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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9.30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평범한 일상의 기록 2
  2. 2022.09.27 걷기 좋은 날!
  3. 2022.09.26 「풍차 방앗간의 편지」가을이 스며들었다 2
  4. 2022.09.19 「상페의 스케치북」故 장 자크 상페를 기억하다
  5. 2022.09.17 말씀 묵상; 매일성경(2022.9/10월) 1
  6. 2022.09.16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 2
2022. 9. 3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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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여름은 오래 그 곳에 남아]의 제목과 여름이라는 시간적 배경, 여름 숲과 별장, 건축과 사람 이야기의 

담백함이 아주 좋게 각인되어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다. 책「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이다. 

두 권의 책을 읽은 결과 이 작가의 문체는 덤덤했다. 조용하지만, 여운이 남는...

일상을 다뤘는데, 주변 환경과 인물의 묘사가 과하지않게 몰입되도록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을 적절한 장소에 잘 배치된 듯한 느낌이랄까!

집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고, 이야기의 배경과 어울림이 있다. 

시간 설정에 있어서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1년이란 시간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봄여름가을겨울이 장소와 시간, 사람과 자연 안에 녹아있다.

 

책「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이혼 후 다시 독신이 된 남자가 새 동네, 새 집에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책의 첫 문장이 '이혼을 했다' 라고 시작한다.

에둘러 표현하지 않은 사실적 첫 문장에 바람이 스며드는 듯한 마음의 서늘함을 느꼈다. 

혼자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은 자연림이 남아있는 공원 근처에 있을 것,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할 수 있는 오래된 단독주택일 것.

비단 혼자가 된 남자가 원하는 집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들도 이런 집을 동경하지 않을까?

붐비는 도시와 적당히 떨어지되, 완전히 생활 근거지에서 고립되지 않은 바깥 지역.

생활이 피폐하지 않다면, 돈 있으면 정말 살 만한 곳...

 

▶ 오카다는 아직 사십대잖아.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마음 편하게 혼자 살지.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 하여간 부러울 따름이군.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77쪽)

'으스스하게 춥고 벌레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욕조에서 목욕하는 나를 봐도 사쿠라자키 씨는 

우아하다고 말할까. 말할 것 같다....(78쪽)

 

겉으로 보는 것과 살아내야 하는 삶을 보는 시각은 이렇게 차이나기 마련이다.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어느 누구의 터치도 받지 않는 편한 이런 삶이 우아하다고 하면......

기혼 남성들의 로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결혼하지 않고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할수도.

 

▶일 관계로 만나서 삼 년간 어깨에 손을 얹은 적도, 심지어 악수한 적도 없었다.

줄곧 브리에크를 밟고 만일을 위해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걸었다. 그렇기에 가나의 이사를 계기로

가까워진 거리는 바싹 마른 짙단에 성냥불을 갖다대는 것 같은 일이었다.

연애 금지의 신이 있다면 이제 다 틀렸다며 눈을 감고 머리를 내저었을 게 틀림없다.(58쪽)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생각의 전환이 남자에게도 일어난다. 

5년동안 연애하고 헤어졌던 여자(가나)를 다시 만났다. 무감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남자의 독백이 인상적이었고, 아무래도 우아한 독신의 삶은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표현이 너무 딱이어서 이 작가 의외로 맛있게 글 쓴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아한 남자의 삶에 미세한 균열이 일어나려고 한다. 

타인과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갈 자신도 별로 없는 남자의 마음이 흔들린다. 

외로워도 혼자만의 왕국을 원했는데....

오래된 집을 고치면서 혼자 사는 생활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조금씩 갖춰져갔는데....

남자의 마음에 들어온 여자의 존재는 집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알았다는 고백에서

아.... 외로움보다는 그래도 사람이구나! 

 

▶가나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고, 시시한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고 싶다.

나이를 먹어서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아니, 흐려진 뒤로도........

우아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듣고 싶다. (254쪽)

 

작가 마쓰이에 마사시의 작품은 누구나 들여다보기 쉽게 일상을 촘촘하게 표현했다. 

표현이 섬세한 느낌을 매번 받는다. 일본 문학의 특징인가 싶기도 하고.

참 희안하다. 평범한 어느 누구의 일상 기록인데, 꼭 내가 아주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참 끌리는 작가이다. 아무래도 한 권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작년 봄에 출간된 책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예약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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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9. 2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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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추분이 지나 가을 속으로 들어왔다.
낮의 볕이 따갑다.
밤낮의 기온차가 크다.
시간이 멈춘 줄 알았는데, 째깍째깍~~~
파란 하늘 구름 둥둥
푸르름에 부푼 예쁜 하늘이 펼쳐졌다.
봄에는 땅을 내려다 보고, 가을에는 하늘을 올려다 본다.
버스 타고 출근하면서 뭉클해지다니...
예쁜 하늘 때문이야~~~


점심을 먹고, 학교 운동장을 돈다.
20~30분 정도 걷는다.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면서 걷는다.
걷기에 너무 좋은 날, 그 느낌 아니깐^^


송엽국이 환하게 웃고 있다.
나를 반기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나.
눈길 주며 한참동안 쪼그러 앉아 머물렀다.
꽃 핀게 대견해서 계속 봐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뻐서 사진도 찰칵~~~
이래서 나에게 걷기는 운동이 아니라 산책이다.
자연을 둘러보면서 느릿하게 걷는 것은 기쁨을 준다.
바쁘지 않다.


닭의장풀이 학교 화단 풀섶에 많이 피었다.
볕을 향해 두 팔 벌려 꼿꼿이~~~
물 빠지는 사각수로관 안에까지 닭의장풀이 피었다.
볕 보러 쭉쭉 뻗어 나왔다.
아.... 너희들 어쩜 좋아~!
이런 생명력에 매번 감탄한다.
나도 허투루 말고 잘 살아내야겠구나.
불평 불만 말고 감사하면서^^
그냥 지나칠 수 있음에도 그냥 못 지나가는 내 마음도 토닥토닥~~
이런 내가 나는 참 좋다.


종 모양의 흰 꽃이 한 가지에서 꽃을 피워냈다.
갈색의 꽃받침까지 있으니 단아해보이기도 하고.
'꽃댕강나무' 라고 한다.
소녀들의 재잘거림이 느껴진다고 적혀있는데....
정말 그렇네.
소녀들의 함박웃음꽃 같기도 하고.
평안해보인다.
이런 꽃을 보게 되다니...
명랑한 가을 산책을 즐긴다.


하루 하루가 선물같은 날들을 보낸다.
가을이란 시간이 주는 선물은 나에겐 값지다.
오늘 하루 나의 지금을 맘껏 즐겨라.
Carpe die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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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9. 26.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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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이야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책을 읽고 싶다.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 그렇다고 여행기는 (정중하게) 사양~!

가을빛이 내 눈으로 보이는 곳곳에 스며들었다.

 

파란 하늘, 바람의 언덕, 하늘거리는 갈대, 풀이 눕고 일어섦.... 완벽한 가을 조합이다.

이 가을을 느끼기에 알퐁스 도데의 작품만한 것이 있을까?

드넓은 프로방스 초원에 가을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상상된다. 

가을 걷이를 한 후, 프로방스 언덕배기로 넘어가는 마차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갓 수확한 밀을 가루로 빻아내는 풍차 방앗간 돌아가는 소리...

해 넘어갈 때 붉게 물들어가는 언덕배기 저녁 놀...... 주옥같은 작품들의 배경이 스며있다.

어쩌면 자연에게서 멋진 작품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학창시절 때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작품을 다시 읽게 된다. 느낌은 사뭇 다르다. 

 

 

프로방스의 연대기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단편 소설 24편을 모아 「풍차 방앗간의 편지」로 엮었다. 

알퐁스 도데가 풍차 방앗간을 현금 주고 일괄 계약으로 매매했다.

호젓한 자신만의 공간이 될 방앗간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시작(詩作)에도 활용할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풍차 방앗간을 매매했다고 하는데.... 역시 호기심 가득한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이는 자연은 무궁무진한

작품 세계로 데려준 듯 하다. 깊은 사색은 사실적인 묘사를 가능케했고, 폭넓은 감수성을 선물한다. 

알퐁스 도데의 단편 소설들은 뭉클하면서 아름답다. 사람마다 그 느낌이 다르겠지만...

 

19세기 중, 후반 프로방스 지역에 대한 동경과 환상 때문인지 몰라도 많은 예술가들이 프로방스를 예찬했다.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희미한 노란 가스등과 즐겨 마셨던 압생트 등

당시의 생활 풍습과 문화, 사회를 엿보는 듯 좋았다. 

시인과 화가가 보는 프로방스의 풍경은 사뭇 다르구나!

 

 

작품들은 알퐁스 도데가 직접 보고 느낀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웃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나 전설 등

다양하게 엮어져있다.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듯한 말투는 참 다정하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기쁨과 교훈, 슬픔과 회한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한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이야기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이다. 

세 번의 미사, 자정 미사를 끝으로 성탄절 전야 만찬 순서가 있는데

신부님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축복 넘치는 미사에 집중하기보다 만찬에 마음 가 있다. 

만찬에 나오는 훌륭한? 요리들을 빨리 맛 볼 생각에 미사를 얼렁뚱땅 해치우는 식으로.

식탐이 신부님의 마음에 가득했다. 

 

'서둘러 끝냅시다. 서두릅시다..... 우리가 미사를 빨리 끝내면 끝낼수록 빨리 만찬을 먹을 수 있잖아요.

휴, 첫 번째 미사는 끝났다! 뗑그렁 뗑! 뗑그렁 뗑!

이번에는 식탐의 악마에 완전히 넘어간 불행한 신부는 미사 경본에 달려들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마치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듯이 책장을 빠르게 넘겼다. 그리고 재빨리 머리를 숙였다가 일어나면서 

성호를 긋고 무릎을 꿇었으며 되도록 빨리 끝내기 위해 모든 동작을 짧게 했다..... 시간이 너무 걸리는 

긴 구절은 아예 입을 벌리지도 않고 앞부분만 말하고 뒷부분은 대충 얼버무려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이제 조금만 참으면 밤참을 먹을 시간이었다.

밤참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쌍한 발라게르 신부는 초조감과 식탐으로 제 정신이 아니었다. (193-195쪽)

 

믿는 사람으로 찔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비단 식탐이 아니라 다른 곳에 마음이 가 있어서 예배에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오전 9시 딱 한 번 예배인데, 그 예배를 통해 일주일을 살아갈 힘과 위로를 얻는데.

너무 소홀히했던 예배, 발라게르 신부는 다름아닌 내 모습이 아닌가!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허구의 이야기는 아울러 나와 내 삶을 들여다보고 돌아보는 거울이 된다. 

 

알퐁스 도데의 작품에는 교황/신부/수사 등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이야기들도 많다.

조용한 듯 익살과 해학(희화화), 풍자의 대상이 되는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오늘 지금 이 시대에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많을 것 같다. 존경과 모범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알퐁스 도데의 책 「풍차 방앗간의 편지」는 프로방스 색채가 가득 담겨있다.

가을 걷이 끝낸 넓은 들판에 새들이 찾아온다.

수확한 밀을 빻으러 가는 농부들의 마차는 경쾌하다. 

풍차 방앗간의 풍차는 가을 바람을 앞세워 부지런히 돌고 돈다. 

아울러 시간이 흘러 낡고 퇴색된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산다.

시간이 멈춘 풍차 방앗간에 시인이 다시 시간이 살아나 움직이게 한다.

여기저기서 건네받은 이야기들은 편지가 되어 전해지고 전해진다.

따뜻한 가을볕의 온기가 풍차 방앗간에 드리워져있다.

선물 같은 소설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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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9. 1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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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말썽은 다 피우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꼬마 니콜라' 시리즈의 작가 르네 고시니와 함께

꼬마 니콜라의 삽화가 장 자크 상페를 기억한다. 

[꼬마 니콜라-르네 고시니-장 자크 상페] 이 조합은 환상적이다. 

유쾌한 꼬마 니콜라 이야기를 읽으면 따듯한 유머도 잊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 데생의 일인자로 꼽히는 장 자크 상페의 그림 선은 선명하다.

유쾌하면서도 블랙 유머에 담긴 비유는 역설적이다.

다시 장 자크 상페의 책을 검색하는 이유는  2022.8.11. 그의 생이 멈췄기 때문이다. 

그의 유작이 된 「상페의 스케치북」책을 통해 삽화가 장 자크 상페를 기념해본다. 

 

 

처음 공개되는 상페의 드로잉 200컷은 그가 어떤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지 느낌이 살짝 온다. 

하나의 장면을 그리기 위해 스케치북에 단편적이고 반복적으로 담은 흔적은 그림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글이 아닌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단순하지만 선명하게 말을 건넨다. 

어른이나 아이, 동물(고양이) 등 낙서처럼 보이면서 같은 듯 다 달랐다. 

미완의 컷들이지만 표정이나 행동 하나 하나에 생동감이 느껴졌다.

이 생동감, 살아있음.... 어쩌면 장 자크 상페가 담아내려고 했던게 아닐까!

 

「상페의 스케치북」을 들여다보면서 윌리를 찾듯 장 자크 상페를 찾는다.

소년 시절 악단 연주자를 꿈 꾸면서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그는 

그림 속 수많은 악단 연주자들 속에 있는 듯 하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재즈 뮤지션들을 그릴 때도 그 순간 얼마나 행복했을까! 

악단 연주자도 재즈 뮤지션의 꿈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동경하던 그들을 화폭에 담는 것만으로도

장 자크 상페의 가슴은 뛰었을거란 생각이 든다. 

 

연필로, 만년필로, 목탄으로 표현했을 그림은 때로는 희미한 아련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뉴욕에서, 파리에서, 어느 미술관에서 사색하듯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고 그린 그림들은

무표정하지만 그가 읽어내는 붓터치는 새삼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럽다.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그림 속에서 유쾌함이 감돈다.

 

《프랑스는 공화국이 몇 번씩 바뀌어도 진부한 생각들은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나라이다. 

-에르네스트 카스그랭- (1862~1899/프랑스 낭트에서 태어난 사업가)

더는 낮이 아니면서 그렇다고 아직 밤도 아닌 그 순간에 네온사인들이 켜질 때,

도시가 가장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 줄 때.

이렇게 거대한 가족의 품 안에 포근히 안겨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기를.

내 안에서 부당하다는 감정이 치솟아 오르고,

나는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 만한 짓을 하지 않았을 때, 그게 바로 죄책감이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솔직함이 결여된 마음은 그림 속에서 은연중에 표가 난다.

상페가 그리는 선의 자연스러움 그 어딘가에 당당함이 스며들어있다. 

스케치북 위에 스치듯 적어놓은 글은 꽤 묵직하다. 

그림으로만 표현되기 어려운 말이 아주 짧게 글로 화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표현했을 때, 그것은 그 사람의 소신이 된다.

그 소신은 작가든 화가든 작품 활동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故 장 자크 상페의 유작이 된 「상페의 스케치북」 안에 상페의 삶이 들어있다. 

그의 따끈따끈한 작품들을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그가 내놓은 책들을 한 권씩 읽어보려고 한다. 

언제라도 장 자크 상페를 만날 수 있으니까. 

의미있는 기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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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9. 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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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

나를 돌아보며 검증하는 시간,

기도하며 말씀 따라 행하기 위해 다짐하는 시간.

하루도 빠지지않고 이런 물들임의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다.

지금의 나는 많이 부족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대로 천천히 조심스레 따라가고 있다. 

내 생각이 너무 많아 넘어지기도 하고, 길을 헤매기도 한다. 

매일 성경으로 말씀 묵상하는 시간이 매일 일용 할 양식으로 필요한 이유다. 

 

매일성경 9/10월 묵상은 '에베소서'와 '사무엘하' 말씀이다. 

에베소서 말씀은 사울이 로마감옥에서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쓴 편지이다.

사무엘하 말씀은 기름부음 받은 왕 다윗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에베소서 말씀 묵상을 시작으로 9월이 펼쳐졌다.

늘 그렇듯 말씀에 편견일 수 있지만 신약 말씀은 이해하기가 보통의 일이 아니다. 

이해를 넘어서는 믿음이 필요한 이유다. 믿음 없음을 저절로 고백하게 된다. 

반면 구약 말씀은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일하심을 보기에 훨씬 깨닫기 수월하다. 

그럼에도 성경 말씀 신/구약 모두 달고 오묘하다.

그 때는 이해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읽다보면 이해된다. 

하나님이 내 삶을 어떻게 인도하시고 계신지 알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보혈의 피로 말미암아 선물로 받은 구원.

그 구원의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야 하는데 쉽지 않다. 하루하루~~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해 지음 받은 자이기에 

하나님의 뜻하시고 기뻐하심을 위해 살아가야 됨을 매번 잊지 않는다. 

이것이 말씀 묵상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내 삶을 항상 하나님의 말씀의 거울에 비춰 살아내기!

 

 

삶에서 늘 넘어지는 이유는 내 자신과의 (영적) 싸움에서 지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이 나의 긍정적 감정을 소모시키고 갉아먹을 때, 마귀는 그 틈을 교묘하게 노린다.

우리들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함이라(엡6:12)고 했다. 

이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 6가지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잘 갖춰 입어야 한다. 

 

「진리로 허리띠를 매어 진리만 따르는 삶을 결단하고, 의의 흉배를 붙여 하나님의 의로운 성품을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평화와 사랑의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된 신을 신고,

불화살처럼 날아드는 사탄의 유혹과 시험을 떨쳐내기 위해 하나님의 신실하심(믿음)을 방패로 들어야합니다.

구원의 투구를 써서 날마다 구원을 의지하고 마지막 구원을 소망하며,

성령의 검인 하나님 말씀을 칼집에 넣고 있지만 말고 당당히 뽑아서 세상의 거짓과 불의를 베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고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

하나님의 말씀으로 늘 깨어 무장해야 한다.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니라 영적 전쟁이기에.

나(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의 틈 사이로 파고드는 마귀의 궤계에 항상 깨어 기도해야 한다. 

세상 속 영적 싸움에서 당당히 이기기 위해서.

 

에베소서 말씀으로 정리를 했지만, 남은 사무엘하 말씀을 통해 다윗이 만난 하나님이 아니라

내(우리)가 만난 하나님을 잠잠히 묵상하며, 날마다 삶에서 승리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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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2. 9. 1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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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사용해서 닳은 말이 있다. 그래서 가치가 떨어지고 흔한 가벼운 말이 된다. 

'사랑'이란 말은 가볍지가 않은데 삶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말이 된 것 처럼 안타깝다.

겉만 그럴듯하고 실천하지 않는 말은 생명력이 없다. 

철학자 강신주의 사랑에 대한 담론이 지금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아련하게 스며든다.

그 사랑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는 한 공기의 밥으로 표현된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수성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존재에게 있어 한 공기의 밥만큼만 사랑해야 한다.

스스로 사랑이라고 믿지만 두 공기, 세 공기의 밥이 되는 순간,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 존재 자체가 한 공기의 밥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한 공기의 밥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었다면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47쪽)

 

상대방의 고통과 힘겨움을 내가 짊어져서 그대가 덜 아프다면 그것으로 됐다는 아낌으로 완성된다. 

아픔을 모른 채 하지않는 그 곳에서 사랑은 꽃 피운다. 책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이다. 

내가 애정하는 것일수록 함부러 하지않고 애지중지 아끼게 된다는 말이 딱이다. 

사랑이란 단어는 여기저기서 남발하는 흔한 말이 아니다. 

 

어렸을 때 본 부모님은 항상 위풍당당 크게 느껴졌다. 도깨비 방망이, 요술램프를 가진 것 처럼 뭐든지 뚝딱!

지금 부모님은 늙고 작아지셨다.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한 공기의 사랑을 주시고, 없는 것까지 보태서 아낌없이 주셨는데.....

시간이 흘러도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줄어들지 않았다. 더 못 줘서 안타까워하신다. 아끼니까. 

딸네 살림에 우욋돈 들어갈까봐 매번 참기름, 참깨, 고춧가루를 사주신다. 

얼마 되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뚝 떨어지면 아쉽기 마련인지라 그 고마움을 이젠 안다.

 

책 「한 공기의 사랑, 아낌의 인문학」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사랑하는게 진짜 사랑인지

사랑과 아낌이란 의미에 대해 철학자의 생각을 펼쳐놓았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풀어놓았는데, 

의미 면에서는 어려워 깊이 와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철학자가 어떤 마음으로 다가가는지는 이해된다. 

여덟 챕터로 이뤄져있는데, 챕터마다 김선우 시인의 <녹턴/문학과 지성사,2016>에 실린 詩 여덟 편도 싣었다.

불교적 사유와 불교의 핵심을 녹여낸 시집은 그 바탕에 '자비'(사랑, 아낌)가 깔려있다.

 

'너를 아낀다!'는 말은 '나는 너를 함부러 부리지 않는다'는 의미.

극단적으로 말해 '나는 너를 쓰지 않고 모셔두겠다'는 의미다.

너를 부리기보다는 나 자신을 부리겠다는 것! 너를 수고스럽게 만들기보다는 나 자신을 수고스럽게 하겠다는 것! 

너의 몸을 움직이게 만들기보다는 나 자신의 몸을 움직이겠다는 것! 너는 쉬고 내가 움직이겠다는 것!

그래서 너의 수고와 고통을 내게로 고스란히 가져오겠다는 것!

바로 이것이 '아낌'이라는 개념이 말이나 정서에만 머물기 쉬운 '사랑'이라는 개념과 달라지는 지점이다.

아낌은 그 사람 대신, 혹은 그 사람을 위해 기꺼이 감당하는 수고와 노동, 즉 사랑을 증명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288쪽)

 

아낀다는 것과 소유물의 개념은 완전 다른 개념이다. 아끼니까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폭력이다. 

데이트 폭력과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본연의 사랑과 아낌의 의미가 퇴색되어져가는 요즘이다. 

명절 이후 부부간의 이혼이 가장 많다고 한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많은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서로를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될 것 같다. 아껴줘서 고맙고, 덜 아껴줘서 미안하고.

사람 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부부 사이 관계에 대해서 폭넓게 일깨워주는 책이 아닐까!

뜬금없이 정현종 시인의 詩 '방문객'이 불쑥 내 마음에 들어온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ㅡ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아낌은 다른 말로 반갑게 맞이해 후하게 대접하는 '환대'가 아닐까!

밥 한 공기 후하게 내어주는 마음으로 살아낸다면... 삶이 각박해지지 않을테니까. 

나와 대상을 포함한 모든 존재가 사랑의 대상이 되느냐, 관조의 대상의 되느냐를 구별할 수 있다면

사랑과 아낌의 의미는 허공에 맴도는 메아리가 아니다. 

아끼니까 자꾸 뭘 더 챙겨주고 싶다.... 찐 사랑이다!

아끼고 사랑하는 걸 미루지말고 지금 시작하기!^^

당신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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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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