오라고....

비 그친 후 여름답게 더위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서늘함이 감돌았다. 무슨 일이지?

한창 후덥지근하고 무더워야 되는데,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이가 오늘 시험을 쳤다.

얼굴이 밝고 기분이 좋아 보인다.

공부한 보람이 있었고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괜찮았나보다.

내일까지 시험 치는데, 지금도 한창 집중하고 있다.

수행평가도 같이 이뤄졌는데, 평가가 좋았는지 심각하지 않다.

밤에 노래를 부르고, 밤에 리코드를 부르고....

뱀 나온다~~~ 놀리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부르고 또 부른다.

연습한 과정이 있었기에 결과도 만족하는지 아이는 요즘 부쩍 공부에 공을 들인다.

우리가 평소 알던 아이가 아닌데 ^^;;;;;;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아이의 자세가 좋다.

자기가 터득해서 알아가며 배우는 재미를 지금 경험하는 중이다.

 

책 읽기에 너무 소홀했다.

시간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이럴 때 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때.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읽더라도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이제 다시 책을 읽는다.

비 온 후 오늘의 서늘함을 잊을 수 없다.

책이 눈에 잘 들어온다.

메모 할 노트가 필요할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라서.

읽는 것만 아니라 읽고 정리할 때도 힘겨움을 많이 느낀 요즘이라

메모를 하면서 책을 읽으면 생각이 모아지고 깊이있게 정리가 될 것 같다.

뒤죽박죽 내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다.

 

빗방울 대신에 바람이 문 틈 사이로 들어온다.

달력을 보니 오늘 초복인데,

절기가 무색할 정도로 가을인 양 소슬바람이 늦은 밤 불빛 사이로 스친다.

이런 밤은 그냥 자면 괜히 미안할 것 같다.

오늘은 아이 방에 불이 꺼질 때까지 기다려보자.

책을 읽으면서^^

옆 방에 엄마 방에도 불이 켜져 있네.

아이 마음이 좋고 편안해질 것 같다고 혼자 괜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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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7. 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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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으면 마음이 그저 웃는다. 아이처럼~

비가 오면 아이들은 아무런 걱정 없이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에 풍덩~~

오직 그들만의 놀이에 즐겁다. 어른이들은 걱정이 참 많은데.....

그림책을 읽으면 내 마음도 조금이나마 즐거울 수 있을까? 평안할 수 있을까?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에 호기심이 생기고, 잠깐 멈춤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내가 좋아해야만 읽는다. 아주 풍성하게, 다양하게^^

 

비가 와서 오늘은 내 마음이 가라앉네.

나흘 동안 비가 내린다. 잿빛 하늘에 구름이 계속 맴돈다.

빗방울과 조곤조곤 목소리가 어우러져 멀리 퍼져나가기 좋은 날,

보글보글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듯이 혼자가 아닌 둘이서라면 온기가 느껴져 좋을 듯 싶다.

이런 날 마음을 읽는 아이「오로르」를 만나면 차암 좋겠다.

 

아직까지도 사람들은 나와 너의 '다름'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한다.

차이는 쿨하게 인정한다고 하면서 '다름'과 마주하게 되면 쉽게 마음문을 열지 않는다.

잘못된 것이 아니라 겪어보지 않았던 두려움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낯선 어떤 부분과 마주한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가보다. 마음의 일은 특히 그럴 것 같다.

 

오로르는 말을 하지 못한다. 대신 테블릿으로 말을 한다. 오로르에겐 신비한 능력이 있다.

사람들의 눈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읽는다.

나의 생각이 읽혀진다는 것은 신기하면서도 두려운 일이다. 어떻게 사용될지 모르니깐.

다행스레 오로르는 이 마법 같은 능력을 사람을 돕는데 사용하는 착하고 야무지고 사랑스런 아이다.

어둠을 쫒아내는 햇살과 같은 아이, 오로르에게 어울리는 재능이다.

 

 

책에는 가족의 의미와 학교 폭력, 힘든 세상과 참깨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로르의 눈을 통해 보여준다.

이 세상에는 어른이 살아내기에도, 아이가 살아가기에도 참 용기가 필요한 곳이란 말에 공감이 갔다.

그냥 행복해지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아무 걱정없이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참깨 세상, 여기 힘든 세상에서 잠시라도 피해 있는 것만으로도 좋다.

남들과 다른 오로르가 주는 위로와 행복 에너지가 의미있게 다가온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지 않은 신비한 능력한 가지고 있다고 그 아이가 특별한게 아니라,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결이 태생적으로 고운 아이란 생각이 든다.

자폐를 곁눈질 하면서 보는 특이한 병으로 보지 않고 다름으로 보는 시각이 좋았다.

무언가를 잘 하는 사람도 있고 못 하는 사람도 있듯이 그냥 사회 내에서 보통의 한 사람으로 같이 살아가는 것처럼.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같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니깐.

   "다른 사람의 행복은 네 책임이 아니야. 네 행복이 남의 책임도 아니고.
   그래도 행복해지도록 남을 도울 수는 있죠.
   그래. 시도할 수는 있어. 남을 도우려고 하는 건 아주 좋은 일이기도 해.
   그렇지만 인생을 더 밝게 보도록 남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인생을 달리 보는 건 스스로가 해야 하는 일이야.

   행복은 선택이예요?

   모든 건 선택이야."

 

사랑 받는 사람은 사랑을 줄 수 있다. 반면에 사랑받지 못하고 무시 당하고 인정받지 못할 때(특히, 가족에게)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거나 분노를 표출한다. 친구에게 험한 말을 하고 괴롭히는 도로테가 그렇다.

오로르의 눈에 딱 걸린 도로테의 흔들리는 표정에서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모질고 못 된 아이는 없다.

녹록치않은 현실(가정,사회 등)에서 발생한 부분이 많아 안타깝다. 자존감이 얼마나 떨어졌을까?

「사람은 진실을 말할 수 없을 때에 상대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저지른 나쁜 짓을 마주해야 할 때, 늘 땅바닥을 내려다본다.

보이지 않게 사라지고 싶은 것이다.」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은 피해자들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고, 오히려 잘못이 피해자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한 오로르 엄마의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최소한의 양심과 죄책감이 있다면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껴야 하는 것이 사람이다.

오로르 언니 에밀리의 친구, 루시도 생각난다.

가장 위로받고 사랑받아야 될 엄마에게도 외모 관련해 모진 말을 듣는다.

엄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 친구들의 놀림은 덤이라지만 들을수록 아프다.

스스로 작아진다. 수학(기하학)을 좋아하고 잘 하는 아이인데.....

못나고 못 하는 것을 자꾸 치부로 들추는 사회에서 아이가 살아가기에는 정말 용기가 필요하다.

칭찬을 아끼는 사회, 위로와 감사의 인사가 어색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집에도 아이가 있다. 기분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래도 어미의 눈에는 여전히 그 아이가 사랑스럽다.

오로르처럼 신비한 능력도 없지만 그 평범함이 좋다.

기분 좋을 때 엄마 말 잘 들어주고, 기분이 조금 안 좋으면 말을 해도 잘 대답하지 않지만......

지금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바쁠까?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자기도 어쩌면 수위조절하고 있으리라.

마음의 감정을 지금은 배워가고 있는 중이라서.

배우는 중에는 간섭을 하면 안 되는게 또 불문률이라서^^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처럼 살아가면서 우리도 말로만 '어른'이라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매일 해야겠다. 특히, 가장 가까운 내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한 템포씩 하루 하나씩 사랑의 고백과 감사의 인사, 축복의 말들을 겉으로 드러내야겠다.

마음의 텃밭은 표현할 때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살아가는 삶이 조금이나마 풍성해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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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7. 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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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사람은 글도 잘 쓰고 싶다. 나도 그렇다.

책 읽은 시간보다 이런저런 글을 쓴 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학창시절 쓴 일기장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고,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

어쩜 그 때는 왜 그렇게 할 이야기도 많았고, 사춘기라 고민도 많았던지 그 때 썼던 글들을

새삼스레 꺼내 읽어보니 뭔가 톡톡 쏘는 발랄함과 긍정에너지가 담겨있다.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틀(형식)을 갖춘 멋진 글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과 기분 상태가 어땠는지 아련하게 들어온다. 그랬구나!!

30년 전 미숙했던 내 삶 속 <문장의 일>을 들여다보고 뭉클한 마음으로 웃음 짓는다.

그리고 지금도 사적인 일상을 글로 옮기고, 책 읽고 리뷰를 쓰지만 한참 모자람을 많이 느낀다.

글 정말 잘 쓰고 싶은데..... 그래서 글쓰기에 대한 책이라면 뭔가 답이 있을까 싶어 기웃거린다.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문장의 일> 읽기를 권하네.

'문장의 일' 글쓰기+ 딱딱하지 않은 제목에 끌려 읽었다. 문장의 일이라니.....

도대체 문장이 무슨 일을 한다는건지 궁금하다.

작가들은 문장을 가지고 노는 사람들이다. 단어 싸움이 아닌 문장 싸움이다.

많은 단어를 수집한 사람이 자기만의 문체로 문장을 가지고 놀기에 최적화되어있다.

자신이 쓴 문장은 자신의 정체성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아, 이 문장투로 봐서 이 글은 00의 글이다. 이런 식으로 독자들은 단번에 특별한 눈썰미를 발휘한다.

작가들이라면 그런 특별한 문장을 쓰는 것에 대한 갈급함이 더 많을 것 같다.

마음에 꽂히는 단 하나의 문장을 위해서 얼마나 많이 쓰기를 반복할까?

이런 생각을 하니 <문장의 일>은 지적인 고도의 작업임을 느낀다.

 

  흩어진 단어들은 정확하게 문법이란 틀 안에서 자리를 잡아 문장으로 묶이는데,
  이 묶인 단어들은 주체, 대상, 행위, 묘사, 혹은 방식의 표현이 되어 세계에 대한 한 가지 진술로 결합된다.
  단어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문법이다. 단어는 문법을 통해 제자리에서 따로 빛날 뿐 아니라, 질서 체계
  내에서 연계를 맺음으로써 특정한 의미를 전달한다.

<문장의 일>이란 단어들이 제자리를 잡는 것. 가장 적절하게 설명한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자리를 찾아가는게 우선이고, 문장의 내용까지 잘 맞아떨어지면 금상첨화겠지만.

책에서 저자는 생각(내용)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글쓰기 연습을 하는 단계에서부터 처음부터 문제나 내용

자체를 최우선 사항으로 놓으면 그 문제를 언어적으로 올바르게 구사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계를 한다. 문장을 쉽고 유창하게 쓰려는 목적이 있기에 아무 의미없는 문장으로 형식을 완전히 익히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다보면 한번씩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만나곤 한다. 그렇다고 굳이 그 문장에

매여서 이해하려고 힘쓰지는 않는다. 문장이 나에게 왔으니 그저 내용과 별개로 감탄하기도 하니깐.

이 책에서도 유명한 작가들의 문장들을 만나서 좋았다.

글 쓰는 사람이 좋은 문장을 만나 쓰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가슴 뛰는 일일까!^^

단어를 수집하고 문장을 만드는 일, 평생 글 쓰는 사람들이 해야하는 사뭇 진지하면서도 멋진 일이란 생각든다.

 

'인생이건 글이건, 사건과 대상을 질서 정연한 관계 구조에 끼워 넣으려고 흐름을 멈추지 말지어다.'

병렬 형식의 문장에 대해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적어놨는데, 이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꽤 매력적인 형식의 글이라 느꼈다. 현대작가, '거트루인 스타인'은 구두점을 쓰지 않는 문장을 썼는데,

(구두점; 글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문장의 각 부분에 찍는 여러 가지 부호) 그 이유가

구두점은 완결되고 잘 짜인 생각 단위들로 현실을 조각조각 분해해놓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스타인의 문장이 이루려는 목적은 결론으로 이어지는 단선적인 사유가 아니라 즉각성이다.
  즉각성을 이루려면 문장을 쓰되, 완결된 생각을 구축하는 쪽으로 의미를 유예시키는 문장
  -이것이 문장의 전통적 본질이다-을 포기해야만 한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독자에게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해야 한다. 독자가 그 문장을 알고 있는 자신을
  의식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미국 강연)

스타인이 부수려 한 것은 글의 진행을 방해하는 종속구조였다.

어떤 결론으로도 이어지지 않는 문장을 쓰는 것. 헤밍웨이가 작가들에게 제공한 유명한 조언과 닿아있다.

문장을 짧게 쓰라/명료하게 쓰라/영어에 어원을 둔 간단한 단어를 쓰라/중복을 피해라/형용사를 피해라/

자신을 빼라... 미니멀리즘과 정교함이 헤밍웨이 문체를 설명할 때 적절한 표현이라고 한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의식의 흐름 기법'...

질서없이 그저 형식에 자유로운 글을 쓴다는 것 참 쉽게 보이지만 대작가들이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다.

형식에 대한 규칙이 없으므로 더 안갯속이다. 능숙해지기 어렵다.

형식에 대한 문장 연습이 필요한 이유다. 대작가들의 문장을 늘 옆에 두고.

 

"문장을 만드는 일은 문장을 이해하는 일이고 이는 다시 문장을 감식하는 일이다"

문장을 이해하고 문장을 감식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의 균형을 말하는게 아닐까.

저자도 처음에는 언어의 형식에 초점을 맞췄지만 나중에 내용이나 소재가 형식의 문제에 계속 침투하고

있었음을 말했다. 자기에게 맞는 글쓰기 형식을 꾸준히 연습하되, 내용의 확장까지 두루 갖출 수 있다면

개인의 글쓰기에 날개를 달아 훨훨 마음껏 자유로이 문장의 일을 수월하게 감당할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도 지적 글쓰기를 더 재밌게 하는 그런 날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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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0. 7. 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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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룻기 3:6~3:18

  6 그가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서 시어머니의 명령대로 다 하니라

  7 보아스가 먹고 마시고 마음이 즐거워 가서 곡식 단 더미의 끝에 눕는지라 룻이 가만히 가서 그의 발치 이불을 들고 거기 누웠더라

  8 밤중에 그가 놀라 몸을 돌이켜 본즉 한 여인이 자기 발치에 누워 있는지라

  9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덮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 하니

  10 그가 이르되 내 딸아 여호와께서 네게 복 주시기를 원하노라 네가 가난하건 부하건 젊은 자를 따르지 아니하였으니 네가 베푼 인애가
  처음보다 나중이 더하도다

  11 그리고 이제 내 딸아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네 말대로 네게 다 행하리라 네가 현숙한 여자인 줄을 나의 성읍 백성이 다 아느니라

  12 참으로 나는 기업을 무를 자이나 기업 무를 자로서 나보다 더 가까운 사람이 있으니

  13 이 밤에 여기서 머무르라 아침에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려 하면 좋으니 그가 그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행할 것이니라
  만일 그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을 네게 이행하기를 기뻐하지 아니하면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가 기업 무를 자의 책임
  을 네게 이행하리라 아침까지 누워 있을지니라 하는지라

  14 룻이 새벽까지 그의 발치에 누웠다가 사람이 서로 알아보기 어려울 때에 일어났으니 보아스가 말하기를 여인이 타작 마당에 들어온   
  것을 사람이 알지 못하여야 할 것이라 하였음이라

  15 보아스가 이르되 네 겉옷을 가져가다 그것을 펴서 잡으라 하매 그것을 펴서 잡으니 보리를 여섯 번 되어 룻에게 지워주고 성읍으로
  들어가니라

  16 룻이 시어머니에게 가니 그가 이르되 내 딸아 어떻게 되었느냐 하니 룻이 그 살마이 자기에게 행한 것을 다 알리고

  17 이르되 그가 내게 이 보리를 여섯 번 되어 주며 이르기를 빈 손으로 네 시어머니에게 가지 말라 하더이다 하니라

  18 이에 시어머니가 이르되 내 딸아 이 사건이 어떻게 될지 알기까지 앉아 있으라 그 사람이 오늘 이 일을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하니라

 

(6절) ~시어머니의 명령대로 다 행하리라

보아스의 발치에 눕는 룻의 행동은 부도덕하고 위험하나 하나님께 소원을 담대히 아뢰는 행위이다.

말씀에 대한 순종은 때로는 무모하다. 우리는 말씀을 재단한다.

가능성 있고 보장 된 길려 가려는게 보편적인 우리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많은 위험이 따르더라도 하나님의 뜻 분별되면 룻처럼 주저없이 행동해야 한다.

==> 신앙의 야성 회복

 

(9절) 당시의 이스라엘 문화 풍습을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다.

~ 당신의 옷자락

* 레위기 2:12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기시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 하는지라

='옷자락'과 '하나님의 날개 아래'는 똑같은 의미의 단어이다.

하나님의 날개가 보아스의 날개로 구체화 된다.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룻이 보아스에게 말한다. ~당신이 기업 무를 자 => 공개 청혼을 하는 룻

 

(10절) 보아스가 룻의 말에 아주 만족한다. 룻의 마음 중심을 읽고 있었다.

▶죽은 남편과 남편 가문에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하나님 사랑, 시모 사랑 때문에 아무런 보장 없는 베들레헴에 왔다.

룻의 인애. 마음이 아름답다. 하나님의 성품과 닮았다. (처음보다 나중 인애가 크다)

 

■ 룻기의 배경; 사사 시대

*사사기 21:25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기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

제 멋대로 살던 시대, 자기 중심주의

사사 시대 가운데 룻의 이야기가 빛남. 하나님의 사랑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나님의 성품이 우리 삶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 그리스도인이 세상에서 해야 될 중요한 역할이다.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것이다.

사랑이 임하는 곳에 회복이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달라야 한다. 남을 윤택하게 해야 한다.

 

(12절) 기업 무를 때, 정한 순서가 있다. (보아스는 2순위; 위기/ 긴장/불안)

장애가 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확인되면 소극적이면 안 된다. 편법과 잔머리 No~~

(13절) 정면으로 풀어가는 보아스

하나님 말씀의 규정에 의거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나아간다.

하나님의 방법대로 일을 이뤄 나간다.

인내하고 하나님 의지하며 이뤄야 한다. 목적이 선하면 방법도 선해야 한다.

 

(15절) 보리를 여섯 번 되어 룻에게 지워준다. (굳이 양식 줄 필요가 없는데.....)

룻이 내 사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해 관계 없는 사랑을 행한다.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 인애 / 보아스의 삶에 온전히 실천된다.

 

(18절) ~가만히 앉아 있으라

적극적으로 행할 때, 가만히 앉아 인내할 때가 있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라.

=> 신앙생활의 백미

아브라함이 100세에 이삭을 낳기까지 15년의 기다림이 있었다.

기다림은 하나님께서 일할 여지를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히브리서 10:36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하신 것을 받기 위함이라

성급하지 말기를. 기다림은 귀중한 때.

~~~~ 성취하기 전에는 쉬지 아니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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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이번주에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해 묵상하는 한 주를 보내야겠다.

하나님의 성품이 내 삶에 온전히 드러날 때 그 곳에 평안이 임함을 기도해야겠다.

진정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드러나는 곳은 언제나 이 땅이다.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지 그냥 맹목적으로 믿는지 밝히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이 땅에서의 내 삶이다.

인애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늘 마음에 담고 삶을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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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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