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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1.14 훌훌 털고 다시 시작! 2
  2. 2024.01.05 「사랑한다는 말」THE LOVE LETTER
  3. 2024.01.04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하다 점점 좋아지는...「언제나 함께」 6
  4. 2024.01.01 2024년 시작! 성에꽃이 피고♥ 1
  5. 2023.12.29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오고 2
  6. 2023.12.27 세상과의 끈을 이어나가게 하는, 「책 산책가」 2
2024. 1. 14.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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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를 앓이로 시작했다. 

차츰 몸이 회복되니 2주가 지났다.

앓이로 시작했으니 올 한 해 건강하게 보낼 것 같다.

 

책은 타관대출했는데 여전히 읽지 못했고, 말씀 묵상도 읽기도 퐁당퐁당...

1월 이후 방과후학교는 바쁘다. 늘봄 업무까지 미리 챙겨야된다.

학교 출근하면서 바쁜 업무를 먼저 처리하느라 이래저래 시간이 흘렀다. 

바쁜 상황에서 몸까지 제대로 챙기지 못해 힘든 시간인 듯.

그래도 정신줄 놓지 않고 있음에 내심 대견하다.^^

 

많이 아팠나보다. 살이 4kg이상 빠졌다.

우스갯소리로 '걱정하지 마, 다시 예전의 일상이 아닌 몸으로 돌아갈거야'...

좋아하던 믹스커피도 열흘 이상 먹지 않았다.

밥심이었던 밥 양도 줄었다. 

 

 

입맛이 사라졌다. 대신에 과일이 좋아졌다. 

제철 과일인 귤을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0Kg짜리 2박스를 먹었다.

딸기가 먹고싶어 요즘엔 마트 갈 때 마다 딸기를 사가지고 온다.

시원하면서 청량감 느껴지는 새콤달콤 파인애플도 사왔다.

아이는 통조림 황도를 집었다. 

시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꺼내 먹으니 시원 달콤함이 좋았다.

 

 

오늘 내 생일~!

생일 축하해, 연희야~ 그리고 사랑해 축복해♥

따로 미역국은 끓여 먹지 않았다. 귀차니즘이 한 몫 했다.

대신 아비토끼와 아이랑 오랫만에 치즈 닭갈비 먹고 왔다. 

아이 고모가 며칠 전에 투썸 케익 교환권을 보내줘서 케익도 찾아오고,

초에 불 밝히고 소원도 빌었다. 소소한 생일파티!

평안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아팠으니 훌훌 털고 일어나야겠다.

다이소에 가서 기도노트를 사오고, 작은 카드를 몇 장 사왔다.

삶에서 고마운 분들에게 소소한 마음의 진심을 전할 때 쓰려고.

 

내 삶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이 가장 크다.

예배하는 자로 내 삶에서 감사함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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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 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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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껴서 반복적으로 읽어도 특별한 그림책이 있다. 

읽을 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이 들거나, 읽을 때마다 더 뭉클해지는....

내가 그림책을 유달스레 좋아하는 이유다. 

무기력하고 무감각한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류의 연민이나 슬픔, 기쁨, 좌절 그리고

이해받고 싶은 또는 이해하는,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은 감정들, 부재나 외로움 등등

잘 드러나지 않지만 깊이 내재된 감정들이다.

 

그림책 「사랑한다는 말」'THE LOVE LETTER'를 들여다봤다.

읽으려고 하지 않았는데 어쩌다 도서실 책장에서 기웃거리다 눈에 띄었다. 

낯설지 않은 그림책이다. 많은 그림책이 출판되어 나오니 그림만 다를 뿐 주제나 내용에서 비슷하다.

같은 제목의 책도 많다. 그럼에도 그림책은 읽을수록 좋다.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 주고받는 애정의 편지, LOVE LETTER

러브레터는 영화와 드라마, 소설, 노랫말 등 다양한 장르에서 매력적인 글감이 된다. 

LOVE LETTER 말을 살포시 되뇌일 때마다 살며시 번지는 미소는 어찌할 수 없다^^

「사랑한다는 말」주어 없는 이 관용어가 주는 온기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기 쑥스러우니 밤새 LOVE LETTER를 적어 내려갔던 날들도 있었는데...

지금 그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 퇴색되어진 듯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 

비밀친구 마니또가 내가 좋아하는 남자 아이였다면 얼굴이 매번 붉어졌을텐데.

 

그림책 속 고슴도치, 토끼, 다람쥐도 비밀스런 사랑의 편지를 받은게 아닌 주웠다.

뾰족한 가시만큼이나 까칠한 고슴도치도,

많은 일에 덜렁대고 칠칠맞은 토끼도,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깔끔한 다람쥐도...

자신과 친구, 가족들, 주변 사람에게 더 너그러워지고 상냥하고 편안해졌다.

 

 

LOVE LETTER는 사람을 변화시키고, 생각과 마음을 한 뼘 더 자라게 한다.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 지켜봐주는 것...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나를 지켜나가는 힘이 된다. 무엇보다 상대방을 향해 열린 마음이 된다.

 

이렇게 서로에게 받았다고 생각했던 THE LOVE LETTER는 반전이다. 

THE LOVE LETTER의 출처가 다른 곳이었다. 

밤에만 활동하는 생쥐가 환한 달님에게 보낸 편지였다.

실망과 당황스러움에 쭈뼛쭈뼛~!!

 

 

어두운 숲에 사는 작은 생쥐에게 달은 편지에 적힌대로 환한 빛을 비추는 소중한 친구다. 

THE LOVE LETTER의 적잖은 소동에 고슴도치, 토끼, 다람쥐는 짧았지만 행복했을 것 같다.

사랑한다고 고백받는 것은 아주 아주 기쁘고 큰 일이니깐. 

자신과 친구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한 보람차고 뭉클한 시간들이었을테니깐.

그리고 진심으로 다시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다. 

편지가 아닌 목소리로 자주 '나도 사랑해' 라고......

 

먼저 다가가기란 어렵다. 쉬이 다정해지는 것도 쉽지 않다. 연습이 필요하다.

대화가 필요하듯,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건네는 것도.

내가 조금 더 낫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도.

어쩌면 내 마음이 다치지 않으려고. 편안해지려고.

실타래 꼬이는 것처럼 꼬이는 사람 사이 관계에서 그림책이 아주 단순하게 그러나 명료하게^^

그림책 보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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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 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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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볕이 따뜻하다. 방학 중 학교가 조용하다.

오랫만에 그림책을 읽다. 늘 책과 함께 하는 도서실에 있으면서...

책과 늘 함께 있다고 해서 늘 책을 옆에 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책 특히 그림책과 아이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 따스함이 묻어난다. 

새 책이 들어와 서재를 정리하거나, 오늘과 같이 겨울의 조용함이 볕과 함께 스며들 때

눈에 들어온 그림책, 「언제나 함께」이다. 

 

 

마니또, 비밀친구라고 한다. 제비뽑기를 해서 상대방에게 나의 정체를 숨기고

편지나 선물 또는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궁금할 정도로 오로지 모르게... 서프라이즈!^^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나의 비밀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마니또 게임은 학년 올라가서 새 친구를 사귈 즈음에 반에서 자주 하던 놀이다. 

풋풋했던 기억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아직 가지고 있다. 

지금쯤 그 때의 내 마니또 친구들은 무엇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그림책 「언제나 함께」를 넘겨보니 생각나는 풋풋함이다.

 

 

어렸을 적 같은 동네에 살다보면 00집에 숟가락은 몇 개라고 알 정도로 서로가 친밀하다. 

지금은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에 위, 아랫집으로 사는데도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가벼운 눈인사만 할 뿐 알고 싶지 않고,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사생활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

 

떡갈나무 아래와 꼭대기에 살고 있는 아기 토끼와 아기 부엉이는 그렇지 않다. 

아기 토끼는 환한 낮에 뛰어놀고, 아기 부엉이는 어둑한 밤에 숲 속을 날아다닌다. 

낮과 밤에 서로 만날 수 없으니 궁금하다. 얼굴도 모르니 더욱. 그런데도 친구가 점점 좋아진다. 

토끼와 부엉이의 엄마 아빠가 아침 저녁으로 일어난 일들을 얘기해준다. 

 

 

말로 귀로만 듣던 서로가 오래 전부터 알아온 사이처럼 친근하다. 

얼굴은 보지 못하고 그저 편지로 주고받던 시절마냥 좋은...

그리고 결국 만나게 되는 짧은 시간은 더 애틋하다. 

보고싶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깊이 베인 그림책, 「언제나 함께」이다.

만날 수 없지만 여전히 유효한 아기 토끼와 아기 부엉이의 편지로 그리움을 전한다. 

 

낮이 되고 밤이 되고, 보름달이 비추고 숨고.... 별똥별 쏟아지는 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날. 서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아기 토끼에겐 부엉이 그림자가, 아기 부엉이에겐 토끼 그림자가.

어디에서 무엇은 하든지 토끼와 부엉이는 「언제나 함께」이다.

 

 

가까이 있지만 자주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 아픈 마음들이 있다. 

생각지도 못했던 비대면의 코로나 시간을 지나왔고 지금은 얼마든지 누구나 만날 수 있다. 

일상, 사람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안 시간들이었다.  

내일 보자... 미루지말고 오늘 얼굴 한 번 이라도 더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냥 허락되는 내일이 아닐수도 있으니까... 특히 부모님들이라면.

아기 토끼와 부엉이의 애틋함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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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4. 1. 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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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일 새해가 밝았고 한 날이 저물어간다.

해만 바뀌었을 뿐 어제 이후 오늘이다.

보통의 날인데, 한 해의 숫자가 바뀌니 1월 1일은 의미있는 날이 된다.

 

 

2023년을 잘 보내었나 싶었는데 2024년 새해 시작되자마자

우리 토끼 가족은 아비토끼를 선두로 해서 줄줄이 코로나 양성이다.

독감과 코로나가 함께 유행하는 시기가 맞물렸다.

아비토끼는 회사 동료로부터 전염되었고, 칠칠치못한 나는 아비토끼에게.

코로나 걸린 아비토끼에게 겁 없이 촐싹대며 옆에 가더니 걸렸다.

덩달아 나랑 같이 밥 먹는 효진이까지.

아비토끼와 효진이는 코로나 처음으로 걸린거고, 나는 두번 째.

 

 

1월 1일 신정이라 병원 문 여는 곳 잘 없는데, 함안 아라한국병원은 문 열었다.

코로나 검사를 하고 수액을 맞았다. 

아비토끼는 60~70% 정도 낫았고, 효진이와 나는 토요일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증상은 처음엔 오한에서부터 시작된다. 

머리 통증이 심하고, 목이 따갑기 시작한다. 

3일 째 되는 날부터는 오한과 머리토증은 가라앉고, 미열이 있을 뿐이다.

 

효진이는 심하지 않고, 나도 처음 코로나 걸렸을 때보다 별로 아프지 않다. 

3일째 되는 날 정도이다.

수액을 맞고 나니 훨씬 머리와 몸이 가벼워졌다.

새해부터 가족 이미 아픔에서 시작했으니 2024년에는 건강한 한 해 될 것 같다.

 

 

날은 기온이 저번주보다 훨씬 많이 올라가 따뜻해졌다.

그래도 겨울인지라 아침에 서리가 풀섶에 맺혔고, 주차된 차에는 성에가 끼었다.

눈 결정처럼 얼음꽃도 피었다. 성에꽃이라 하던데.... 너무 예뻤다. 

빨강머리 앤이 메튜 아저씨랑 초록색 지붕 집으로 처음 왔던 날

맞아주던 사과밭의 사과나무꽃 천사들처럼 기쁨의 환호성처럼.

 

2024년 밝았다.

똑같은 날들이겠지만,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게된다.

'나'란 사람이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가족 모두 건강하고 평안한 한 해 되기를 기도한다.

예쁜 성에꽃이 피어 뜻밖의 기쁨을 선물한 것 처럼 예쁘고 사랑스런 좋은 날이 펼쳐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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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2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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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통해 들어오는 볕은 따뜻한 겨울이다. 

방학이 시작되었다. 

2023년 시간도 이틀 지나면 새 해로 바뀐다. 

해의 끝무렵 낡은 달력도 새해 달력으로 바꾸기까지 머뭇거린다. 

시간을 붙잡고 싶은가보다. 내년 50....

50은 지천명(知天命) 이라고 하늘의 뜻을 안다고 하는 나이라는데... 모르겠다.

여전히 미숙하고 어리석으며 배울게 많은데.

세상을 보는 눈(시선)은 달라진 듯 하다.  

 

업무 수첩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하루 하루 해야 될 일들이 적혀있다.

이맘때 챙겨야 될 일들이 많다. 

습관처럼 적은 메모가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좋은 습관 하나를 물들이기까지 얼마나 어려운지.

습관으로 한 사람의 삶의 태도와 방식을 엿볼 수있다. 

 

 

학예회 한다고 아이가 춤 춘다. 

엄마도 성탄축하예배로 춤을 췄는데...

엄마와 딸 몸치 인정! 리듬감도 그루브도 없다.

타고 나지 않았고 재능 꽝이다.

모두 다 잘 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그냥 그 시간들을 즐길 뿐이다.

함께 모여 또는 홀로 집에서 연습하는 시간이 좋았다. 

 

겨울인데 꽃을 볼 수 있어서 마냥 기쁘다. 

게발선인장의 고혹적인 붉은 꽃, 카랑코에의 사랑스러운 주황 별꽃, 남천의 붉은 귀여움...

햇살이 꽃에 머물다 점점 뒤안길로 넘어간다. 

그림자 여운을 길게 남긴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게 잘 보냈구나!

이렇게 매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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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2023. 12. 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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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인연 맺은지 꽤 시간이 흘렀다.

경쟁적으로 읽은 적도 있었고, 바빠서 잠시 멀리한 적도 있다. 

습관적으로 책을 찾아 읽거나 습관을 벗어나 책 읽는 사람이 맞나 할 정도로 

띄엄띄엄 허술하게 읽기도 했다. 

습관은 무서운 법이라 책 읽기를 그만 둔 날들은 없었다. 

내 삶의 시간 중에 책 읽기는 서류에 한 줄 쓰는 그럴듯한 취미가 아니라 일상이다. 

 

헌책방에서 책을 샀던 날들이 있었고, 새 책으로 분기마다 내게 선물주는 시간도 있었다.

지금은 타관대출로 편하게 집 근처 작은 도서관을 드나든다. 

집과 회사를 오며가며 하는 날들 중에서 유일하게 책 대출반납으로 산책하는 날이기도 하다.

반납하는 날을 훌쩍 넘겨 연체라고 문자가 오거나 전화가 오기도 하지만^^;;;

책을 반납할 땐 다 읽었다는 뿌듯함으로, 책을 대출할 땐 책 속 인물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이 있다. 

 

3년 전에 학교 있을 때 친한 선생님이 항상 요즘 읽는 책은 어떤 책이며, 책 추천을 부탁하셨다.

책을 소재로 함께 대화할 때 가장 편안했고 말이 많았다. 반면 책을 추천할 땐 고민해야만 했다.

개인마다 취향이 달라 내가 읽고 좋았던 책은 상대방에게는 별로일 수 있기에.

그럼에도 읽고 난 후 같은 책으로 얘기나눌 수 있으니 그것 또한 좋다. 

어떤 사람의 사적인 성향을 알게 될 때 책 추천은 수월할 수 있다. 맞춤 옷처럼. 

"좋은 책 한 권 추천해 주실 수 있나요?"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면 택배사를 통해 하루나 이틀 사이 고객들의 집으로 배송된다. 

직접 서점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책을 받을 수 있다.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점점 옅어져가는 관계와 소통의 부재가 있다.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는 것과 그냥 사람들의 입소문과 평가(리뷰)로 책을 구매하는 것은 다르다. 

관계과 소통의 문제에서라면 책,「책 산책가」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을 누군가가 소개해주고 배달까지 해준다면 서로에게 인격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책 산책가」칼 콜호프가 그렇다.  특별한 서비스 곧 찾아가는 서비스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서점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은 칼 콜호프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받는다.

책 산책가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만의 취향이 담긴 책을 만난다. 

어떤 책을 선택할지 모를 때 책 산책가는 길잡이가 되어 독자에게 책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을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

 

 

홀로 외로운「책 산책가」 옆에는 당차고 똘똘하고 밝고 미워할 수 없는 아홉 살 소녀 샤샤가 있다. 

내 한 몸 지쳐 힘겨울 때 있는데 아이가 갑자기 책 산책에 동행한다면 귀찮고 불편할 듯.

그러나, 이 사랑스러운 소녀는 「책 산책가」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어느새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아는 사이, 서로의 빈 자리에 마음이 쓰일만큼.

책 산책가 칼 콜호프도 꼬마 숙녀 샤샤도,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대체된 책 산책가의 독자들도. 

그렇게 서서히 마음문을 연다. 

 

책을 소재로 한 책들을 읽으면서 항상 마음이 뭉클했던 것 같다. 

책이 있는 공간은 사랑방이 되고, 같이 책 읽는 사람들은 서로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위로하고 힘이 된다. 

무엇보다 책은 연대하게 한다. 네 일이 아닌 내 일처럼... 뭉치게 만든다. 

책 산책가 칼 콜호프가 더이상 책을 배달할 수 없게 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을 때 책 산책가의 꼬마 동행자 샤샤부터

피츠윌리엄 다아시, 파우스트 박사, 롱스타킹 부인, 아마릴리스 수녀, 헤라클레스, 에피 브리스트까지...

쓸쓸하게 홀로 잊혀져갈 뻔한 칼을 가만두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이유는 어쩌면 나를 변화시킨 사람들 때문일수도.

그들을 위한 나의 선행과 배려는 돌고 돌아 마지막은 자기에게로 오니깐. 

 

서로의 안위를 걱정하고, 삶의 형편을 살펴보고 필요한 것은 나누고,

힘겨운 일상 속에서 헤어져나오지 못할 때 책 산책가의 책 배달과 안부는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다.

외따로 떨어져있어도 마음은 은근하게 전해지는 법이니까. 

책을 통해 깊숙한 자기만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게 아니라 책을 건넨

「책 산책가」의 습관적인 책 배달을 통해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깐. 

책 「책 산책가」의 이런 지점들이 많아 읽으면서 내내 따뜻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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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빗살무늬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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