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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12.18 「모호한 상실」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1
  2. 2023.12.17 한파(寒波)가 시작되었다 집에 머물고♬ 3
  3. 2023.12.12 겨울에 꽃이 피고, 향기 가득하고♥
  4. 2023.12.10 낯선 겨울
  5. 2023.12.08 Mirry(미리) 크리스마스♥ 트리&율동 3
  6. 2023.12.04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wild problems」
2023. 12.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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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와 존재 속에서 우리네 삶은 계속 이어진다. 

선명한 상실과 알 수 없는 '모호한' 부재 사이에서 답답해하기도 한다. 

곁에 사람이 존재해도 없는 것 처럼 모호할 때가 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슬픔과 고통의 간극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상실과 부재의 의미를 다룬 책을 많이 들여다봤다.

막상 누구네 이야기로만 듣던 그 상실과 부재가 내 가까이 있다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는 책, 「모호한 상실」을 읽었다.

 

분명하고 명백한 상실로도 순간의 마음은 버겁지만 슬픔을 이해받고 위로를 받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유가 되고 아물어진다. 그러나, 

해결되지 않는 슬픔은 현재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생사를 알 수 없는 모호함이다. 

해결되지않은 그 모호함의 깊이 속에 빠져서 부정적인 감정에 쉽게 잠식당한다. 

가족 구성원이라면 그 이름으로 받아야만 하는 스트레스는 극에 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확인되지 않은 실종 상태,

이민자들이 겪는 문화와 언어의 차이, 입양아가 느끼는 단절과 고립,

알츠하이머/기억상실/정신질환으로 인한 공감과 유대감 부재에서 오는 상실감 등등.

지금 처해진 상황 그대로를 인정하기까지가 참 어렵다. 

어쩌면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야 될 숙제이니깐. 

 

 

작년에 시어머니 치매 판정을 받으셨다. 

그 누구보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어머니셨는데, 가족 모두 놀랬다. 

아버님께서 고생 많으셨다. 아들 중 막내 아들(며느리)인 우리에게 전화를 주셨다. 

갑작스레 우리와 같이 살고 싶으시다고.... 아무런 준비없이 그냥 우리는 언제든 오시라고 했다. 

아버님도 당신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몸과 마음이 힘드시니 즉흥적으로 말을 건네신 듯.

반세기 동안이나 함께 했던 배우자는 몸은 곁에 존재하지만 기억은 점점 사라져가는 부재 상황이다. 

모호한 상실은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로 서서히 다가온다. 

 

시어머니 치매 판정 후 2년이 되어가는 상황에 가족 모두의 대화와 설득을 통해

시어머니는 주 3회 센터를 다니시고, 치매 증상이 악화되지 않았다.

힘겨워했던 아버님은 당신만의 시간이 조금 주어졌다. 

시가 곁에 집이 있는 딸은 시부모님께는 천군마마이고,

두 분의 시아주버님은 격주 주말마다 시가에 교대로 오며가며 하고,

멀리 떨어져있는 우리는 더 자주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했다.

 

모호한 상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참 힘든 시간을 지나왔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아울러 내 부모님들을 향한 마음도 깊어졌음을...

모호한 상실을 회복하려면 과거가 아닌 '오늘에 집중한다'는 말이 너무 깊이 와닿았다. 

 

 

해결되지 않은 모호함이라면 모호함과 함께 살아가는 법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무기력도 학습된다고 한다. 피하지 말고 오롯이 마주하라.

현상에 지쳐 변화를 찾기 위해 고립을 깨고 나온다....

자주 경험하다보면 요령이 생기는 것처럼. 

 

그러나... 섣불리 타인인 내가, 우리가 모호한 상실에 대해 희망을 말하기는 어렵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다 이해하며 공감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우리 사회 속에서 사건, 사고를 통해 모호한 상실과 마주한다.

규명되지 않은 모호함 속에서 재발 방지하겠다는 약속은 그 때 뿐이고 얕기만 하다. 

그럼에도 현재를 살아내야 하니 남은 힘을 낼 뿐이다.

 

상황이 바뀌지는 않지만, 모호한 상실을 돌파하는 개인의 태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상실이 회복의 기회가 되는 터닝포인트로 전환한 사람들은 많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모호한 상실과 부재 속에서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나눈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힘겨움을 겪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꺼이 다가간다. 

서로에게 조금이나마 기댈 언덕이 되어준다. 

직접적인 도움은 못 되지만, 같은 마음으로 기도한다. 

모호함을 넘은 따뜻한 연대가 아닐까?

우리도 여기 있어요. 같은 마음입니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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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1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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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긴 비가 왔다.

흔하지않은 겨울비라 낯설었다.

하천에 물이 말랐고, 미세먼지가 나빴던 시간들.

낯선 겨울비로 공기가 맑아진 느낌이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주말에 찬 바람이 불더니,

늦은 밤과 새벽에 찬 겨울이 내려앉았다.

온도가 널뛰기했던 날들이라 진짜 겨울이 왔음에 놀랬다.

진짜 겨울이란 표현까지 쓰다니...

너무 따뜻한 겨울이라서.

 

 

꼼짝없이 집 안에만 머물렀다.

기말고사가 끝났고 아이는 깊은 잠에 빠졌다.

비로소... 쉴 수 있을 때 잠은 꿀잠이다.

고등학교 2학년 2학기의 마지막 시험이라 중요했는데

아이는 나름 시험을 치기 전까지 나름 최선을 다했다.

시험 마치기까지 기대하지 않았던 국어 과목은 반전이다. 

기대 이상으로 잘 치렀다.

영어도 처음으로 등급이 올라갈 것 같은데... 대체로 쉬웠다고 하니 걱정이 조금 되고.

어려웠던 윤리는 계속 1등급을 유지할 것 같고.

이번 시험을 계기로 자기만의 공부법을 찾은 것 같다고 한다.

의외로 홀로 잘 하고 있음에 한 켠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림을 그리고 손으로 만지작~~ 만들기가 내겐 너무 어렵다. 

스스로 똥손이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학부모 연수 때 학부모와 교직들원도 소가죽으로 카드지갑 만들기를 했다.

거절했는데... 어쩌다 참석하게 되었다.

모양을 내고, 색을 칠하고, 부드럽게 만들고, 마무리까지.

꽃모양을 냈는데.... 나름 열심히.

솔직하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들거나 그릴 때 야무지지 않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지만,

보고 또 보고 계속 보니 그냥 내가 만든 그 자체로 좋았다.

비교가 나를 소심하게 만든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데, 주눅들 필요는 없음을.

사람마다 못 하는 것도 있고, 잘 하는 것도 있으니까.

곰곰히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 잘 하는 것을 내게 너무 많이 주셨음에 감사를^^

 

주일 하루도 후다닥 흐르고 있다.

밤에 이르렀고 검은 밤에 한파가 몰려왔고 별들은 더 선명하게 하늘에 새겨졌다.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삶에 평안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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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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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산은 삭막하다.

나뭇잎들 다 떨어지고 뼈대만 남았다.

놀라운 것은 뼈대만 남은 나무가 봄이 오는 소리에 깨어난다.

새순이 나오고 새 잎이 하나씩 달린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 따뜻함에 놀래 목련 나무에 순이 맺혔다.

그리고.... 

내가 머무는 도서실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어느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싶다.

붉그스름한 찐분홍의 게발선인장 꽃이 피었다고.

게발선인장 꽃은 꼭 닭발처럼 생겼다.

꽃이 활짝 폈을 때보다 꽃망울로 맺혀 있을 때가 더 예쁘다고 하는데...

크기도 색깔도 어쩜 이렇게나 화려한지!

꽃 피고 순식간에 시든다고 하는데 실망은 No~~

아직 꽃으로 피지 않은 맺힌 꽃망울들이 줄기마다 줄줄이 달려있으니깐.

피고 지는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다.

눈이 즐겁고, 마음이 행복한 시간들^^

 

 

이 아이 주황색 카랑코에도 기쁨을 준다. 

꽃망울 많이 맺혔는데, 꽃망울을 터트리고 꽃을 피워냈다. 

잎과 줄기가 얼마나 튼실한지.

잘 키운 보람이 있다.

 

게발선인장이나 카랑코에 모두 화분갈이를 하고 야무지게 심어준 아이들이다.

반신반의하면서 심고 키운 아이들인데....

이렇게 키운 사람 성의를 봐서 예쁘게 잘 컸다. 

꽃까지 피울줄이야!^^

살아 숨쉬는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연하고 여린 작은 잎을 만지면 은은한 향기가 손가락에 물드는 애플민트.

교장선생님께서 애플민트 구근을 잘라놓으셨다. 

너무 잘 컸고 양도 많아서 필요한 사람 가져가 그냥 심으면 된다고 하셔서

도서실로 가져왔다. 이미 식물들로 한가득이지만...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누리는 기쁨과 행복을 너무 잘 안다. 

 

빈 화분에 흙을 담고 뿌리 잘 뻗으라고 깊숙이 심어줬더니

약한 것은 시들고 죽어갔지만, 생의 의지가 강한 것은 살아났다.

아주 튼실하게 옆에 잎까지 내면서.

 

볕이 잘 드는 곳이다.

매일 봐주면서 대견하다고도 말해준다.

금요일마다 퇴근하기 전에 물을 흠뻑 준다.

아침마다 출근하면 창문 열어 공기도 통하게 하고.

마른 잎은 어리고 약한 잎들을 위해 떼어내고.

무엇보다 큰 잎이 작은 잎을 막아서지 못하도록 일부러 떼어내기도 한다. 

푸르른 애플민트 커 가고 향기는 퍼져간다.

 

함께 살아가는 것이 좋다. 

식물도 이런 마음 들게 하는데..... 사람은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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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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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같은 겨울이다.

이런 날들이 거의 없었기에 퍽 낯설다.

'나'답지 않은게 퍽 낯설듯......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기압 패턴이 변해 온난하고 습한 기후 조건을 가져오는

엘니뇨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절기가 뒤죽박죽 됨으로 삶의 환경들도 바뀌게 된다.

이상 기후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는 생명있는 존재들의 위기다. 

 

노랑나비가 날아다닌다.

광대나물 꽃이 피었다.

목련 나무에 새순이 돋았다. 

(초)미세먼지가 나쁘다.

하천에 물이 말라간다.

철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

.

.

해국인가? 개미취인가? 구절초인가? 쑥부쟁이인가? 아직 피었다. 

9월부터 11월까지 들이나 길가에 핀 가을 국화 종류가 너무 많아 헷갈린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고 습기 머금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았고.

바래고 시든 울긋불긋 잎들이 떨어지고 포근한 잎 자리에 불쑥 핀 꽃이다.

다 소멸해갈 때 피어있는 꽃이라서 눈에 띄었다. 예쁘게...

 

봄날같은 겨울은 다음주에도 이어질 듯.

제법 많은 비 예보도 있다. 

건조함과 미세먼지가 덜할 것 같다.

하천에 물이 찰방찰방하면 반가운 오리도 둥둥~~ 볼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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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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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겨울이 포근하다. 아침 기온이 7℃ 낮 기온이 18℃

겨울인데 봄이 들어와있다. 

11월에는 봄과 가을, 겨울이 널뛰기를 했는데....

볕이 잘 들어오는 창문가 식물들은 꽃 피울 준비를 한다.

마음은 12월의 겨울이다. 

 

11월부터 시작된 Mirry(미리) 크리스마스가 12월은 리듬을 탄다. 

크리스마스 피아노 경음악으로 잠잠히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렸다면,

지금은 크리스마스 음악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 밝혔다. 

 

학교 본관 입구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 있다.

아이들이 보고 많이 좋아한다. 

작은 학교에서만 누리는 작은 기쁨이 아닐까?!

교장선생님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항상 깊으시다.

 

불 밝혀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니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마음이 짙어진다.

내가 머무는 도서관에도 작년에 사다놓은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다.

3학년 교실에도 나름의 방법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몄다.

게시판에 반짝이는 전구를 달았다. 신박한 아이디어?^^

그리고 본관 큰 트리와 도서관에 있는 작은 트리에 달린 오너먼트(장식품)를 몇 개씩 빼가더니...

교실 게시판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았다. 

분위기가 밝아지고 달라졌다. 

 

[출처: 유튜브/성탄절 어린이 찬양 _ 천사도 몰랐던 비밀 _ KUMNAN KIDS]

 

[출처: 유튜브/성탄절 찬양 - [율동 배우기 Ver] - 천사도 몰랐던 비밀]

 

 

교회에서 24일(주일)에 예배와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한다.

우리 6여전도회에서도 크리스마스 율동으로 참여한다.

(햐아...) 전도회도 잘 참석하지 않았는데, 올해 처음으로 율동을 하게 되다니...

50을 앞두고 걱정이 깊다. 몸이 따라주질 않는데, 반응도 한 템포씩 늦다. 

연습만이 걱정을 날려버리는 길이라 생각하고 유튜브 보고 따라하는데 쉽지 않다. 

경직된 몸을 움직이며 하는게 우습기도 하고^^;;;;

무언가를 연습하면서 결과물을 낸다는게 생각만큼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이래저래 좋은 경험을 한다. 10대, 20대 이후로 율동은 처음이라. 

Mirry Christmas가 Merry Christmas를 더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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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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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모두 선택이다. 

모르고 그냥 넘어간 듯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뒤돌아보면 선택 아닌 순간이 없었다.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중요한 순간의 선택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됨으로 어른이 되어왔다. 

선택을 함에 있어서 답이 있는 경우도 많았지만, 어떤 선택은 정해진 답이 없었다.

그 선택은 살아가면서 수정되어지고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의 질문은 매번 혼란스럽게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선택을 잘 하기 위해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 더 많다. 

그 지혜는 단번에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연륜에서 묻어나온다. 

삶의 연륜에서 나오는 지혜를 얻기 위해 매번 잘 살아내려고 노력하지만,  자주 넘어지고 실패한다. 

정말 중요한 순간 삶에서 실패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비로소 결심을 하게 된다.

즉흥적이 아닌 생각을 거듭하며 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의미있는 선택을 위해서.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참고하면 좋을 책을 찾았다. 

wild problems로 번역되어 나온 책,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이다.

야생의, 거친, 열광적인, 자유분방한, 엉뚱한... 문제 과제 고민 의문들이다.

단시간에 결론이 나지 않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불확실한 시대에 화두가 될 수 있는 의문들은 어쩌면 매순간 개인에게 던지는 유효한 질문일 수 있다. 

 

 

책은 <종의 기원> 저자 찰스 다윈의 고민에서부터 시작된다. 

인류의 위대한 한 획을 긋은 생물학자의 고민은 고민이 아닌 과제일 것 같은데,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처럼 아주 사소한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게 의외였다.

퍽 인간적인 그의 고민은 '결혼한다-결혼하지 않는다' 문제를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을 했다.

결혼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있다. 

다윈이 작성한 목록에는 결혼을 하면 안 좋은 것들이 더 많았는데, 그의 선택은 반전이다. 

'결혼한다-결혼한다-결혼한다' (증명완료)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손해보는 듯한 결정인데 사람들은 자신의 직관이나 본능을 믿어본다.

정답 없는 선택은 우리의 옳음으로 판가름하지는 않는다.

단지 선택을 통한 그 삶에 나름의 의미부여를 하고 싶을 뿐이다. 

그 삶을 선택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하고 내가 나를 어떻게 볼지 결정하기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거나 만족이나 쾌락 등의 요소가 선택하는데 영향을 준다. 

겉으로 보이는 표면적 이유가 중요하지만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행복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지점에 있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선택을 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과정을 통해서 진심으로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을 발견했다면 그 선택은 탁월하다. 

좋은 선택, 나쁜 선택이 있는게 아닌 그 선택을 하고 받아들이며 나를 성장시켜 나가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남들은 다 좋다고 말하지만 머뭇거려지는 선택이 우리네 일상의 다반사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하는게 결혼이라고 했다. 비단 결혼 뿐일까?

후회할 때 하더라도 Let's Try~~~

찰스 다윈의 결혼에 대한 고민의 결론 아니었을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시도해보지 않으면 아쉽거나 후회되는 순간들이 분명 있을 터

혹여나 실수하더라도 그 실수를 디딤돌 삼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부여다. 

 

 

 

삶의 불확실성 때문에 답이 없는 문제들은 그 자체로 매번 경험하고 맛보고 음미한다......

그럼에도 실마리가 풀리는 것은 나 혼자만의 고민한 흔적들이 아니었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었고, 나름의 깊은 사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을 묻는다면,... 지금 딱 떠오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詩를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 아쉬움은 남는다. 

그럼에도 선택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이 행복해지기를!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생각했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아침 두 길에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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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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